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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채널 스트림(Ch. Stream)
작가 : 김트리
작품등록일 : 2020.9.14

"아이돌을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야! 아이돌이 되는 거라고!"

"그럼 많은 사람들이 봐주고 좋아해주는 노래와 춤을 하는 뉴튜버 아이돌이 아닌 거야?"

인기 스트리머(유튜버)가 되고 싶은 시골 소녀 하나 (주인공)가 같은 학교 학생들과 함께 인기 아이돌로 성장해가는 성장기.

 
3.
작성일 : 20-09-14 02:10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5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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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래? 그럼 안하면 되지!”

 “휴우~ 그래. 이제야 제정신으로 좀 돌아왔구나.”

 생각보다 간단하게 꺾인 하나의 억지에 시원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 스타일대로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면,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그나마 다행이었다.

 “연습생! 안한다고! 오디션도 안봐!”

 안도하는 시원의 눈동자에 바짝 다가간 하나가 시원의 어깨를 강하게 붙잡았다.

 평소보다 몇 배는 더 강렬하게 타오르는 하나의 눈빛에 당황한 시원은 놀란 눈동자를 깜빡였다.

 “뭐?!”

 “아이돌로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야! 아이돌이 되는 거라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시원의 어깨를 흔든 하나가 두 사람을 꼭 껴안았다.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없는 깊은 어둠 속에서 드디어 한 줄기 빛이 보이는 것 같았다.

 “하나하나 그럼 기획사도 없고, 오디션도 안봤는데 아이돌 되버리는 거야? 그런 마법도 부릴 줄 알아?”

 말랑말랑한 하나의 볼에 뺨을 비빈 송이가 물었다.

 “되버리는 거야! 되버릴 거라고!”

 “우와~우와~ 그럼 마법소녀가 변신하는 것처럼 뾰로롱 하면 아이돌이 되는 거야? 그런 거야?”

 “넌 좀 가만히 있어봐! 제발!”

 송이의 뺨을 강제로 하나에게서 때넨 시원이 반대로 하나의 어깨를 붙잡았다.

 피하지도 숨지도 않고.

 서로의 주장을 확실하게 담고 있는 두 눈빛의 충돌에 송이는 소리없이 뒤로 한걸음 물러나 있었다.

 “그러니까... 그래 조금만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방송이 하고 싶은 거잖아? 그렇지? 뭐 인기 뉴튜번가 뭐시긴가가 되고 싶은 거잖아?”

 자신의 논리가 흔들리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시원이 차분한 논조로 물었다.

 “응응!”

 “그럼 그냥 해보면 되잖아?! 안 그래? 시간이라면 방과 후도 있고 주말도 있어. 네가 해보고 싶다는 데 반대하실 부모님도 아니고.”

 “...”

 “‘1만 시간의 법칙‘이란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야. 시간과 정성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고. 노력만 하면 아이돌이 아니어도 분명히...”

 “아니야... 안돼. 그것만으론 안 된다고.”

 시원의 말을 중간에 가로챈 하나가 두 사람을 놓아주며 싱긋 웃어보였다.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밝은 미소 뒤에 숨어 있는 하나의 씁쓸함을 단번에 알아챈 시원이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시원의 눈동자는 천사의 눈물이 떨어진 호수처럼 잔잔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란 건 결국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야.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의 목소리 따위는 누구의 귀에도 닿지 않는다고. 그들이 1만 시간을 쏟아 부었든, 2만 시간을 쏟아 부었든 세상은 그런 거 거들떠보지 않아.”

 “...”

 씁쓸한 뒷맛이 느껴지는 하나의 목소리에 시원은 마른침을 삼켰다.

 이렇게 축 처진 하나의 모습은 살면서 본 적이 없었다.

 “너... 혹시 해본거야?”

 시원의 물음에 하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뭐? 언제부터? 언제부터 했었는데?! 우리한텐 한 마디 말도 안했잖아. 왜 안했어?!”

 “시원시원 릴렉스~ 릴렉스~ 그러다가 하나하나 잡아먹겠어. 점액범벅 슬라임 맛이 되어버릴 거라구.”

 하나의 답변을 기다리지도 않고, 폭풍같이 질문을 쏟아내는 시원을 제지한 송이는 두 사람을 조금 떼어놓았다.

 시원이만큼 자기도 놀라긴 했지만, 자기까지 거칠게 몰아붙이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동안 비밀로 했다는 건 분명 그만한 사정이 있었단 것일 테니까.

 그리고 그 비밀을 이야기 한다는 건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일 테니까.

 “하나하나 하나씩 천천히 말해줘.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구.”

 조금이나마 진정된 시원이에게서 시선을 뗀 송이가 부드러운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하나는 밝음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지만, 그 노력이 송이의 눈엔 딱하게만 보였다.

 하루이틀 알고 지낸 사이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순수 방송 시간만으론 1만 시간은 못 채웠어. 하지만 생각하고, 준비하고 실천하는 모든 시간을 따져보면 분명 그에 뒤지지 않을거야.”

 스트리밍 사이트에 남아있는 누적 시간.

 그 시간은 절대 스트리머가 투자한 시간과 노력을 가리키는 숫자가 아니었다.

 거기에 담기지 않은 시간이 너무 많았으니까.

 하나의 결과물을 위해 쏟아진 물잔이 호수를 이룰 정도로 많았으니까.

 “순수 방송 시간을 1만 시간 채우면 혹시 달라져 있을지도 몰라. 그치만 거기까지 내가 버텨낼 수 없을 것 같아...”

 순간적으로 자신의 목소리가 떨린다는 걸 느낀 하나는 잠시 말을 멈췄다.

 씁쓸함을 애써 감춰주던 하나의 미소는 색 바랜 타일처럼 부서져 떨어지고 있었다.

 그동안의 노력이.

 그동안 쏟아 부은 열정이.

 그동안 달려온 시간이.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라는 깊은 걱정...

 아물기는커녕 점점 더 깊어지고 곪아가는 그 상처가 너무 아팠다.

 “다람쥐가 쳇바퀴를 굴리는 기분이랄까?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려서 심장이 터질 것 같은데 계속 그 자리야.

  괜찮다고, 포기하지 말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도 이젠 한계라고.”

 떨리는 목소리를 간신히 바로잡은 하나가 간신히 이야기를 마쳤다.

 애써 웃어보이는 하나의 얼굴에 시원은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하나의 마음속에 있는 깊고 깊은 상처는 절대 하루아침에 생긴 걸로 보이지 않았다.

 분명 긴 시간동안 조금씩...

 모래시계에 쌓인 모래처럼 차곡차곡 쌓인 것이리라.

 그런데...

 그런데 왜 자신은 그런 거 하나 알아차리지 못했느냔 말이다.

 그렇게 가까운 곳에서 매일매일 봐왔는데...

 “하아~ 우리한테 왜 아무 말도 안했어. 네가 그렇게 힘들어 하는 줄 알았으면, 분명 뭐라도 도와주려고 했을거라고.”

 깊은 한숨을 내쉰 시원이 조금 짜증이 난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 꿈이니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으니까. 나 혼자 이루고 싶었어. 내 꿈에 너희 시간까지 빼앗을 순 없잖아.”

 “네가 민폐 끼친 게 뭐 하루이틀 일이야?! 0개가 1개가 되는 거라면 모를까. 999개가 1000개가 된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 것도 없단 말이야!”

 잔뜩 풀이 죽은 하나의 목소리에 시원이 더욱 탬포를 높였다.

 왜 평소엔 밥 먹듯이 하는 걸 하필 이 때만.

 왜 이렇게 중요한 것만 정상인 코스프레를 한 것이냔 말이다.

 “에에?! 999개?! 내가 그렇게 민폐를 많이 끼쳤단 말이야? 말도 안돼! 거짓말이지?!”

 놀란 토끼 눈을 깜빡거린 하나가 당장이라도 뒤로 넘어갈 것 같은 자세로 외쳤다.

 하나의 눈에 옅게 끼어있던 뿌연 안개는 강한 바람에 날려 어딘가로 날아가 버렸다.

 “송아 네 생각은 어때? 시원이가 농담하는 거지 그렇지?”

 1초 만에 평소모습으로 돌아온 하나가 송이를 마구 흔들며 물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부표처럼.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흔들리던 송이는 하나의 움직임이 잠잠해지고서 나서야 자신의 입술 위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어... 음...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난 그것도 하나하나 매력이라고 생각해. 이 이상은 내 입으론 도저히...”

 금단의 비밀을 꺼내놓듯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하던 송이는 급하게 자기 입을 틀어막았다.

 자라가 목을 감추듯 쏙 들어간 송이의 이야기에 갑자기 차분함을 되찾고 자리에 앉은 하나는 3초 정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다시금 벌떡 일어났다.

 언제나처럼의 모습으로.

 “에에에?!! 나 정말 그런 인생을 살고 있었던 거야? 그런 거야?”

 “그래. 그러니까 평소처럼 눈치 보지 말고 민폐끼치라고. 그게 제일 너다우니까.”

 “민폐... 끼쳐도 되는거야? 1000개가 되면 자릿수가 바뀌어버리는데?”

 “말이 그렇단 거지. 진짜로 999개란 게 아니라고. 내가 미쳤다고 그걸 다 새고 있겠냐고. 이 아가씨야.”

 평소만큼이나 바보 같은 하나의 물음에 시원은 하나의 볼을 콱 꼬집었다.

 역시 하나한텐 이런 표정이 잘 어울렸다.

 그런 우울한 표정이 아니라.

 “아~ 그헌 거여떠? 아하 하하하.”

 “그래. 그러니까 앞으로는 고민 있으면 우리한테 꼭 말하기야. 나도 도와줄 수 있는 만큼은 최대한 도와줄테니까. 혼자 다 떠안지 말고. 뭐... 난 아이돌 같은 거 잘 모르니까 별 도움 안될지도 모르지만...”

 어버버 거리면서 웃고 있는 하나의 볼을 놓아준 시원은 차분하게 자리에 앉았다.

 빛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림자는 더 짙어지는 법.

 하나가 느꼈을 아픔을 자신은 상상할 수 없었다.

 하나가 혼자 그만큼 고생했다는 걸 안 지금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혼자 떠안지 말고... 함께...”

 “그래그래~ 하나하나 저질러 버리라구. 노래도 못 배우고, 춤도 안 춰봤지만, 아이돌이 되어비리라고! 마법처럼!”

 당장이라도 “최고다! 하나짱!”을 외칠 것 같이 힘차게 투명봉을 흔들어 보인 송이는 시원의 책상에 걸터앉았다.

 잘 빠진 다리를 요염하게 꼬고 있는 송이의 모습은 마치 패션 잡지 모델을 보는 것만 같았다.

 “내가 팬 1호 해줄 테니까. 시원이 넌 2호해. 1호는 내가 먼저 찜했으니까 탐내지 말고. 침도 발라 놨다고 벌써.”

 “마음대로 해. 1호든 2호든 난 상관없으니까.”

 “으... 두 사람 다 정말 고마워! 사랑해!”

 물장구를 치는 송이와 퉁명스런 시원.

 두 사람을 와락 껴안은 하나가 세상이 떠나가라 외쳤다.

 난데없이 박치기를 강요당한 송이와 시원은 각각 뒤통수와 이마를 부여잡고 있었다.

 “으아...! 너 이게 무슨 짓이야! 아프잖아!”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우리? 일단 노래를 만들어야 할까? 아니면 춤부터? 뉴튜브 채널부터 새로 파야할까? 뭐부터 해야 잘했다고 소문이 나지?”

 이마를 부여잡으며 버럭 소리를 지르는 시원을 바라본 하나가 물었다.

 뒤통수에 강력한 한방을 입은 송이는 아직 헤롱거리고 있었다.

 ”우리...? 자...잠시만 불길한 생각이 들어서 그러는데. 방금 말한 우리가 의미하는 게 뭔지 설명해줄래?“

 눈망울을 반짝이는 하나의 ‘우리’란 말이 가시처럼 목에 탁 걸린 시원이 물었다.

 본능적으로 뭔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하나가 몰고 다니는 거대한 폭풍이 삼켜질 것만 같은 이 기분... 왠지 낯설지가 않았다.

 “응? 그거야 당연히 시원이랑 송이랑 나 이렇게 세 사람을 말하는 거지. 아이돌은 혼자 하는 게 아닌 거잖아. 그렇지?”

 시원의 물음에 순진한 눈망울을 깜빡인 하나가 간신히 정신을 차린 송이를 보며 물었다.

 송이가 보여줬던 ‘낭만 소녀단‘은 혼자가 아니었다.

 “어...음... 보통은 그러지 않을까? ‘아이돌‘ = ’그룹‘ 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니까. 그룹으로 데뷔하고 나중에 솔로 앨범을 내는 경우는 들어봤어도, 혼자 데뷔하고 활동하는 가수를 ‘아이돌’이라고 부르는 건 많이 못 본거 같은데.”

 “아니! 잠깐만! 중요한 게 그게 아니잖아! 난 네가 아이돌이 되는 걸 응원해 준다고 했지, 같이 아이돌이 되겠다고는 안했다고!”

 느긋느긋한 송이의 목소리를 탁 자르고 들어온 시원이 버럭 외쳤다.

 불길한 예감을 미리 감지하긴 했지만, 이건 천만가지 미래를 볼 수 있는 슈퍼히어로도 아마 보지 못한 미래였을 것이고, 운명의 여신도 이마를 탁 치고 갔을 것이다.

 “민폐 끼쳐도 된다고 분명 그랬다?”

 “그건 그렇지만... 이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수준이...”

 부담스러운 거리까지 얼굴을 들이미는 하나의 물음에 시원이 말을 더듬었다.

 이 정도 했으면, 아무리 지나가는 구름 같은 송이라도 뭐라고 한 마디 할 법도 하건만.

 송이는 벌써 다 받아들였다는 듯이 하나와 똑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되는 거야! 아이돌!”

 “오오~!”

 마이 웨이.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자기주장을 밀어 붙인 하나가 힘차게 손을 들자 송이가 마찬가지로 손을 들어올렸다.

 점심시간이 끝나감을 알리는 예비종소리는 빈 교실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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