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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불순한 교수
작가 : 퀸카대행진
작품등록일 : 2020.7.31

담임선생님과 풋풋한 첫사랑을 했던 여학생들은 다들 행복했을까? 아니다 지극히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그들은 완벽한 비밀 연애를 해야만 한다. 사회적 통념, 친구들의 시선, 부모님들의 반대는 어떻고? 여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한 선생님과 여제자의 사랑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또 그들이 헤어지고 난 후의 이야기가 있다. 카카오톡ID: lov2lovely

 
11. 이기심
작성일 : 20-09-19 11:32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6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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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

 

 

 

 

 

 "그 사람이 여기 왔었다고요?"

 

 "응, 내가 가게 맞은편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잖아. 그 차가 가끔 보이더라고 아마 한 달 간격으로 봤던 것 같아."

 

 "3년 전이면, 제가 여기 알바 시작한 시점이잖아요."

 

 

 그가 자신의 앞에 나타났던 건 분명 최근 이었다. 하지만 가게 사장이 말한 시점은 3년 전, 그녀가 카페 알바를 시작하게 된 시점이었다.

 

 

 "어 그래서 나는 자기 남자친구 인가했지. 그런데 아니라고 말하더라고."

 

 "왜 저한테 말하지 않으셨어요."

 

 "그 남자가 나한테 부탁했어. 자기한테 말하지 말아달라고."

 

 

 이게 다 무슨소린가 싶어. 예화가 충격에 달아오르는 이마를 한번 쓸어 올렸다.

 

 

 "어머 몰랐구나, 나는 저 차보고 그 사람인줄 알았어."

 

 

 그제야 뭔가 잘못됬다는 것을 깨달은 주인이 당황하며 말했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그 남잔 줄 알았지 이걸 어째."

 

 "아니에요. 잘 말해주셨어요 감사해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혼란스러워진 머리가 띵하게 울리며 아파왔으나, 내색하지 않고 예화는 곧장 탈의실로 들어갔다. 정신을 차려야 했다. 불시에 들이닥친 사장님 때문에 오늘 직원들이 힘들어 질 수 밖에 없는 날이었다. 모든 움직임이 고용자의 눈에는 평가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장님 신경 쓰이게 왜 나오셨데요"

 

 

 이미 출근하여 앞치마와 모자를 고쳐 매고 있던 소정이 탈의실에 들어선 예화를 보자마자 툴툴 거렸다.

 

 

 "그동안 잘 안 나오셨던걸 다행이라고 여겨야지."

 

 

 "그러게요 우리 사장님만큼 신경 들쓰시는 분이 없긴 하죠. 그나저나 오늘은 힘들게 생겼네요. 아! 어제 남은 케이크들 재고정리 안한 것부터 빨리 해야 겠어요."

 

 

 "그래, 들키기 전에 빨리해."

 

 

 사장이 출근이 뜸한 건 좋았으나, 이렇게 꼭 한 번씩 나올 때 잘못 보이면 그동안 고생한 모든 것이 허튼짓이 되는 그런 참사가 벌어지고는 했다. 그래서 이날만큼은 직원들 모두 행동이나 재고 관리에 있어 조심하곤 했다.

 

 

 "아, 언니 오늘 알바 힘들텐데 전에 제가 말했던 그 와인바 가서 기분 푸는거 어때요?"

 

 "응 그래, 오늘 저녁에 만나자."

 

 

 소정의 제의를 구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예화가 승낙했다. 둘이 유니폼을 입고 나오자, 아예 카페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사장이 창가에 자리 잡은 뒤, 커피를 시켜놓고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아침에는 손님이 그다지 많이 없었고, 점심시간에 수업에 지친 대학생과 업무에 지친 직장인들이 좀비 같은 얼굴로 때로 나타나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문이 몇 십 잔씩 밀려들었다. 알바 생에게는 고역이었으나, 사장은 계속해서 몰려드는 주문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번에는 신상인 잡지책을 넘기고 있었다.

 

 

 "사장 완전 밉상."

 

 

 케이크와 음료 원재료 재고 정리를 끝내고 1시간 만에 창고를 탈출한 소정이 지나가는 말로 다시 예화에게 툴툴 거렸다.

 

 

 

 

 

 

 * * *

 

 

 

 

 

 

 "언니 이따 만나요!"

 

 

 알바 시간 꼬박 두 시간을 채운 후, 배웅하는 소정을 뒤로한 체, 예화는 카페를 나왔다. 그 길로 집에 가서 목욕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난 뒤, 다시 학교로 향했다. 어제 한 공간에 윤하와 있은 탓에 제대로 씻지도 못했다. 바닷물과 곱창 향기에 찝찝해져버린 옷을 벗고 새 옷을 입고나온 몸이 깃털처럼 개운했다.

 

 침착해지려고 해도, 몸을 타고 흐르는 긴장감에 입술을 깨물며 도착한 학교는 소문이 한차례 지나가고 난 후, 평화로운 분위기를 차츰 되찾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아는 같은 과 학생들이 예화를 힐끗 거리는 것이 느껴졌으나,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 애썼다. 소문에 신경 쓰며 숙이고 다녀봤자 더 물어뜯기 좋은 먹잇감이 될 뿐이라는 것을 경험으로써 잘 알고 있었다.

 

 

 "첫 번째도 버텼는데, 두 번째라고 못 버티겠어."

 

 

 강의 장에 들어가기 전, 예화는 가은을 잠깐 만났다. 그녀는 예화를 보자마자 좀 울먹 거리는 듯싶더니, 곧 그녀의 어깨를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둘은 건물 밖에 마련되어있는 탁자에 마주보고 앉았다.

 

 

 "내가 눈치가 없었어. 미안해."

 

 

 가은이 하룻사이에 많이 야윈 예화의 얼굴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며 말했다. 세상에! 어제 벌어진 일에 치열하게 고민하고 괴로워했다는 표시가 창백한 얼굴에 다 티가 나고 있었다.

 

 

 "너한테도 이야기 내가 안했는데 뭐, 모르길 바랐었고."

 

 "나는 솔직히 네가 대학생활 2년 동안 남자친구도 없었고, 소개팅 해준데도 다 마다하길래 그래서 연애에는 예가 도통 관심이 없구나 생각했지. 나는 전혀.."

 

 "네가 추측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지."

 

 "나 절대 너 상처주려고 묻는 말은 아니고 그냥 궁금해서 묻는 건데 그래서 그 선생님 하고는 잘 안 된 거야?"

 

 

 가은이 몹시 조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응, 잘 안됐어. 잘될 수가 없었지."

 

 "다행이다. 그 사람과 연애를 시작하기엔 너무 어린 나이였었을 거 아니야."

 

 "맞아 너무 어린 나이였어."

 

 

 예화가 옛날 기억을 떠올리며 말했다. 어렸을 적 자신이 뭐라도 될 것 같은 기분에 심취했던 때, 지금 생각하면 이불킥 하고 싶어지는 일이 많이 있었던 감수성이 풍부했던 시절, 이성보다는 오로지 감성이 앞섰던 그래서 더 그에게 많이 매달리고 더 많이 울고 심하게 괴로워했었다.

 

 

 그런 자신이었기에, 그도 지쳐 있었을 거다 아마.

 

 

 "아무튼 난 그런 거에 신경 안 쓰니까. 너도 잊어 버려. 사람들이 그냥 인생이 퍽퍽하니까 소문에 신경 쓰고 입에 막 올리지만 금방 잊혀지고 지나가 버리잖아. 혹시 너라는 거 밝혀지더라도 내가 힘이 돼 줄게."

 

 "오, 든든한데 이가은!"

 

 

 예화가 주먹을 쥐고 가은과 마주 한 채로 툭하고 맞췄다. 하지만 단합의 의지로 주먹을 맞추기가 무섭게 뒤에서 앳된 여학생의 수다소리가 들려왔다.

 

 

 "교내 포스터 다 땠던데? 축제도 그 일 때문에 3일정도 미뤄진데."

 

 

 어제 학교의 핫 이슈였던 포스터 관련 소문에 대한 대화였다. 예화가 숨을 들이키다 걸린 듯 목을 잡고 캑캑 댔다.

 

 

 "그러니까 포스터 다시 만든다고 하더라."

 

 "우리학과 남자애들 그게 누군지 막 이니셜 맞춰보고 캐고 다닌데."

 

 "진짜 별일이다 알아서 뭐하게"

 

 "이러다 다 밝혀지면 진짜 개 휴학해야 되는 거 아니야?"

 

 "모르지 뭐 어떻게 대처 하려는지..."

 

 

 

 듣지 않으려고 했으나, 너무 바로 옆에서 대화중인 탓에 다 들어버리고 말았다. 가은은 친구의 눈치를 보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고, 예화는 그런 그녀에게 애써 웃어주며 강의 장으로 향했다. 아직은 소문에 편안해지기는 무리인 듯싶었다.

 

 아침부터 움직여서 피곤하고 불편하긴 했으나, 예화는 허벅지를 찔러가며 수업에 집중했다. 이런 평범한 생활을 다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하니, 이 시간마저 정말 소중하게 느껴지는 탓이었다.

 

 강의를 마치고 강의실에서 우르르 몰려나오는 학생들의 틈에 끼어서 예화도 피곤한 눈을 비비며 나왔다. 맞은편 강의실에서 실험 도구들을 바구니에 한 가득 든 진희도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시선을 피하려 했지만 너무 정면이라 마주치고 말았다.

 

 

 "너 아니지?"

 

 

 예화가 자신을 그냥 모른 채 지나치려는 진희를 붙잡고 물었다.

 

 

 "뭐가?"

 

 

 그녀가 앞길을 가로 막히자 인상을 쓰며 예화를 날선 눈으로 바라보았다.

 

 

 "포스터 말이야."

 

 "야, 부연여고 졸업한 애들이 몇 명인데 장난해?"

 

 "아니라는 말이지 너."

 

 "미쳤니? 그런일 없어. 누굴 의심해 짜증나게. 진짜"

 

 "만약 네가 맞다면 각오해야 될 거야."

 

 "비켜, 안 그래도 무거운데 길 막고 난리야"

 

 

 진희가 다시 인상을 쓰며 예화를 흘겨보고는 다시 가던 길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에게 큰 기대를 한건 아니었지만, 예화를 싫어한다는 것이 티가 왕창 나는 행동이었다. 그말대로 그녀가 정말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때의 질긴 악연이 대학교까지 이어지는 건 정말이지 피곤한 싸움이 아닐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정말이지 네가 아니길 바란다 진짜."

 

 

 

 

 

 

 

 예화는 곧장 소정이 기다리는 와인 바로 향했다. 3시 수업을 마친 후라 딱 저녁을 먹을 시간이었다. 생각 같아서는 집에 들어가 그냥 쉬고 싶었으나, 아끼는 동생과의 약속이기에 그렇게 쉽게 깰 수가 없었다.

 

 

 "언니 왔어요!"

 

 

 상큼한 레몬빛 원피스를 입은 소정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꾸미니까 꽤나 귀여운 모습의 그녀였다. 그녀들은 와인 한 병과 안주를 간단하게 시켰다.

 

 

 "언니 어쩜 와인도 나랑 취향이 같아요."

 

 

 소정은 꽤나 들뜬 모습으로 신기하다는 듯 재잘 거렸다.

 

 

 "와인은 적당히 단향이 있어야지. 너무 쓰면 맛없어."

 

 

 예화도 그 말에 같이 맞장구를 쳤다.

 

 

 "저도 그렇더라고요. 소물리에 들이 탄닌향 건포도향 장미향 이렇게 말하는데 하나도 못 느끼겠어."

 

 "나도 그래, 나는 너무 인공적으로단건 또 싫고 그냥 포도 자체에서 나는 단향이 좋아."

 

 "맞아 맞아, 언니 나도 그게 좋아요."

 

 

 밝은 분위기를 내는 그녀와 같이 있으니. 오늘 하루 내내 어두웠던 기분까지 맑아 지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거기다 좋은 와인과 맛있는 안주까지 마주하니, 우울했던 마음이 싹 씻겨 지는 것 같은 느낌에 마음이 들떴다.

 

 

 "오늘 사장한테 들킨 건 없었어?"

 

 "말도 마요 오늘 재고 정리 덜된 원두 다 버리고 있는 재고들 유통기간까지 제가 다 확인 했다니까요! 물론 손님한테 나가는 원료들은 다 확인 하는데 재때재때 폐기안한건 솔직히 냉동고에 좀 많았잖아요."

 

 "그렇긴 하지. 커피 파는데도 시간이 없는데 그럴 시간은 더더욱 없었잖아."

 

 "아 제가 그동안 알바 여러 번 뛰었는데 힐스처럼 잘되는 카페는 처음이에요."

 

 "대학가라 그래. 커피 원두도 꽤 좋은 거 쓰고 있고."

 

 

 서로의 대학생활 예기, 가족예기,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나간 지 얼마나 지났을까. 맞은편 테이블에 앉아 있던 남자들 중 한명이 쭈뼛 데며 그녀의 테이블 쪽으로 다가왔다. 서로 합석하자는 예기를 하러 온 모양이었다. 말로만 들었던 헌팅이 이런 건가 싶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예화가 어색하게 웃었다. 이 와인바 핫한 이유가 있었구먼. 하고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어디 학교 학생이신데요?"

 

 

 소정이 관심을 보이며, 그 학생에게 당돌하게 질문했다.

 

 

 "호성 대학교 의상 디자인학과요."

 

 "어머 언니, 우리 학교 같은 학과 선배들이에요."

 

 

 소정이 놀랍다는 듯 외쳤다. 와인바 에서 헌팅을 당했는데 같은 학과 한 학년 선배인 우연이라는 덫에 걸려 예화와 소정은 두 명의 남자와 합석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예화는 그들이 꼭 나쁜 인상을 풍기지는 않아, 소정이 하고 싶은 데로 내버려 두었다.

 

 서로간의 간단한 소개 후, 셋은 역시 같은 학과 인 탓에 공통분모가 많아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이 원피스요 제가 만든거에요. 1학년 2학기 첫 과제가 입고싶던 의상 만들어보기 였거든요."

 

 

 소정은 오늘 입고 나온 원피스를 자랑했다.

 

 

 "한국대학교 다니신다고 하셨는데 예화 씨는 어디 학과에요?"

 

 "저는 생명과학과요."

 

 "아 제 고등학교 동기도 거기 학과 다니는데. 김민수라고."

 

 

 그 말을 듣고 예화는 느꼈다. 세상은 좁다. 나쁜 짓을 하면 그냥 막 걸리는 거다. 그래서 자신도 고등학교 때의 일로 아직까지 피해를 입는 거고. 내일 가은을 만나면 꼭 말해주리라고 생각했다. 네 남친 동기를 와인바 헌팅에서 만났다고. 자긴 친한 친구와 커플 여행이 목표인데 예화가 연애를 안 해서 불만이 많은 가은에게 자신의 헌팅은 분명 희소식이 될 거 였다.

 

 

 "김민수 과대 알아요. 제 친구 남친 이시거든요."

 

 "와 진짜요! 진짜 대박! 민수여친님 친구 셨어."

 

 

 신기하게 맞고 맞는 공통분모에 분위기가 매우 화기애애해졌다. 와인이 들어가고 즐겁게 대화를 나누니, 예화는 모든 기분 나쁜 일들을 잊어서 좋았다. 이래서 뭔가 사람들이 지쳤을 때 친구를 만나고 여행을 가고, 일상에서 잠시 탈피해 있는 걸까.

 

 

 "아, 한국대학교 유명한 연예인 있다면서요?"

 

 "연예인이요?"

 

 "아, 민수가 뭐랬지. 연예인만큼 유명한 아이돌 교수님 재직해 계시다고."

 

 "아아."

 

 

 예화와 소정은 단박에 자신이 일하는 카페에 단골이 되신 그 분임을 알았다.

 

 

 "있으시죠. 한분."

 

 "정말 잘생겼어요? 남자가 봐도 잘생긴 거면 정말 그런 건데."

 

 "네, 얼굴도 작고 잘생기셨어요. 인기 많으셔요. 그 분."

 

 

 예화가 대답하기 전에 소정이 대답했다. 소정은 열렬한 그 분의 팬이었다. 카페에 그가 아라를 시키러 온 그 순간부터 사랑에 빠졌다나 뭐라나. 그렇게 들은 것 같다.

 

 

 테이블에 와인은 분명 한 병으로 시작했는데, 손님이 느니, 순식간에 3병이 되어 있었다. 예화는 어지러운 기분에 차가운 공기를 쐬러, 와인바 문을 열고 나갔다. 밤이 되어 제법 쌀쌀해진 공기가 술기운을 조금씩 상쇄 시켰다.

 

 

 "이거 나 맨날 술인데."

 

 

 대학생은 술 먹고 강의 장에 들어가서 교수한테 쫓겨나 다시 술 먹는 맛? 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그것을 자신이 이행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예화가 배시시 웃음을 지으며 구두 굽을 괜히 쿵쿵 찍었다. 짜릿했다. 일탈이란.

 

 

 "어제는 외박 오늘은 술... 괜찮은 거 같다아."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술이 조금만 더 깰 때까지 서있는데, 잠시 옆을 바라보다 언제부터 인지 그녀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는 듯 한 그와 눈이 정면으로 마주쳤다. 예화는 흐릿한 눈으로 그 남자의 형체를 자세하게 바라보았다. 술기운에 자꾸만 그가 둘로 갈라져 보였다. 그의 눈동자가 한번을 떨어지지 않고 달라붙었다. 시선을 주듯 안주듯 무심해 보여도 언제나 자신을 꿰뚫던 눈이다.

 

 

 순간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는 것을 느꼈다.

 

 

 그 인것 같았는데 그였다. 정건우 그의 눈길을 외면하고 와인 바로 다시 들어가려고 걸음을 돌리다가 그만 미처 신경 쓰지 못한 계단에 중심을 잃은 몸이 허공에 붕 떴다. 건우가 한걸음에 달려와 넘어지기 직전인 몸을 바쳤다.

 

 

 "뭐하는 거예요 이거 놔요. 당신 호의 따위 필요 없어."

 

 

 다시 와인 바로 들어서려는 그녀의 손목을 건우가 잡아챘다. 가까이 마주한 그의 눈에 이글거리는 질투심이 담겨 있음을 알았다. 그는 그길로 그녀를 인적이 드문 골목으로 이끌고는 정신없이 입을 맞췄다 거칠게 그녀의 입술 안쪽을 파고든 그의 혀에 그녀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눈을 크게 떴다.

 

 

 예화가 술기운에도 안간힘을 주고 그를 밀어내자, 그가 손쉽게 한걸음 물러섰다.

 

 

 

 "미안 미안해 예화야.."

 

 

 

 그가 답답한 듯 목을 조이던 넥타이를 풀어내며 재빠르게 사과했다. 양복을 입고 있는 것을 보니 일적으로 와인 바에 방문에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가 거친 숨을 한번 푹 내쉬며 그녀의 눈을 보며 말했다.

 

 

 

 

 "네가 제 나이에 맞게 노는 것 같아 정말 다행인데.... 나는 네가 다른 남자랑 눈 맞추고 예기하는 게 정말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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