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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41.
작성일 : 20-09-15 16:03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4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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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워드의 사업은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병은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다.

 원작이라도 생각나면 뭐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머리를 쥐어짜며 떠올리려 애썼지만, 이제 원작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다.

 원작의 라니에스도 어머니가 죽었을 때 이런 느낌이었을까? 왜 이건 소설인 걸까? 동화책이었다면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끝났을 텐데…….

 

 하지만 이건 동화책도 아니고, 내가 살아가는 현실일뿐이었다. 현실엔 동화 같은 엔딩은 없었다.

 삶과 죽음이 있고, 이별과 만남이 있는 현실. 그러니 어머니의 죽음은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었다.

 아무리 피하고 싶고 외면하고 싶어도 언젠간 다가올 현실. 그 무게감에 나는 목이 멨다.

 

 “여긴 이제 책 속이 아니야…….”

 

 나는 여전히 이곳이 원작이 있는, 그저 책 속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힘들고 지칠 때면 원작을 떠올리고 거기에 기대고 싶었다.

 원작은 내가 읽었던 책이니까. 결말이 정해져 있는, 그래서 미래를 알 수 있고 현재를 바꿀 수 있는 책 속.

 그러나 이제 이곳은 책과는 전혀 관계없는 세상이었다. 내가 살아가는 현실이지.

 

 이제 미래도 모르고, 원작은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 독자적인 세상이었다.

 그걸 나는 왜 이제야 눈치챈 걸까? 현실에서든 책 속에서든 나는 언제나 한발 늦게 진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진실을 알았을 땐 이미 모든 일이 끝나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내가 진실을 깨달았다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이별에 순응할 일만이 남았지.

 

 “…어머니의 몸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길 바랄 수밖에 없는 걸까?”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건 이렇게나 슬프고 괴로운 일이구나. 나는 그 사실을 절절히 깨달으며 눈물을 흘렸다.

 부디 더 아프지 않길. 아버지가 어머니를 위해 솜씨 좋은 의원을 구해오길.

 그래서 돌아가실 때도…. 많이 고통스럽지 않길.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어머니의 안녕을 비는 것뿐이었다.

 그래도 뭔가 하고 싶었다. 뭐라도……. 나는 희미해지는 희망의 불씨를 부여잡으며 편지를 쓰기 위해 펜을 들었다.

 

 

 

 

 

 릴리가 생각해낸 사업은 순풍을 탄 배처럼 무척 잘 나갔다. 귀족들이 마시는 커피, 라는 건 의외로 잘 먹혔다.

 첫 시작이 좋아지자, 마음이 들뜨는 건 어쩔 수 없는 수순이었다. 이대로 간다면 사업이 성공하는 건 떼놓은 당상이었다.

 릴리라는 간판을 붙인 가게를 보고 있자 하니 릴리가 보고 싶어 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사업을 시작하고 나선 할 일이 두 배로 는 덕에 릴리를 보러 갈 시간조차 나지 않았다.

 

 “잘 지내고 있겠지…?”

 

 그녀에게서 편지도 오지 않았고, 나쁜 소문도 들리지 않으니 잘 지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불안한 건지……. 연인과 오랜 시간 만나지 못하면 다들 이런 마음인 걸까?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고 싶지만, 그럴 시간도 없었다. 밀려오는 서류들의 양은 온종일 처리해도 산더미처럼 남아 있었다.

 

 서류를 정리하고 정리해도 끝이 없었다. 그러니 편지를 쓸 시간도, 잠잘 시간도 줄여야 했다.

 덕분에 피로는 극에 달았지만, 그래도 만족감이 있었다. 무언가 제대로 해내고 있다는 기분.

 아무것도 못 할 거라 손가락질하던 사람들의 눈이 점점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때마다 기묘한 고양감이 들었다.

 

 모두가 무시하던 사생아였던 에드워드 펠포트는 없다. 성공한 사업가인 에드워드만 남았다.

 이 성공이 이어지다 보면, 분명 셰리가 가문에서도 자신을 다르게 보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 정식으로 릴리에게 청혼 할 수 있겠지. 그것만이 이 바쁜 생활을 견딜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후우…. 아무리 그래도 요즘 너무 피곤하군.”

 

 성공한 건 좋으나 한 사람이 하기엔 지나치게 많은 일이 쌓여 있었다.

 서류 정리를 도와줄 수 있고 믿을만한 사람을 구하기도 힘들었다. 모두가 눈독 들이는 사업을 뺏길 수도 있으니 채용 과정이 더뎌진 건 어쩔 수 없었다.

 하나가 잘 풀리면 또 하나가 막히는 이상한 반복이었다. 그래도 이대로 포기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뻑뻑한 눈을 감았다 뜨며 서류를 정리하고 있는데,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라는 말을 하자 집사장이 피로에 물든 얼굴로 편지를 내게 건넸다.

 그가 건네준 편지의 겉봉투를 보며 나는 희미하게 웃었다.

 

 ‘릴리가 내게 보낸 편지군.’

 

 기쁜 마음으로 뜯은 편지는 예상외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릴리의 어머니가 아프다는 소식과 병을 고칠 방법을 알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녀의 어머니가 아프다는 소문은 들었으나, 그저 몸이 안 좋은 거라고 알고 있었던 나에겐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동시에 릴리가 걱정됐다. 어머니가 아프니 얼마나 마음이 안 좋을까…….

 지금 당장 그녀에게 가서 얼굴을 보고 괜찮냐고 묻고 그녀를 품에 끌어안고 위로해주고 싶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집사. 이 근방에 솜씨가 좋다고 유명한 의원이 있는지 알아봐 주게. 그리고 돈은 얼마가 들든 상관 없으니 데려와서 셰리카 저택으로 보내게.”

 

 “셰리카 가의 저택으로요?”

 

 “그래…. 그녀의 어머님의 몸 상태가 안 좋은 것 같아. 한시라도 빨리 알아보게.”

 

 “알겠습니다.”

 

 집사가 나가고 나는 편지를 다시 한번 읽으며 막막한 감정을 느꼈다. 타인인 나도 이런 느낌인데, 딸인 그녀는 이것보다 더하겠지.

 혼자 그 마음을 어떻게 추스르고 있을지 너무 걱정되는 한편, 이 모든 일을 제치고 그녀에게 달려갈 수 없는 현실에 환멸이 났다.

 그저 그녀와 행복해지고 싶을 뿐인데, 왜 아무것도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는 걸까?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그녀와 결혼할 수 있는 배경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내 성공이나 부자가 되고 싶어서가 아닌, 그저 릴리와 행복한 미래를 꿈꿨을 뿐이다.

 그런데 현실은 언제나 기쁜 소식과 함께 슬픈 소식을 가져왔다. 그게 당연한 이치라는 듯. 하나를 주면 하나를 뺏어갔다.

 

 빛과 어둠은 동전의 양면처럼 꼭 붙어 있었다. 빛인가 싶으면 어둠이었고, 어둠인가 싶으면 빛이었다.

 사업이 잘 돼서 기뻐야만 할 시기에, 이런 소식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서 더더욱 마음이 좋지 않았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유명한 의원을 찾아 셰리카 가문에 보내주는 것밖에 없었다.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건지 모르겠군…….”

 

 그저 행복해지고 싶어서 시작한 일인데. 그 일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랑하는 사람 곁에 갈 수도 없다니.

 모순적인 상황에 그저 가슴이 답답해지고 환멸이 나서 서류를 내팽개치고 창문을 활짝 열었다.

 시원한 밤바람이 불었으나, 내 가슴은 여전히 답답했다. 그녀의 어머니가 죽으면……. 어떻게 하지?

 

 누군가의 죽음은 이렇게 불쑥 찾아와 사람의 마음을 헤집어 놓는다.

 그것이 잘 모르는 타인의 죽음이라도. 사람을 싱숭생숭하게 만들고, 현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내가 지금까지 잘 살아왔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릴리…….”

 

 지금 해야 할 일은 이깟 서류를 처리하는 게 아니라 힘들어하고 있을 그녀 곁에 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서류를 내팽겨칠 순 없다. 저 사업은 그녀와 함께 할 수 있는 미래로 가는 지름길이니까.

 시종들에게 서류 처리를 맡기면 릴리에게 갈 수 있으나,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

 

 이 저택 어딘가에 다른 귀족의 첩자가 없을 리가 없으니까. 나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곤 책상 위에 놓인 서류를 챙겼다.

 남에게 맡기기 힘든 중요한 서류만 챙겼는데도 가방 두 개 정도의 양이었다.

 이른 새벽부터 마구간에 들어가 마차를 내오라는 내 말에 마구간 지기는 얼빠진 얼굴로 마차를 끌고 왔다.

 

 마차가 준비되자 나는 믿을만한 사람 몇 명과 함께 마차를 타고 셰리카 저택으로 향했다.

 마차를 타자마자 나는 가방에 들어있던 서류를 꺼내 읽어내리기 시작했다.

 마차가 아무리 흔들리고 덜컹거려도 나는 서류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고도의 집중력 덕분인지, 마차 안에서 낮에 처리할 서류를 어느 정도 처리할 수 있었다.

 셰리카 가문의 저택에 도착했을 땐, 들고 온 서류의 3분의 1 정도는 처리했다. 저택에 도착하자 나는 망설임 없이 마차에서 내렸다.

 연락도 없이 내가 갑자기 저택에 나타난 덕에 셰리카 가문의 시종들이 수군거렸다.

 

 그들의 수군거림은 귀에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내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릴리였다.

 나는 망설임 없이 릴리의 방을 향해 걸어갔다. 방 앞에 서서 방문을 두드렸다.

 방 안에서 들어오라는 목소리에 나는 조심스레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에드워드…? 어떻게 여길…….”

 

 “저녁에 당신의 편지를 받고 바로 왔습니다.”

 

 “세상에, 이 이른 시간에요?”

 

 “당신이 걱정돼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

 

 “지금 당신의 곁에 있어 주는 게 내가 할 일인 것 같아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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