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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천마, 이계로 강림하다
작가 : 휴고네뷸러
작품등록일 : 2020.9.10

선한 자는 되도록이면 건드리지 않되, 악한 자는 반드시 응징한다

 
깨어나다 [2], 암살을 사주하는 어머니
작성일 : 20-09-16 12:02     조회 : 303     추천 : 0     분량 : 3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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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암살을 사주하는 어머니

 

 

 

 영롱하게 내리쬐는 햇살 아래로.

 

 은빛 갑주를 입은 기사 수십명이 길게 늘어서 있다. 그들은 끝이 뾰족한 레이피어 검을 사선으로 치켜든 채 마치 개선문과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대, 대단해.’

 

 기사들의 앞에는 근 5일에 걸쳐 백작가에 도착한 에트라체가 서 있었다. 최소한의 시녀들만을 대동한 채 백작가에 도착한 그녀였다.

 

 “일동 도열!”

 

 기사들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검을 내렸다. 그들 사이에서 한 여인이 걸어나왔다. 요염한 걸음걸이, 화려한 치장이 인상적인 그녀는 밸로나 백작부인이었다.

 

 “호호호, 공주님, 백작가에 오신 걸 환영해요.”

 

 “성대한 환영 감사드려요, 부인.”

 

 “성대하다니요, 과찬에 부끄러워지네요. 미리 언질을 주셨으면 더 성대하게 준비했을 텐데.”

 

 “아니에요, 왕국 최고의 커티스 기사단이 환영해준 것만으로도 영광인 걸요.”

 

 밸로나가 손에 든 부채를 탁 폈다.

 

 “오호호호, 그렇죠? 사실 커티스 기사단은 우리 백작가의 자랑이랍니다. 모두가 소드익스퍼트 중급에 들어섰지요.”

 

 에트라체는 밸로나의 뒤를 따라 속으로 크게 감탄했다. 소드 익스퍼트 중급은 왕국 전역을 통틀어봐도 채 200명이 되지 않았다. 그런 귀하디 귀한 인재를 수십이나 보유한 윈더러트 백작가. 에트라체는 왜 윈더러트 백작가가 크로아 왕국의 검이라 불리는 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이쪽이에요, 공주님.”

 

 에트라체는 밸로나를 따라 숲길로 들어섰다. 고풍스런 대저택으로 걸음을 옮겼다. 시녀들이 만든 길을 따라 대저택의 알현실에 도착했다.

 

 짝—

 

 밸로나가 박수를 치자 시녀들이 차를 대령했다. 밸로나가 차를 음미하며 말했다.

 

 “으음~ 결혼식에서의 일은 정말 죄송하게 됐어요. 루인 그 놈이 그렇게 행동할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에트라체가 찻잔을 들며 말했다.

 

 “아니에요, 부인. 부인이 죄송해하실 필요는 없어요. 사실 결혼이라는 게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잖아요. 전 오히려 결혼하지 않아서 잘됐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저도 내키지 않았으니까요.”

 

 “호호호,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십년 묶은 체증이 내려가네요.”

 

 “혹시라도 신경쓰고 계셨다면 잊어주세요. 저는 벌써 다 잊었는걸요.”

 

 에트라체는 찻잔을 조심히 내려놓았다. 여전히 차를 음미하는 밸로나를 넌지시 바라보다 말했다.

 

 “결혼은 이제 물 건너간 듯 보여요. 그렇죠?”

 

 “공주님이 생각하시기에도 그런가요?”

 

 “네. 백작부인 그래서 말인데요. 부인과의 비밀 거래.”

 

 순간 에트라체는 말문을 닫았다. 밸로나가 찻잔을 내려놓으면서 낸 날카로운 소리 때문이었다. 밸로나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거래라니요? 저희가 거래한 게 있었나요?”

 

 “네?”

 

 “약속이라면 공주님과 하나 했었던 거 같긴 한데….”

 

 “아, 맞아요. 부인과의 비밀 약속.”

 

 “비밀 약속이라니요. 그냥 약속이지요. 혼동하지 마세요, 공주님.”

 

 밸로나의 날카로운 시선에 에트라체는 심장이 두근두근거렸다. 찻잔을 급히 들었다. 달콤한 차임에도 입 안 가득 쓴맛이 퍼져나갔다.

 

 “네, 네. 약, 약속이요. 제가 이렇게 온 이유는 부인과의 약속 때문이에요.”

 

 “말씀하세요, 공주님.”

 

 에트라체가 드레스를 꽉 붙잡았다. 주먹을 쥐며 의지를 다졌다. 살짝 웃는 밸로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의 약속은 유효한거죠?”

 

 밸로나가 씩 웃었다.

 

 “물론이죠. 약속은 여전히 유효해요. 다만 현 상태로는 제대로된 지원을 해드리기는 어렵네요.”

 

 “네?”

 

 밸로나의 말에 에트라체는 급격히 당황했다. 백작가의 지원을 얻지 못한다면 여왕은 어림도 없었다. 현재 백작가의 눈치를 보고 있는 중도파가 상당했기에 백작가 없이 아르센 1황자를 이길 수 없었다.

 

 “저는 부인과의 약속을 분명히 이행했어요, 알고 계시죠?”

 

 밸로나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물론이죠, 저도 공주님이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신 걸 굉장히 고맙게 여기고 있답니다. 하지만 제가 부탁드린 건 루인을 백작가에 얼씬도 못하게 해달라는 거였어요. 근데 보세요, 루인이 아직도 백작가에 남아 있잖아요?”

 

 “하, 하지만… 이번 결혼식이 성사되지 않은 건 전적으로 루인에게 책임이 있는 거잖아요.”

 

 “맞아요, 공주님의 말씀 다 맞아요. 근데 보세요. 루인이 아직도 백작가에 남아있잖아요? 그렇지요?”

 

 말꼬리를 올리며 되묻는 그녀의 말에 에트라체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녀의 말은 엄밀히 말해서 틀리지 않았다.

 

 “공주님은 이걸 다행으로 아셔야 해요.”

 

 “네?”

 

 “만약 결혼식이 공주님으로 인해 깨졌다면 약속도 곧바로 깨졌을 거에요. 공주님의 책임이 없기에 약속은 그대로 유지되는 거지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지 않나요? 호호호.”

 

 밸로나가 소리내어 웃자 에트라체는 이를 꽉 깨물었다. 그녀의 행동은 일국의 공주 앞에서 보여줄 행동이 아니었다. 하지만 에트라체는 참아야만 했다. 지금 아쉬운 건 밸로나가 아닌 에트라체였다.

 

 “공주님.”

 

 밸로나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에트라체의 옆에 가 앉았다. 밸로나가 에트라체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왜, 왜 이러세요?”

 

 당황하는 에트라체에도 밸로나는 손을 풀지 않았다. 에트라체를 쳐다보는 밸로나의 눈빛이 점점 또렷해졌다. 그녀의 눈동자에 에트라체의 모습이 비칠 정도였다.

 

 “루인만, 루인만 없애주신다면 전폭적으로 지원해드릴께요.”

 

 밸로나의 얼굴이 서서히 에트라체의 귓가로 향했다. 밸로나가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꼭 결혼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답니다.”

 

 “네?”

 

 에트라체는 화들짝 놀라 밸로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밸로나는 개의치 않았다. 다시 한번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소근거렸다.

 

 “어떤 방법을 사용하시더라도 묵인해 드릴께요. 저는 루인이 죽어도 상관이 없답니다.”

 

 밸로나의 말에 에트라체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루인이 죽어도 상관없다니. 그말은 즉슨 암살자를 고용해 죽이라는 뜻과 같지 않은가!

 

 ‘어, 어떻게 자기 자식을.’

 

 에트라체는 밸로나의 말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루인이 백작가의 첫째부인인 로셀린의 피를 이어받긴 했어도 윈더러트 백작과 결혼한 이상 루인도 자식이었다.

 

 ‘말도 안돼.’

 

 근데 자기 아들을 내치려는 것으로도 모자라 암살을 사주하는 어머니라니! 에트라체의 상식 선에선 도저히 받아드릴 수 없는 일이었다. 에트라체는 당황한 것을 들키지 않으려 주먹을 꾹 쥐었다.

 

 “알, 알겠어요. 참고하도록 할께요.”

 

 “역시 차기 여왕폐하 답네요.”

 

 밸로나가 식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탁자 옆에 놓여있던 검은색 양산을 펴며 말했다.

 

 “호호호호, 혹시라도 어려운 일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세요. 공주님이 원하시는 만큼 성심성의껏 도와드릴께요.”

 

 “네. 시,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요. 저는 이만 가봐야겠어요.”

 

 에트라체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가다가 찻잔을 건드려 찻물이 쏟아진 것도 몰랐다. 그저 알현실을 도망치듯 나서며 벽에 몸을 기댈 뿐이었다.

 

 “휴우….”

 

 에트라체는 숨을 크게 내쉬었다.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연달아 숨을 쉬었다.

 

 “왜 이렇게 떨리는 거지? 진정해, 좀 진정하라고.”

 

 에트라체는 벽에 기대어 자신의 마음이 요동치는 이유를 곰곰히 따져보았다. 암살을 사주하는 밸로나의 말에 놀라긴 했지만 심장이 이렇게 뛸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

 

 자신의 마음이 이토록 복잡한 이유는 하나였다. 루인의 그 이상한 눈빛. 마치 누군가를 간절히 그리워하는 듯한… 뭔가 환희에 가득차 영롱하게 빛나던 그 눈빛.

 

 백작가에 온 이상 에트라체는 그 눈빛의 정체를 알아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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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황 20-10-20 10:20
 
오 막장!!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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