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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녀는 독신주의
작가 : 서도
작품등록일 : 2020.8.26

N포시대에 많은걸 포기하고 살아가는 요즘, 지담은 악바리 근성으로 다행히 취업에는 성공...그러나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 건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안하는 그녀다. '그래, 사랑따위만 하지 않는다면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건 평생 없을 일이야'라고 다짐하며 일에만 집중하는 지담에게 두명의 남자가 나타났다.
한명은 오랜친구 다른한명은 새로운 남자! 과연 지담의 다짐은 지켜질 수 있을까?

 
17. 옛 기억 하나
작성일 : 20-09-18 20:33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2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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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옛 기억 하나

 

 

  토요일 아침,

 

 지담은 야근을 무리하게 한 탓인지, 몸이 무겁고 열도 나는 것 같았다.

 

 식욕이 강하던 지담도 아프니까 입맛이 없었다.

 

 좀 더 자고 일어나, 약국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핸드폰 알림음이 울렸다. 스케줄 알림음이었다.

 

 -참 오늘 약속이 있었지-

 

 아무래도 약국은 가는 길에 들러야겠다고 생각하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지담은 욕실로 향했다.

 

 -------

 

 10분 먼저 도착한 지담은 창가 쪽에 앉았다. 그리고 잠시 후

 

 “서지담 씨?”

 

 얼핏 보아도 미인인 중년 여성이 다가왔다. 언젠가 본 적 있는 수훈의 어머니였다.

 

 “네, 서지담입니다”

 

 지담은 일어서며 인사를 했다.

 

 권 여사는 지담을 위에서 아래로 쭉 훑어보더니 지담의 맞은 편에 앉았다.

 

 차를 시킨 후에도 아무 말이 없던 권 여사가 차를 천천히 한 모금 마신 뒤 입을 열었다.

 

 “내가 왜 보자고 했는지 짐작이 가나?”

 

 가라앉은 권 여사의 목소리에 섬짓한 지담은, 물 한 모금을 마신 뒤 대답을 했다.

 

 “아뇨... 절 왜 보자고 하셨는지 짐작이 안 갑니다”

 

 “그래? 난 짐작 하는 줄 알았는데...”

 

 “수훈이 때문 이라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희는 사귀는 사이가 아닙니다”

 

 지담은 권 여사의 화려한 외모와 권위적인 말투에 주눅이 들었다.

 그래서 겨우 말을 마쳤다.

 

 더군다나 빈속에 약을 먹어서 그런지 머리도 어지러웠고 속도 울렁거렸다.

 

 “사귀는 사이가 아니다?..... 그래 그건 내가 원하는 바야.... 근데 지금 내 아들이 너 때문에 엉망 진창이야”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네가 내 아들을 거절해서 지금 상태가 말이 아니라고...”

 

 권 여사는 뒷조사를 시킨 사람에게 수훈이 왜 요즘 술을 자주 마시는지를 전해 들었다.

 

 “그건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래... 네 까짓게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근데, 도대체 내 아들을 어떻게 홀렸기에 애가 저 모양이지?”

 

 “네~에? 말씀이 좀 지나치신 것 같은데요”

 

 그때 권 여사가 물 잔을 들어 지담의 얼굴에 물을 쫙~~~부어 버렸다.

 시선이 일제히 권 여사와 지담에게 집중되면서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말씀이 지나쳐? 네가 내 아들에게 한 짓은 지나친 게 아니고?”

 

 지담은 휴지로 얼굴을 대충 닦고는

 

 “수훈의 마음을 거절한 게 잘못이라면..... 후~~지나친 게 아니라고.... 봅니다. 어차피 수훈이와 제가 사귀는 건 원하시지 않잖아요...아..윽.. 근데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습니까?”

 

 지담은 숨을 내쉬면서 말을 이어갔지만, 등줄기에 식은땀이 자꾸만 나고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머릿속에는 이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생각만 가득했다.

 

 “잘 못 한 게 없.다. 라... 처음부터 그 반반한 얼굴 믿고 내 아들을 홀리지 말았어야지... 역시 없는 것들은 따박따박.. 한 마디를 안 져... 그게 그 알량한 자존심인가?”

 

 “그게...읏....무...슨...어윽..반반....한.....하...학....윽”

 

 지담은 자신의 몸이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가픈 호흡을 몰아쉬며 말을 하려 했지만 잇지 못했다..

 

 반반한 얼굴이라는 권 여사의 말에 권 여사의 얼굴이, 지담의 할머니 얼굴로 오버랩 되면서 옛 기억이 지담의 머릿속을 스쳤다.

 

 ‘반반한 얼굴로 내 아들 꼬셔서 이 집안에 들어왔으면 할 일은 해야지, 이 망할 것’

 

 할머니가 그녀의 어머니에게 호통을 치는 모습이 지담의 눈앞에 어른거렸다.

 

 그 기억에 더욱 숨이 찬 그녀는 가슴을 부여잡고 있었지만,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누가... 나.... 좀....-

 

 지담은 진심으로 누군가 나타나 주기를 바랐다.

 

 “이게 어디서 생쇼야?”

 

 권 여사는 지담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때 거짓말처럼 누군가 지담의 앞에 나타났다.

 

 “서 지담 괜찮아? 일어날 수 있겠어?”

 

 -누구?-

 

 말할 힘도 없는 지담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얼굴을 바라보았지만, 현기증이 나서 누군지 알아보지 못하고 쓰러졌다.

 

 “서지담, 지담아 정신차려!”

 

 지담을 안고 나가려는데, 권 여사가 뒤에서 한 마디 툭 내뱉었다.

 

 “이봐, 보아하니 아는 사이인 것 같은데, 그 아가씨 나하고 말하기 싫어서 생쇼 하는 거니까 내려 놓지”

 

 “지금 뭐라고 하는 겁니까? 이 여자 쓰러진 거 안보입니까?”

 

 하고 소리를 지르고는 그녀를 안고 호텔 밖으로 뛰쳐나갔다.

 

 지담을 안고 나간 남자가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커피숍 안에 있던 사람이 권 여사 쪽으로 시선이 모아졌다.

 

 그 덕에 권 여사는 아무말도 못하고 지담과 그 남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서지담, 정신 차려!...서지담!”

 

 몹시 불안한 얼굴을 한 그 남자는 지담을 여전히 안은 체 택시를 잡았다.

 

 --------

 

 강현은 아버지의 터무니없는 약혼 소리에 선호에게 연락을 했다.

 

 아무래도 연호 오빠인 선호는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있을 것 같아서...

 

 “나야, 오늘 시간 돼?”

 

 선호가 전화를 받자마자 강현은 다급하게 물었다.

 

 <“무슨 일인데 이렇게 급해?”>

 

 “정말 무슨 일인지 넌 모르는 거야?”

 

 <“연호 때문에 그래?”>

 

 “그래, 그래서 오늘 시간 되냐고...”

 

 <“세시에 호텔로 와...한 시간정도 시간 비니까”>

 

 “알았어”

 

 앞에 사고가 났는지 호텔에 10분 정도 늦게 도착한 강현은, 웅성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린 그곳엔 낯익은 여자가 가슴을 부여잡고 웬 낯선 여자랑 앉아 있었다.

 

 -서 지담?-

 

 이곳에 온 목적을 잊어버린 듯, 강현은 성큼성큼 그 여자에게 다가갔다.

 

 확실히 서지담 그녀였다.

 

 그런데 그녀가 이상했다. 한 눈에 보아도 아파보였다.

 

 “서 지담 괜찮아? 일어날 수 있겠어?”

 

 강현은 쓰러진 그녀를 끌어안았다.

 

 “이봐, 보아하니 아는 사이인 것 같은데, 그 아가씨 나하고 말하기 싫어서 생쇼 하는 거니까 내려 놓지”

 

 “지금 뭐라고 하는 겁니까? 이 여자 쓰러진 거 안보입니까?”

 

 하고 소리를 지르고 밖으로 나와서 택시를 탔다.

 

 그때 호텔로 들어가던 한 여자가 그 두 사람을 얼핏 보고는 다시 들어가려다 말고 뒤돌아보았다.

 

 “강..현...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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