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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아이돌과 함께 떠나는 연필마법사의 비밀 - 두려움의 달
작가 : 명하
작품등록일 : 2020.9.5

앗! 최고의 아이돌 그룹 윈터스가 내 방에!

우연히 7각 연필을 줍게 된 초등학교 5학년 지혜,

그녀는 윈터스의 사라진 멤버 2명을 구해오라는 엄청난 미션에 휘말려 버린다.

과연 '평범한' 그녀가 이 미션을 달성할 수 있을까.

보이그룹 아이돌과 함께 하는 지혜의 행복한 모험기,

<연필마법사의 비밀> 그 첫 모험을 소개합니다! ^^

 
[4부. 미움의 수정밭] 17화. 유령의 숲 (1) 유혹의 거울
작성일 : 20-09-19 15:53     조회 : 268     추천 : 0     분량 : 8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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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방이 조용했다. 지혜는 조심스레 일어나며 주변을 살폈다.

 어디 있을까. 모두. 무사히 도착했을까.

 

 “야, 지혜! 우리 여기 도착했어.”

 “아! 야, 조심해야지.”

 

 화니와 준하였다. 그새 정신이 들면서 바로 준하가 사고를 친 것 같았다.

 다행이었다. 그들은 무사히 도착했다.

 

 “아웅. 이거 꽤 아프네.”

 

 지혜 바로 옆에서 덩치가 좀 있는 사람이 일어나고 있었다.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상투 튼 한복차림, 김도장 아저씨였다.

 

 “아저씨 괜찮으세요?”

 “응. 너도 괜찮니? 나는 보다시피. 멀쩡하단다.”

 

 아저씨가 인자하게 웃으며 말했다.

 지혜 일행을 챙기고 가장 나중에 샘물로 뛰어들었던 아저씨다.

 물속에서 용감하게 헤엄쳐 오던 아저씨의 모습이 떠올랐다.

 

 푸드덕.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새가 날갯짓하는 소리가 났다.

 지혜의 얼굴이 환해졌다. 이곳에서 날아다니는 새라면?

 긴 생각할 필요 없이 뭔가 작은 물체가 날아와 안겼다.

 지혜의 작은 몸이 출렁할 정도로 격하게.

 

 “누나!”

 

 뚜띠였다. 이 아이가 그 아이 맞나.

 기사들과 용에 맞서 싸우던 그 아이?

 지혜가 품에 안긴 뚜띠를 보며 미소 지었다.

 

 헤-.

 뚜띠가 그녀를 보며 밝게 웃었다.

 이 녀석 사랑할 수밖에 없는 꼬마 도깨비.

 

 그 뒤에서 또로가 커다랗게 활개를 치고 있었다.

 날갯짓 소리는 거기서 난 소리였다.

 

 H와 케이만 없었다. 그들까지 있으면 안심일 텐데.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주던 H, 얼굴이 하얘져서 샘물로 뛰어들었던 케이가 생각났다.

 아무리 봐도 그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여기가 너무 어둡구나. 뚜띠 여기 좀 밝혀주겠니?”

 “네, 아저씨.”

 

 주변은 생명의 샘이 있던 동굴이나 달의 표면과 달리 너무 어두웠다.

 마치 밤의 시골길처럼, 근방 몇 미터를 제외하고는 알아보기 어려웠다.

 

 뚜띠가 씨익 웃으며 품안에서 작은 막대를 하나 꺼냈다.

 가느다란 샤프처럼 생겼는데, 마치 야광봉처럼 어둠 속에서도 빛을 내고 있었다.

 지혜가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이게 네 방망이야?”

 “네. 도깨비...”

 

 말하다 말고 뚜띠가 말을 사렸다.

 ‘도깨비’. 뚜띠가 싫어하는 자신을 가리키는 말.

 지혜는 얼른 말을 돌렸다.

 

 “야, 이게 그 방망이야? 신기한데. 나도 이런 거 하나 있으면 좋겠다. 뚜띠니까 이런 걸 갖고 있구나.”

 

 뚜띠가 스윽 고개를 들며 지혜를 보았다.

 그 눈가 끝에 ‘정말’ 하는 작은 물음표가 달려 있었다.

 지혜가 얼른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뚜띠가 금세 마음이 풀린 듯 씨익 웃었다.

 이제는 아주 표정이 의기양양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도깨비방망이’를 실제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뚜띠나 되니까 이런 방망이를 갖고 있는 거 아닌가.

 지혜도 당연히 직접 본 건 처음이었다.

 

 “이게 여의봉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는 거야?”

 “네. 이름도 있어요. 제건 ‘뚜띠봉’이라고 그래요. 간수를 잘 해야 해요. 사람들도 많이 알고 있어서, 예전에 집안 어르신 한 분은 그만 농부와 내기를 잘못 하는 바람에 방망이를 뺏긴 적도 있다고 하셨어요.”

 

 문득 전래동화에서 읽은 도깨비 방망이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 방망이가 이렇게 눈앞에 있다니.

 

 뚜띠가 방망이를 하늘을 향해 들어올렸다.

 아직은 작은 연필 크기여서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았다.

 뚜띠의 얼굴이 그에 비쳐 마치 작은 마법사처럼 보였다.

 그가 하늘을 향해 방망이를 툭 던지면서 커다랗게 외쳤다.

 

 “커져라! 요술방망이! 뚜띠뚜띠 뚜띠~~~봉!!!!”

 

 뚜띠봉이 순식간에 하늘로 날아오르더니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방망이가 커지자 빛의 줄기도 더 커져 주변의 모습이 조금씩 어둠을 벗어나 점차 분명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야아아아아아아아압! 뚜띠~~~ 봉!”

 

 뚜띠가 다시 한 번 방망이를 가리키며 커다랗게 소리쳤다.

 방망이가 그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것처럼 무서운 속도로 커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위이이잉 맴을 돌더니 하늘을 향해 치솟아 오르면서 커다랗게 변했다.

 

 이윽고 커다란 나무 크기로까지 커진 방망이가 아예 하늘 높이 날아오르더니, 이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무엇이 깨지는 듯 요란한 소리가 났다.

 동시에 자잘한 흙조각이 머리로 우수수 떨어져 내려 지혜 일행은 모두 머리를 감싸며 비명을 질렀다.

 

 잠시 후 소리가 가라앉고 머리 위에서도 아무 것도 떨어지지 않았다.

 지혜는 조심스레 머리를 가린 팔을 내렸다. 머리를 들며 눈을 살며시 떠보았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주변이 매우 밝아졌다는 것은 뚜렷이 알 수 있었다.

 뚜띠봉이 큼지막한 나무처럼 땅에 깊이 박혀서는 환하게 주변을 밝히고 있었다.

 

 그 모습에 지혜는 눈을 활짝 뜨기 시작했다.

 다음 순간 비명을 지를 뻔했다.

 눈이 저절로 크게 떠지면서 옆에서 녀처럼 놀라 서 있는 화니와 준하가 보였다.

 

 황홀하도록 아름다운 숲이었다.

 바닷속 해파리처럼 연하고 투명한 생물체가 날아다니고, 나비와 벌이 꽃 위에 앉아 있었다.

 

 “앗! 저 꽃들!”

 

 지혜가 꿈속에서 본 꽃들이었다.

 과학실에서 늑대가 나타나기 전에 꾸었던 꿈, 그 꿈속에서 본 장면이 바로 여기 고스란히 재현되어 있었다.

 

 “뭐야? 여기 아는 거야?”

 

 준하가 지혜 옆으로 다가오며 물었다.

 

 “응. 언니. 여기 내가 꿈에서 본 데와 똑같아.”

 “꿈? 그때 과학실에서 꾸었다는 그 꿈?”

 

 그 말에 김도장 아저씨가 알 듯 모를듯한 미소를 지었다.

 

 “아저씨, 여기가 미움의 수정밭인가요?”

 “아니다. 여기는 유령의 숲이야.”

 “유령의 숲이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유령들이 살 정도로 그렇게 무서운 곳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주변을 보려는데, 저 풀숲 사이로 뭔가 쏙 하고 고개를 내밀다 샥 하고 숨는 게 보였다.

 

 다시 보려 하자, 이번에는 희끄무레한 뭉텅이 같은 것이 옆에서 퐁 하고 나타나더니 이내 모습을 감췄다.

 다음에는 나무 위에서, 뒤에서, 앞에서 온통 유령들이 나타나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준하의 머리위에... 뭐? 준하의 머리 위!

 

 “언니, 언니 머리 위에?”

 

 아무 것도 모르는 준하가 머리 위로 손을 뻗었다.

 유령은 재빨리 도망가려 했지만, 준하의 손이 더 빨랐다.

 그녀의 손이 달아나는 유령의 발을 스쳤다.

 

 아! 지혜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당연하겠지만, 준하의 손이 유령의 발을 스쳐서는 그대로 통과해 버렸던 것이다.

 

 “유령은 자신들이 마음먹고 공격하기 전까지는 몸을 갖지 않는단다. 그래도 준하 손에 지금 뭔가 묻어 있을 걸?”

 

 아저씨의 말이었다. 준하는 손을 보았다.

 

 “윽. 이게 뭐야.”

 

 뭔가 끈적끈적한 것이 묻어있었다.

 준하는 얼른 손을 옆에 자라나 있는 기다란 풀에 닦았다.

 그때 고개를 올리는 그녀 앞에 커다란 거울이 자라나는 것이 보였다.

 

 진짜 거울이 자라났다.

 나무처럼 쑥쑥, 콩나물이 시루 안에서 커지듯 그렇게 그녀 키 만한 거울이 바닥에서 자라나 곧 그녀 앞에 텅 하고 나타난 것이다.

 

 “대박. 이거 봐. 이거 뭐야?”

 

 거울 안에 당연하겠지만 그녀 모습이 그대로 비춰보였다.

 지혜는 옆에 와서 보았다. 화니도 얼른 동생 옆으로 달려왔다.

 

 “어? 이거 이상한데.”

 “응? 뭐가?”

 “누나 엎드려요!”

 

 갑자기 뚜띠가 크게 소리 지르며 고개를 숙였다.

 순간 거울 속 유령이 몸을 크게 불리더니 “뿌우~”하고는 앞을 향해 거세게 숨을 내뱉는 것이 보였다.

 고약한 냄새였다. 그대로 맡았다가는 질식할 정도로.

 

 모두 엎드렸다가 천천히 고개를 드는 사이, 거울 속 준하가 퐁 하고 튀어나왔다.

  진짜 준하가 깜짝 놀랄 사이도 없이, 거울 속 준하는 곧 유령이 되어 까르르 웃으면서 숲 속으로 뛰어가 버렸다.

 

 “뭐야 이거?”

 “환각의 유령이란다. 거울 속에 들어가 사람이 하는 걸 그대로 따라하는 걸 좋아하지.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놀라는 걸 좋아하는 데 너희들이 멀쩡해 보이니까 심통이 났나 보다. 그다지 해로운 유령은 아니란다.”

 

 뚜띠봉이 점차 더 밝은 빛을 냈다.

 주변이 반짝반짝 아침이 밝아온 것처럼, 환해졌다.

 

 덕분에 지혜는 꽤 멀리까지 볼 수 있었다.

 먼 곳을 보던 지혜의 눈이 우뚝 멈췄다. 화니도 마찬가지였다.

 뚜띠가 지혜 옆으로 와서 앞을 살펴보다 모두 함께 앞을 보며 소리질렀다.

 

 “형!”

 “오빠!”

 

 준하가 달려가고 있었다. 화니도 마찬가지였다.

 H가 이제 막 회복한 듯한 케이를 부축하며 나란히 걸어오고 있었다.

 언제나처럼 부드러운 미소의 H, 장발의 케이가 무사한 듯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오빠!”

 

 먼저 달려간 준하가 폭 하고는 H에게 안겼다.

 

 “형!”

 

 이번에는 화니의 순서였다. 그가 케이를 덥석 끌어안았다.

 켁켁. 아직 케이가 몸이 완전하지 못한 듯 숨을 콜록콜록 내뱉었다.

 

 지혜는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갔다.

 꿈만 같았다. 어느새 눈에 눈물이 맺혀 흘렀다.

 

 케이가, 그가 돌아왔다.

 기사단 대장에 맞서 칼을 용감하게 빼들고 달려들던 케이, 달까지 올 때도 지혜와 동료들을 위해 가장 앞서 싸웠던 그.

 

 케이도 그를 발견한 것 같았다.

 그가 손을 들어서는 지혜에게 가볍게 인사했다.

 옆의 H도 그녀를 보며 손을 흔들며 웃었다.

 

 순간 지혜는 저도 모르게 앞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돌아왔다. 그가 돌아왔다.

 모두를 위해 허공을 향해 몸을 던졌던 그가 돌아왔다!

 

 퍽!

 

 지혜가 달려가서 그대로 케이의 품에 안겼다.

 헉. 지혜가 저렇게 용감해졌다니.

 옆에서 자기에게 오는 줄 알고 팔을 벌리고 있던 H가 머쓱해져 그녀를 보았다.

 

 바람이 부는 것 같았다.

 부드러운 바람이 그녀와 케이를 감싸고 돌아가는 것 같았다.

 향긋한 냄새, 건강한 케이의 냄새가 여전히 그대로 느껴졌다.

 

 “여~.”

 

 쾅. 옆에서 화니가 환호성을 올렸다가 준하에게 그대로 얻어맞았다.

 억울한 듯 보는 그에게 준하가 ‘뭐?’ 하고 약을 올렸다.

 

 “나 괜찮아. 너 많이 걱정했구나.”

 

 머쓱해진 듯한 케이가 손을 들어 지혜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헉. 이건, 이건... 이러면 고맙지.

 마침내 지혜는 마음 놓고 울어버렸다.

 

 “허허. 지혜가 많이 걱정했나 보구나. 네가 케이구나. 난 김도장이다. 몸은 어떠냐?”

 

 김도장 아저씨였다.

 지혜가 화들짝 놀라 케이에게서 몸을 떼어냈다.

 그러면서도 눈은 케이를 계속 바라보았다.

 

 야위었다. 확실히 예전과 다르게 야위었다.

 그럼에도 너무 멋있었다!

 

 어쩔! 저 황금 금발보다 더 매력적인 흑발은!

 저 곧은 코는 어쩔! 이제 말라서 더 치명적으로 잘생겨짐은 웬일?

 

 케이가 씨익 웃었다.

 

 오, 오빠. 누구 기절하는 꼴 보려고.

 그가 김도장 아저씨에게 허리 숙여 꾸벅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H에게 얘기 들었습니다. 저희 모두 치료해 주셨다고. 저는 괜찮습니다. 오히려 더 나아진 거 같아요.”

 “생명의 샘에 빠진 게 오히려 더 도움이 된 거 같구나. 잘 됐다.”

 

 아저씨가 케이를 보고 다행이라는 듯 웃으며 말했다.

 

 “지혜야, 생각해보니 나도 있는데. 나도 꽤 반가운 거 같은데.”

 

 앗! H오빠. 미안 미안 미미안.

 

 “오빠, 미안해요. 케이 오빠가 회복되어서 너무 기뻐서 그만.”

 “하하. 그래.”

 

 역시 난 존재감 없는 리더인가. H의 얼굴에 그늘이 어렸다.

 그런 걱정은 금세 덜어졌다.

 

 톡톡. 뚜띠였다.

 그 부끄러움 많은 뚜띠가 H의 옆에 와서 그를 보고 있었다.

 H의 얼굴이 금세 환해졌다.

 

 “그래, 뚜띠. 너는 역시...”

 “형. 렌즈 빠졌어요.”

 “어?”

 “아까부터 봤는데, 한쪽만 초록색이에요.”

 “아하하하하하.”

 

 옆에서 준하가 숨넘어가는 소리로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 말에 지혜도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렌즈? 내 렌즈? 그게 어디 있을까? 있어야 하는데, 왜 없는지 모르겠네.”

 

 스윽. 옆에서 케이가 품에서 작은 렌즈통을 꺼냈다.

 

 “내가 왜 매일 네 렌즈를 챙겨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까지 살려준 값으로. 자.”

 

 자상하기도 하지. 어쩜.

 

 “땡큐.”

 

 H가 씨익 웃으며 렌즈를 받아들었다. 이제 모두 다 모였다.

 화니, 준하, H, 또 케이. 여기에 수형까지 있으면 완벽할 텐데.

 

 “아저씨. 여기가 유령의 숲이면 미움의 수정밭도 이 안에 있는 건가요?”

 “그렇단다. 여기서 안으로 죽 들어가면 있지. 마음의 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거야.”

 “그곳은 어떤 데인가요?”

 “기사단이 떼로 나오는 데인가요?”

 

 아저씨가 그들을 살펴보았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그곳은 물리적인 것보다 마음을 흔드는 데야. 바로 너희 마음이 그곳을 극복하는 열쇠다.”

 

 알쏭달쏭한 말이었다. 마음이 이곳을 극복하는 열쇠라니. 그게 무슨 말일까.

 

 “물론 여기 유령의 숲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달에서 가장 위험한 유혹의 거울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지.”

 “유혹의 거울이요?”

 

 준하는 방금 전에 보았던 그녀에게 장난을 건 거울의 유령을 생각했다.

 그러자 그녀 옆에 퐁 하고 방금 전에 있었던 거울하고 그 안의 유령이 그대로 떠올랐다.

 준하를 빼고 모두 어, 어 하고는 놀랬다.

 

 “모두 왜 그래?”

 “어, 언니. 언니 옆에 아까 보았던 거울유령이 그대로 있어.”

 “에?”

 

 준하가 놀라며 그들을 보며 말하자 곧 거울유령의 모습은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어떻게 된 거지?

 

 “이미 시작했나 보구나. 여기 유령의 숲에서는 생각하는 건 모두 옆에서도 볼 수 있단다.”

 

 그 말에 화니가 뭔가를 생각하는 눈치더니 아저씨를 다시 보았다.

 

 “안 나오는데요?”

 “뭘 생각했니?”

 “빵이요.”

 “빵?오빠 배고파?”

 

 지혜가 연필을 꺼내려 했다.

 

 “어어~ 아니. 오 노~!”

 

 모두 함께 손을 저었다. 맞다. 연필 함부로 써서 그 많은 빵이 떨어지게 했었지.

 지혜가 입을 쏙 내밀고서는 다시 주머니에 연필을 집어넣었다.

 

 “모든 생각이 보이는 건 아니란다. 두려운 생각, 내가 무언중에 무서워하는 게 보이게 돼. 이곳 유령의 숲에서는 두려움의 유령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지.”

 “그럼 미움의 수정밭에선?”

 

 아저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달에서 가장 극악한 유령들이 살고 있어. 미움의 수정밭에 가면 더 심해질 거다.

 수정밭은 너희들 마음의 두려움을 본격적으로 끄집어낼 거야. 너희가 평소에 두려웠던 것, 가장 무서워했던 걸 꺼내는 거지.

 아마 이 중에서 가장 아픈 기억을 끄집어낼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너희가 알고 있었지만 잊혀졌던 기억일 수도 있다. 피하고 싶은 기억일 수도 있고. 그 모든 것들이 수정을 지나갈 때마다 생생하게 나타날 거야.”

 “모두 함께 때려 부수면...”

 “모두 각자, 자신의 악몽을 경험하게 된단다. 아무도 피해갈 수 없어. 함께 하는 악몽도 있지만, 개인의 악몽도 있기 마련이니까.

 거기 비하면 여기 유령의 숲은 그다지 어려운 곳은 아니란다. 오히려 즐기면서 갈 수도 있는 곳이지. 지금까지 달에 와서 너희들이 겪었던 경험에 비춰보면.”

 

 모두 조용해졌다. 지혜는 후우 하고 숨을 깊이 내뱉었다.

 각오를 다져야 할 때다.

 물론 두렵고 긴장됐다. 그렇다고 못할 건 아니었다.

 아저씨 말대로 여기까지 오는 데에도 얼마나 힘들었던가.

 

 “미안한데 나는 먼저 떠나야 할 거 같다.”

 “아저씨.”

 “동굴이 파괴됐기도 하고, 너희의 나머지 길을 도우려면 아저씨가 미리 가서 좀 준비해야 할 것 같아. 물론 너희들이 먼저 무사히 거기까지 도착해야 하지만.”

 

 다시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지혜는 곧 고개를 흔들어 그 생각들을 없앴다.

 아니야. 괜찮아. 수형 오빠를 구해야 하잖아.

 이 정도는 갈 수 있어. 모두 다 같이 있고.

 

 “너희에게 줄 선물이 있다.”

 

 아저씨가 품안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냈다.

 복주머니 같이 생긴 조그마한 봉투였다.

 그 안에 손을 집어넣은 아저씨는 조그마한 아이템 2가지를 꺼냈다.

 피아노와 기타였다.

 

 “모두에게 줄 선물은 아니지만, 이 두 친구에게 이게 유용할 거 같구나.”

 

 아저씨가 H에게는 피아노를, 케이에게는 기타를 건넸다.

 케이가 신기한 듯 손 안의 작은 기타를 보았다.

 

 “이 악기들은 너희가 필요할 때가 되면 저절로 커질 거다. 그 악기들을 쓰면 위기를 넘길 수 있을지도 몰라.

 단 꼭 기억해라. 결국 미션을 완수하는 건 너희 마음이라는 걸. 어떤 일이 일어나도 강한 마음으로 헤쳐 나가면 꼭 미션을 완수할 수 있을 거다.”

 

 아저씨가 지혜 일행을 보고 말했다. 모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H가 할 수 있다는 듯 다독였다.

 

 “나는 이제 눈물의차를 준비하러 간다. 그걸 준비하려면 여왕의 궁전에 있는 달빛초를 가져와야 하는데... 제때 올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아무튼 얼른 움직여야 할 것 같다. 다시 보자꾸나. 모두 꼭 승리하거라!”

 

 아저씨가 말을 마치고는 슝 하고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끼아악. 또로가 재빨리 날아와 아저씨를 태우고는 곧 하늘 아득히 둘 다 사라져버렸다.

 

 “어? 너 또로 저렇게 가도 괜찮아?”

 “또로는 어디서든 다시 돌아와요. 저와 연결돼 있거든요. 언제든 아저씨와 함께 우리를 보고 있을 거예요.”

 

 뚜띠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 말이 끝나고 H가 모두를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든든한 리더 H.

 

 “자, 이제 모두 떠나가 볼까.”

 “네!”

 

 모두 힘차게 대답했다.

 H가 가장 앞서 발을 뗐다.

 그 뒤를 화니와 준하가 따랐다.

 

 다음에는 지혜가 뚜띠의 손을 잡고 걸어 나갔다.

 마지막은 케이의 몫이었다.

 그는 맨 뒤에서 모두를 지키며 천천히 뒤따라 걸었다.

 

 달의 원정대가 유령의 숲을 향해 커다랗게 발을 내딛었다.

 스윽. 바람이 불어왔다.

 

 사사삭. 그들이 걸어가는 풀숲 옆에서 빠른 움직임이 일었다.

 일행 모두 앞만을 향해 가느라 미처 보지 못했다.

 

 퐁, 퐁, 숲 여기저기에서 하얀 유령들이 그들이 가는 길을 따라 쏙쏙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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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달의 아이 뚜띠 2020 / 9 / 11 272 0 6718   
9 9화. 하늘의 검은 새 2020 / 9 / 10 274 0 7790   
8 [2부. 달의 뒷면] 8화. 달의 은빛기사단 2020 / 9 / 9 268 0 6622   
7 7화. 달로 가는 계단 2020 / 9 / 8 277 0 7199   
6 6화. 창문 밖의 아이들 2020 / 9 / 7 287 0 6057   
5 5화. 마법연필 2020 / 9 / 5 289 0 8505   
4 4화. 모험의 시작 2020 / 9 / 5 288 0 5298   
3 3화. 불안의 플라스크 유령 2020 / 9 / 5 292 0 5290   
2 2화. 세기의 아이돌 '윈터스' 2020 / 9 / 5 280 0 6651   
1 [1부. 7각 마법연필] 1화. 무지개색 연필 2020 / 9 / 5 436 0 5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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