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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용의 아이 따윈 개나 줘 버려!
작가 : 솔커
작품등록일 : 2020.8.3

#본격_여주인공이_다_해_먹는_동양_판타지!

"아이야, 너는 용의 아이란다."

아니, 용의 아이면 축복이나 내려줄 것이지 제물이 웬 말이람?
제물이 될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희진의 이세계 고군분투 생존기!

나는 지금이 왜 고구려인지도 모르겠고, 왜 황태손이 황궁 대신 산골짜기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신관인 주제에 신을 죽이러 가자는 소리나 하는 신관이 옆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야, 너네 진짜 나한테 왜 그러냐?"

과연 희진은 용의 아이라는 운명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19. 이상한 나라의 도마뱀 (2)
작성일 : 20-09-14 21:24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6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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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가긴 어딜 돌아가느냐! 떼잉, 하필이면 이리 멍청한 놈이 사자가 되어서는.”

 

 

 곁에서 초치는 소리에 희진은 천천히 팔을 내린 채 말하는 도마뱀을 바라봤다. 그리고 희진은 내린 팔을 들어 그대로 제 오른 뺨을 내리쳤다. 찰싹. 찰진 마찰음과 함께 화끈거리는 통증이 전해져 왔다. 이번에도 꿈은 아닌 모양이었다. 희진은 얼얼한 볼을 문지르며 도마뱀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 수간에도 자신이 감히 도마뱀을 상대로 대화를 시도하려 한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올 뿐이었다.

 

 

 “누구세요?”

 

 

 도마뱀은 위풍당당한 자태로 고개를 쳐들고 외쳤다.

 

 

 “나는 위대하신 용신의 대리인이니라!”

 

 

 희진은 작은 도마뱀의 모습을 눈으로 훑었다.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용은 개뿔, 그냥 색깔만 특이한 도마뱀에 불과한 모습이었다.

 

 

 “용신이 아니라 도마뱀신인 거 아니고?”

 

 

 희진의 물음에 도마뱀은 자리에서 펄쩍 뛰며 소리쳤다.

 

 

 “네 이놈! 어디 감히 그런 망발을 하느냐!”

 

 

 저기, 그렇게 팔짝팔짝 뛰셔봤자 그냥 뜀뛰기나 좀 하는 도마뱀같은데. 희진은 화를 내야 하는 건지 웃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놀라야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묘한 기분 속에서 어정쩡한 얼굴로 도마뱀을 바라봤다. 아니, 잠깐.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열이 받았다. 저 아니면 깨어나지도 못했을 놈이 어디서 저한테 이놈 저놈 취급이람? 게다가 한 손에 들어와 잡힐 것 같은 놈이, 한걸음에 밟혀 죽을 것 같은 놈이 어딜 까불어? 희진은 인상을 찡그리며 옷소매를 걷어 올렸다. 심상치 않은 기운을 감지한 도마뱀이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쳤다. 희진은 씨익 웃으며 손을 뻗어 단번에 도마뱀을 꽉 움켜쥐었다.

 

 

 “잡았다, 요놈.”

 

 “네, 네 이놈! 감히 위대하신 용신의 대리인에게!”

 

 “야, 내가 그놈의 네 이놈 소리를 어디 하루 이틀 들은 줄 아냐? 아주 그냥 이 동네 사람들은 처음 보는 사람한테 하는 인사말이 네 이놈이지? 어?”

 

 

 도마뱀은 다급히 네발을 버둥거리며 희진의 손 사이를 빠져나와 손등으로 올라와 꼬리로 그녀의 손목을 휘감았다.

 

 

 “나, 나는 지엄하신 용신의 대리인으로써……!”

 

 “그 망할 놈의 용신 따위 진짜!”

 

 

 희진은 힘껏 인상을 구긴 채 도마뱀에게 얼굴을 가까이했다.

 

 

 “야. 내가 그 망할 신 때문에 얼마나 개고생을 한 줄 알아? 그랬더니 이젠 대리인까지 보내? 왜? 내가 용의 아이라서? 아니, 이딴 식으로 힘을 낭비하니까 제물이나 받아 처먹는 거 아니야! 야, 원래 신은 덕이나 선행을 쌓아서 힘을 얻는 거 아니야? 아니냐고!”

 

 “마, 맞다! 네 말이 다 맞다!”

 

 “맞긴 뭐가 맞아! 내가 그거 때문에 다른 세상에 태어났다 다시 여기로 끌려왔는데!”

 

 

 희진은 도마뱀의 말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빽 소리쳤다. 도마뱀은 질색을 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희진은 쓸데없는 궁금증이 생겨났다. 도마뱀도 청력 기관이 있나? 하지만 궁금증은 잠시였다. 하긴, 말도 하는 도마뱀인데 청력 기관이 없는 게 더 이상하지.

 

 

 “나는 진정한 용신의 대리인이란 말이다!”

 

 

 희진이 잠시 딴 생각에 팔린 사이 간신히 정신을 차린 도마뱀이 희진의 팔 위로 부랴부랴 기어오며 소리쳤다. 희진은 인상을 찡그리며 팔을 흔들었다.

 

 

 “뭐라는 거야. 그럼 이 세계는 용신이 둘이나 있냐?”

 

 “그렇다!”

 

 “뭐?”

 

 

 희진은 미간을 잔뜩 모으며 도마뱀과 눈을 맞췄다.

 

 

 “야.”

 

 “야가 아니라 나는 용신의 대리…….”

 

 “야, 대리인.”

 

 

 도마뱀은 체념한 듯 한숨을 폭 내쉬며 혀를 핥짝였다. 어디 한번 말 해 보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희진은 기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내가 도마뱀의 표정을 읽을 수가 있어? 아니, 그 전에, 도마뱀한테 표정이 있었어? 떨떠름한 기분 속에서 희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기 용신이 두 마리냐?”

 

 “진정한 용신은 오직 한 분뿐이다.”

 

 “그 용신이 나를 용의 아이로 점찍은 거고?”

 

 “아니다.”

 

 “그럼 날 용의 아이로 점찍은 건 누군데.”

 

 “그건 인과율의 법칙상 내 말할 수 없다. 나는 네가 스스로 알아내는 것을 돕기 위해 이곳에…….”

 

 “뭐야, 그럼 쓸모없잖아.”

 

 

 희진은 팔을 툭 아래로 내렸다. 도마뱀은 스르르 미끄러지는 몸에 힘을 줘서 부리나케 희진의 팔을 타고 올라와 어깨를 점령했다.

 

 

 “이, 일단 내 말을 들어보거라! 그래, 이곳에서 나가고 싶지 않으냐?”

 

 

 어깨를 털어내려던 희진의 손이 멈추었다. 제법 솔깃한 제안이었다.

 

 

 “너 여기서 나가는 법을 알아?”

 

 

 희진은 오른쪽 어깨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도마뱀은 새파란 눈동자를 깜빡이며 자랑스레 이야기했다.

 

 

 “당연한 것을! 이곳은 용신께서 나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 주신 곳, 내가 없이는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도다!”

 

 “누구도 못 들어오게 생겼던데. 너 그래서 계속 자고 있던 거 아니야?”

 

 “아니다, 나는……!”

 

 

 더 말을 하려던 도마뱀의 입이 꾹 다물어졌다. 마치 누군가 억지로 틀어막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 도마뱀은 앞발로 제 턱을 벌려보려 애썼지만 그대로 주르륵 희진의 팔을 따라 미끄러질 뿐이었다.

 

 

 “어, 어어!”

 

 

 희진은 황급히 팔을 안쪽으로 접이 미끄러지는 도마뱀을 받아냈다. 뭐야, 얘 왜 이래. 아까 말한 그거 때문에 그러는 건가?

 

 

 “너 인과율 때문에 말을 못 하는 거야?”

 

 “푸하!”

 

 

 도마뱀이 거친 숨을 내뱉었다. 도마뱀은 그제야 숨통이 트였다는 듯 우다다다 말을 쏟아냈다.

 

 

 “그러하다! 나는 용신의 대리인. 신은 우주의 법칙상 인간 세상이 직접 관여해서는 아니되고 또 그리할 수도 없는 법. 그것은 이 우주를 유지하는 균형과 인과율에 위배되는 것이니. 하여 신께서는 대리인인 나를 보내시어 너를 조력하게 만드셨도다. 나는 네가 제공한 원인과 결과에 대해 무엇이든 이야기 할 수 있나니!”

 

 

 와, 진짜 뭐라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다.

 

 

 희진은 멍한 얼굴로 도마뱀의 말을 곱씹었다. 우주의 균형이 어쩌고 저쩌고, 뭐라고 했더라. 그러니까 인과율인지 뭔지 때문에 신은 개입을 못한다는 거 아니야. 그래서 말도 못하는 거고. 희진의 미간이 절로 찡그려졌다. 의아함이 치밀었다.

 

 

 그럼 제물을 받아먹는 그 용신은 뭔데? 걔는 잘만 개입하고 있잖아? 이 용신이랑 뭐가 다른 건데? 아까 분명 신은 둘이 아니라며. 희진은 도마뱀의 꼬리를 잡고 높이 들어 올렸다. 졸지에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도마뱀이 희진을 향해 간절히 외쳤다.

 

 

 “요, 용의 사자여! 이 몸은 용신의 대리인이란 말이다!”

 

 “허, 한 놈은 내가 용의 아이고 한 놈은 내가 용의 사자야? 돌아버리겠네, 아주. 야. 딱 말해. 누가 짭이냐?”

 

 

 분노 섞인 희진의 목소리에 도마뱀은 슬그머니 그녀의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짜, 짭이 무엇이더냐?”

 

 “누가 가짜냐고. 너네 신이야, 아니면 제물 받아먹는 그놈이야.”

 

 

 도마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필사적으로 희진의 손등 위로 기어 올라왔다. 이런 것도 알아서 맞추라는 건가. 희진은 탐탁지 않은 얼굴로 입천장을 두어 번 혀로 차다 입을 열었다. 어차피 확률은 반반, 찍어나 보자.

 

 

 “제물 받는 놈이 가짜지?”

 

 “그러하다! 그래, 내 네놈이 알고있을 줄 알았다! 내가, 이몸이 진정한 용신의 대리인이라 하지 않았더냐! 아주 맹탕은 아닌게로구나!”

 

 “야. 너 또 거꾸로 매달려서 머리에 피 쏠리고 싶으면 그렇게 말해라.”

 

 

 도마뱀은 얌전히 희진의 손등 위에 안착한 채 입을 다물었다. 희진은 어쩐지 저녀석이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본 것도 같다고, 제 눈이 이생하진 건지 저 도마뱀이 이상해진 건진 모르겠지만 정말 그런 걸 본 것도 같다고 생각했다. 희진은 고개를 저었다. 이상한 생각은 그만하자, 서희진. 지금은 이 녀석한테 집중하자고.

 

 

 “그럼 그 가짜 신은 지가 뭔데 제물을 받아?”

 

 

 도마뱀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희진은 팔찌처럼 제 손목에 스스럼없이 휘감겨 매달린 도마뱀을 바라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결국 이놈이나 저놈이나 저를 도와주는 놈은 하나도 없는 모양이었다. 이 녀석도 제가 아는 사실에 대해서만 도와줄 수 있다고 하니, 제가 모른다면 결국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이었다.

 

 

 “아. 속 터져서 못살겠다, 진짜. 그럼 여기서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해. 그건 너만 안다며. 그러니까 네가 알려줘야지.”

 

 

 잔뜩 심기불편한 희진의 목소리에 도마뱀은 우물쭈물하며 눈치를 살폈다. 어이가 없는 모습이었다. 언제는 자기만 나갈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더니. 갑자기 또 왜 이런대.

 

 

 “왜. 뭐. 뭔데. 뭐가 필요한데.”

 

 

 도마뱀은 슬금슬금 희진의 팔을 타고 올라오며 파란 눈동자를 깜빡였다.

 

 

 “계약이 필요하다.”

 

 “계약은 또 뭔 놈의 계약이야! 우리 엄마가 보증 함부로 서는 거 아니랬거든?”

 

 “네가 용신의 사자가 되겠다는 계약 말이다!”

 

 “뭐야. 아깐 나보고 용신의 사자라며. 나 아직 사자 아닌 거였어?”

 

 

 도마뱀은 딴청을 부리며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와, 진짜 신이라는 놈도 결국 나를 부려 먹겠다 이거고, 가짜 신이라는 놈은 나를 잡아 먹겠다 이거잖아. 뭔놈의 신들이 다 이따위야? 희진은 황당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었다. 이젠 억울하고 화가 나지도 않았다. 그냥 이 모든 상황이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희진은 손목을 짤랑짤랑 흔들며 도마뱀을 바라봤다.

 

 

 “야. 너 대리인이라는 거 말고 이름이 있을 거 아냐. 이름이 뭔데?”

 

 

 도마뱀은 흠칫 몸을 떨더니 희진의 손목에 매달리며 소리쳤다.

 

 

 “그, 그건 계약을 해야만 알려줄 수 있다!”

 

 “아, 뭔 놈의 제약이 이렇게 많아! 아주 그냥 네 이름도 금칙, 법칙, 준칙, 뭐 이런 거라고 하지 그러냐?”

 

 

 도마뱀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감히 용신의 대리인의 이름이 그게 무어냐며 따질 법도 했건만 침묵을 유지하는 게 수상했다. 게다가 자꾸만 슬그머니 눈동자를 굴려대지 않던가. 희진은 집요하게 도마뱀을 바라보며 캐물었다.

 

 

 “너 거짓말 못하지.”

 

 

 도마뱀은 꼬리를 마구 흔들며 어떻게든 희진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이미 손 안에 들어간 이상 뜻대로 될 리가 없었다.

 

 

 “저중에 네 이름이 있구나?”

 

 “에라이, 맹랑한 놈아! 너는 시간이 아깝지도 않으냐!”

 

 

 오호라, 나이스 샷. 희진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도마뱀을 바라봤다.

 

 

 “야, 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내가 원래 열여덟 살이었거든? 근데 여기로 오고 나니까 여덟 살이라지 뭐야? 고로 나는 지금 십 년을 세이브했다 이거야. 그러니까 열 시간을 허비한들 뭐가 아깝겠냐?”

 

 “뭐, 무어가 어쩌고 저째?”

 

 “금칙아!”

 

 “떼잉, 버르장머리 없는 놈 같으니라고! 어찌 용신의 사자가 되는 영광을 저버린단 말이냐!”

 

 

 대체 그게 버릇이랑 무슨 상관인 건데. 희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다음 이름을 불렀다.

 

 

 “법칙아.”

 

 “네놈, 그리 방자하게 굴다 나중에 후회할 것이야. 기필코 후회할 것이야!”

 

 

 도마뱀은 앞발을 쾅쾅 들며 소리쳤다. 그래봤자 갓 부화한 녀석의 크기는 기껏해야 희진의 작은 손바닥만 할 뿐이었다. 그러니 무슨 짓을 한다 한들 희진에게 위협이 될 리가. 아무래도 장기전이 될 것 같았던 예감에 희진은 아예 편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세 번째 이름을 불렀다.

 

 

 “준칙아.”

 

 “지엄하신 용신이시여! 어찌 이런 멍청한 아이를 사자로 뽑으셨나이까! 용신이시여!”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도마뱀을 뚱한 얼굴로 바라보던 희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야. 그럼 다 섞어야 하나? 금칙법칙준칙아!”

 

 

 청산유수처럼 굴러가던 도마뱀의 혀가 기어코 멈추었다. 희진은 눈썹을 크게 들어 올리며 도마뱀을 바라봤다.

 

 

 “너 진짜 이름이 금칙법칙준칙이라고?”

 

 

 딸꾹. 도마뱀의 입에서 딸꾹질일 터져 나왔다. 맞딱. 어쩐지 맞다는 대답을 간신히 참아내는 것 같은 소리였다. 희진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도마뱀의 이름을 부르며 명령조로 이야기했다.

 

 

 “금칙법칙준칙아, 내 말에 대답하거라.”

 

 “예에. 아아악! 네놈은 대체 이걸 어찌 안 것이야!”

 

 

 도마뱀은 앞발로 제 눈을 철썩 가리며 외쳤다. 내가 미쳐. 희진은 배를 잡고 깔깔대며 웃음을 토해냈다.

 

 

 “야, 무슨 이름이 금칙법칙준칙이야?”

 

 “이름에는 힘이 있는 법이라 그러한 거다, 이 멍청한 놈아!”

 

 

 도마뱀은 잔뜩 토라진 듯 희진의 손끝을 향해 고개를 돌린 채 꼬리로 희진의 팔을 탕탕 내리쳤다. 희진은 도마뱀의 꼬리를 살살 쓰다듬으며 그를 어르고 달래보려 했다. 약간의 효과는 있던 모양인지 도마뱀이 슬쩍 고개를 돌려 희진을 바라봤다. 희진은 조금 더 다정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아무나 이름을 알아서 널 부리지 못하도록 하려고 그런 괴상한 이름을 지은 거야?”

 

 

 도마뱀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이럴 땐 또 귀여운데. 희진은 도마뱀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도마뱀은 새파란 눈을 감아내리며 희진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이름에는 힘이 있다고 하지 않았더냐. 나는 이 우주의 균형을 비틀 수 있는 존재. 하여 강력한 인과율에 얽매여 있다는 뜻으로 그러한 이름을 주신 것이다.”

 

 

 희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온갖 칙자들을 다 가져다 붙였구만. 이야, 이거 용신이란 놈 성격도 알 만하다. 희진은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도마뱀을 향해 말했다.

 

 

 “야, 어때. 아직도 내가 맹탕같아?”

 

 

 도마뱀이 새파란 눈동자를 들어 희진을 빤히 바라봤다. 세로로 길쭉하게 찢어진 동공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본 희진은 내심 깜짝 놀랐다. 이곳에 온 뒤로 가장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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