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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천마, 이계로 강림하다
작가 : 휴고네뷸러
작품등록일 : 2020.9.10

선한 자는 되도록이면 건드리지 않되, 악한 자는 반드시 응징한다

 
강림하다 [2], 두 번의 기회는 없다
작성일 : 20-09-14 11:25     조회 : 262     추천 : 0     분량 : 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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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돌아왔다….

 

 정말이지 돌아온 게 맞았다. 어떻게 돌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루인은 돌아왔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여겼다. 꿈에서만 그토록 바래왔던 풍경, 평생 돌아가길 원했던 그때가 기이하게도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에, 에트라체.’

 

 평생을 그리워만 했던, 꿈에서만 안을 수 있었던 그녀가 옆에 서 있자 루인은 도저히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그녀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톡 쏘는 말을 내뱉었지만 루인은 알고 있었다. 이게 그녀만의 사랑표현법임을 말이다.

 

 ‘이번 생에는 끝까지 지켜줄께. 당신 그리고 윈더러트 백작가 모두들….’

 

 자신의 잘못으로 소멸해버린 윈더러트 백작가마저 펼쳐지자 루인은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하객들 사이에 서 있는 가신들을 발견하자 눈물이 더욱 쏟아져내렸다.

 

 ‘이거 분명 에트라체와의 결혼식 날이야….’

 

 게다가 돌아와도 아주 절묘한 시기로 회귀했다. 이 날은 루인이 스물 한 살이 되던 해, 에트라체와의 결혼식 날이었다. 이 날이라면 잘못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정신 똑바로 차려, 루인 윈더러트. 모든 걸 되돌리려면….’

 

 루인은 흥분되는 마음을 급격히 진정시켰다. 다시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주례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에트라체와 결혼하지 않겠노라 당당히 선언했다.

 

 ‘지금은 어쩔 수 없어, 에트라체. 결혼하지 않는 게 당신과 모두를 지킬 수 있는 길인 걸.’

 

 루인은 모두를 위해서 결혼을 거부했다. 하객들이 놀라든 말든, 에트라체가 험한 말을 내뱉든 말든, 상관없었다.

 

 ‘진짜야, 내가 돌아왔다고! 흑흑.’

 

 루인은 쏟아지려는 눈물을 가까스로 참으며 신께 감사했다. 이번 생에는 절대로 막 살지 않고, 쾌락을 쫓지 않고, 비겁하지 살지 않고, 남을 속이지 않고, 비굴하지 않고, 도망치지 않고, 후회없이, 진짜! 제대로 잘 살아보리라 다짐했다. 정말이지 그때까지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하지만.

 

 결혼식이 끝나갈 무렵 루인은 머릿 속에서 팅— 하는 충격을 받았다. 마치 은화살 하나가 머리를 관통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누군가는 이러한 충격을 ‘번뜩임’ 이라고 칭했다.

 

 찰나의 번뜩임에 루인은 완전히 정신을 잃어버렸다.

 

 

 ***

 

 

 결혼식 도중 쓰러진 루인이 정신을 차린 건 며칠이 지나고 나서였다.

 

 모두가 잠든 새벽.

 

 루인의 몸에서 작은 인기척이 일었다. 꿈틀거리는 손가락은 마치 전이되듯 루인의 눈가에까지 다다랐다. 그리고 루인의 눈이 서서히 뜨이기 시작했다. 눈을 뜬 루인이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영혼대법은 성공했는가? 남궁휘 녀석, 나를 용케도 이계로 보냈군.”

 

 ‘너, 너는 누구야. 당장 내 몸에서 나가지 못해?’

 

 “이 녀석, 안쓰러워 소멸시키지 않았건만 아직도 자신의 처지를 깨닫지 못한 건가?”

 

 이럴수가. 정신을 잃고 깨어나보니 루인의 몸은 놀랍게도 루인의 것이 아니었다.

 

 천마(天魔)!

 

 이계강림(異系降臨)!!

 

 루인의 몸을 강탈(强奪)하다!!!

 

 ‘돌려줘, 돌려달라고!’

 

 천마는 이제야 사람답게 살아보고자 했던 루인의 몸을 무참히 강탈해버렸다. 루인의 입장에서는 가히 억울할 상황. 하지만 그가 이계의 초절대자인 천마에게 대응할 방법은 전무했다.

 

 ‘제발 돌려줘, 이렇게 부탁할께. 제발….’

 

 “이거 더는 못들어주겠군. 나도 어렵사리 온거라 곤란하다. 더 이상 쓸데없는 미련은 갖지 말도록.”

 

 애처로운 루인과는 달리 천마는 완고했다. 사실 천마 또한 루인과 마찬가지로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태였다. 신교의 대호법인 남궁휘가 생명을 담보로 영혼대법을 시전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죽음에 이르렀을 것이었다.

 

 ‘제발 돌려줘… 제발….’

 

 대호법의 목숨을 건 희생으로 어렵사리 이계에 강림했는데 몸을 돌려달라고? 씨알도 안먹힐 소리였다.

 

 “하긴 지금 이 상황 믿기 힘들겠지. 좋다, 나 천마가 어떤 존재인지 깨닫고 나면 오히려 그대의 몸을 차지한 게 영광으로 생각될 터.”

 

 천마는 그즉시 자신의 기억을 루인에게 주입시켰다. 족히 이백 년에 달하는 세월을 엿본 루인은 말문이 턱 막혀버렸다. 천마는 자신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압도적인 삶을 살아온 이계의 절대자였다.

 

 “이제 좀 파악이 되더냐?”

 

 ‘천마님… 제발 부탁입니다. 제발, 제발 제 몸을 돌려주세요… 흑흑.’

 

 “이 녀석, 말귀를 도통 못알아먹는군.”

 

 ‘흑흑, 흑흑흑… 제발 이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되겠군.”

 

 천마는 울고불고 애원하는 루인의 영혼을 무참히 가둬버렸다. 루인은 이제 천마의 허락없이는 무의식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루인의 몸을 차지한 천마가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이제 다시 돌아가는 일만 남은 건가?”

 

 천마는 이계로 강림하기 직전 무림맹의 간계에 빠졌었다. 천하십존(天下十尊)의 협공을 받았다. 패천마공을 극성으로 시전해 모두를 회생불능으로 만들었건만, 막바지에 진법에 갇혔다.

 

 이른 바, 파마폭진(破魔幅陣).

 

 마를 파멸시킨다라는 이름의 이 진법은 제갈세가의 금지된 진법이었다. 무수한 혈기를 필요로 했기에 어느 누구도 발현할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하지만 천하십존은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파마폭진을 발현시키는데 성공했다.

 

 [네 놈들을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이다!!!]

 

 천마는 파마폭진에 갇혀 울부짖었다. 급격하게 마기를 빼앗기며 좌절했다. 죽음이 점점 구체화될 찰나, 대호법 남궁휘가 생명을 담보로 영혼대법을 시전해주지 않았다면 꼼짝없이 죽었을 것이었다.

 

 “대호법, 내 그대의 희생을 결단코 헛되이 하지 않으마. 다시금 무림으로 돌아가 간악한 놈들을 모조리 쓸어버리리라.”

 

 두려워하라.

 

 후회하라.

 

 그리고 사죄하라!

 

 무림으로 돌아가는 즉시 천마는 무림맹과 위선자들을 남김없이 처단할 작정이었다. 복수의 혈풍은 무림 귀환 즉시 처절하게 불 예정이었다.

 

 “음.”

 

 복수를 위한 기억은 결단코 완벽했다. 머릿 속에 배신자들과 위선자들이 남김없이 자리잡아 있었다. 패천마공의 기억 또한 완벽했다. 한 번 걸어온 길이었기에 천마는 패천마공 7성까지 빠르게 복원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문제가 발생했다.

 

 “이토록 육중한 몸이라니.”

 

 뒤룩뒤룩 쪄있다 못해 축 쳐진 뱃살들. 추측하기로 족히 250근(150kg)은 넘어보였다. 돼지도 이런 상돼지가 존재하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한심한 녀석, 대체 몸관리를 어떻게 한 거지?”

 

 무공을 익히기 위해서는 무공을 익힐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했다. 이러다간 무공을 연마하는 것보다 몸을 만드는 게 더 오래 걸릴 듯 싶었으니 정말이지 기가 찰 노릇이었다.

 

 “몸은 그렇다 치고.”

 

 천마는 또다른 문제를 발견했다. 이제 루인으로 이계에서 생활할지인데 이계의 정보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었다.

 

 “잠깐.”

 

 순간 천마의 뇌리에 좋은 생각이 번뜩였다. 즉시 자신의 무의식에 해당하는 상단전을 열었다. 방금 가둬놓았던 루인의 영혼을 찾았다. 무의식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그를 꺼내어주었다.

 

 ‘천마님… 제발, 제 몸을 돌려주십시오… 흑흑.’

 

 루인의 영혼은 아직도 울면서 육체를 돌려달라 애원하고 있었다. 천마는 그를 무시했다. 천마가 원하는 건 그의 기억이었다.

 

 솨아아—

 

 천마는 루인의 기억을 하나둘 흡수했다. 루인의 기억들이 천마의 상단전으로 빨려들어갔다.

 

 ‘음?’

 

 천마는 루인으로부터 기억을 흡수하는 도중 의아함을 느꼈다. 이상하게도 루인의 영혼 속에는 미래의 일들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비록 조각조각 나서 불완전하긴 해도 분명히 미래의 기억이었다.

 

 ‘네 놈, 이 기억들은 무어더냐?’

 

 ‘천마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제발….’

 

 루인의 영혼은 몸을 빼앗긴 충격에 제 정신이 아니었다. 천마의 물음에도 계속해서 울고 빌 뿐이었다.

 

 ‘일단 흡수해놓는 게 좋겠군.’

 

 천마는 루인의 미래 기억들을 하나둘 흡수했다. 기억을 흡수하며 미래 기억들을 언뜻 엿보았다.

 

 ‘에트라체의 죽음과 백작가의 소멸, 제국과 드래곤이라… 오호라, 드래곤은 신통방통한 괴수로군.’

 

 ‘천마님… 제에발….’

 

 천마는 여전히 울부짖는 루인을 철저하게 무시했다. 그리고 그의 기억들을 남김없이 빨아들였다.

 

 솨아아아—

 

 기억을 흡수하는 천마의 영혼은 갈수록 강대해지는 반면, 루인의 영혼은 서서히 흐릿해져만 간다. 과거로 회귀해 이제야 사람답게 살아보려 했건만.

 

 ‘처어어어어언마마마니이이임….’

 

 루인의 영혼은 다시금 무의식의 늪에서 허우적대기만 한다.

 

 반면에.

 

 ‘다 된 건가?’

 

 무림을 평정했던 천마는 완벽하게 이계로 강림하는 순간!

 

 무림을 압도적으로 평정했던 그가 이계에 첫 발을 내미는 역사적인 순간이 마침내 도래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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