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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더 스트라드
작가 : NOAHSHIN
작품등록일 : 2020.9.3

"이진우 씨, 서울시향과의 계약은 파기하고 우리와 함께 하시죠."
관현악과 4학년, 첼리스트 이진우는 그렇게 초능력자 피아니스트 윤피에르의 손을 잡았다.

그의 곁에는 계약을 파기할만한 가치가 있는 저명한 실력파들이 있었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잉그램 에반스, 클래식계의 아이돌 서정아,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올리스트의 딸, 강예빈. 그리고 신예 첼리스트 이진우까지 손에 넣은 윤피에르는 자신이 모은 이 멤버들로 실내악단을 꾸렸다. 하지만 어딘가 맞지 않고, 불협화음만이 지속되는데...

초능력과 클래식, 사랑, 그리고 불협화음, 더 스트라드의 연주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12. 차 안의 쌍둥이
작성일 : 20-09-16 11:21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6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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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그 쪽으로 가는 게 아니잖아!”

 

  내비게이션에서 가자는 대로 갔을 뿐인데, 성우는 그 길이 아니라면서 진우에게 화를 냈다. 진우는 혼란스러웠다. 운전도 오랜만이라 신경 쓸 곳이 많은데 성우가 아는 지름길로만 가려고 하니 더 복잡했다.

 

  “나 늦으면 책임질 거야?”

  “초행이라서...”

  “아, 엄마는 알아서 잘 갔는데.”

 

  성우는 조수석과 운전석 사이에 파고들었던 몸을 다시 뒷좌석으로 빼면서 중얼거렸다.

 

  “아, 중간에 들릴 곳 있으니까 거기로 가.”

  “레슨 늦는다며?”

  “가는 길에 가면 될 거 아니야? 블루스퀘어로 가.”

  “남산 터널 쪽이었나...”

  “그럼 거기 말고 블루스퀘어가 또 어디 있어?”

 

  답답하다는 말투를 듣자마자, 진우는 내비게이션을 바라보았다. 성우가 말한 곳은 레슨을 받는 곳과 아예 반대쪽은 아니었지만 경로와는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서야만 했다.

 

  “으음, 알았어.”

 

  왜 그 곳으로 가야하는지는 몰랐고, 이유조차 묻지 않았지만 진우는 일단 그 곳으로 가기로 했다. 안 들리고 일찍 가거나, 들린 다음 늦는 거나, 둘 다 똑같이 성우에게 잔소리를 들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뭘 해도 어차피 들을 잔소리라면, 지금 원하는 걸 해주는 게 맞지 않나. 진우는 그렇게 생각하며 운전대를 확 돌려 경로를 벗어났다.

  다행히 블루스퀘어 가는 길이 그렇게 막히진 않았다. 앞으로의 길도 이렇게 막히지 않는다면 늦진 않겠다, 하는 생각을 하며 진우는 블루스퀘어 앞에서 차를 세웠다.

 

  ‘대체 여긴 왜 온 걸까.’

 

  하지만 진우는 성우에게 이유를 묻지 않았다. 곧 알게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더 이상 성우의 잔소리는 듣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물어보면 그런 건 왜 물어보냐고 뭐라고 했을 게 뻔하니까.

  차를 멈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뒷좌석의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차에 탄 듯이 차가 흔들렸다.

 

  “죄송해요, 많이 기다리셨을 텐데...”

  “아냐, 기다린 지 얼마 안됐어.”

 

  살짝 앳된 여자 목소리와 처음 들어보는 성우의 부드러운 어조에 진우는 뒤로 돌았다. 뒷좌석에는 처음 보는 교복을 입고 있는 낯선 여학생이 당황한 듯한 얼굴을 가지고 진우와 성우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낯선 여학생이 진우와 눈이 마주치자 서먹하게 인사를 건넸다. 진우도 그 여학생에게 인사하듯 고개를 까딱거리곤 바로 성우를 바라보았다. 진우의 눈빛은 설명을 원하는 눈빛이었다.

 

  “오늘 엄마가 일이 있으셔서 형이 대신 왔어.”

 

  그러나 성우는 정말 설명이 필요한 사람이 아닌, 그 낯선 여학생에게 설명을 했다. 그 여학생은 아, 형 분이시구나, 하는 단말마를 내뱉고 고개를 조심스럽게 끄덕였다. 진우가 아무리 성우에게 설명을 원하는 눈빛을 보내도 성우는 그저 그 여학생에게만 시선을 쏟고 있었다. 진우는 더 이상의 설명을 듣지 못 할 거라고 판단하고 차를 움직였다.

  여학생이 타기 전까지 날카로운 성우의 잔소리로만 가득 찼던 차 안이 여학생이 타고 나서 부드러운 분위기가 되었다. 그렇게 된 이유에는 분명 누그러진 성우의 목소리도 포함이 되어있을 것이다. 다만, 그 부드러운 분위기는 여학생이 타기 전보다는 부드럽다는 이야기고, 편하게 얘기하는 성우와는 다르게 어쩐지 불편해 보이는 여학생 때문에 사람들이 아는 그 ‘부드러운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어쩌면 성우에게만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고, 여학생과 진우에게는 불편한 분위기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차는 어느새 한남대교를 탔다. 이 시간대라면 제법 길이 막힐 법도 한데 그러질 않았고 진우는 그 사실이 놀랍고 신기했다. 이 시간 때에 강남에 가려고 한다면, 늦을까봐 전전긍긍했는데. 마침 길도 안 막혀 성우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되니 기분이 좋아졌다.

  길이 안 막힌 것을 보증하듯이, 차는 순식간에 한남대교의 남단에 도착했고, 곧 이어서 신사역 부근에 도착했다.

 

  “길이 안 막혀서 좋네.”

  “그, 그러네요.”

 

  진우가 좌회전을 하며 중얼거리자 뒷좌석에 앉아있던 여학생이 대답했다. 진우는 당황한 그녀의 목소리에서 큰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니가 아니라 자신 때문에 꽤 불편한 걸까. 진우는 그런 생각을 했지만 이내 말로 꺼내진 않았다.

 

  “아, 이름도 안 물어봤네. 우리 여자친구는...”

  “여자친구 아니야!”

 

  진우는 그저 ‘여자인 친구’를 말한 것뿐이었는데, 성우는 그 단어의 뜻을 ‘애인’으로 들었는지 진우가 앉아있는 운전석을 잡고 소리를 질렀다. 진우는 성우의 그 행동에 자연스레 백미러에 시선이 갔고, 백미러로 보이는 뒷좌석에는 얼굴이 빨개진 성우와 이 상황을 당황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 여학생뿐이었다.

 

  “...음, 그래...”

 

  애초에 이런 반응을 원하지 않아서 진우는 이 상황이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여학생에게 하려던 질문도 하지 못한 채, 운전에만 집중했다.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차는 성우가 다니는 연습실에 다다랐다. 건물 앞에서 차가 완전히 멈추자, 여학생은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재빨리 차에서 내렸다. 아마 그녀는 이런 분위기에서 얼른 나가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아, 나 오늘 연습하다 갈 거니까 10시쯤에 데리러 와.”

 

  하지만 그런 그녀의 모습과 상반되게 성우는 진우에게 쏘아붙이고는 차문을 쾅 닫았다.

 

  “차 문 떨어지겠네...”

 

  진우는 세게 닫힌 차문을 보다가, 성우의 연습실이 있는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무조건 이 연습실, 이 선생님이 아니면 레슨을 안 받겠다고 했던 때가 있었다. 굳이 학교에서 붙여주는 레슨 선생님을 마다할 정도로, 초등학교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그 선생님에게 정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그로 인해 성우는 원칙대로 해야 한다는 학교와 멀쩡한 레슨실과 학교에 있는 더 좋고 실력 있는 선생님을 내버려두고 뭐하는 짓이냐고 몰아세우던 아버지와 큰 갈등이 있었다.

  회유도 해보고 윽박지르고도 해봤지만 결국 다들 성우의 고집을 이기지 못하고 성우가 원하는 대로 해줬다. 멀쩡히 잘 있는 학교 레슨실도 이용하지 못하고 굳이 돈을 더 내면서까지, 비록 그를 위해서 어머니가 압구정까지 항상 왕복해야 했지만. 만약 진우라면 원래 사사를 포기하고 학교 레슨 선생님을 선택했을 텐데, 성우에게는 그렇게 할 만큼 지금 사사가 더 중요했던 모양이었다.

  그게 다른 점이었다. 음악가 이병진의 자녀들 중에서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은 단 둘. 진우와 성우뿐이었지만, 같은 음악가 아래에서 자란 것이 맞나, 의심할 정도로 둘은 많이 달랐다. 첼로, 피아노, 악기도 달랐지만 성격 면에서도 판이했다. 소심하고 유약하지만 서글서글한 진우와 항상 예민하고 날카로운 성우. 그 둘만은 다른 배에서 나온 것만 같이.

  빵. 갑자기 차 뒤에서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차를 너무 오래 대고 있었던 모양이다. 진우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

 

  “여보세요?”

 

  전화를 받는 소리가 들리면서, 스피커 모드로 되어있는 폰에서 살짝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민아, 아직 학교니?”

  “아직 학교긴 한데, 오늘 야자 1교시만 할 거라 곧 집에 갈 거야.”

 

  전화를 받은 성민의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들 야간자율학습 1교시가 끝나고 석식을 먹으러 가는 것 같았다.

 

  “그럼 성민아, 형 지금 차 몰고 집 가는 중인데 데리러 갈까?”

  “엄마는?”

  “할머니 입원하셔서 그 쪽으로 가셨어.”

 

  진우는 신호에 걸려 차를 멈춰 세웠다. 그와 동시에 폰 너머에서 헉, 하는 소리가 들렸다. 성민은 자신의 할머니가 입원한 것에 꽤 놀랐던 것 같았다.

 

  “할머니 지금 편찮으셔?”

  “응, 그런 거 같아. 그래서 형도 나중에 가보려고.”

  “그 때 나도 불러.”

  “알았어. 그럼 지금은 데리러 갈까?”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그래, 하면서 진우는 전화를 끊고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아직 신호는 바뀌지 않았고, 눈앞에 있는 횡단보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어?”

 

  그 수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의 얼굴이 많이 눈에 익었다. 가장 최근에, 한 달 전에도 직접 봤고, 몇 시간 전에도 동영상으로 보던 그 얼굴이 바로 눈앞에서 지나가고 있었다.

  윤피에르, 그 특유의 차가운 얼굴을 가진 그 사람이 여자로 보이는 사람과 같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 그걸 깨달았을 땐 둘 다 이미 저 멀리로 가고 있어서 그 옆에 있는 여자가 누구인지는 알아보지 못 했지만 멀리서도 보이는 체형만큼은 처음 보는 사람의 것이었다.

 

  ‘설마 애인?’

 

  애인이었을까? 하지만 진우가 생각하기에. 그의 표정은 애인을 바라보는 표정은 아니었다. 진우 본인도 제대로 된 사랑을 해본 적은 없었지만 적어도 그 표정은 굉장히 사무적이었다. 진우도 잘못 본건가 싶었지만, 그 얼굴이 너무 차갑고 사무적이어서, 오히려 기억에 남을 정도였다.

 

  “...흐음.”

 

  팔짱이나 손을 잡거나. 그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었고. 그저 둘이 나란히 걷는 것에 애인이라는 추측을 감히 붙이는 것은 무리였던 것 같다. 진우는 그런 생각을 감히 한 것만으로도 얼굴이 빨개지고 부끄러웠다. 자중하자, 라는 생각을 하면서 진우는 볼을 몇 번 쳤다.

  그 순간, 도로의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었다. 횡단보도의 끝 쪽에는 아직 건너지 못 한 사람들이 서둘러 건너고 있었다. 진우는 피에르가 건넌 쪽을 바라보았다. 피에르와, 그와 같이 있던 여성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사람들의 사이에 숨어있는 것이 아니라 아예 흔적도 없이.

 

  ‘내가 잘못 본 걸지도 몰라.’

 

  진우는 그 곳을 유심히 보다가 그렇게 단정을 지었다. 그리고 움직이는 차들에 맞춰 자신의 차를 움직였다.

  종로를 지나, 은평에 들어서니 어느덧 해가 져서, 주위는 깜깜해져있었다. 진우는 그제야 차 라이트를 켜고 더 조심스럽게 차를 몰았다. 그렇게 집중을 하다 보니 차는 성우가 다니는 학교 앞에 도착했고, 교문 앞에 성민이 있음을 확인했다. 진우는 차의 창문을 열어 형을 기다리는 성민에게 소리쳤다.

 

  “성민아!”

  “어, 형!”

 

  진우의 목소리를 들은 성민은 뚱해있는 표정에서 순식간에 밝은 표정으로 바뀌었고, 바로 차로 한달음에 달려왔다. 그러나 바로 타진 않고 열려있는 창문에 얼굴만 들이밀었다.

 

  “형이 운전하는 거 오랜만에 보네.”

 

  성민의 활기 넘치는 목소리에 진우는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도 그럴게, 성민의 얼굴은 항상 날이 서 있는 성우의 인상과는 다르게 사글사글하고 말간 인상을 가지고 있었으니, 성우의 얼굴만 보다가 성민의 얼굴을 보면 긴장한 것이 풀리고 기분이 좋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얼른 타, 춥겠다.”

 

  밖에서 그저 창문에 얼굴만 내밀고 있던 성민은 진우의 말을 듣자마자 그제야 허락을 받은 것처럼 조수석에 올라탔다. 탁, 성우와는 다르게 천천히 문을 닫고 창문을 올렸다.

 

  “형이 이성우 데리러 간 거야?”

  “응. 아, 성우랑 다른 여자아이랑.”

  “박지연인가보네.”

 

  성민은 누군지 아는 것처럼 툭 내뱉었다. 하지만 진우는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누군데?”

  “중학교 때 친구. 걔도 이성우랑 같이 피아노 하는 애야. 아마 이성우가 걔 좋아할 걸?”

  “성우가 좋아하는 애야?”

  “응, 근데 그래봤자 그 성격으로 사귈 수나 있겠어?”

 

  성민은 성우를 비웃으면서 가방을 벗어 그 안을 뒤적거렸다. 진우는 그 말에 아까 전의 일을 떠올려봤다. 평소 성우의 성격과는 다른 모습으로 그 여자아이를 대하고 있었다.

 

  “여자애한테 엄청 잘해주던데.”

  “그래도 사귀면 걔 성격 들통 날 텐데 곧 헤어지겠지.”

 

  성민은 가방에서 초콜릿 하나를 꺼내 진우의 입에 넣어주며 말했다. 이렇게 다정한 성민은 자신의 쌍둥이 동생인 성우를 썩 좋게 안 보는 듯, 성우에 대한 말을 꺼낼 때만큼은 퉁명스러웠다.

 

  “그나저나 그... 윤피에르인가? 그건 어떻게 됐어?”

 

  화제를 바꾸고 싶은 건지, 성민은 잘 기억도 안 나는 피아니스트의 이름을 대며 진우에게 물었다. 진우와 성우에게는 자신들의 우상이며, 가장 유명한 피아니스트일지 몰라도 음악을 전공하지 않고 그다지 관심조차도 없는 일반인 성민에게는 그저 일개 피아니스트일 뿐, 이름을 겨우 기억하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물론 성민이 말하고 싶은 건 윤피에르 본인이 아닌 ‘더 스트라드’였겠지만.

  그래, 더 스트라드. 진우에게는 아직 고민거리였다. 제한시간이 걸린 고민, 어머니와 성우를 데려다주느라 그 고민이 보류됐지만 고민할 시간은 착실히 흘러가고 있었다. 내일 더 스트라드가 모이는 시간까지 24시간도 안 남은 지금. 진우는 얼른 결정을 해야 했다.

 

  ‘하지만 아직도 고민이 되는걸.’

 

  얼마 안 남은 시간 내에 결정해야 한다는 것은 자칫하면 잘못된 판단을 야기할 수 있었다. 그러기에 더 신중에, 신중을 가해야한다. 나는 뭘 하고 싶은가? 어떻게 하고 싶은가?

 

  ‘대답이 나오지 않아.’

 

  빠르고 신중하게 선택을 해야 한다는 건 잘 알지만, 정답을 고를 수 없었다. 어느 것을 골라야 정답이 되는지 알 수 없었다. 진우는 신호에 멈춰 서자 운전대에 턱을 괴고 한숨을 푹 쉬었다. 똑바로 앉아있기엔 머릿속이 너무 복잡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형이 편해졌으면 좋겠어.”

 

  그런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던 성민이 조심스럽게 말을 하자 진우는 놀란 눈으로 성민을 바라보았다.

 

  “내가 성우나 주안이나 형처럼 초능력자도 아니야. 성우나 주안이도 형처럼 높은 등급이 아니어서 형을 이해하기 힘들겠지.”

 

  성민은 천천히 자신의 말을 시작했다. 진우는 여전히 놀란 눈으로 성민을 바라볼 뿐이었다.

 

  “성우는 ‘윤피에르’라서 꼭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해.”

 

  성민은 그 말을 하고 고개를 돌려 진우의 눈을 바라봤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진지한 눈을 하고 있었다. 진우도 그 눈을 보자마자 얼굴에서 놀란 기색이 점점 사라졌다.

 

  “그, 형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음악을 했으면 좋겠어...”

 

  부끄러웠던 것인지, 성민은 잘 말하다가 말끝을 흐렸다. 진우는 그런 성민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성민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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