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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진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작가 : 화산호
작품등록일 : 2020.9.11

“나랑 사귀자!”
진심 1도 없는 고백이란 걸 알지만
커플이 되어 살아남아 우승해야만 끝이 나는 유튜브 인기 방송,
<리얼 청춘 낭만 서바이벌 쇼: 하이틴 스캔들>에 출연하게 된 12명의 고등학생들.
서로의 정체를 살피며 아슬아슬한 연애 서바이벌 게임을 시작한다.

뭔가 유치한 프로그램에 쭈뼛쭈뼛 참가하게 된 권재하!
최대한 존재감 없이 그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는
첫 번째 탈락자가 되는 것이 원래 목표였다.
그런데!
왜 나보고 웃어 자꾸!
왜 삼겹살 그거 내 밥에 올려주고 난리야!
분명히 날 좋아하는 게 아니란 걸 아는데
이러면 탈락하기 싫어지잖아.
점점 살아남고 싶어진다고!
다음 라운드에서도 너를 계속 보려면
다른 애한테 고백해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진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그 애에게 그러면 나는 완전 양아치잖아.

 
4. 짠 거 먹고 나면 단 게 먹고 싶은 거야.
작성일 : 20-09-14 22:26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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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겠지! 기다려보자.”

 김산이 긍정적으로 말했지만 애들은 조용했다.

 셋이 같이 갔는데 돌아올 때는 한명씩 따로따로.

 게다가 세 번째 애는 실종?

 무섭잖아.

 “이거 연애 서바이벌이잖아. 괜찮아. 괜찮아.”

 최지민의 말에 애들이 미지근하게 웃었다.

 “근데 마왕이나 마녀한테 고백을 받거나 하게 되면 바로 죽는 거냐?”

 우서진의 직구에 재하는 입이 쩍 벌어졌다.

 재하도 궁금했지만 이은주와 이규진 앞에서 차마 물어볼 수가 없었던 것을 우서진은 바로 질렀다.

 “그러게. 우리 룰이 어떻게 되지?”

 이승호도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일단 마왕이나 마녀한테 고백해도 바로 안 죽어. 고백 받아도 안 죽고.”

 차해인이 말했다.

 “그럼? 왜 파멸이라는 거야?”

 강나연이 물었다.

 “마왕이나 마녀에게 고백을 하거나 받았을 때 그게 커플로 이어질 경우 파멸이야.”

 이은주가 담담하게 설명했다.

 “탈락이란 거야?”

 김산이 물었다.

 “응.”

 차해인이 대답했다.

 만약에 문현빈이 진짜 탈락한 거라면 이은주나 이규진 둘 중 한 명이 마녀라는 말이고, 문현빈이 고백을 했거나 고백을 받아서 커플까지 됐다는 말이다.

 대박 소름.

 재하는 탈락한 문현빈이 부럽기 보다는 칼 같이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무섭게 느껴졌다.

 “근데 나 마녀 아니야.”

 이규진의 말에 아이들은 기계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상황에서 마녀가 나 마녀라고 하겠냐고.

 미안하게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규진의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목소리로 말 하니까 더 의심되잖아.

 재하는 이규진의 음침한 목소리가 이런 상황에서는 엄청 불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마녀 아닌 거 알아.”

 하지만 김산만은 진짜 믿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재하를 슬쩍 쳐다봤다.

 앗!

 ‘나 마녀야.’

 순간 재하는 장미 정원에서 자신이 김산에게 당당하게 내뱉었던 말이 생각나서 뜨끔했다.

 뭐 내가 탈락하면 알겠지.

 지금에 와서 다시 말을 바꿀 수도 없어서 재하는 잠자코 있기로 했다.

 그 때 이은주도 나지막하게 말했다.

 “나도 아닌데?”

 엄청 어색해져버린 분위기에 재하는 딱 질식할 것 같았다.

 싫다. 이 숨 막힘.

 “문현빈이 안 오니까 혹시나 해서 물어본 거야. 규칙도 잘 모르겠고 해서 겸사겸사. 기분 나쁘게 해서 미안해.”

 우서진이 솔직하게 나섰다.

 그러자 이은주의 눈이 다시 초승달처럼 천천히 휘어졌다.

 “그래 뭐, 나라도 그렇게 생각될 거 같긴 해.”

 이은주가 장난스럽게 말하자 차해인도 나섰다.

 “그럼 일단 송PD 언니나 스텝들한테 이야기하자!”

 “그렇게 하자. 송PD님은 알겠지. 우리 이거 다 차고 있잖아."

 김산이 스마트워치를 찬 왼쪽 손목을 흔들면서 말했다.

 아이들 모두 똑같이 생긴 스마트워치를 손목에 차고 있었다.

 지난 사전모임 때 지급 받은 스마트워치로, 촬영 중에는 꼭 착용해야만 했다.

 촬영이 시작되면 개인 핸드폰은 쓸 수 없고 스마트워치를 통해 공지사항과 미션을 전달 받았다. 그리고 출연자들은 자신의 위치 추적과 심박 수 체크에 동의해야했기 때문에 송PD는 언제든 아이들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트워치의 존재가 족쇄 같이 느껴졌던 재하는 착잡한 마음으로 김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문현빈 좀 있음 올 거예요.”

 연락을 받고 급하게 뛰어왔는지 송PD는 가쁜 숨을 내쉬며 말했다.

 “계단에서 넘어져서 팔이랑 무릎을 좀 긁혔어요. 강당에 있는 촬영 팀 캠프에서 응급처치하고 이리로 오고 있는 중!”

 “다행이네요.”

 최지민이 진짜 안심이라는 듯 말했다.

 “저희는 혹시 탈락됐나 싶었어요.”

 “응? 무슨 말이야?”

 “마녀나 마왕이랑 커플 되면 탈락 아녜요?”

 송PD의 말에 정은성이 되물었다.

 “뭐지? 프로그램 규칙 제대로 아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송PD가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

 “이번 시즌부터 룰이 좀 바뀌었다고 설명한 거 같은데.”

 “중간고사 때문에 공지사항이랑 규칙 확인을 잘 못했어요.”

 김산의 재빠른 변명에도 송PD는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

 “마왕이나 마녀와 커플이 됐다고 해서 바로 탈락되는 것이 아니라! 마왕이나 마녀가 처형당하면 그 커플들도 같이 자동 탈락하게 됩니다! 알겠어요?”

 다들 처음 안 사실이었다.

 “그래서 너네는 현빈이 탈락시킨 마녀가 누구라고 생각했는데?”

 송PD는 한심하다는 듯 아이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저 아니면 이은주요.”

 이규진이 대답했다.

 “내가 탈락한 줄 알았다고?”

 문현빈이 버너를 들고 오면서 물었다.

 “괜찮아?”

 재하가 버너를 받아들며 묻자 문현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버너 왔으니까 고기 굽자! 진짜 배고프다.”

 버너가 아니라 문현빈이 온 거라고!

 재하는 우서진의 안하무인 화법이 조마조마했다.

 “그럼 저녁 많이 먹고! 우리 방송에 관심 좀 가지면서 촬영에 임해주세요!”

 송PD는 산뜻하게 말했지만 아이들은 찔끔해서 어색한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탈락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해야 되냐 아님 아쉽다고 해야 하냐?”

 이승호가 마지막 삼겹살을 입에 넣은 문현빈에게 장난스럽게 물었다.

 “삼겹살 먹기 직전에 탈락은 별론데?”

 문현빈의 대답에 최지민이 큰 소리로 웃었다. 문현빈은 마른 체격인데도 최지민이나 우서진 보다 많이 먹는 것 같았다.

 “다친 데는 괜찮아?”

 이규진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묻자 문현빈이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만 본 건가?

 재하는 방금 문현빈의 창백한 얼굴에 살짝 생기가 도는 것처럼 보였다.

 문현빈은 이규진을, 이규진은 우서진을?

 재하는 고개를 저었다.

 눈치 채고 싶지 않다. 눈치 채고 싶지 않아.

 아무것도 모른 채로 아침이 되면 가볍게 바로 처형당하고 탈락할 거야.

 재하는 문현빈의 무사귀환으로 첫 번째 탈락자의 자리가 다시 공석이 되자 다시금 의욕이 타올랐다.

 

 애들이 치울 것도 없이 싹 다 먹어 버려서 뒷정리는 금방 끝이 났다.

 가위 바위 보에서 진 무용과 애들이 설거지를 하러 가고, 남은 애들은 판다처럼 빵빵해진 배로 여기저기 기대앉아서 쉬었다.

 재하도 야외음악당 맨 앞좌석에 팔다리를 늘어뜨리고 앉아 고개를 뒤로 젖혔다.

 하루 종일 쓰고 있던 안경도 잠깐 벗어서 무릎 위에 올려두고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쐬니 좀 살 것 같았다.

 “자! 감자칩!”

 응?

 갑작스런 소리에 눈을 뜬 재하는 감자칩을 내미는 우서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사료냐? 뭐가 이렇게 커?

 “이렇게 큰 사이즈도 있어?”

 “이거 다 공기야. 뜯으면 얼마 없어.”

 우서진의 말에 재하는 웃음이 터졌다.

 얘는 진짜 뭐야?

 외모만 보면 완전 카리스마 넘치게 생겼다. 재하에게 우서진은 직설적인 말투도 그렇고 가까이 다가가기 힘든 분위기의 남자애로 느껴졌다.

 하지만 무게감 없이 쏟아지는 우서진의 표현에 재하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는 재하를 보고 우서진이 정색하며 말했다.

 “권재하!”

 재하는 무릎에 놔뒀던 안경을 다시 쓰고 여전히 웃음 가득한 얼굴로 우서진을 올려다봤다.

 “기억 할지 모르겠는데.”

 우서진이 재하를 보며 말문을 열기 무섭게 멀리서 우서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우서진!”

 최지민이 우서진을 불렀다.

 우서진은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돌렸다.

 “권재하 거기 있어?”

 “아니!”

 응?

 재하는 이렇게 대놓고 당당하게 뻥을 치는 애도 있나 싶었다.

 “보이는데?”

 가까이 다가온 최지민이 해맑게 웃으면서 말했다.

 “권재하! 애들이 마시멜로 굽고 싶다고 해서 사러 갈 건데 같이 갈래?”

 “그래.”

 “아니!”

 재하와 우서진이 거의 동시에 대답했다.

 재하는 우서진을 올려다봤다.

 우서진이 고집스럽게 다시 말했다.

 “안 가.”

 “그래 우서진 너는 아까도 다녀왔으니까 쉬고 있어. 우리끼리 다녀올게.”

 최지민의 말에 우서진이 답답하다는 듯 다시 입을 열려고 하자 재하가 얼른 나섰다.

 “나도 마시멜로 좋아!”

 그러자 우서진이 재하를 못마땅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너 감자칩이라며?”

 재하가 눈만 껌뻑거리자 우서진이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감자칩이라고 해놓고 왜 마시멜로가 좋다 그래?”

 재하가 대꾸할 말을 못 찾는 사이에 최지민이 대신 대답을 했다.

 “원래 짠 거 먹고 나면 단 게 먹고 싶은 거야.”

 천재?

 재하는 순진한 리트리버처럼 활짝 웃는 최지민이 사실은 여우나 능구렁이가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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