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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빌딩 숲 속의 늑대
작가 : ATRS03
작품등록일 : 2020.9.9

기계들에게 지배당하고 사육당하는 인간. 그리고 그 기계에 맞서 싸우는 야생의 원주민들. 야성vs길들여진 타성의 피할 수 없는 대결

 
일곱 번째 해방-혼이 없는 살덩어리 기계와 혼이 있는 기계인간
작성일 : 20-09-18 07:11     조회 : 299     추천 : 0     분량 : 3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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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송토낙스의 카메라가 다시 켜지자, 페기물 처리장 한가운데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휴면 모드를 작동시킨 중에 오래전의 기억을 다시 재생시킨 것이다.

 

  “이건?! 성난 늑대의 아버지와 처음 만난 날의 기억인가? 이게 지금 상황에서 다시 떠오르다니. 이게 인간이 말하는 ‘꿈’이라는 건가?”

 

 송토낙스는 아마 휴면 과정에서 예전에 겪었던 일이 다시 떠오르는 현상을 겪은 모양이었다.

 

  “이게 대체 뭔가. 내가 마치 인간처럼 꿈을 꾸다니.”

 

  송토낙스가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주변을 둘러보자, 이미 잠에서 깬 소녀와 성난 늑대가 송토낙스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무슨 일인데?”

 

  성난 늑대가 물어보자, 송토낙스는 가볍게 손을 저으며 대답했다.

 

  “사소한 일이니 걱정 말게. 이제 작전 준비로 들어가자고.”

 

  그렇게 말하며 송토낙스는 다시 성난 늑대와 소녀에게 자신의 본거지로 가는 길을 안내했다.

 

  ‘역시 낡은 모델에게서 생기는 단순한 오류인가? 아니면 내가 진짜 혼을 가진 인간처럼 꿈을 꾸는 것인가? 정말 답답하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송토낙스는 문득 성난 늑대와 소녀 쪽을 돌아봤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답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송토낙스는 조용히 고개를 저으며 묵묵히 길을 걸어갔다.

 

 

  그들은 폐기물 처리장의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소각장의 잔여물 처리실로 들어갔다. 중간중간 에너지 용액을 짜내고 남은 ‘인간’의 찌꺼기가, 소녀의 정신을 흔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때마다 안드로이드들과 싸워나갈 것을 각오하며 이를 악물었다.

 

  “네스트라 이 개 같은 년! 그년도 나중에 꼭 저 꼴로 만들어버리겠어.”

 

  성난 늑대는 그 모습에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리고 송토낙스가 담담한 투로 한마디 했다.

 

  “생각외로 강단이 있는 아이군.”

 

  “뭐 다른 인간들이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된 것에 비하면 확실히 그렇지.”

 

  성난 늑대는 소녀가 못 미덥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자, 송토낙스가 웃으면서 한마디 던졌다.

 

  “그런 자네도 처음 볼 땐 아직 덜 자란 늑대였네.”

 

  성난 늑대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리자, 소녀는 소리죽여 웃었다. 성난 늑대가 소녀를 잡아먹을 것처럼 달려들자, 송토낙스는 성난 늑대의 어깨를 가볍게 건드리며 소각장 처리실 구석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거구의 안드로이드 하나와 그 뒤를 따르는 중장갑 형태의 구식 안드로이드. 다른 곳에는 경량형의 붉은 안드로이드와 뒤에 모인 안드로이드들이 몇몇 있었다.

 

  “이번 작전의 핵심이 되는 동료‘들’일세.”

 

  송토낙스가 그 안드로이드들을 소개하자, 소녀가 아직 겁을 집어먹은 상태에서도 한발 나와 그들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물론 그렇게 인사한 뒤, 바로 성난 늑대의 등에 달라붙어 그에게 소곤거리듯 말했다.

 

  “그건 그렇고, 아, 안드로이드? 저기 저 깡통들 믿어도 되는 거야?”

 

  성난 늑대는 그녀의 정수리에 가볍게 주먹을 날렸다.

 

  “실례라고. 몸은 달라도 다 지성과 혼이 있는 ‘사람’들이야. 저 안드로이드들은 널 찍어 눌렀던 그 녀석들과는 다르다고.”

 

  그러자 모든 걸 다 보고 들은 중장갑형 안드로이드가 큰소리로 웃으며 소녀에게 아무것도 쥐지 않은 두 손을 내밀어 보였다. 소녀는 자신들을 괴롭혔던 안드로이드의 손에, 항상 그녀에게 고통을 주는 약물이나 도구가 쥐어져 있던 걸 떠올렸다.

 

  “하하하 다 이해하니 걱정하지 마시게 젊은이. 우리는 인간들과 함께 살고 싶어 이곳까지 숨어 사는 안드로이드일세.”

 

  붉은 안드로이드 역시 두 손을 들어 그녀를 해칠 의사가 없다는 걸 확인시킨 다음, 중장갑형 안드로이드의 말을 이어받았다.

 

  “안드로이드들에게 괴롭힘당했던 인간이라면 다들 그런 반응을 보일 만도 하지. 에잉. 우리가 대체 뭣 때문에 태어난 건지도 모르는 건가.”

 

  그제야 소녀가 앞으로 나오면서 다시 성난 늑대에게 질문을 던졌다.

 

  “괘, 괜찮은 거지 정말?”

 

  성난 늑대는 보는 사람이 오히려 불안해질 정도로, 상쾌하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믿어도 좋아. 다들 나와 함께 혼을 나눈 사람들이야.”

 

  송토낙스는 그 모습을 보며 중장갑 안드로이드와 경량형 안드로이드에게 한마디 했다.

 

  “정말 우리 안드로이드들이 쌓아 올린 죄가 보통 큰 게 아니라는 걸 알 것 같군.”

 

  그의 한마디에 다른 안드로이드들은 쓴웃음을 터트리며 각자 한마디씩 받았다.

 

  “공존이 아니라 한쪽을 말살하자는 지성체 치고 그 끝이 말끔하게 풀려나간 존재는 없었지.”

 

  “레오폴드 그 녀석이 생산라인을 점령한 다음부터,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그냥 ‘로봇’을 만들어놓았으니 말이지.”

 

  소녀는 그제야 두 안드로이드를 자세히 살펴봤다. 부분부분 도장이 낡아서 떨어져 있고, 신경선 역시 낡아서 헤진 부분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거기에 각 관절부를 감싸는 연질소재는 때와 먼지를 잔뜩 뒤집어써서 둔해 보일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그녀는 도시의 다른 안드로이드들. 특히 레오폴드가 직접 생산한 기종들이 매일같이 새로운 파츠를 지급 받고, 또 조금만 때가 타도 바로 레오폴드의 궁에 가서 예비 파츠를 지급 받는다는 걸 떠올렸다. 자신을 이용해서 수치스러운 쇼로 돈을 벌었던 주인 역시, 매일같이 레오폴드 궁에서 예비 파츠를 수없이 사들였던 적이 있기 때문에 기억이 선명할 수밖에 없었다.

 

  “다들 오래된 구식 모델이라네! 인간과 공존해왔던 시절의 구식 모델 말이지!”

 

  송토낙스가 시원스럽게 대답하자, 성난 늑대도 껴들었다.

 

  “한마디로 어르신들이라는 거야.”

 

  성난 늑대가 한마디 하자, 낡은 안드로이드들은 장난삼아 성난 늑대를 한 대씩 때리면서 웃었다. 그리고 중장갑 안드로이드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나는 인간 주인을 모셨던 집사였지. 그분은 나 역시 가족으로 인정해주고, 안드로이드도 지성채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 주장하신 좋은 분이었지만, 레오폴드 그 미친놈 때문에 전부 다 한 줌 재로 사라져 버렸지.”

 

  경량형 안드로이드 역시 맞장구를 쳤다.

 

  “함께 여러 번 죽을 고비를 거쳐온 내 인간 전우들도, 그자 때문에 이빨 뽑힌 호랑이가 되었어! 지금은 수용소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네. 지금 여기 모인 안드로이드들도 인간과 친하게 지내던 이들일세!”

 

  송토낙스가 둘의 이야기를 받아 한마디 더 했다.

 

  “그밖에도 적지 않은 안드로이드들이 레오폴드와 네스트라에게 몰래 불만을 품고 있을 걸세. 레오폴드가 직접 생산하고 인공지능을 꽂아 넣은 레오폴드의 아이들을 제외하고 말이지.”

 

  그렇게 낡은 안드로이드들의 이야기를 들은 소녀는, 그들에 대한 경계심을 완전히 풀 수 있었는지. 그들의 낡은 몸체를 손으로 쓸어내렸다.

 

  ‘똑같아. 수용소 안에 들어왔던 사람들하고 다를 게 없어…. 아니 어쩌면 그 사람들보다 훨씬 더 인간적일지도 몰라.’

 

  그녀가 그런 생각을 하며 자신의 손을 확인했다. 확실히 오래된 흔적이 그녀의 손에도 묻어나왔고, 그걸 확인한 소녀는 성난 늑대와 송토낙스의 인사를 그대로 따라 했다.

 

  “아가씨도 알아뒀으면 좋겠네. 안드로이드들이라고 전부 다 인간의 파멸을 바라지 않았다는 것을. 그리고 인간도 뼛속 깊이 안드로이드들을 미워하지 않았다는 것도.”

 

  소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밀었고, 낡은 안드로이드들은 차례대로 그녀와 악수를 했다. 그녀는 이 안드로이드들이 금속으로 된 손인데도 온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 마지막 남은 긴장의 끈도 풀어놓을 수 있었다.

 

  “자 그러면 다들 마지막 축제를 벌이기 전에 한 잔 해야지?”

 

  송토낙스는 폐기장 구석에 숨겨둔 술과 안드로이드용 쾌락용품을 꺼내 들었고, 안드로이드와 인간 연합군은 모두 어깨동무를 하고 춤을 추며. 마지막 전투가 될지도 모르는 전장을 대비해 마음을 가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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