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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5colors, 날 반 미치게 하는너
작가 : 자유론
작품등록일 : 2020.7.11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우주대스타 오색조(五色鳥)

[미친, 팔색조도 아니고 오색조는 뭐냐? 설마 다섯 명이라고 오색조는 아니지?]
[아무리 아이돌 전성시대라지만, 살다살다 새 컨샙은 처음 보네요. 설마 비둘기도 있나요?]

이름부터 병맛미 넘치는 그들이 처음 데뷔했을 때 쏟아지는 반응은 처참했다. 그런 그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 여자들에게 농익은 남자의 매력을 선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5년. 긴 시절을 조류돌이라 불리며 가요계의 놀림을 받던 그들은, 어느새 OSJ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호령하며 아이돌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들의 찬란한 빛에 이끌린 돈 겁나 많은 빠순이, 박순희와 그녀의 친구 정신과 의사 정시나가 우연히 우주대스타 오색조와 엮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들!

이메일: pusin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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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16 23:59     조회 : 279     추천 : 0     분량 : 4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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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해 마시죠. 우연히 고개를 돌렸는데, 그쪽 표정이 보인 거니까.”

 

 서늘한 시선이 당장이라도 자신을 베어버릴 듯 날카로웠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무례해도 되는 건가. 하지만 괜히 발끈하여 이런 공공장소에서 꼴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싶진 않았다.

 

  ‘그래, 나 정신과 의사야. 마음이 아픈 사람이랑 싸우면 안 되지.’ 그렇게 치솟는 불쾌함을 마치 넘치기 직전의 쓰레기봉투를 밟아 누르듯 꾸욱 꾸욱 억눌렀다. 그리곤 제 딴에는 여유로운 미소를 장착한 고개를 느릿하게 주억였다.

 

 “아 ~ 예. 뭐 그렇다고 치고, 제 표정이 뭐 어때서요?”

 

 시나는 몰랐다. 그런 제 표정이 얼마나 밥맛이 없는지. 강찬의 표정은 이제 아예 싸늘하게 굳어버렸다. 아니 모자 아래로 잘 보이지 않지만, 미간에 더 짙은 그늘이 진 것 같기도 했다. 그는 냉기어린 눈으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굉장히 떨떠름해 보이죠. 마치 사람을 위에서 내려다보듯.”

 

 천천히 내뱉은 말들엔 충분한 적의가 느껴졌다. 시나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눈앞의 남자를 훑었다. 행색을 보아하니 딱히 어디 아픈 사람 같지는 않은데.

 

 “아 그렇게 보였군요. 제가 워낙에 도도해 보인다는 소리를 좀 들어서. 그 부분에 대해선 사과드리죠.”

 “남을 내려다보는 시선이, 그쪽이 말하는 도도인가.”

 

 진짜 뭐지. 이 미친놈은? 정신과 의사가 나발이고, 이 인간이 내 환자도 아닌데, 아니 깨놓고 내가 치료할 사람은 마음이 다친 사람이잖아. 내가 싸가지까지 치료해야해? 이런 생각까지 미치자 시나의 미간이 급격히 좁혀졌다. 강찬은 얼굴을 종이짝 구기듯 찌푸리며 몸을 일으키는 이나를 잠자코 바라보고만 있었다.

 

 “저기요. 아까부터 굉장히 시비조인데, 우리 오늘 처음 보는 사이 아닌가요? 그냥 영상 보는데 애들이 하도 짠하고 불쌍하고 안타까워서 나도 모르게 표정이 뭐 어떻게 변한 거 같은데 뭐 그게 잘못됐어요? 하 참나. 난 왜 이걸 또 설명하고 있니.”

  “…불쌍하다고?”

  “이게 아까부터 격 떨어지게 계속 반말 찍찍대네. 어! 팬들 사랑 받아보겠다고 용쓰는 그 몸부림이 불쌍하다 왜? 너같이 인성 글러먹은 놈들은 번외로 치고, 내가 봤을 때 오색조들은 애들이 참 괜찮거든. 그냥 존재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사람들이 왜 저렇게 남의 사랑 받아보겠다고 아등바등하는 건지 이해가 안 돼 나한테는. 됐냐?”

 

 한껏 치켜올라간 눈이 사정없이 쏘아보거 있는 꼴을 보고 있자니 기가 막혔다. 사람을 그따위로 쳐다보는 주제에 정말 자신이 얼마나 기분 나쁘게 사람을 쳐다보는지 모르는 걸까? 강찬의 잇새로 실소가 새어나왔다.

 

 사랑받기 위함이 아니었다. 고작 그런 이유였다면, 그 좌절과 절망속에서 버텨낼 수 없었을 거다. 누군가의 사랑을 갈구하는 그런 수동적인 형태의 몸부림이 아니었다. 우리의 노래로, 우리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너는 뭐든 할 수 있다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는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런 마음으로 그 긴 오랜 시간을 누구 하나 나가떨어지지 않고 이를 악물고 버텨왔다. 언젠가 찬란히 빛날 그 날을, 캄캄한 터널 끝에서 쏟아지는 그 희망 한줄기에 의지한 채로. 그런데 그 노력을, 그 아픈 날들을 단지 결핍으로 치부해?

 

 “당신…. 정말 오만하네.”

  “뭐 오만?”

  “알지도 못하는 주제에 다 안다는 듯 함부로 지껄이지 마.”

 “뭐? 하, 진짜. 이.보.세.요. 당신 아까부터 굉장히 도라이 같은 거 아세요? 보아하니 연예인 지망생 같은데, 이딴 인성 갖고 사랑받기는 글러먹은 거 같네요. 뭐 어떤 가식적인 모습으로 팬들을 구워삶을 진 모르겠지만.”

 

 시나는 비딱하게 서 온 힘을 다해 그를 쏘아보았다. 어째서 자신이 이렇게까지 신경이 곤두서있는지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온 마음이 밀려오는 짜증으로 일렁댔다. 그래서일까 비틀린 말들이 자꾸만 신랄하게 튀어나온다.

 

  “아 어차피 그냥 돈줄로 밖에 안보여서 내가 이렇게 말해도 별 마음 안 드나? 와, 그 팬들 진짜 불쌍하다. 자기 우상이 이딴 사람인 거 알면 속상들 하겠어. 이보세요. 괜히 불쌍한 여자들 그쪽 가짜 모습에 속아 팬질하지 않게 그쪽 꿈을 집어치우시는 건 어때요? 나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정말 싫었다. 얼굴 믿고 오만하게 구는 녀석들을 보면 절로 학창시절의 세한을 떠올리게 했다. 아까까지 가시를 세우고 있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머리로 피가 차오르는 느낌이다. 하지만 어째서 이 사람에게 이렇게까지 모욕적인 말을 쏟아내는 걸까.

 

 할말을 다 하고 나니, 갑자기 이성이라도 돌아 온 걸까? 투사라는 잘못된 방어기제를 사용하고 있는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미숙한 방어기제로 이미 자신은 그저 상대를 모욕하기 위해 벼려질 대로 벼려진 무기 같았다. 어쩌면 너무했을지도. 민망함에 시나는 “수고하시죠.” 하고 황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사과해.”

 

 묵직하게 제 등 뒤에서 꽂아내리는 그 말에 시나는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사과? 분명 자신이 미숙했고, 저 사람에게 심하게 말한 것도 사실이었지만, 자신이 그렇게 하도록 만든 건 저 시건방진 녀석이었다.

 

 순간 제 미간이 마뜩지 않다는 듯 일그러짐을 느꼈다. 사과한다면, 저 녀석은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겠지. 시나는 제 발목을 부여잡고 있는 알 수 없는 분위기를 뿌리치듯 끊어내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 순간, 엄청난 악력이 시나의 가녀린 팔을 낚아채듯 붙잡아 돌려세웠다. 곧게 흘러내린 검은 머리가 흩뿌려지듯 흩날렸다. 눈앞에 강한 감정으로 일렁이고 있는 한남자의 눈동자가 보였다. 시나는 붙잡힌 자신의 팔과 그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이거 안 놔?”

 “당장 사과해.”

 “뭐? 사과? 나참. 기가 막혀서. 사과는 네가 먼저 해야지. 이게 얻다 대고 사과 타령이야.”

 

  붙잡힌 팔에 찌르르 하고 통증이 번져갔다. 아무리 힘을 준다한들, 뿌리치기 싶지 않을 것 같았다. 전시관의 종료시간이 임박해졌는지 한 무리의 여성들이 우루루 출구 쪽으로 빠져나왔다. 그녀들은 출구 근처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시나와 강찬을 의아하게 바라보며 출구 반대편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사람들이 오구오구 해주니까 네가 뭐라도 되는 거 같지? 소리 지르기 전에 이거 놔라.”

  “나 욕하는 건 참아도, 내 팬들 욕하는 거 나 절대 못 참아.”

 “참나. 꼴에 팬은 있나 보지? 네 팬들 욕 먹이기 싫으면 너부터 잘해. 그 가수에 그 팬 소리 듣게 하기 싫으면.”

 

 순간 남자의 눈빛이 초점을 잃고 흐려졌다. 그리고 붙잡은 손의 힘이 조금씩 빠져나감이 느껴졌다. 시나는 이때다 싶어 그의 손을 뿌리쳤다. 팔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아마 내일이 되면 벌겋게 퉁퉁 부어오를 것이다.

 

 “난 너같이 얼굴 반반해서 지가 뭐라도 되는 줄 아는 새끼들이 제일 짜증나. 그니까 꼴값 그만 떨어. 그런 거 받아줄 만큼 얼빠 아니니까. 너 한번만 나 붙잡으면, 그땐 정말 가만 안있을 줄 알아. 알았어?”

 

  멀어져가는 시나를 보고 있자니 점점 숨 쉬는 게 불편해졌다. 처음엔 화가 나서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일순 모든 것들이 낯설게만 느껴진다. 꽉진 주먹에서 계속해서 베나오는 축축한 땀이, 그 시절과 똑같았다.

 

  팬들이 하나둘 전시회장 밖을 빠져나오자 강찬은 혹여라도 이런 모습을 들킬까 싶어 황급히 몸을 돌렸다. 조금씩 숨이 거칠어지기 시작하자, 강찬은 황급히 주머니를 뒤져 휴대폰을 꺼내 메니저 태식에게 전화를 걸었다. 점점 세상이 표백되어 가는 듯, 이질감에 정신을 놓을 듯한 느낌이 든 그 순간, 태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1층 로비에 도착한 시나는 분이 풀리지 않아 씩씩거리고 있는 참이었다. 마음 같아선 뭔가 시원하게 걷어차 버리고 싶지만, 이 건물에서 그러한 행동은 어울리지 않을 터였다. 혼자 분을 삭히며 얼얼한 팔을 털어내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는 그때, 로비에서 한 남자가 천천히 들어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뭐야 전시관 곧 끝나는데. 하고 중얼거리는 시나는 이 남자도 굉장히 눈에 익는다는 걸 깨달았다. 어제 TV에서 오색조 매니저로 나온 그 사람인가? 연예인과 매니저의 하루를 보여주는 포맷의 예능에서 봤던 기억이 났다.

 

 편한 옷차림의 남자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남자의 주머니에서 오색조의 활동곡이 흘러나왔다. 자켓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들어 발신인을 확인한 남자의 얼굴에 따스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통화버튼을 누르고는 다정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어 찬아. 다 봤어?”

 

 찬아? 강찬 말하는 건가. 역시 오색조 매니저 맞네. 근데 전시회 다 끝날 시간에 여긴 왜 왔대. 아 사람들이 없을 때 와서 전시회가 어떤가 보려고 온 건가.

 

 갑자기 남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튀어 오르듯 울려퍼졌다.

 

 “여보세요? 찬아! 너 어디야!”

 

 그리곤 이내 낯빛이 새하얗게 질려갔다. 정신없이 좌우를 두리번 거리던 남자는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뭐야…? 무슨 일인데? 순간 시나의 뇌리를 스치는 한 남자. 어째서 아까 그 재수 없는 놈이 떠오르는 거지? 설마 걔가 강찬?

 

 시나가 황급히 고개를 돌리자 남자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는 한참을 허둥대다 마음을 바꿔 먹었는지 비상구 쪽으로 달려갔다. 아무래도 계단을 타고 올라가려는 생각인 듯했다. 아니 걔가 어디 있는 줄 알고!

 

 “이, 이봐요!”

 

 시나가 큰소리로 불렀지만 들리지 않는 듯 했다. 비상구 손잡이를 돌리려던 태식이 그제서야 뒤를 돌아봤다. 초조함에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눈, 치켜 올라간 어깨. 평소 매사에 여유로운 태식을 알던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모습이었다.

 

 “10층이요! 10층!”

 

 남자는 처음엔 시나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더니 이내 고개를 까닥였다. 그리곤 다시 한 번 내려오고 있는 엘리베이터의 층수를 확인하고는, 입술을 비틀어 깨물고 황급히 비상문을 박차고 뛰어올라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있는 게 분명했다. 만약 아까 그 재수 없는 어린 놈이 강찬이라면, 그리고 강찬에게 무슨 일이 생겼더라면, 분명 거기에 시나 자신의 책임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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