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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매버릭(maverick).
작가 : 박재영
작품등록일 : 2016.3.29

<원래 바둑에는 천지 방원(方圓)의 상징, 음양의 이치, 성신(星辰) 집산의 질서가 담겨있다. 또한 비와 구름의 변화, 산하(山河) 기복의 형세는 물론 세상사의 흥망, 일신의 성쇠 등 무릇 그 속에 비유되지 않는 것이 없다.
바둑은 또한 행함에 있어 인(仁)으로, 결정하는데 지(智)로, 거두는 데 예(禮)로써 한다.
이러하니 범백(凡百)의 다른 기예를 어찌 감히 바둑과 비교할 수 있으랴.
···현현기경(玄玄碁經) 중에서.>

 
13화.고대(古代)의 바둑2.
작성일 : 16-04-02 16:48     조회 : 714     추천 : 0     분량 : 2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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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화.

 고대(古代)의 바둑2.

 

 

 --어디에 가면 고수들을 만나 바둑을 둘 수 있습니까?

 ····바둑 고수들이 많은 곳은 당연히 위기주읍(圍碁州邑)이 아니겠는가?

 --위기주읍이요?

 ····바둑고수들을 상주시키며 후인들을 양성하고 바둑을 연구하게 만든 관청이네.

 --관부에서 바둑연구를 주도한단 말입니까?

 ···송대에는 각 성 마다 하나씩 있었다고 했는데 황조가 바뀔 때마다 부침이 심해 때로는 늘어났다가 때로는 줄어들었다 하면서 지금은 몇 군데 성에만 남아 있는 형편이네.

 --가장 가까운 위기주읍은 어디입니까?

 ····하북(河北) 무주(武州)이네. 위기주읍 중에서는 그곳이 가장 규모도 크고 활기차지.

 --그렇다면 당대에 가장 강한 바둑 고수들로는 어떤 사람들이 있습니까?

 ····당연히 구중천(九重天)이라 불리는 아홉 명의 고수가 최강자들이지.

 

 바둑은 이미 세판 째로 접어들고 있었다.

 한판에 반 시진 정도이니 속기바둑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그 시간마저도 대부분 청의노인이 잡아먹는 시간이었다.

 도민우는 그저 청의노인이 두는 대로 손 따라 가며 대응하다가 수읽기가 복잡해지는 수를 만나서야 잠시 생각하는 정도였다.

 “구중천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뭐 아홉 명 전체를 통칭해서 구중천이라고는 하지만 기실 상위 네 명과 나머지 다섯을 비교할 수는 없네. 그러니까 에···”

 청의노인은 술 생각이 나는 지 입맛을 다셨다.

 하지만 맑은 정신으로 바둑을 두고 싶어서인지 참는 기색이 역력했다.

 “술은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더 마시지 않겠네. 소협과 같은 고수를 만났는데 대취해서 바둑을 망쳐 놓는다면 아마 난 평생 후회할 것이네.”

 도민우가 웃으며 입을 열자 청의노인이 정색했다.

 청의노인은 바로 옆에 있는 새 술병을 아쉽다는 듯 한번 힐끔 바라 본 후 말을 이었다.

 “구중천중 상위 네 명을 일어 사대금천(四大禁天)이라 부르네.”

 “감히 넘볼 수 없는 경지라는 겁니까?”

 “그렇지.”

 “정말 대단한 고수들인 모양이군요.”

 도민우는 바둑 두는 것도 잊은 채 눈을 빛내며 청의노인을 바라보았다.

 청의노인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대단하지. 아암! 대단하고말고!”

 

 구중천은 일신(一神), 일마(一魔), 이왕(二王), 오종(五宗)으로 구분되는 바···

 그중 일신은 지난 이십년 간 바둑 황제로 군림해온 인물이었다.

 기풍이 경쾌하고 화려해 흔히 바람에 비유된다.

 하지만 오년 전부터 내제자인 암왕(暗王)에게 각종 기전의 왕좌 자리를 하나둘씩 빼앗기게 되자 기풍을 바꿔 엄청난 싸움바둑이 되는 바람에 전신(戰神)이라는 외호로 불리기 시작한다.

 

 실존하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청의노인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전설적인 인물들로 비쳐지고 있는 듯 이야기를 마치 전설이나 신화처럼 풀어내는 바람에 듣는 사람으로서는 흥미진진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렇다면 일마는 어떤 사람입니까?”

 “오나라의 주유가 하늘은 왜 나를 낳고 또 제갈공명을 낳았는가 하고 탄식했다는 말을 알고 있는가?”

 “예.”

 “일신과 일마의 관계를 한마디로 줄인다면 바로 그것과 똑같네. 지난 이십여 년 동안 일마는 항상 일신에게 가로막혀 정상 문턱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네.”

 “아··· 그랬군요.”

 도민우의 뇌리로 문득 현대 한국바둑에서의 전설적인 두 고수의 이야기가 스쳐갔다.

 비로 조훈현과 서봉수였다.

 청의노인의 말이 이어졌다.

 “스승도 없이 여기저기 저자거리에서 배운 낭인바둑으로 이인자의 자리까지 꿰차고 올라간 대단한 기객. 그게 바로 일마이네.”

 “그 아래 이왕 중 한 명인 암왕이 일신의 내제라는 건 조금 전에 말씀하셔서 알겠는데 이왕 중 나머지 한명은 어떤 사람입니까?”

 “장강후랑퇴전랑이라··· 새롭게 치고 올라오는 후기지수 중에서 가장 강한 고수이네. 그 용모와 기풍이 봄바람에 흩날리는 매화꽃잎처럼 화사하다고 해서 화왕(花王)이라고 불리네.”

 “아···!”

 

 술이 있고 달빛이 있고 바둑이 있었다.

 망우청락(忘憂淸樂)이라···

 바둑을 일러 근심을 잊고 모든 사념을 지운 채 즐긴다 하여 망우청락이라 하니 뉘라서 그 말을 부인할 수 있겠는가.

 전설 같기만 한 바둑세계의 이야기가 하나씩 풀려나오자 도민우는 마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할머니의 이야기 속에 빠져드는 손자처럼 열중했다.

 이미 잠을 자는 건 포기한 상태였다.

 도민우로서는 하룻밤이 아니라 삼사일을 잠을 못 잔다고 해도 결코 이 순간을 놓칠 수 없는 기분이었다.

 표화문의 제자인 청의노인은 한편으로 바둑을 두며 한편으로는 쉬지 않고 바둑에 대해 들려주었다.

 그는 당대의 고수들만이 아니라 고대의 고수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는데 바로 상산사호(商山四皓)와 십팔학사(十八學士)에 관한 이야기였다.

 

 고대에도 바둑시합은 존재하고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권위가 있는 기전은 황실에서 개최하는 태미원전(太微垣戰)과 자미원전(紫微垣戰)이었다.

 5년마다 개최되는 태미원전은 관에 출사한 사람이나 그 자제들만이 참가할 수 있는 기전으로 우승자는 황사(皇師)로 발탁되는 특전을 누린다. 그에 반해 자미원전은 일반인들도 참가할 수 있는 기전으로 규모면에서는 오히려 태미원전을 능가했다.

 그 밖에 상계에서 개최하는 기전 중 규모가 가장 큰 기전은 태화상련(太和商聯)에서 개최하는 능운전(凌雲戰)이 있었다.

 능운(凌雲)이라 함은 신선이 되려는 뜻을 품었다는 의미이니 바둑 기전의 명칭도 제법 그럴듯했다.

 이 밖에 무림에서 개최하는 바둑대회도 있었는데 대부분 각성(省)의 패주들이 자신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개최하는 대회로 그 규모와 종류가 다양했다.

 

 고대의 바둑세계에 대해 알아갈수록 도민우의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기전의 규모나 수효도 현대바둑계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바둑고수들도 현대의 프로기사들보다 많으면 많았지 결코 적지 않을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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