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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채널 스트림(Ch. Stream)
작가 : 김트리
작품등록일 : 2020.9.14

"아이돌을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야! 아이돌이 되는 거라고!"

"그럼 많은 사람들이 봐주고 좋아해주는 노래와 춤을 하는 뉴튜버 아이돌이 아닌 거야?"

인기 스트리머(유튜버)가 되고 싶은 시골 소녀 하나 (주인공)가 같은 학교 학생들과 함께 인기 아이돌로 성장해가는 성장기.

 
14.
작성일 : 20-09-14 02:14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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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음~ 그렇다는 건 언니가 그 공주님인 건 인정하시는 건가요~?”

 해미 대신 하나의 어깨에 매달린 송이가 긴 머리를 늘어뜨리며 물었다.

 “그래. 공주님이란 그 호칭은 좀 부끄럽긴 하지만 말이야.”

 “근데 언니는 그 예명으로 활동하는 거 비밀로 하고 계신 거예요? 왜요?

  언니 구독자 수도 엄~청 많고, 노래도 진짜진짜 잘 부르시잖아요.”

 송이의 질문을 이어받은 하나가 고개를 갸웃했다.

 보통 영상을 올리는 사람들은 자신을 알리고 싶어 하는 게 정상일텐데,

 언니는 오히려 자신을 숨기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아니, 정확히는 ‘히메‘라는 가상의 인물과 ’해미‘ 라는 현실의 인물을 다른 사람으로 두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왜?

 “음... 글쎄~ 남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데에 꼭 이유가 필요한 건 아니지 않을까?”

 짧지만 깊은 침묵 끝에 옅은 미소를 머금은 해미가 물었다.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는 해미의 눈동자였지만, 하나는 거기 담긴 게 뭔지 읽어낼 수가 없었다.

 “물론 그렇긴 한데요! 그래도...!”

 “하나야 그만! 곤란해 하시잖아. 이 이상 물어보는 건 실례라고.”

 짙은 아쉬움을 표하는 하나의 앞을 가로막은 시원이 단호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하나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주제넘은 참견이었다.

 

 “그래서? 셋이서 여긴 무슨 일로 찾아 온 거야? 손에 든 걸 보니 지난번처럼 공부하러 온 건 아닌 거 같고...”

 자신 때문에 싸해진 분위기에 씁쓸한 미소를 삼킨 해미가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며 물었다.

 지난번에 시원이랑 마주쳤을 때와는 여러모로 상황이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아! 그게 오늘은 다른 데 볼 일이 있는 게 아니라, 언니를 찾아 온 거예요.”

 “음? 날? 왤까? 혹시 명탐정님들이 밝혀낸 멋진 추리를 들려주고 싶어서?”

 자신의 물음에 돌아온 시원이의 대답에 해미가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졌다.

 “아!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실은 언니한테 부탁드리고 싶은 일이 있어서 이렇게 찾아온 거예요.”

 “부탁? 나한테?”

 “네. 갑작스럽겠지만, 일단 한 번 끝까지 들어봐 주세요. 장난으로 하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니까요.”

 침착하고 진지하게.

 해미와 시선을 마주친 시원은 들고 있던 얇은 파일을 꼭 끌어안았다.

 강한 의지가 담긴 그녀의 목소리에 잠시 숨을 고른 해미는 긴장하지 말라는 듯 먼저 미소를 머금어 보였다.

 “음... 그래. 알았어. 나한테 부탁할만한 일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해봐. 들어주는 것 정도야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

 “감사해요. 실은...”

 “와아~! 언니! 저희 노래 만드는 것 좀 도와주세요! 발성 연습도요!”

 차분한 논조로 차근차근 토대를 쌓아가던 시원의 이야기에 단숨에 올라탄 하나가 발을 동동 굴렀다.

 발성 연습은 사전에 합의된 사항이 아니었지만, 조금 전 해미 언니의 노래를 들으며 문뜩 떠오른 것이었다.

 아이돌이 춤을 못 추는 것도 어딘가 이상했지만,

 아이돌도 엄연히 가수인데, 가수가 노래를 못 부르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농사 못 짓는 농부.

 약초 못 캐는 약초꾼도 아니고.

 “하나야! 잠깐만! 발성 연습까지 부탁드린다니. 난 그런 이야기 못 들었다고.”

 갑작스럽게 추가된 리스트에 놀란 시원이 하나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하나만 부탁드려도 죄송스러운데, 두 개 씩이나 부탁을 드린다니...

 그런 생각이 있었으면, 사전에 자신에게 미리 귀뜸이라도 해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나도 방금 생각 난 거야! 언니 노래 듣다가 파밧! 하고 떠오른 거라고!”

 “뭐? 파밧?!”

 논리보단 감정으로 하는 하나의 이야기에 시원이 꾸부정하게 눈썹을 기울였다.

 대칭이 깨져버린 시원의 눈썹은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라고 입 대신 말하고 있었다.

 “음~ 그치만 하나하나 생각도 제법 괜찮은 아이디어 아닐까? 공주님을 앞에 두고 욕심내지 않는 건 공주님께 실례란 말이야.”

 그리고 그런 하나의 지원사격에 나선 송이의 한 마디.

 순식간에 2:1로 몰린 시원은 그에 굴하지 않고 손끝으로 대서양을 갈랐다.

 “두 사람 다 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건 일단 보류야.”

 “에에~?! 어째서?”

 “언니한테 실례잖아. 하나만 부탁드려도 죄송할 판에...”

 온 산을 다 집어삼킬 기세로 타오르는 불길을 제압하려 나선 시원은 하나의 이마를 꾹 눌렀다.

 그리고 그런 시원에게 조용히 매달린 송이가 시원의 어깨에 턱을 괴었다.

 “음~ 그럼 시원시원은 지금 이대로도 자신 있나보네.”

 “자신 있다니? 뭐가?”

 “노래 말이야. 노래. 시원시원 목소리 우리가 만들 동영상 안에서 셀 수도 없이 반복될 거고, 셀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 귀에 들어갈 거라고.”

 “...”

 잔잔하게 이어지는 송이의 이야기에 시원의 낯빛이 순간 어두워졌다.

 노래...

 이제 남 일이 아닌 그 단어는 시원에게 춤만큼이나 낯선 단어였다.

 

 “작곡? 거기에 발성연습? 뭐 수행평가라도 보는 거야?”

 다양한 목소리가 오가는 세 사람의 티키타카를 지켜보던 해미가 물었다.

 작곡에 발성.

 그런 수행평가는 본 기억이 없는 거 같은데 말이다.

 그 사이에 새로 추가된 과정인가?

 그럼 동영상도?

 “아니! 그런 게 아니라요! 저희 노래를 만들 거예요! 직접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편집도 해서 업로드 할거라구요!”

 스위치가 내려간 시원을 대신해 대답한 하나가 파이팅 넘치는 손동작을 취해보였다.

 “노래랑 춤을 춰서 업로드를? 왜?”

 “저희 아이돌이 될 거예요! 아이돌이 되려면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춰야 하잖아요! 저희도 그렇게 할 거예요!”

 “아이돌?”

 “네!”

 물음표를 찍는 해미에게 하나가 강한 긍정의 신호를 보냈다.

 짧지만 강렬하게 표출된 하나의 패기와 열정에 잠시 구경꾼이 되었던 해미는 고개를 흔들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었다.

 “음~ 그러니까. 쉽게 말해. 포토폴리오 영상을 만든다는 거지? 어디 오디션 같은 데에 쓸.”

 하나의 이야기를 최대한 논리적인 시선에서 분석한 해미가 다시 한 번 물었다.

 점심시간에까지 교과서를 들고 다니는 시원이랑 아이돌 오디션이란 이미지는 왠지 미스 매칭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자신이 그런 걸 논하기엔 저 얘들에 대해 아는 부분이 너무 없었다.

 “으으응~ 아니에요! 오디션에 쓸 동영상이 아니라구요!”

 “음? 아니야? 그치만 방금 아이돌이 될 거라고...”

 “오디션 같은 거 안 봐요! 아이돌을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에요! 아이돌이 되는 거라구요!”

 “응?”

 자신의 물음표에 되돌아온 느낌표.

 반짝이는 하나의 외침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해미는 눈썹을 들썩였다.

 세 사람 중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세 사람 중에서 가장 저돌적인 아이.

 앞만 보고 달리는 이 아이는 지금 빛나고 있었다. 그 무엇보다 밝게.

 “아이돌을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라, 아이돌이 되는 거라... 뭔가 멋진 말이네.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야.”

 귓가를 맴돌던 하나의 목소리를 자신의 목소리로 담아낸 해미가 가볍게 손을 움켜쥐었다.

 진심으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의 부탁을.

 저렇게 빛이 나고 있는 사람의 부탁을 거절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래. 좋아. 내가 뭐 얼마나 해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라도 좋다면 얼마든지.”

 하나와 송이. 그리고 시원을 번갈아 본 해미가 움켜쥐었던 손을 펴보이자, 짙은 정적이 음악실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 짧은 정적은 곧 커다란 환호성이 되어 네 사람에게로 돌아오고 있었다.

 “와아~ 방금 들었어! 해냈어! 해냈다구~! 언니 진짜 감사해요! 이 은혜는...”

 “대신 조건이 있어. 그것도 세 개나.”

 송이와 시원이를 꼭 껴안는 하나를 향해 세 개의 손가락을 세워보인 해미가 입가에 머금고 있던 웃음기를 싹 거두어들였다.

 “조건?”

 “그래. 첫 째는 이 사실을 다른 사람들한텐 비밀로 해줬으면 좋겠어. 물론 나에 대한 것도.”

 “언니에 대한 거라면~ 언니가 공주님이란 사실 말이죠?”

 자연스럽게 물러가는 하나의 포옹에서 해방 된 송이가 느긋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 맞아. 그리고 내가 여기서 혼자 노래연습 한다는 것도.”

 “그럼 두 번째는요?”

 “둘째는 작곡에 대한 부분.

  너희한텐 안타까운 이야기겠지만, 난 전문적으로 작곡을 하는 사람이 아니야.

  음악적인 지식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전문가의 퀄리티를 원한다면 크게 실망할지도 몰라.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기본적인 채보랑 건반 작업 그리고 녹음 작업.

  쉽게 말해, 기본이 되는 코드를 만들고, 짚어주는 수준에 불과할텐데, 그래도 괜찮겠어?”

 “물론이에요. 부탁드리는 입장인 저희가 더운 밥 찬 밥 가릴 입장은 아니니까요.”

 해미의 물음에 가볍게 고개를 끄딕인 시원이 세 사람을 대표해 입을 열었다.

 이견이 나올 가능성은 전혀 없었으니 말이다.

 “좋아. 그럼 마지막 셋 째...”

 마지막 이야기를 꺼내려던 해미는 잠시 목소리를 삼켰다.

 해미에게 고정되어 있는 여섯 개의 눈동자는 파도를 타며 깜빡이고 있었다.

 “난 내가 부르고 싶은 가사가 아니면, 작업하지 않아.

  그러니까 내가 부르고 싶을만한 가사를 만들어 와. 어때? 그럴 수 있겠어?”

 마지막 조건을 입에 담은 해미는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언니가...”

 “부르고 싶을만한 가사?”

 서로 시선을 마주한 하나와 송이가 동시에 두 눈을 깜빡였다.

 굳은 얼굴로 아랫입술을 깨문 시원은 품에 안고 있던 얇은 파일을 더 꽉 껴안고 있었다.

 “어때? 할 수 있겠어?”

 “아니요. 그건 할 수 없어요.”

 한 번 더 세 사람의 의사를 확인하는 해미의 물음에 시원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놀란 세 사람의 눈동자는 모두 시원을 향해 있었다.

 “그건... 내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이야기?”

 “언니께 도움을 받고 싶은 건 사실이에요. 도와주신단 이야기에 기뻤던 것도 사실이고. 여기서 언니의 제안을 거절하면 다음엔 언제 어디서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모르죠. 다신 안 올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언니가 부르고 싶은 가사에 저희 생각을 맞출 생각은 없어요. 이건... 저희가 만들고 싶은 건 저희가 부르고 싶은 노래지, 누구의 비위에 맞춘 노래가 아니라구요!“

 가수를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라, 가수가 되는 것.

 하나는 분명 그렇게 말했었다.

 그리고 이건 그런 하나가... 그런 우리가 부를... 아니 부르고 싶은 노래였다.

 한 마디, 한 마디.

 한 줄 한 줄.

 모두 우리의 생각과 마음이 담겨 있는 가사였다.

 그런 가사를 누군가의 입맛에 맞추고 싶지 않았다.

 이건 우리 노래니까.

 “...그래? 그래도 거기 있는 거 한 번 정도는 봐도 되겠지? 그러려고 가지고 온 거잖아? 아니야?”

 날카롭게 뜬 시원의 눈을 바라보던 해미가 옅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물었다.

 아까부터 궁금했던 저 파일의 내용물을 이제는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

 앞으로 내민 해미의 손을 잠시 지켜보던 시원은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 오히려 더 예민해진 시원의 입은 경직된 채 앙 다물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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