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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채널 스트림(Ch. Stream)
작가 : 김트리
작품등록일 : 2020.9.14

"아이돌을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야! 아이돌이 되는 거라고!"

"그럼 많은 사람들이 봐주고 좋아해주는 노래와 춤을 하는 뉴튜버 아이돌이 아닌 거야?"

인기 스트리머(유튜버)가 되고 싶은 시골 소녀 하나 (주인공)가 같은 학교 학생들과 함께 인기 아이돌로 성장해가는 성장기.

 
18.
작성일 : 20-09-14 02:16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47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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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하나하나~ 여긴 준비 다 됐어~”

 두 사람의 이야기가 대충 정리될 무렵.

 칠판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반 아이들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송이가 손을 흔들었다.

 “타이밍 완전 굿!! 지금 갈게~”

 손을 흔드는 송이에게 같이 손을 흔들어준 하나가 시원이를 잡아끌었다.

 팔짱을 껴진 채 하나에게 반 강제로 교탁 앞까지 끌려나온 시원은 벙~뜬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송이와 반 아이들 너머에 있는 칠판에는 다른 글씨체를 가진 수십개의 메시지가 칠판 중앙에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우리 반 최고의 모범생’

 ‘성실한 내 친구’

 ‘하나 보모’

 ‘저세상 라인업의 유일한 정상인’

 ‘떠든 사람 : 하나. 사과하는 사람 : 시원’

 ‘못하는 게 뭐야! 제엔장~! 부러워! 불공평해! 팔방미인!’

 ‘명석함 한 스푼, 미모 한 스폰, 마지막으로 연애운을... 응? 뭐야?! 왜 텅 비었어?!”

 

 “... 이게 다 뭐야?”

 각기 다른 방향에서 규칙성 없이 배열된 글자들을 흔들리는 동공으로 살펴보던 시원이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송이를 기준으로 좌우로 비껴선 반 친구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너희 설마... 반 애들한테 다 말한 거야?!”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갑자기 정신이 아득해진 시원이 몸을 바르르 떨었다.

 “응? 왜? 말하면 안 되는 거였어?”

 압력밥솥마냥 연기가 뿜뿜 뿜어져 나오는 시원의 새빨간 얼굴에 순진한 눈망울을 깜빡한 하나가 역으로 물음을 던졌다.

 “다... 당연히 안 되지!”

 “에에?! 왜? 우리 처음이니까 구독자 한 사람이라도 늘리고, 조회수 1이라도 더 높이고, 공유랑 좋아요도 하나라도 더 늘려야 하잖아! 그리고 우리 다 친군데?!”

 “그... 그야... 그야 그렇지만...”

 당당한 하나의 목소리에 비해 점점 개미목소리가 되어가는 시원이 말을 끝마치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었다.

 하나의 밀은 충분히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이성적인 영역으로 감당하기에는 이건 너무... 창피했다.

 반 애들이 내가 춤추고 노래하는 걸 본다고 생각하니, 너무너무... 너무너무너무 창피했다.

 아직 노래도 미완성이고, 춤도 다 구상하지 못했고, 영상도 아직 촬영하지 못했지만, 인간은 상상할 수 있는 동물이지 않은가.

 멀지 않은 미래에 그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학교는 정상적으로 등교할 수 있을까?

 과연 이불킥정도로 끝내고 넘어갈 수 있을까?

 

 “히히. 자자! 그러지 말고 저기 교탁 앞에 서봐! 지금 저기 송이가 있는 자리!”

 충격에 휩싸인 시원에게 방긋 웃어 보인 하나가 시원의 등을 떠밀었다.

 파도에 실려 온 나뭇가지처럼 자연스럽게 송이가 있던 자리에 선 시원은 놀란 개구리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자~ 그럼 시작할게! 영상 길이는 대충 3분 정도? 노컷편집 할거니까. 최대한 자연스럽게~”

 “뭐?! 지금 바로?! 나부터?!”

 “당연하지~ 저기 뒤에 글자들 봤잖아. 무대는 이미 완성됐다고.”

 “아니 그래도 대본이라도 쓰고, 연습이라도 하고 하는 게...”

 “에이~ 쇠뿔도 단번에 빼라잖아. 그럴 시간 없다고~ 꾸물대다간 수업 종 칠거란 말이야.”

 “뭐?! 그럼 내일 하면 되잖아?! 내일 모래 해도 되고!”

 카메라 안의 풍경과 눈동자 안의 풍경을 번갈아 보고 있는 하나에게 시원이 따지듯이 물었다.

 “에이~ 벌써 준비 다 끝났다고. 그럼 준비하시고~”

 “뭐?! 아니 잠깐만! 최소한 거울이라도...! 머리 정리라도 좀...!”

 “시원시원~”

 카메라를 향해 두 손을 허우적거리는 시원을 쪼그리고 보고 있던 송이가 시원이를 불렀다.

 게처럼 집게발을 만들고 있는 송이는 따라해 보라는 듯 두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니 이거 동영상이잖아... 왜 김치를 강요하는 건데...”

 “오오~ 눈치 챘어? 완전 자연스러웠는데.”

 “자연스럽기는 무슨.”

 이 기회를 틈 타 자신을 놀려주려는 송이에게 따끔한 한 마디를 건네준 시원은 다시금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익숙한 송이의 장난덕분인지 마음이 한결 편해진 기분이었다.

 

 “됐다~ 그럼 이제...”

 시원이에 이어 송이의 촬영까지 끝낸 하나가 칠판을 바라보았다.

 

 ‘뭉게뭉게 슬라임’

 “롱다리! 각선미 깡패!”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송길동”

 “무호흡 힐링머신”

 ‘18.5금 에너지가 감지되었습니다. 주의하십시오.”

 “충격! 송이! 교실에서 숨 쉰 채 발견!”

 ‘몸매 한 스푼, 먹성 한 스푼, 마지막으로 여유... 으아! 으아아아!!“

 

 송이의 배경이 되어주었던 글자들은 무지개를 따라 점차 사라져가고 있었다.

 “카메라 줘. 찍는 법은 대충 알고 있으니까.”

 분필이 부러져라 글자를 쓰고 있는 친구들.

 초록 칠판 위에 새롭게 써지고 있는 수많은 글자들을 보던 시원이 하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응. 부탁할게. 근데 시원이 너는 뭐 한 마디 안적어도 돼?”

 들고 있던 카메라를 건넨 하나가 물었다.

 자기 순서를 언제나처럼 대~충 적당히 끝낸 송이는 대~충 적당히 칠판을 꾸미고 있었다.

 “아... 난 됐어.”

 “에이~ 그러지 말고~”

 한 발 빼려는 시원이의 어깨에 자신의 어깨를 툭 부딪친 하나가 저리 가보라는 고개짓을 해보였다.

 “자~자~ 사양하지 마시고 이리로~ VVIP 좌석으로 안내합지요.”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찾아온 송이.

 시원의 손에 자연스럽게 분필을 들린 송이는 시원을 칠판 정중앙으로 끌고갔다.

 “하아~ 알았어. 쓰면 되잖아. 쓰면.”

 나와서 문제를 풀어보라는 선생님의 부름에선 쉽게 들을 수 없는 열띤 분필 소리에 둘러싸인 시원은 분필을 고쳐 잡았다.

 

 Better the last smile than the first laughter.

 (처음의 큰 웃음보다 마지막 미소가 좋다.)

 

 이윽고 칠판에 수놓아진 한 줄의 영어 문장.

 언어적으로도 분위기적으로도 다른 문장들과는 어딘가 이질스러운 글자를 적은 시원은 분필을 내려놓았다.

 참으로 시원이스러운 한마디에 송이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됐지? 그럼 와서 준비해. 너꺼라고 편집할 생각 꿈에도 하지 말라고. 정확히 3분. 얄짤 없으니까.”

 “아...! 응! 자 여기! 카메라. 여기 누르면 촬영 시작되고, 한 번 더 누르면 끊겨.”

 “그래. 알았어.”

 중간지대에서 만난 하나에게 카메라를 건네받은 시원은 엄지손가락 끝으로 카메라를 쓱 문질렀다.

 친구들과 하이파이프를 하며 지나가는 지금 하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하나하나~ 그럼 준비하시고~ 하이~ 스타트!”

 인간 슬라이터를 자처한 송이가 교탁 옆에 대롱대롱 매달려 손바닥을 쳤다.

 시작하자마자 두 손으로 교탁을 쾅! 하고 내려친 하나는 당장이라도 카메라 앞으로 달려나올 기세였다.

 “안녕하세요! 전 채널 스트림의 하나고! 영상 찍는 기준으론 고등학교 2학년이에요!

  저는요! 인기 뉴튜버가 되는 게 꿈이에요!

  아! 아아아! 이렇게 말하면 주소지 잘못 찾아온 줄 알고 오해하시겠다.”

 허공에 손을 휘적휘적 저은 하나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평소와 1g도 다르지 않은 하나의 행동에 여기저기서 터져나온 웃음 참는 소리는 카메라 안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었다.

 “흠흠! 어~ 그러니까! 저는요! 아이돌이 되는 것도 꿈이지만! 아이돌이 하는 뉴튜버가 되는 것도 꿈이에요! 개인방송에서 여러분들이랑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싶어요! 이야기도 하고! 같이 게임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먹방에, 눕방에, VLOG도 찍고 싶어요!

 춤이랑 노래랑! 완전 처음이지만!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어제만 해도 지나가는 누렁이랑 누구 성대가 더 강한지 대결했다고요!”

 “뭐?! 그런 대결을 왜 하는데?!”

 충격적인 하나의 한마디에 급격하게 초점이 흔들린 시원이 본분을 잠시 잊어버린 채 테클을 걸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대체 왜 그런 이상한 짓을 벌이느냔 말이다.

 “걸어오는 싸움을 피해선 안 될 때도 있는 법이라고.”

 “그런 건 좀 피해도 되거든?!”

 “무려 내가 이겼다고!”

 “안 궁금하거든?! 그리고 어떻게 이긴 거야?! 대체?!”

 들으면 들을수록 황당한 하나의 이야기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은 시원이 다시금 카메라에 집중했다.

 완전 방송사고, NG 싸인이 몇 번을 났을 법한 상황을 연출해 버리고 말았다.

 노컷이라고 하긴 했지만, 이 부분은 편집을 하는 게 맞겠지.

 “하아~ 미안. 그럼 다시 시작해봐. 아까 그 말 계속 이어서.”

 “음? 아까 그 말이면 어디?”

 “누렁이랑 성대 대결을 했다는 곳 다음부터.”

 “아! 누렁이를 쓰러뜨렸다니! 그 다음엔 흰둥이가...!”

 “아니!! 다른 얘기를 하라고! 이거 프로필 영상이라며! 거기 필요한 말을 하란 말이야!”

 진정하기 무섭게 다시 폭발한 시원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결국 참지 못하고 터져버린 친구들의 웃음소리는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었다.

 “아! 어째서...! 완전 필요한 얘기였는데!”

 “...하아~ 그래 알았어. 그러니까 누렁이랑 흰둥이 다음 얘기부터 부탁할게.”

 발을 동동 구르는 하나의 리액션에 작은 한숨을 내쉰 시원이 다시 한 번 편집점을 잡았다.

 “어... 음...”

 “위에서부터 쓰리 사이즈는~?”

 흐름이 끊긴 탓인지 무슨 말을 할지 헤매고 있는 하나를 향해 송이가 물었다.

 짧은 시간동안 두 번이나 마음을 다잡았던 시원의 카메라는 또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뭐?! 그런 걸 왜 물어봐!?”

 “헤에~? 그치만 성장 기대치는 이제 거의 없으니 괜찮지 않을까?

  평소보다 운동량도 늘었으니, 여기서 더 찌진 않을거고...

  아! 아니다. 시원시원은 확실하게 아직 성장중이니까...”

 “아...아아아! 그만! 그만 말해! 그만 말하라고!”

 자신의 특정 신체부위를 향한 송이의 시선에 시원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금까진 적어도 하나를 찍고 있던 카메라 앵글은 무수한 갈고리의 요청을 받기에 충분한 곳을 향해 있었다.

 “아~ 그럼 쓰리 사이즈는...”

 “에에에?! 말하는 거야? 진짜 말하는 거냐고?!”

 “타임오버~ 여러분 안녕~ To Be Continued~”

 뒷목이라도 잡을 것 같은 표정을 하고 급하게 다시 하나를 잡은 시원.

 그리고 그런 시원이의 카메라 앵글 안으로 치고 들어온 송이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찍은 카메라는 자신이 담은 마지막 화면 속 세상에 정지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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