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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채널 스트림(Ch. Stream)
작가 : 김트리
작품등록일 : 2020.9.14

"아이돌을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야! 아이돌이 되는 거라고!"

"그럼 많은 사람들이 봐주고 좋아해주는 노래와 춤을 하는 뉴튜버 아이돌이 아닌 거야?"

인기 스트리머(유튜버)가 되고 싶은 시골 소녀 하나 (주인공)가 같은 학교 학생들과 함께 인기 아이돌로 성장해가는 성장기.

 
15.
작성일 : 20-09-14 02:15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5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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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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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뭐야? 시원아 저거 혹시...”

 “가사~? 벌써 다 만들었던 거야?”

 시원의 곁으로 바짝 붙은 하나와 송이가 같은 곳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의 눈망울엔 같은 감정이 담겨 있었다.

 “너희한텐 다 완성된 다음에 보여주고 싶었어. 저거 아직 초안이니까.”

 “그래도~ 틀은 잡혔단 거 아니야~? 언니한테 보여줄 정도면”

 “...”

 검지손가락으로 입술을 짚는 송이의 물음에 말을 아낀 시원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파일에 꽂힌 단 한 장의 종이에 손을 올린 해미는 아직까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너희한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내 마음대로 언니가 내건 조건을 거절해서.

  너희 의견을 먼저 물어봤어야 하는 건데...”

 “으응~ 아니야. 사과하지 마. 나도 같은 말이 하고 싶었으니까.”

 무거운 표정의 시원에게 해맑은 미소를 선보인 하나가 시원이를 꼭 껴안았다.

 갑작스런 포옹에 얼굴을 붉힌 시원은 재빨리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2중으로 얹어지는 송이의 포옹에 탈출은 무산되어 버렸다.

 “이거 놔. 둘 다. 갑자기 왜 껴안는 거야.”

 “그냥 좋아서? 껴안고 싶어져서?”

 “음... 나는 하나가 하니까 분위기에 맞춰서로 할게 그럼.”

 두 사람을 떼어내려는 시원의 발버둥에 두 사람이 더욱 꼭 시원을 끌어안았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눈동자를 굴리던 해미는 표창장을 덮듯 조심스럽게 파일을 덮고 있었다.

 

 “잘 봤어. 너희가 부르고 싶은 노래.”

 옹기종기 붙어 있는 세 사람 앞으로 파일을 내민 해미가 옅은 미소를 삼키며 이야기했다.

 파일을 받아든 시원의 표정을 상당히 경직되어 있었다.

 “어떤 거 같아요? 저희 가사...”

 흘러가는 침묵 속에 마른침을 삼킨 하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시원이가 쓴 가사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지금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듣는 게 먼저인 거 같았다.

 “어떻게 말해주는 게 좋을 거 같아? 솔직하게? 아니면 우회적으로?”

 “솔직하게 말해주셨으면 좋겠네요. 굳이 어렵게 돌아갈 필요는 없으니.”

 가볍게 어깨를 들썩이는 해미의 물음에 시원이 날 선 목소리로 대답했다.

 품에 꼭 안긴 시원의 파일은 그녀가 만든 힘의 굴곡대로 휘어져 있었다.

 “그래? 알았어. 그럼 솔직하게 말할게. 내 주관적인 감상평이니 너무 상처입지는 말고.”

 충격 대비용 안전선을 그은 해미는 짧게 숨을 들이마셨다.

 자연스럽게 앞으로 마중 나온 손은 그녀의 이야기가 큰 해일이 될 거라는 걸 예견해 주는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하면 성공을 장담할 수 있는 가사는 아닌 거 같아.

  소재, 단어의 선택, 문장의 구성, 운율, 발성을 생각한 단어의 배치,

  그 외에 것들을 고려해 보더라도, 기성 작사가들이 만드는 공장 노래보다도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이랄까?”

 “...”

 칼 같이 베고 지나가는 해미의 이야기.

 심장을 베인 것 같은 아픔이 스친 시원의 손끝은 파르르 떨렸다.

 자신이 만든 시에 이런 부정적인 이야기가 되돌아온 것이 처음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하나의 목소리가, 송이의 목소리가.

 우리들의 이야기가 부정당하는 것 같아 너무 분하고 화가 났다.

 “...”

 그리고 그런 시원의 떨림을 느꼈다는 듯, 더욱 밀착해오는 두 사람의 체온은 시원의 떨림을

 조금이라도 멈출 수 있게 도와주고 있었다.

 “세상에는 말이야. 노력하는 사람도 실력이 있는 사람도 널리고 널렸어.

  즐기는 사람을 아무도 이길 수 없다는 것도 다 순 뻥인 옛말이지.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도 날개가 부러지고 떨어져 좌절해.

  딱 한 번의 실패로 다신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아. 거긴 그런 곳이니까.”

 짧은 이야기를 끝마친 해미는 잠시 숨을 골랐다.

 해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던 하나의 입은 다무는 법을 잊어버린 듯 보였다.

 해미 언니의 말에 어쩐지 가시가 돋아 있는 것 같았으니까.

 “실력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건... 자신의 노래를 끝까지 고집할 수 있는 건 운이 좋은 1% 뿐. 어때? 너흰 그 1%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이 가사로? 이 노래로?”

 “무조건 될 수 있어요! 아니! 될 거에요!”

 송곳처럼 찔러오는 해미의 물음에 목소리를 높인 하나가 당당한 한 걸음을 내딛으며 외쳤다.

 시원과 송이의 시선은 모두 하나를 향해 있었다.

 “흐음~? 그래? 근거는?”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니까! 지치지 않겠다고! 고개 숙이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니까!

  노력으로 부족하다면, 노력에 노력을 얹어서 부딪칠 거예요!

  그걸로도 부족하다면, 거기에 노력을 한 번 더 올릴 가라고요!

  반드시 될 거예요. 냇물은 바다로 가는 걸 포기하지 않으니까!”

 “...”

 당당하고 올곧은 하나의 목소리.

 하나와 시선을 마주치던 해미는 그녀의 이름표를 지나 조용히 시선을 피했다.

 논리도, 근거도 없는 완전 억지를 저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아이.

 망설임 없이 앞으로만 나아가는 아이.

 저런 아이를 본 기억이 있었다.

 “그리고 시원이가 쓴 가사라면 문제없어요! 다른 사람이 뭐라고 말해도 전 확실하게 말 할 수 있다고요!”

 “...그래? 그거 멋지네. 듣던 내 손발이 다 없어질 지경이야.”

 하나의 눈동자를 피해 돌렸던 시선을 바로잡은 해미는 가볍게 손을 움켜쥐었다.

 떨어질 리 없는 하얀 깃털 하나가 자신의 손바닥 위로 떨어지는 걸 본 것 같았다.

 “...”

 뚜벅뚜벅 울려 퍼지는 해미의 발소리.

 하나의 옆을 무심하게 스쳐 지나가는 발소리는 ‘안녕’ 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무거운 침묵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던 발소리는 그 침묵 속으로 자신의 몸을 담구었다.

 시원의 어깨와 수평선을 맞춘 해미의 어깨.

 자신의 감정을 보이고 싶지 않은 듯 앙 다문 시원의 입술을 곁눈질 하던 해미는 가볍게 숨을 들이마셨다.

 

  네 앞에 펼쳐진 수많은 갈림길

  정답이 없는 새하얀 이정표.

  이 길의 끝에는 뭐가 날 기다리고 있을까?

  두렵고, 망설여져.

 

  앞만 보고 계속 달렸어.

  지치지 말자 다짐하고, 다짐했지.

  실패란 벽 앞에 멈춰서고 싶지 않았어.

  여기서 멈추면, 다신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았으니까.

 

  나도 모르게 차오른 눈물이.

  나도 모르게 가빠진 호흡이.

  다람쥐 쳇바퀴처럼 제자리인 내게 속삭여.

  현실은 소설이 아니라고,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순 없다고.

 

  빛 한 점 들지 않은 새까만 어둠 속.

  눈을 감은 넌 거기서 뭘 하고 있는 거야.

  힘들고 지쳤다면, 내게 기대.

  네 무거운 발걸음이 쉬어갈 원두막이 되어줄게.

 

  흘러가는 물처럼 유려하게.

  지나가는 구름처럼 자유롭게.

  네가 가는 그 길에 오답은 없어. 바다로 가는 걸 멈추지 마.

  쓰러져도 돼. 넘어져도 돼.

  그 상처와 아픔이 굳어질 때 까지, 내가 네 손 잡아줄 테니까.

 

 숨소리조차 멎었던 짧지만, 긴 시간.

 한 줄기 노랫소리 뽑아낸 해미는 세 사람을 향해 옅은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함께 가는 다른 바다의 노래... 가사가 초안이라면 이 제목은 가제이려나?”

 “언니... 방금 그 노래는...?”

 해미의 물음에 그제서야 현실로 돌아온 하나가 놀란 눈망울을 깜빡이며 물었다.

 송이와 꼭 붙어 있는 시원은 들고 있던 파일을 더 꽉 껴안고 있었다.

 그 잠깐 사이에 모든 가사를...

 거기에 즉흥적인 멜로디까지 붙여서...

 이 사람 정말 평범한 고등학생인가?

 그리고 방금 그게 정말... 우리가 쓴 노래인가?

 “시원이가 쓴 가사의 1절을 내가 즉흥적으로 불러본 거야.

  무반주 라이브에 관중이 3명. 이거 제법 부끄럽네.”

 노래를 부를 때와 달리 만연한 수줍음을 머금은 해미가 홍조를 띤 뺨을 긁적였다.

 “음~? 그치만 그건 좀 이상한 거 같아요.”

 고요한 호수 같은 눈동자를 기울인 송이가 무표정한 얼굴로 이야기했다.

 “언니가 왜 시원이 가사로 라이브를 한 걸까요?

  원색적인 비난 폭탄에 얼음장처럼 차가운 눈빛.

  아무리 다시 되감아 봐도, 방금 언니가 어깨로 우리를 툭 치고 저 문을 빠져나갔어야 했었어야 했던 거 같은데요.”

 “하하, 그러니? 그거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재밌는 구도네.

  그치만 시간이 몇 번이 되돌아간다고 해도 난 그러지 않을 거야.

  난 이 가사가 마음에 들었으니까.”

 전자소녀의 목소리처럼 감정이 섞여 있지 않은 송이의 물음에 짧은 대답을 내놓은 해미는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휴대용 녹음기를 쥐었다 놓았다.

 “음... 뭔가 굉장한 모순이네요. 손발이 오그라들고, 공장 노래보다도 완성도가 떨어지는데 마음에 든다라... 혹시 츤데레?”

 “츤데레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내 진심이야.

  한 사람이 말하는 것 같으면서, 동시에 세 사람이 말하는 것 같은 이야기.

  서툴지만 진심을 담아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쓴 손 편지처럼 기교 없이 담아낸 솔직담백함.

  의미도 없는 단어들의 나열에 음악이란 MSG에 섞어 돈으로 버무려낸 공장 음악들 보단 난 이쪽이 100배는 더 좋아. 오히려 이런 원석이 내 손이 떨어진 게 부담스러워서 손끝이 떨릴 정도야.”

 “원석?”

 자신의 손끝을 바라보는 해미의 이야기에 하나가 고개를 기울였다.

 “느리고 서정적인 느낌의 발라드.

  빠른 템포의 댄스곡.

  비트를 타는 랩.

  파워풀한 가창력의 록,

  같은 재료여도, 어떤 요리가 되느냐에 따라 전해지는 느낌은 완전히 달라져.

  같은 장르라도, 어떤 멜로디와 어떤 템포를 잡느냐에 따라 노래는 완전 달라지고.

  이 가사는 그 무한한 가능성들의 갈림길에 선 원석이야.

  그래... 마치 너희들처럼.”

 멀지 않은 곳에 보이는 시계의 시간을 확인한 해미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책상 하나에 걸터 앉았다.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이렇게 산더미처럼 많았는데...

 

 “혹시 생각해 놓은 장르는 있어? 이 원석에 입히고 싶은 옷의 색깔 말이야.”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야기들에 우선순위를 정한 해미가 가볍게 턱을 괴며 물었다.

 유려하게 흘러내리는 해미의 머릿결을 잠시 멍하니 보던 하나와 송이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번쩍 손을 들었다.

 “저기! 그 전에 뭐 하나만 해도 될까요?!”

 “저기... 그 전에 하나만 해도 될까요?”

 그와 동시에 들려오는 두 개의 목소리.

 텔레파시라도 통한 것처럼 서로 다른 색채의 물감으로 같은 것을 칠한 하나와 송이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시원이를 꼭 끌어안았다.

 “해냈어! 해냈다고! 다 시원이 덕분이야!”

 “자...잠깐만 두 사람 다 그만 좀... 스킨십은 아까 그거면 충분하잖아.”

 폴짝폴짝 뛰는 하나의 움직임에 한층 짙어진 민망함을 얼굴에 담은 시원이 두 사람을 떨쳐내려 애썼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이 두 사람과의 스킨십이야 그렇게 낯선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런 스킨십이 익숙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이렇게 바짝 붙어서 저렇게 움직이면 몸의 굴곡이 피부를 하고 고스란히 전해지지 않은가.

 “후후후~ 포기하라고. 시원시원. 그런 표정을 짓고 있으면, 더 하고 싶어지는 게 이 송이송이의 본능이니까.”

 부끄러워하는 시원의 반응에 사악해 보이는 미소를 머금은 송이가 얼굴을 바짝 가져갔다.

 

 떡시루를 찧는 토끼들처럼.

 시원이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서 널뛰는 하나와 송이.

 온 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는 두 사람과 조금은 다른 형태로 표현하고 있는 한 사람.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고 있는 한 살 너울 동생들을 보고 있던 해미는 자신의 입꼬리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가는 다른 바다의 노래’

 

 밝게만 보이는 달의 이면이 담긴 노래.

 저 아이들의 미소 뒤에 감추어진 갈등과 고뇌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노래.

 때 묻지 않은 진심이 담겨 있기에 더 아름다운 노래.

 그 투박한 노래 가사가 아직도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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