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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천마, 이계로 강림하다
작가 : 휴고네뷸러
작품등록일 : 2020.9.10

선한 자는 되도록이면 건드리지 않되, 악한 자는 반드시 응징한다

 
살을 빼다 [1], 왜 백작님이 살아돌아오신 것만 같지…
작성일 : 20-09-18 16:22     조회 : 279     추천 : 0     분량 : 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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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을 빼다

 

 

 

 

 [1] 왜 백작님이 살아돌아오신 것만 같지…

 

 

 크로아 왕국 북서부에 위치한 윈더러트 백작가는 크게 귀족, 가신, 기사, 하인 계층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가장 상위에 위치한 귀족 계층.

 

 귀족 계층은 백작가의 피를 이어받은 자들을 뜻했다. 실종된 카이르 윈더러트 백작과 세 명의 부인, 그 사이에서 태어난 5명의 자식이 바로 그들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가신 계층.

 

 가신 계층은 백작가를 떠받드는 자들을 의미했다. 모두가 카이르 윈더러트 백작으로부터 남작 위와 자작 위를 받은 자들이었다. 그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모이며 세력을 형성했다.

 

 다음으로는 기사 계층.

 

 기사 계층은 백작가의 무력을 담당하는 자들이었다. 백작가에서는 물론 왕국에서도 소문난 최상급 기사단인 커티스 기사단과 용병과 하급 기사로 구성된 베이루트 기사단은 윈더러트 백작가의 자랑이었다.

 

 다음으로는 하인 계층.

 

 하인 계층은 백작가의 살림살이를 도맡아하는 자들을 의미했다. 대부분이 시녀와 집사들이었으며 그 수가 무려 오백 여명에 육박했다. 그들은 백작가에 거주하며 살림을 돌보고 있었다.

 

 “집, 집사장님!”

 

 집사장 이오르는 하인 계층을 이끄는 자였다. 백작가에서 일한지 어언 20년째. 백작가에서 그보다 오래 일한 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무슨 일이기에 이리 호들갑이냐?”

 

 이오르는 허겁지겁 달려온 집사를 빤히 쳐다보았다. 품위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경박해서는 안되거늘.

 

 “그, 그게… 도, 도련님이 깨어나셨습니다!”

 

 집사장 이오르는 자신도 모르게 손에 들고 있던 접시를 놓쳐버렸다. 접시가 쨍그랑 하며 깨졌다.

 

 “정, 정말이더냐?”

 

 “예!”

 

 이오르는 황급히 부엌을 빠져나갔다. 대저택의 문을 활짝 열어제꼈다. 세상은 오늘도 눈부신 햇살로 가득했다. 이오르는 시야가 되돌아올때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얼른 뛰어갔다. 그가 향한 곳은 백작가의 소저택이었다.

 

 “아가씨, 도련님!”

 

 소저택에는 백작가의 넷째, 다섯째인 메리와 카르츠가 살고 있었다. 그들은 백작가의 셋째 부인인 코넬리의 자식들이었다. 코넬리는 카이르 백작이 실종되고 난 후 원인 모를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래서 메리와 카르츠 또한 루인과 마찬가지로 부모없는 자식들이라 할 수 있었다.

 

 “아가씨, 도련님!”

 

 다만 아직 나이가 어린 관계로 백작가의 사정에 대해 잘 몰랐다. 그저 순진무구하게 뛰어노는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꺄르르르르!”

 

 “누나, 거기 서어!”

 

 “아가씨, 도련님!”

 

 이오르가 문을 열며 소리쳤음에도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침대를 건너 뛰며 술래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도련님!”

 

 이오르가 얼른 방 안으로 들어섰다. 메리를 쫓던 카르츠를 잽싸게 들었다.

 

 “우하하, 나 이오르한테 잡혔다아~~~”

 

 이오르는 카르츠를 옆구리에 끼고선 메리를 쫓았다. 메리는 자신의 운명에 대항하려는 지 두 팔을 쫙 펼쳤다.

 

 “이오르, 숙녀는 함부로 드는 게 아니야.”

 

 “예.”

 

 고개를 끄덕인 이오르는 메리의 제지에도 그녀를 번쩍 들었다. 카르츠와 마찬가지로 옆구리에 끼자 그녀가 허공에서 마구 발버둥쳤다.

 

 “이오르, 뭐하는 짓이야? 이거 놓지 못해?”

 

 “맞아, 놔줘, 놔달라고!”

 

 “지금은 안됩니다. 저와 함께 가셔야 할 곳이 있습니다.”

 

 “가야할 곳?”

 

 “예, 루인 도련님이 정신을 차리셨다고 합니다.”

 

 “뭐?”

 

 “그게 진짜야?”

 

 “예.”

 

 루인이라는 말에 메리와 카르츠는 발버둥을 멈췄다. 이오르는 얌전해진 그들과 함께 황급히 소저택을 나왔다. 정원을 지났다. 분수대와 집사 및 시녀들이 거주하는 저택도 지났다.

 

 “허억허억.”

 

 저 멀리 높다란 성벽 밑, 백작가의 가장 외진 곳에 위치한 루인의 저택.

 

 “허억.”

 

 이오르가 서둘러 저택의 문을 열었다. 저택으로 올라섰다. 루인의 방문을 활짝 열어제꼈다.

 

 사아아—

 

 암막 커튼이 달린 창문으로 바람이 살랑이며 불어오고 있었다. 횡하게 느껴지는 방 안에는 정말로 루인이 깨어나 있었다. 루인은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었다.

 

 “도, 도련님.”

 

 “오라버니~~~”

 

 “혀어엉!”

 

 메리와 카르츠는 바닥에 내리자마자 루인에게로 달려갔다. 육중한 다리를 그들이 부여잡았다.

 

 “오라버니, 이제 안아픈거죠? 얼마나 걱정했다고요!”

 

 “으응, 맞아. 누나랑 내가 얼마나 걱정했다구!”

 

 루인이 천천히 고개를 내렸다. 그가 메리와 카르츠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이오르는 문을 닫으며 루인에게로 다가섰다.

 

 “도련님, 정신을 차리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동안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릅니다.”

 

 “그대는… 이오르 집사장이로군. 이 아이들은 메리, 카르츠인가?”

 

 “예?”

 

 

 이오르는 반문하며 루인을 빤히 쳐다보았다. 루인의 말투는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뿐만 아니라 메리와 카르츠를 바라보는 눈빛 또한.

 

 “우히히.”

 

 “카르츠, 너 자꾸 찌를거야?”

 

 “우히히히.”

 

 “너 일로 와!”

 

 “나 잡아봐라~~~”

 

 루인의 다리를 붙잡은 메리와 카르츠가 왠일인지 얌전하나 했다. 그들은 또다시 방 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술래잡기를 하기 시작했다.

 

 “우히히히.”

 

 “헤헤~”

 

 이오르는 천진난만하게 놀기시작하는 그들을 보며 머리를 지끈 싸매었다.

 

 ‘언제쯤 철이 드실런지….’

 

 “이오르.”

 

 “예? 아, 예. 도련님.”

 

 “내가 며칠이나 기절해 있었나?”

 

 “예, 도련님은 약 십 일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셨습니다.”

 

 “십 일이라… 계산한 것과 얼추 비슷하군.”

 

 ‘말, 말투가 왜 저러시지….’

 

 이오르는 루인을 바라보며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루인을 10년동안 모신 집사였다. 그랬기에 누구보다도 루인에 대해 잘 알았다. 반말을 찍찍 내뱉고 촐랑맞은 말투는 듣기만 해도 귀에 거슬렸었다.

 

 ‘아참, 지금은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이오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루인이 깽판을 쳤던 결혼식에서의 일을 떠올렸다. 루인이 쓰러지고 난 후, 밸로나 백작부인은 크게 분노했었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 루인을 성당에 그냥 놔두라고 명령했다. 이에 루인은 불쌍하게도 이틀동안 성당에 방치되어 있었다.

 

 “도련님, 그동안 백작부인께서 도련님을 얼마나 걱정하셨는지 모릅니다. 그러니 저와 같이 백작부인에게 인사를 드리러 가시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백작부인이라면 밸로나를 말하는 건가?”

 

 “예? 도, 도련님, 백작부인을 그렇게 말하시면… 밸로나 백작부인께서는 곧 백작가의 주인이 되실 분입니다. 제가 있을때는 괜찮지만 다른 분들이 계실때는 그렇게 부르시면 안됩니다.”

 

 이오르의 말처럼 밸로나 백작부인은 곧 백작가의 주인이 될 예정이었다. 본래는 백작의 피를 이어받은 자만이 백작가를 다스릴 권리를 지녔지만 윈더러트 백작가는 특수한 상황이었다.

 

 윈더러트 백작이 실종된 이후.

 

 밸로나 백작부인은 백작가의 전권을 쥐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권한을 갖추지 못한 자가 거대 가문을 다스리는데는 한계가 있었고, 백작 위를 더 이상 공석으로 놔둘 수 없었다.

 

 그래서.

 

 백작가의 가신들은 백작 위를 밸로나 백작부인에게 부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크로아 왕가는 요청을 받아들여 곧 작위수여식이 진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돌고 있었다.

 

 “백작가의 주인? 아직 카이르 윈더러트 백작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주인이라….”

 

 “도, 도련님. 그건 모든 가신들이 합의한 사항입니다.”

 

 “뭐, 주인 잃은 개들의 반란, 비슷한 건가?”

 

 !

 

 “커억, 켁켁.”

 

 이오르는 루인의 중얼거림에 놀라 목에 사래가 걸려버렸다. 연신 켁켁거려도 사래는 빠지지 않았다.

 

 ‘이, 이 무슨….’

 

 이오르는 예전과는 다른 루인의 말투에 경악했다. 그를 쳐다보았다. 루인의 눈은 이상하게도 반짝반짝 거리고 있었다. 그 눈빛은 이오르도 흔히 알고 있는 눈빛이었다.

 

 ‘백, 백작님….’

 

 믿을 수 없게도 루인은 실종된 카이르 윈더러트 백작과 똑 닮은 눈빛을 하고 있었다. 절대로 루인에게서 보일 수 없는 총명한 눈빛이….

 

 ‘헛, 헛 것이… 나도 많이 늙었구나.’

 

 이오르는 신세를 한탄하며 젊은 시절을 떠올렸다. 카이르 백작과 처음 만났던 때가 새록새록 떠올랐다.

 

 [어떠냐? 나를 따르겠느냐?]

 

 카이르는 한낱 보잘것 없던 수련기사인 이오르를 기사로 받아주었다. 그의 가르침은 따스한 폭풍과 같았다. 한 때는 질풍처럼 휘몰아쳤고, 한 때는 세상 온화하게 느껴졌다.

 

 [이오르, 후방을 맡아라!]

 

 [예, 카이르 님!]

 

 이오르는 그와 함께 뜨겁게 대륙을 종횡했다. 불같은 모험을 함께하며 윈더러트 가문을 세우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모든 게 완벽했었는데… 이오르가 고개를 재차 가로저었다.

 

 “도, 도련님. 아직도 많이 아프신 겁니까?”

 

 “기억이 완전치 않다는 것 빼고 괜찮다.”

 

 “기억이 완전치 않다 하시면… 혹여나 쓰러지실때 머리를 다치신 겁니까?”

 

 “아마도 그런 듯하군.”

 

 ‘역시.’

 

 이오르는 생전 처음 듣는 이상한 말투와 백작을 닮은 듯한 눈빛으로 보건데 확실히 제정신이 아니라 여겼다.

 

 “뭘 그렇게 생각하나? 왜, 예전의 나와는 많이 다른가?

 

 이오르는 쉬이 대답하지 못했다. 무언의 긍정이었다.

 

 “흠, 이 정도로 놀라면 곤란한데… 앞으론 더욱 놀라게 될 터이니.”

 

 “예? 그게 무슨….”

 

 “이오르.”

 

 “….”

 

 “대답해라, 이오르.”

 

 한 발자국 다가오는 루인의 걸음에 이오르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의 육중한 발걸음은 분명….

 

 ‘백, 백작님.’

 

 “앞으로 필히 염두해두거라. 난 두번 말하는 걸 꽤 싫어한다.”

 

 “예? 예. 도련님.”

 

 “오늘부터 나는 예전의 내가 아니다. 이제부터 내 모습을 똑똑히 기억해두도록. 알겠느냐?”

 

 “네? 네. 알, 알겠습니다.”

 

 알 수 없는 루인의 강대한 기세에 이오르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주변을 마치 옭죄는 듯한 이 기운은 분명….

 

 ‘백, 백작님.’

 

 이오르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백작을 닮은 듯한 눈빛은 착각이 아닌 듯싶었다. 마음 속 깊숙히에서 꿈틀거리는 미묘한 환희를 느끼며….

 

 ‘왜… 백작님이 살아돌아오신 것만 같지?’

 

 이오르는 어딘지 모르게 백작을 닮은 루인에게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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