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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더 스트라드
작가 : NOAHSHIN
작품등록일 : 2020.9.3

"이진우 씨, 서울시향과의 계약은 파기하고 우리와 함께 하시죠."
관현악과 4학년, 첼리스트 이진우는 그렇게 초능력자 피아니스트 윤피에르의 손을 잡았다.

그의 곁에는 계약을 파기할만한 가치가 있는 저명한 실력파들이 있었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잉그램 에반스, 클래식계의 아이돌 서정아,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올리스트의 딸, 강예빈. 그리고 신예 첼리스트 이진우까지 손에 넣은 윤피에르는 자신이 모은 이 멤버들로 실내악단을 꾸렸다. 하지만 어딘가 맞지 않고, 불협화음만이 지속되는데...

초능력과 클래식, 사랑, 그리고 불협화음, 더 스트라드의 연주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4. 나중에 온 사람들
작성일 : 20-09-16 11:23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6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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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끼익, 차가 멈추는 소리가 나며 오버그라운드 엔터테인먼트 앞에 차 하나가 섰다. 그 특유의 주황색으로 전면이 칠해져 있는 걸 보아, 오버그라운드 앞에 멈춘 차는 택시로 보였다. 택시의 문이 열리고 한 여자를 내려주고 나서야 택시는 오버그라운드 앞을 벗어날 수 있었다. 여자는 얼굴을 가리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오버그라운드의 빌딩을 바라보았다. 빌딩의 높이를 따라 점점 올라다보는 그녀는 더 스트라드의 비올리스트, 강예빈이었다.

 

  “후!”

 

  예빈은 숨을 크게 내쉬고는 활짝 웃어보았다. 오늘은 더 스트라드 멤버들과의 첫 만남. 저 안에 들어가면, 자신을 기다리는 더 스트라드 멤버들이 있을 것이다. 적어도 계약기간인 2년간은 싫어도 보게 될 얼굴들이기에, 예빈은 그들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 처음부터 밉보이면 2년 동안 분명 험한 꼴 많이 볼 거니까. 예빈은 그것만은 싫었다.

 

  ‘가자!’

 

  속으로 크게 외치고 건물 안으로 잽싸게 들어갔다. 건물 안은 역시 국내 굴지의 기업, 고성답게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분위기의 인테리어였다. 누가 보면 연예기획사보다는 대기업 건물처럼 느껴질 것만 같았다.

  예빈은 이런 건물 안에서 자신이 연습하게 될 것에 큰 자부심이 느껴졌다. 마치 대기업에 처음 입사하게 된 신입사원처럼, 이곳을 신기하게 여기다가도, 제 집 마냥 당당하게 걸어 나갔다.

 

  “잠시,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

 

  게이트도 당당하게 들어가려고 했으나, 경호원들에게 붙잡혔다. 예빈의 길을 팔로 막은 경호원의 눈이 푸른색으로 빛나고 있었고, 그 옆에는 아무 말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호원이 있었다.

 

  “더 스트라드 일로 왔습니다. 더 스트라드의 강예빈입니다.”

  “신원이 확인될 때까지 기다려주십시오.”

 

  경호원의 눈은 더 강렬한 푸른빛을 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서 있던 조용한 경호원의 눈은 순식간에 빨간색과 푸른색이 섞인, 보랏빛을 내고 있었다.

 

  ‘처음부터 능력 쓴 놈은 분석계열 초능력자로 보이고, 얜 뭐지? 왜 보라색을 띄고 있는 거지?’

 

  처음부터 초능력을 쓴 경호원은 검사하듯이 예빈의 몸을 위아래로 훑으며 능력을 사용했기에 예빈은 그가 분석계열이라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보랏빛을 내고 있는 경호원은 대체 무슨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예빈은 경호원의 허락이 내려지기 전까지 기다리기 위해 조금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경호원이 가진 푸른빛의 눈동자는 곧 원래의 색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보랏빛의 눈동자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대체 뭐하는 초능력자기에 체력 아깝게 오랫동안 사용하는 걸까. 누군가와 연락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예빈의 뇌리에 스치자,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이 예빈의 동공이 커졌다.

 

  ‘아, 텔레파시, 정신교류계열 초능력자인가?’

 

  분명 그들은 신원확인을 한다면서 그 누구도 연락을 가하는 사람이 없었다. 무전기를 들고 있음에도 쓰지 않고 초능력을 사용한다는 것은, 그가 정신을 교류하고 있다는 것. 능력을 사용한다는 의미의 푸른빛과 능력이 가해진다는 붉은빛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도 아마 다른 정신교류계열 초능력자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겠지, 예빈은 그렇게 생각했다.

 

  “들어가셔도 좋습니다.”

 

  삑, 보랏빛의 눈동자를 가졌었던 경호원은 눈빛이 원래대로 돌아오자마자 자신의 카드키를 이용해 게이트를 열었다. 예빈은 싱긋 웃으며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 곧바로 게이트를 통과했다.

 

  ‘게이트 하나 통과하는 것도 힘드네.’

 

  하지만 오늘부터는 더 스트라드이기에, 이제 게이트에서 마냥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다. 예빈은 그렇게 다짐하면서 승강기 버튼을 눌렀다. 5층에서 있던 엘리베이터는, 예빈의 손짓 하나에 곧바로 내려오고 있었다. 5층, 4층, 3층...

  뚜벅, 뚜벅, 층수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보고 있던 예빈은 게이트 쪽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고 있음을 알아차렸고 자연스레 그쪽으로 눈길이 갔다. 자신과 비슷한 키의 남성이 예빈이 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었고, 예빈은 깔끔하게 차려입은 그 남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잉그램 에반스.’

 

  그렇지만 예빈은 그의 등장이 별로 놀랍진 않았다. 그도 더 스트라드의 일원이라고 윤피에르가 알려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유명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소문도 많기도 하고.

  성격 더럽다, 얼굴값 한다, 짜증나고, 지 잘난 맛에 산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도중 사람을 쳤다느니, 어쩌느니, 부정적인 이야기가 들려오는 사람, 그가 잉그램이었다. 부정적인 소문이 그의 주변을 맴돌고 있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소문만 있었다.’ 예전에 예빈은 그런 소문을 접했을 때, 출처가 궁금해서 물어보니 ‘다들 그랬다더라.’ 라든지, ‘그렇게 말하는 걸 들었다.’ 라고만 했다. 소문만 무성할 뿐, 실제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몰랐다. 그런 소문을 예빈에게 말한 당사자조차도.

 

  ‘알고 싶지도 않았겠지, 워낙 가십을 좋아하던 사람들이라.’

 

  예빈은 수많은 생각 가지들을 한 마디로 정리하려 들었다. 그 순간, 예빈이 승강기는 도착했고, 예빈과 잉그램은 그 승강기를 탔다.

 

  ‘5층이었나.’

 

  분명 더 스트라드를 위해 층 하나를 통째로 사용한다지. 예빈은 피에르에게 그 얘기를 듣고, 그가 확실히 고성의 일원인가 싶다가도, 어쩐지 더 스트라드에 대해 애착이 깊다고 생각했다. 분명 이런 스카우트에는 리더가 나서지 않고 회사가 움직일 법 한데, 본인이 직접 발로 뛰었고, 그가 자신에게 더 스트라드에 대해서 설명을 할 때, 그에 대한 긍지가 눈에 엿보였다. 그런 피에르의 모습을 본 예빈은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예빈은 5층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굳이 닫음 버튼을 누르지 않고, 예빈은 그저 문을 닫히길 기다렸다.

 

  “더 스트라드?”

 

  얇고 높지만, 남자임을 확신할 수 있는 목소리가 들리며 문이 닫혔다. 예빈은 문 바깥에서 들린 건가, 싶어서 앞을 봤지만 문은 이미 닫혀 있었다. 그렇다면, 옆인가? 하고 고개를 돌려보니 잉그램이 예빈을 쳐다보고 있었다.

 

  “어, 예.”

  “그래.”

 

  그가 물은 건가 싶어 우물쭈물하며 대답하니, 잉그램은 아까의 얇고 높은 목소리로 짧게 내뱉곤 시선을 앞으로 향했다.

 

  ‘뭐야, 깬다.’

 

  물론 잉그램은 30대라고는 믿기지 않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걸 감안하고 보더라도 잉그램의 목소리는 예빈이 상상한 그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소위 ‘깬다,’라고 예빈이 감히 생각할 정도로, 잉그램의 목소리는 남자라는 걸 확신할 수는 있으나 그다지 매력적인 목소리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예빈이 생각하는 매력적인 목소리란 무엇인가,

  띵, 5층입니다. 마침 딱 적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문 성우의 목소리니 당연하다고는 할 수 있지만 잉그램의 목소리를 들은 예빈은 때마침 들려오는 안내음성이 꽤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 매력적인 목소리라고 할 수 있지.

  그리고 승강기의 문이 열렸다. 예빈은 열리자마자 슝 하고 승강기를 빠져나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1층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모던함이 보이는 인테리어, 1층은 미래지향적인 모던함이라면 여기는 클래식 연습실답게 고풍적이면서도 모던했다.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많이 썼네.’

 

  예빈은 계속 인터리어를 보다가, 어느새 복도 끝에 다다른 잉그램을 발견했다. 그가 향하는 곳은 단체연습실, 더 스트라드가 만나기로 한 곳이었다. 잉그램이 단체연습실의 문을 열자 예빈은 복도를 구경하는 걸 멈추고 잉그램이 들어갈 때 따라 들어갔다.

 

  “어서 와요.”

 

  들어서자 피아노 앞에 앉아있던 피에르가 예빈과 잉그램을 반겼다. 저번에 봤을 때처럼 여전히 차가운 인상이지만 희미하게 짓는 은은한 미소는 예빈을 즐겁게 만들었다.

  단체 연습실의 의자들이 피아노를 보며 반원의 형태로 되어있어 어디에 앉든 피에르나 다른 사람들의 얼굴은 잘 보였기에, 고르는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예빈은 대충 가까이에 있는 아무 의자나 앉았다. 같이 들어온 잉그램도 고민 없이 대충 아무 자리에 앉은 듯 보였다. 그렇게 왼쪽에서부터 잉그램, 먼저 도착해있던 서정아, 그리고 예빈. 이 순서대로 앉게 되었다. 맨 오른쪽 자리는 비워져 있었다.

  예빈은 오른쪽 자리보단 자신의 왼쪽에 앉아있는 정아에게 더 호기심이 갔다. 같은 여자기도 했고, 마침 옆에 있기도 했고, 아직 안 온 사람이 있어 기다리는 동안 이 어색한 분위기를 타파하기엔 뭐라도 말하긴 해야 할 것 같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예빈은 정아에게 먼저 인사를 걸었다. 가만히 꼿꼿이 앉아있던 그녀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이끌어 보고자 조금 큰 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아는 고개를 예빈 쪽으로 돌리지 않았다. 아니, 움직이지 않았다. 라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예빈은 정아가 자신의 목소리를 듣지 못 한 게 아닐까 싶어 목소리를 좀 더 높여 다시 한 번 불러보았다.

 

  “저기?”

  “좀 조용히 하지 못 하겠어?”

 

  정아는 드디어 예빈을 봐주었다. 그녀의 얼굴은 윤피에르와 같이 차갑고 도도해 그와 비슷해 보였지만 목소리는 미성인 그와는 달리 역하고 탁한 목소리였다. 날카롭고, 허스키했으며 쇳소리가 많이 섞여 듣는 이로 하여금 불쾌감을 주는 목소리였다. 예쁜 얼굴에 그리 아름답지 않은 목소리가 나오자, 예빈은 조금 당황했다.

  정아의 눈에는 당황한 기색이 비쳐보였다. 그건 예빈을 비춘 것이 아닌, 정아 마음속을 투영한 것이었다. 정아도 자신의 목소리가 그렇게 나온 것을 아는지, 말을 하고 나서 목소리를 가다듬기 위해 큼, 큼 거렸다.

 

  “...미안해요, 생각을 정리하느라.”

 

  예빈에게 사과를 건네는 정아의 목소리는 여전히 허스키하고 쇳소리가 섞였지만, 아까 예빈이 들은 그런 역하고 탁한 목소리는 아니었다. 미성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으나 확실히 누군가에게는 매력적으로 들릴 목소리였다. 예빈은 그 누군가가 자신이 될 수 없어 아쉬웠다.

 

  “예빈...씨라고 했죠? 전 서정아에요.”

  “네, 반가워요. 전 강예빈이라고 해요.”

 

  강예빈, 정아는 그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다. 얼마 전 한예종 협연에서 쓰러졌다던 그 비올리스트가 아니었나. 아프다더니, 이렇게 쌩쌩한 걸 보면 그건 단순히 협연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기 위한 쇼였나? 정아는 조금 삐뚤어진 생각을 하며 예빈에게 “저도 반가워요.”라며 응수했다.

  예빈 또한 정아를 알고 있었다. 클래식 아이돌 바이올리니스트로 유명한 그녀였기에, 그녀의 유명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녀의 유명세는 기업에서, 그러니까 그녀의 아버지가 세운 ‘정인제약’이 만들어냈다. 온전히 그녀의 실력으로 유명한 것이 아니라는 소리였다. 기업의 이미지를 위해 예쁘고 깔끔한 그녀를 홍보모델로 세우고, 정인제약이 병원을 돌며 주최하는 찾아가는 음악회에 그녀를 끼워 팔고. 정작 그 곳에 찾아간 클래식 애호가들의 평은 그다지 잘하진 못 한다는 평이었다. 클래식 ‘아이돌’ 이라는 별명도 그런 허울뿐인 유명세를 비꼰 별명이기도 하고. 하지만 예빈은 이걸 내색하지 않고 그저 웃으며 정아의 응수를 받아냈다.

 

  “대체 마지막 사람은 언제 오는 걸까요?”

 

  이 말은 예빈이 정아에게 물어본 거였지만, 그녀의 시선은 피에르를 향해 있었다. 피에르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 마냥 시선을 문에 맞추고 있었다. 그저 시선을 그 쪽에만 둔 게 아닌, 발로 일정 리듬에 맞게 톡톡 땅을 두드렸다. 누가 보면 불안증세 같았다.

  예빈의 말을 들은 정아도 그걸 눈치 채고 있었는지 예빈의 시선을 따라 피에르를 바라보았다. 정아도 예빈이 느낀 것을 비슷하게 느꼈는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러게요. 빨리 하고 갔으면 좋겠는데, 시간이 없어서.”

 

  정아는 시간을 확인하면서 조용히 속삭였다. 예빈은 정아의 말에 어느 정도는 긍정을 표했다. 여기 있는 모두가 시간이 많아서 여기 앉아 있는 줄 아나. 지각할 거면 말이라도 해주지. 예빈은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피에르를 향해 있던 시선을 거두었다.

 

  “...이제 기다리는 건 그쯤 하지. 사람 불러놓고 뭐하는 거야.”

 

  이 상황이 불편한 건 예빈과 정아뿐만이 아니었다. 여자들의 잡담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잉그램 또한 이 분위기가 불편했다. 기다리는 걸 굉장히 싫어하던 잉그램이었기에, 이 정도 기다린 건 많이 기다린 거나 다름이 없었다. 기다리는 당사자인 피에르도 그런 잉그램이 이해가 갔다.

  피에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록 그가 기다리던 이진우는 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시간을 이렇게 지체해서 미안합니다. 첼로를 맡은 분께서 오늘 참석 여부로 더 스트라드에 들어올지 결정하기로 하셔서, 기다려 보려고 했는데, 어쩔 수가 없네요.”

 

  저게 무슨 소리래, 기나긴 침묵 끝에 피에르가 겨우 뱉은 말을 들은 예빈의 감상이 이러했다. 피에르는 이런 예빈의 생각도 모른 채, 말을 이어갔다.

 

  “여러분을 부른 이유는, 공식적으로 만나기 전에...”

 

  끼이익. 그 순간, 단체연습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면서, 피에르의 말이 멈췄다. 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누군가 단체연습실 안으로 들어왔다. 모두의 시선이 그로 향했다.

 

  “느,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는 큰 첼로케이스를 등에 동여맨 채로 단체연습실로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피에르는 그의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표정이 밝아졌다.

 

  “진우 씨!”

  “죄송합니다... 늦게 끝나서.”

 

  진우는 반갑게 자신을 부르는 피에르의 목소리에, 고개를 숙였다. 피에르는 밝은 표정으로 진우를 맞이했다. 그 광경을 본 예빈은 무언가 위화감을 느꼈다. 예빈은 다리를 꼬고, 진우를 맞이하고 있는 피에르를 보았다.

 

  ‘내가 애인인데?’

 

  저 사람에게 지은 표정은 애인인 본인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여기에서 느껴지는 위화감을 그저 기우와 질투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기엔, 예빈의 마음 한 구석이 용납할 수 없었다.

 
작가의 말
 

 작 중 나오는 단체, 인명은 실제와 관련이 없습니다. 작품은 작품으로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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