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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오직 너만을 위한 로맨스
작가 : 이브닝로즈
작품등록일 : 2020.9.17

“좋아해. 처음 본 순간부터. 단 하루도 변함없이.”
우월한 외모와 재력, 세상 두려운 것도 거칠 것도 없는 마성의 매력을 가졌지만 오직 그녀, 지아에게만 완전 무장해제에 장난꾸러기같은 남자 이신우. 고등학교 졸업식날 역대급 핵폭탄을 날리고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그날 이후 남자들에게 마음을 닫고 바쁘게 살던 어느 날. 그가 그녀 앞에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또다시 그녀의 마음을 흔든다.
“너 도대체 나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일편단심 직진남의 오직 그녀만을 사로잡기 위한 치밀하면서도 가슴 설레이는 로맨스가 다시 시작된다.

 
오직 너만을 위한 로맨스 -1-
작성일 : 20-09-17 22:47     조회 : 327     추천 : 0     분량 : 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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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교복을 입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네.’

 

 전날 밤 흩날리다가 제법 쌓였던 눈은 졸업식 행사가 끝나자 어느새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지아는 왠지 모르는 쓸쓸한 마음에 홀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제 막 졸업식 행사가 끝이 났으니 이제 정들었던 고등학교도 마지막이다.

 

 대학을 따로 가게 된 친구들과 사진도 많이 찍었고, 졸업하고 나서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만나자고 약속했지만 아쉬운 건 여전했다. 슬펐지만 행복하기도 한 날인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 원인은 따로 있었다.

 

 '이신우. 완전 짜증나.’

 

 그녀와 공동 졸업생 대표로 상을 받았던 이신우 때문이다. 평소에는 그 잘생긴 얼굴로 신경 쓰일 정도로 쳐다보다가 눈이라도 마주치면 장난꾸러기 같은 눈웃음을 날렸던 그였다. 하지만 오늘은 한 번도 그녀를 보지도 않았고, 단상에 올라가 상을 받는 내내 얼굴이 굳어있었다. 그러더니 한마디도 하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진 것이다.

 

 평소에도 그녀를 향한 눈빛을 자주 느꼈지만, 부담되거나 일상생활하는데 지장 줄 정도는 아니라서 크게 의식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유독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져 바라보면 그와 눈이 마주쳤다. 가끔 누가 도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거나 그럴 상황이 생기면 신기하게 그가 나타났다.

 

 혼자 무거운 것을 들고 가면 툴툴거리며 들어주거나,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고 있으면 깔끔한 글씨체로 문제풀이와 함께 설명해주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장갑을 두고와 손이 빨개졌던 12월 겨울 등굣길에는 자신의 장갑을 끼워주기도 했다. 그리고 어떤 날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지만 비싸서 자주 못 먹는 수제 디저트를 사다주기도 했다.

 

 이런 일들은 무려 3년이나 계속 되었다. 계속 그녀를 보고 있지 않았다면 그렇게 제때 딱 맞춰 나타날 리 없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오직 그녀 한정이었다. 아무리 전교에서나 다른 학교에서 유명하다는 예쁜 여자애가 찾아와도 그는 냉담한 반응이었다.

 

 그는 항상 장난기가 가득하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면서도 행동에 거침이 없었지만, 선은 넘지 않았다. 관심 있는 것 외에는 무심했지만, 이상하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었다. 이제 막 20살 됐으면서 완성된 키와 외모를 가진 다 가진 남자. 하지만 그녀에게는 애증의 대상이었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반 배정을 받았을 때였다. 그녀의 짝이었던 신우는 낯선 환경에 엄마를 찾으며 울던 아이들과 달리 침착했다. 그녀를 괴롭히던 오빠들과는 차원이 다른, 하늘에서 이제 막 내려온 어린 천사 같았다. 비록 천사 옷과 날개는 없었지만 따뜻해 보이는 검은 니트와 고급스러운 검은 코트를 입은 그는 동화책에서 봤던 왕자님보다 멋있었다.

 

 하얗고 뽀얀 얼굴과 과장 조금 보태서 얼굴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동그랗고 커다란 까만 눈. 그 눈이 보기 좋은 반원으로 휘어지자 그녀는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잘 부탁해.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그녀에게 먼저 손을 내밀며 말을 걸어오던 목소리마저 천상의 악기처럼 기분좋게 귓가로 파고들었다. 그때는 정말 어이없게도 신우 뒤로 보이는 후광 때문에 그가 천사라고 확신했었다.

 

 하지만 그건 그녀의 큰 오산이었다. 천사인 줄 알았던 그는 중학생이 될 때까지 계속 유치한 장난을 치면서 그녀를 괴롭혔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잘해주기 전까지만 해도 그녀의 눈에 눈물 마를 날이 없게 했다.

 

 꽈악-

 

 ‘아야야...’

 

 교장 선생님께 받은 꽃다발과 상장을 품에 안은 손에 힘이 들어가자 잊고 있었던 손바닥의 상처가 아려왔다. 어제 신우와 사소한 이유로 말다툼을 하다가 넘어졌는데, 하필이면 손을 짚은 데가 유리 조각이 있던 바닥이었다. 꽤 깊이 박히는 바람에 결국 조퇴하고 응급실까지 다녀와야 했다.

 

 ‘왜 그러지? 무슨 일 있나? 이젠 졸업하면 자주 못 볼 텐데.’

 

 그 일 이후로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못해 신우가 계속 신경 쓰였다. 졸업식인데도 가족 없이 있는 모습과 기분이 가라앉은 듯한 표정이 눈에 거슬렸지만 애써 외면했는데. 이대로 싸운 것도 풀지 못하고 헤어져야 하는 걸까.

 

 “아! 도대체 뭐냐고. 신경 쓰이게!”

 “응? 방금 뭐라고 했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하.”

 

 생각이 입 밖으로 나와버렸지만 대충 얼버무렸다. 가족들이 모여 기분이 좋으신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배고프지? 여보. 오늘은 지아랑 지완이 졸업식이니까 외식이나 할까.”

 

 지아의 쌍둥이 오빠 지완은 같이 사진찍자는 여자 후배들을 피해 어느새 차에 들어와 있었다.

 

 “어머! 좋아요. 오랜만에 드라이브도 해요. 뭐 드시고 싶어요?”

 

 ‘졸업한 사람은 나랑 지완이인데 왜 아빠한테 드시고 싶은 걸 물어봐요...’

 

 당신이 먹고 싶은 게 내가 먹고 싶은 거라며 자식들 앞에서 하트를 마구 날리시는 부모님 앞으로 첫째 오빠 지석의 짜증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외식이요? 전 이만 빠지면 안 되요?”

 

 둘째 오빠 지성이 어제 술 마시고 들어와 기절해있는 바람에 데이트도 미루고 운전을 하게 되서 귀찮은 건 알겠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래도 동생 졸업식인데 저렇게 싫은 티를 내야 할까?

 

 “무슨 소리야! 넌 운전해야지.”

 

 엄마의 말에 지석이 인상을 팍 쓰며 작은 반항을 했지만, 주위를 둘러보더니 결국 침묵했다. 면허는 땄지만, 운전 경험이 없는 지아와 지완, 고3 올라가는 지아 바로 아래 동생 지호, 그리고 마지막으로 늦둥이 쌍둥이 동생 성현과 성민까지. 사이좋은 부모님을 둔 집안 장남의 숙명이었다. 그때 지아는 갑자기 뭔가 중요한 것을 놓고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빠. 저 교실에 잠깐 다녀올게요. 중요한 걸 놓고 왔어요.”

 “그래. 그럼 얼른 가지고 와라.”

 “야! 너 빨리와. 나 약속있다고. 늦게 오면 죽는다.”

 

 ‘여자친구한테 하는 것에 반이라도 나한테 잘했으면 분명 업고 다녔을 거야.’

 

 지아는 짜증내는 지석을 째려보다가 차에서 내렸다. 친구들끼리 주고받았던 롤링 페이퍼와 선물이 어디 있는지 기억을 되짚어보다가 교실로 향했다.

 

 ***

 

 텅 빈 3-4 교실. 졸업식도 끝나고 사람들도 다 가버려 정적만 흘렀다. 이제 막 소년티를 벗은 한 남자 혼자 한 책상 앞자리 의자에 거꾸로 앉아 책상에 기대어 있었다. 양옆으로 벌린 긴 다리를 안으로 어정쩡하게 접은 불편한 자세였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흔하게 입는 검은 코트와 교복조차 고급 정장을 입은 귀공자처럼 보이게 만드는 남자. 신우였다. 그는 그 자리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쓰다듬다가 아주 가끔 혼자 웃기도 했다. 그 모습이 즐거운 것 같으면서도 왠지 모르게 쓸쓸해 보였다. 책상 주인과의 추억을 떠올리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그는 한참 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그때 조용한 복도에서 또각또각 구두 소리와 함께 닫혀 있었던 교실의 문이 열렸다. 신우가 이 교실에 계속 떠날 수 없게 만들었던 자리의 주인공이었다.

 

 ***

 

 ‘뭐야? 저 녀석이 저기에 왜 앉아있어?’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교실의 문을 열자마자 눈이 마주친 예상외의 인물 때문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하필이면 지금은 제일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 이신우였다.

 

 그 역시도 이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눈이 커졌다. 잠깐의 침묵이 이어졌다. 어색함을 견디지 못한 지아가 먼저 그의 눈을 외면하며 입을 열었다.

 

 “너 여기서 혼자 뭐해? 부모님은?”

 “내가 오시지 말라고 했어.”

 “왜? 잠깐이라도 왔다 가시지.”

 “지금 세계여행 중이셔. 캐나다에 계신다던데.”

 

 이런 일이 흔하게 있는 듯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신우. 묘하게 동질감이 느껴졌다.

 

 “너는 왜 아직 안 갔어?”

 “두고 간 게 있어서.”

 

 지아가 가리킨 손끝에는 책상 옆 고리에 걸려있던 쇼핑백이 있었다. 하지만 신우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다. 뭔가를 본 신우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뭘 가지러 왔는지 알면 좀 주지. 사람 손 민망하게.‘

 

 직접 가져가는 게 빠를 것 같아 손을 뻗었다. 하지만…

 

 “미안한데 다리 좀 치워줄래?”

 

 신우의 긴 다리의 방해로 잘 잡히지 않았다. 다리 길다고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뭘 보고 있는 거야? 신우의 시선은 붕대가 감긴 지아의 손에 닿아있었다.

 

 “많이 다쳤냐?”

 

 커다랗고 따뜻한 신우의 손이 지아의 다친 손을 감쌌다.

 

 “흉지는 거 아니야?”

 “손? 그렇게 심한 건 아니야. 당분간은 물이 닿지 않게 조심해야 되지만.”

 

 지아의 손을 감싼 그의 손이 조심스러웠다. 이상한 기분에 빼려고 했지만 쉽게 놔주지 않았다.

 

 “놔줘. 이제 가야돼.”

 

 신우의 손에 힘이 스르륵 빠졌고, 그 사이 쇼핑백을 챙긴 지아가 말했다.

 

 “운이 나빴던 것뿐이야. 넘어진 자리에 하필 유리 조각이 있어서 다친 거고. 네 탓 아니니까 너무 신경 쓰지마.”

 “…….”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마지막 날까지 안 좋게 헤어지는 건 아닌 것 같았어. 졸업하면 학교보다는 자주 못 보는데 오해한 채로 안 좋게 마무리하는 건 좀 그렇잖아.”

 “…….”

 “물론 같은 동네니까 오다가다 볼 수도 있고, 또 연락하면 되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얼굴 보고 얘기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갈게.”

 

 당황한 지아가 횡설수설하다가 가려고 할 때였다. 신우가 지아의 잡은 손을 끌어당기더니 벽 쪽으로 돌려세웠다.

 

 “뭐하는 거야?”

 “좋아해.”

 

 그의 중저음 목소리가 지아의 귓가에 내리박혔다. 지금 뭐라고 했어?

 

 아무도 없는 텅 빈 교실에서의 단 세 글자는 너무나도 또렷하게 그녀에게 전달되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은 지아는 눈동자가 커진 채 신우를 바라보기만 했다.

 

 “내가 너 좋아하고 있다고. 처음 본 순간부터 단 하루도 변함없이.”

 

 ‘내가 지금 뭘 들은 거지?’

 

 이내 그의 숨소리가 느껴질 만큼 얼굴이 가까워졌다. 벽으로 최대한 가까이 붙어봤지만 더이상 피할 수 없었다. 지아는 숨 쉬는 것을 멈춰버렸다.

 

 “어제 네가 이렇게 갑자기 가까이 다가왔을 때 미친 듯이 뛰는 내 심장 소리가 너한테 들릴 것 같았어.”

 

 지아는 지금 자신이 들은 소리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누가 누굴 좋아한다고?

 

 “그리고 그동안 너한테…”

 “잠깐만. 너 왜 그래? 어디 아파?”

 “나 지극히 정상인데. 아! 네가 좋아서 미치겠는 거 보면 정상이 아닌 건가?”

 “이신우. 네가 어제 일 때문에 나한테 화난 건 아는데 화풀이를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되지.”

 “화풀이? 내가 지금 너한테 화풀이 하는 걸로 보여?”

 “아니야?”

 “그럼 이것도?”

 

 갑자기 신우의 얼굴이 지아의 얼굴 가까이 다가왔다.

 

 ‘으아아… 닿는다… 닿는다…’

 

 그의 입술이 지아 입술에 닿으려는 순간 지아는 질끈 눈을 감았다. 말랑말랑하고 마쉬멜로우 같이 부드러운 신우의 입술이 지아의 입술에 가볍게 촉 닿았다가 떨어졌다. 하지만 다시 지아의 입술을 집어삼키듯 거세게 빨아들였다. 숨 쉬는 것을 잊은 지아는 점점 정신이 혼미해질 무렵 신우의 입술이 떨어졌고, 다리가 풀려서 주저앉으려고 하자 지아를 잡아 주었다.

 

 "숨 쉬어야지. 키스하다가 죽으면 어쩌려고."

 "어떻게 숨 쉬어야 하는 건데?"

 "글쎄… 많이 해보면 익숙해 지려나?"

 “뭐어? 너 자꾸 장난칠 거야?”

 “장난 아니라고 했지?”

 

 신우는 다시 한 번 지아를 천천히 꽉 끌어안으며 속삭였다.

 

 "들려? 내 심장 소리."

 "응?"

 “못 믿겠다며. 이게 증거라고. 너를 안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미친놈이 제멋대로 날뛰고 있잖아.”

 

 그 녀석은 잔뜩 붉어진 얼굴로 지아를 바라보고 있었다. 날 정말로 좋아한다고??

 

 "거짓…”

 “한 번만 더 못 믿는다고 하면 다시 확인시켜준다.”

 

 신우의 말에 깜짝 놀라 입을 다물었다.

 

 “근데 너무 의외여서. 네가 나 싫어하는 줄 알았거든. 사실 나는…”

 “지금 바로 대답 안 해도 돼. 당황스럽고 못 믿는 거 알아.”

 “응.”

 “시간이 오래 걸려도 돼. 다시 한 번 네 마음 생각해보고, 고민도 해보고 확신할 수 있을 때… 그때 대답해줄래? 언제까지라도 기다릴게.”

 “응…”

 “다만 내 마음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는 말아주라.”

 

 지아를 끌어안은 신우의 몸이 조금씩 떨리는 게 느껴졌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진심과 간절함이 묻어나왔다.

 

 “응. 그럴게.”

 “고마워.”

 

 그 미소였다. 어렸을 때 천사인 줄 알았던 환하고 예쁜 눈웃음. 신우는 지아를 꼭 한 번 꽉 끌어안더니 지아의 양팔을 잡고 밀어냈다.

 

 “이제 가봐야지. 가족들이 기다린다며.”

 “알았어. 갈게.”

 “응. 지아야!”

 “응?”

 “아니야. 졸업 축하해.”

 “응. 너도.”

 

 지아를 계속 지켜보던 신우는 그녀가 완전히 사라져 버리자 조용히 중얼거렸다.

 

 “안녕. 잘 지내.”

 

 ***

 

 인천 국제공항.

 

 멀리에서 봐도 빛이 나는 두 남자가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탑승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두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얼굴이 붉어졌지만, 사람들의 시선에 상관없이 갈 길만 가고 있었다.

 

 “3번 게이트로 가시면 됩니다.”

 “그래요?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군요. 그나저나 형까지 같이 가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전 어디까지나 감시역할입니다.”

 

 차갑게 말했지만, 신우는 잘 알고 있었다. 앞으로 그… 태영에게 많은 도움을 받을 거라는 것을.

 

 “그러시겠죠. 어쨌든 든든하네요. 근데 언제까지 존댓말 할 거예요? 자꾸 이렇게 선 그을 거예요?”

 “…알았어. 대신 둘만 있을 때 뿐이야.”

 “이제야 형 같네. 출국시간까지는 얼마나 남았어?”

 “10분 정도는 여유있어.”

 “그럼 나 마지막으로 전화 한 통만 하고 올게.”

 “그래. 자리 비켜줄게.”

 

 혼자가 된 신우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다렸다는 듯 통화음이 한 번이 채 울리기도 전에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나야. 지금 공항. 이제 10분 후에 출국할 거야.”

 

 신우의 말을 들은 누군가는 잠시 말이 없다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네. 대화 잘 했어요?]

 “하고 싶은 말은 다 했어. 대화도 못 하고 가게 될 줄 알았거든.”

 [잘 가고 나중에 꼭 다시 봐요.]

 “그래. 그동안 지아 잘 부탁한다.”

 [말 안 해도 알아서 잘 할 테니까 형이나 걱정해요.]

 

 그의 말에 가볍게 웃은 신우는 멀리서 태영이 곧 들어가야 한다는 수신호를 보낸다. 알았다는 의미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만 믿고 있을게. 이만 끊어야겠다. 너도 잘 지내고.”

 [네. 잠깐만요.]

 “…….”

 [근데 진짜 말 안 해도 괜찮아요? 알게 되면 많이 실망할텐데.]

 “안 하는 게 나아.”

 

 전화 속에서 작은 한숨 소리가 느껴졌다.

 

 “이만 끊는다.”

 

 잠시 후 미국행 여객기가 하늘로 힘차게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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