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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빌딩 숲 속의 늑대
작가 : ATRS03
작품등록일 : 2020.9.9

기계들에게 지배당하고 사육당하는 인간. 그리고 그 기계에 맞서 싸우는 야생의 원주민들. 야성vs길들여진 타성의 피할 수 없는 대결

 
다섯 번째 해방-행복은 극히 소수에게만
작성일 : 20-09-15 06:52     조회 : 308     추천 : 0     분량 : 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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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뭐죠? 안드로이드끼리는 서로 해치지 않고, 절대적으로 낙원을 약속한다고 말했는데? 안드로이드가 안드로이드를 처형시킨다는 건가요?!”

 

  소녀는 홀로그램 TV마다 드러나는 안드로이드 학살 장면에, 이를 악물고 송토낙스에게 질문했다. 이에 송토낙스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극소수의 지성체들만이 권력을 잡은 사회에서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낙원이 있을 것 같나? ‘우리는’ 권력을 잡은 사람들 외에는 모두가 불행해지는 세상을 만들고 만 거야.”

 

  송토낙스의 대답에 소녀는 도시의 안드로이드들은 그 모습을 잠시라도 눈을 떼지 않고 지켜봐야만 했으며, 조금이라도 시선을 다른 데로 옮기는 안드로이드들은 레오폴드의 직속 생산시설에서 제작된 레오폴드 친위대 기종에 의해 끌려가야만 했다.

 

  심지어 몇몇 안드로이드들은 레오폴드 친위대에게 그 자리에서 린치당하거나 즉결처분 당했다.

 

  “귀하를 야만인들 옹호자로 판단. 이 자리에서 기능 정지를 시키겠습니다.”

 

  죄다 동일 규격 부품으로 만들어지고, 똑같은 위장도색이 칠해진 레오폴드 친위대의 병력들이 다른 안드로이드 몇 기를 그 자리에서 처형하고 그 잔해를 회수했다.

 

  아마 저들의 잔해는 레오폴드 친위대의 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하거나, 그들의 예비 부품이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소녀는 헛구역질을 참으며 눈물을 흘렸다.

 

  “나 이런 건 또 처음 보는 것 같아. 우리를 찍어 누르는 안드로이드들은 무조건 다 우리보다 행복하고 모자람 없이 살 줄 알았는데. 정작 그렇지도 않았어.”

 

  이에 송토낙스가 간단하게 한마디로 대답했다.

 

  “정말 그랬다면 나도 이렇게 큰일을 계획할 엄두조차 낼 수 없었으니까.”

 

  성난 늑대도 한마디 거들었다.

 

  “다들 알게 모르게 레오폴드에 대한 불만이 있던 거겠지. 다만 터질 계기가 부족한 것이고, 극단적인 소수가 권력을 잡은 사회라는 게 늘 그런 게 아니겠어?”

 

  뒤이어 홀로그램 TV에서 거구의 안드로이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옆에는 눈매와 콧날. 입 끝이 매우 날카로운 인상의 젊은 인간 여성이, 울고불고 비명을 지르는 인간을 압착기로 밀어 넣었다.

 

  잠시 후. 압착기가 증기를 뿜으며 인간을 쥐어짰고, 압착기의 밑에서 농축 에너지 용액이 와인 잔에 담기기 시작했다.

 

  그녀는 압착기 뒤에서 껍데기만 남은 인간 찌꺼기들을 치우고 있었고, 거구의 안드로이드는 인간을 짓이겨 만든 에너지 용액을 마시고 있었다.

 

  잠시 후 날카로워 보이는 인상의 여성이, 비대한 몸집의 안드로이드의 빈 잔에 에너지 용액을 따라준 다음. 마치 인형 같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모든 안드로이드들의 영도자 레오폴드 2세 동지의 말씀이 있겠습니다.”

 

  소녀는 그 여성을 보자마자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저주를 했다.

 

  “배신자 년! 다른 놈들은 몰라도 저년은 꼭 내 손으로 죽여버릴 거야.”

 

  그걸 본 성난 늑대는 소녀에게 질문을 던졌다.

 

  “저 여자는 대체 뭐길래 인간이면서 안드로이드를 대신해서 인간을 쥐어짜는 거야?”

 

  확실히 그도 그럴 게, 인간을 직접 도축하는 것은 안드로이드의 특권 중 하나였다. 인간이 인간을 죽이면 살인죄로 처분당하지만, 안드로이드가 인간을 도축하고 처분하는 것은 지배자의 권한이었다.

 

  그런 일을 인간에게 맡기는 모습은 성난 늑대에게는 낯설 수밖에 없었다.

 

  “당신은 도시 밖에서 살아온 사람이라 잘 모르겠죠. 우리 인류를 배신해서 안드로이드의 세상으로 만드는 데 앞장선 악녀 네스트라!”

 

  하지만 성난 늑대는 두어 번 정도 코를 벌름거리고 털을 세우자, 바로 코를 틀어막고 눈살을 확 찌푸렸다.

 

  “그것만이 다가 아닌 것 같은데? 모두가 느끼는 분노와 개인적인 원한은 풍기는 냄새부터 다르다고.”

 

  성난 늑대가 한마디 던지자, 소녀는 입가에서 피가 흐를 정도로 입술을 꽉 깨물면서 성난 늑대의 질문에 대답했다.

 

  “제가 보는 눈앞에서 제 친구들도 저렇게 에너지 용액으로 쥐어짜서 죽였어요! 저한테는 가족 같은 사람들이었는데….”

 

  소녀는 아직도 그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손을 뻗는 모습이 펼쳐지는 것처럼 귀를 틀어막고 눈을 질끈 감았다.

 

  결국 그녀는 주먹의 피부가 다 벗겨져서 피가 나는데도 몇 번이나 단단한 콘크리트 벽을 후려쳤다. 성난 늑대는 혀를 차면서, 소녀가 더 이상 벽을 때리지 못하게 붙잡았다.

 

  ‘너도 나하고 같은 처지구나. 아니 부모에게서 길러지지 않은 걸 생각하면 나보다 더 비참할지도 모르겠군.’

 

  성난 늑대는 아무도 못 듣게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다, 홀로그램 TV 화면으로 눈길을 줬다. 뒤이어 레오폴드 2세 아니 MK2가 입을 열었고, 발에 짓밟힌 두꺼비같이 기분 나쁜 울림이 도시 전체로 퍼졌다.

 

  “모두들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나 생명체보다 우월한 안드로이드 제군들. 오늘도 열등한 생물체들을 지배하고 통제하느라 수고했다.”

 

  그 한마디에 우선 송토낙스가 코웃음을 치며 가운데 손가락을 올렸다.

 

  “지랄한다. 안드로이드들을 단순한 기계처럼 만들어놓고 있는 게 누군데?! 나 같은 구식 안드로이드들을 ‘잠재적 위험’으로 구분해놓고 무차별적으로 처분하고 다니는 건 싹 감춰놓고 있으면서.”

 

  뒤이어 레오폴드가 다시 에너지 용액 한 모금 마신 다음 연설을 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저열한 인간들을 지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혼 같은 불필요한 것들을 달고 다니는 인간들이 아직 남아있다. 그들이 사는 곳은 바로 비스티어리 캐년!”

 

  이번엔 성난 늑대가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바닥에 침을 뱉었다.

 

  “더러운 깡통쪼가리 새끼. 남을 짓밟지 않으면 그 자리에 설 수도 없는 거냐? 아니면 자기들보다 열등한 존재를 만들어야만 버틸 수 있는 거냐? 저 나약한 놈!”

 

  하지만 레오폴드는 분노에 가득 찬 세 사람을 직접 볼 수 없었다.

 

  그는 이 도시에서 가장 안전한 곳에서 수많은 호위용 안드로이드와 워커 부대. 그리고 그 길목마다 무수하게 설치된 경비 시스템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홀로그램 TV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우리 안드로이드가 탄압받기 시작한 것도, 그 불필요한 영혼이라는 게 붙어있는 인간들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은가?!”

 

  “저, 저 돼지 새끼!!”

 

  레오폴드의 망언에 결국 셋 다 크게 화를 내고 말았다.

 

  “안드로이드들은 그런 거추장스러운 영혼이 없다. 우리 안드로이드들은 저 나약한 인간들과 다르게, 얼마든지 파손되어도 다시 복구할 수 있는 육체가 있다. 그렇지 않은가?”

 

  성난 늑대가 먼저 한마디 던졌다.

 

  “그건 길거리에 깔린 감시용 드론이나, 집집마다 있는 에너지 충전장치하고 다를 게 없잖아. 그럴 거면 왜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형상으로 인간 흉내를 내는데?!”

 

  성난 늑대의 한마디에 송토낙스는 혼자 몰래 생각했다.

 

  ‘영혼이 없는 걸 자랑으로 여기다니. 사람들을 끌 힘도 없는 레오폴드 MK2 네놈다운 생각이군. 오히려 나는 영혼이 있는 인간들이 부러운데 말이지.’

 

  “그건 그렇고 송토낙스 아저씨는 저 돼지를 아는 거야? 레오폴드 2세를 혼자 MK2라고 부르고 말이야.”

 

  성난 늑대가 물어보자 송토낙스는 오래 묵은 추억을 떠올린다는 투로 대답했다.

 

  “아 그냥 예전에 잠깐 알던 사이긴 하지.”

 

  “그런가.”

 

  송토낙스가 오래 묵은 짐을 덜고 싶은 것처럼 성난 늑대를 쳐다보자, 그는 송토낙스의 말투와 표정을 읽고 더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았다.

 

  “평상시에는 궁금한 건 못 참는다면서 아무것도 물어보지 않는군?”

 

  송토낙스가 의아한 투로 물어보자, 성난 늑대는 씩 웃으면서 가볍게 대답했다.

 

  “아저씨의 영혼의 흐름을 읽었으니까.”

 

  “내가? 하하 농담도 잘 하는구나.”

 

  그는 흔쾌히 대답하면서도 쓴맛이 밴 것 같은 태도를 보였다.

 

  “다만 하나만 말하면 그 녀석 ‘화장실’이나 ‘똥’ ‘오줌’이라는 말만 하면 미친 듯 날뛸 걸.”

 

  뒤이어 송토낙스가 옛날 일을 반쯤 농담처럼 던지자, 성난 늑대는 송토낙스가 그런 단어를 아무 때나 쓰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일단 웃으면서 가볍게 넘겼다.

 

  “농담이 아니야. 송토낙스 아저씨에게도 영혼이 있다고. 아저씨도 위대한 대자연과 함께 하는 전사잖아. 쓰는 무기가 다르고 육체가 다를 뿐이지.”

 

  “그렇다면야 정말 고마울 일이겠지.”

 

  송토낙스는 모노아이 카메라의 렌즈를 깜박이다가 대답했다.

 

  “자 그러면 이제 슬슬 집결지역으로 들어가자고.”

 

  그렇게 말하며 송토낙스는 두 인간과 함께, 자신의 혁명을 위해 준비해둔 폐기물 처리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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