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
 1  2  >>
 
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5colors, 날 반 미치게 하는너
작가 : 자유론
작품등록일 : 2020.7.11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우주대스타 오색조(五色鳥)

[미친, 팔색조도 아니고 오색조는 뭐냐? 설마 다섯 명이라고 오색조는 아니지?]
[아무리 아이돌 전성시대라지만, 살다살다 새 컨샙은 처음 보네요. 설마 비둘기도 있나요?]

이름부터 병맛미 넘치는 그들이 처음 데뷔했을 때 쏟아지는 반응은 처참했다. 그런 그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 여자들에게 농익은 남자의 매력을 선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5년. 긴 시절을 조류돌이라 불리며 가요계의 놀림을 받던 그들은, 어느새 OSJ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호령하며 아이돌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들의 찬란한 빛에 이끌린 돈 겁나 많은 빠순이, 박순희와 그녀의 친구 정신과 의사 정시나가 우연히 우주대스타 오색조와 엮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들!

이메일: pusin21@naver.com

 
fan
작성일 : 20-09-13 15:37     조회 : 297     추천 : 0     분량 : 481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팬카페에서 새박사의 전시회가 여러 번 회자가 되기는 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게 사실이었다. 그녀가 오색조의 팬으로서 보여준 행보들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이 많았기에, 이제는 이러한 기행에 어느 정도 무감해진 까닭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이제는 NEST의 최대 주주라니.

 

 “우와. 순희 씨.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구나.”

 “그러니까요. 근데 형 주주가 대단한 거예요?”

 “응? 그렇지 않을까? 사실 나도 잘 몰라. 한번 찾아볼까?”

 

 큰 눈을 꿈벅이며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검색창을 켜는 팔용과 그런 그를 보며 순진하게 고개를 옆으로 갸웃하는 지완은 덤앤더머가 따로 없었다. 사람이 뭐든 분야에 있어 완벽하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이제껏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오직 그 길만을 보고 달려온 그들이 나대표 눈에는 그저 한없이 기특하고 사랑스럽기만 했다.

 

 “이번엔 이때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특별한 사진도 전시할 거라고 미리 팬카페에 공지를 띄워서 그런지 더욱 팬들이 몰릴 거야.”

 “특별한 사진?”

 “그래. 너희 연습생 사진이라고 하더라. 어떻게 구했냐고 물어보니, 그저 우연히 구했다고 자세한 사연은 노코멘트 하겠다고 하더군.”

 “헐. 뭐지. 우리 연습생 때 찍은 사진 몇 장 안 될텐데. 순희 누나 우리 스토커인가? 아얏!”

 

 강찬이 콩하고 댄의 머리를 쥐어박자 울상이 된 댄이 강찬을 올려다보았다.

 

 “너 내가 항상 말 가려서 하랬지. 새박사가 우리를 위해 얼마나 애쓰는데 그딴 소리를 해.”

 “아씨. 웃자고 하는 말이었는데 왜 그래!”

 “팬을 웃음 소재로 삼는 게 잘한 일이냐.”

 “아 진짜. 고리타분해. 빨리 독립해야지 원. 근데 진짜 어디서 사진 구했는지 형은 안 궁금해?”

 “흠…. 그 사진인가.”

 

 순희가 NEST의 최대 주주라는 사실을 듣고 난 뒤로, 깊은 생각에 잠겨있던 동혁이 턱을 감사 쥔 채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 사진? 형 뭐 아는 거 있어?”

 “왜, 그날 있잖아. 팔용 형 중국집 배달 알바할 때, 사장님께서 우리랑 먹으라고 짜장면이랑, 짬뽕이랑 탕수육 챙겨주신 날.”

 “아! 그날 정말 맛있었어요. 연습하다가 쓰러질 것 같은데, 형이 슈퍼맨처럼 철가방 들고 짠! 하고 나타났잖아요.”

 “맞아! 나 그날 너무 기분 좋아서 연습실로 달려가고 싶은데, 국물 쏟을 까봐 뛰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걷지도 못하고 막 그랬어. 그래서 면 퍼지면 안되는데 하면서 완전 경보선수처럼 걸었잖아. 근데 정말 팔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무거웟는데, 딱 연습실 문을 열고 너네 얼굴보는데, 뭔가, 엄청 벅차오른다고 할까. 그랬었어. 아 그때 생각하니까 막 가슴이 간질간질하다”

 

 팔용이 그날의 벅찬 감동이 생생히 떠오른다는 듯 널찍한 제 가슴을 문질렀다.

 

 “그날 허겁지겁 먹다가 동혁이 형이 이런 건 사진으로 남겨야 한다고 콜로라도 사진기로 막 사진 찍었었잖아.”

 “폴라로이드겠지. 형이랑 대니는 정말 이런 거 공부 좀 해.”

 “찬이 형. 자꾸 대니형이랑 팔용형한테 그러지 마요. 둘은 이미 둘만의 매력이 충분한 걸요? 형. 형도 우리 연습생 때 기억나요? 우리 그땐 정말 매일 배고팠었잖아요. 돈도 없고 미래는 캄캄하고. 데뷔하면 다 잘 될 거라 생각 했는데, 그렇지도 않았고.”

 “맞아. 연습실, 여름엔 너무 덥고, 겨울엔 너무 춥고. 지하에 땀냄새가 꽉 찼는데 환기는 안되고. 다들 조류돌이라고 놀리고. 대표님 빚은 늘어만 가고.”

 

 다들 그때의 날들이 떠올라 마음이 심란해 보였다. 어째서 아프고 힘든 과거는, 이미 지나갔음에도 그날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걸까. 항상 재잘거리기 바쁜 댄 마저도, 그때의 기억이 힘겨웠는지 잠시도 멈추지 않던 입을 닫고는 고개를 떨궜다. 강찬은 우울해하는 오색조들을 향해 말했다.

 

 “그래서 지금 여기 있잖아. 그날들이 우린 단단하게 해준 거야. 알파카들이 아니었으면, 더 늦게 도착했을지도 모르는 이곳에.”

 

 

 짝짝짝

 

 나 대표의 박수 소리에 일동 고개를 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커다란 카메라가 그들을 찍고 있었다.

 

 “헐 뭐야. 저 카메라 언제부터 저러고 있었어?”

 “너희가 기쁨 또는 슬픔 또는 과거에 푹 빠져 있었을 때부터?”

 “대표님. 적어도 이런 건 미리 말씀하시고 찍으셔야죠. 저희 지금 꼴이 말이 아닌데.”

 “다큐란 자고로 자연스러워야지. 항상 빛나기만 하던 다가가기 힘들잖아. 우리 알파카들도 오색조의 무대 밖의 모습들을 보고파 할 거고. 그래서, 전시회 깜짝 방문은 언제로 할까?”

 

 

 **

 

 

 “오모낫! 이건 무조건 사야해!”

 

 소비욕을 뿜뿜하게 하는 아름다운 사진들과 굿즈들이 전시회장을 찾은 여성들의 혼을 흔들어댔다. 과연 대한민국 최고의 큐레이터의 연출다웠다. 빔프로젝터를 통해 끝없이 꽃잎이 흩뿌려지고 있었고 이와 어우러지게 적절하게 배치된 사진들이 적절했다. 어느 쪽으로 눈을 돌려도 축복의 향연이었다.

 

 액자, 굿즈등 이곳에 판매되고 있는 모든 것들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구매 예약 데스크에는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흘러나오는 음악과, 황홀한 분위기와 ‘손익의 50%는 오색조, 50% 기부(오색조의 이름으로)됩니다.’ 라는 문구가 그들의 죄책감을 더는 데 일조했을 것이었다.

 

 이번 전시회의 백미는 역시나 오색조의 연습생 때의 사진이었다. 총 3층으로 이루어진 전시장의 가장 마지막 층, 마지막 5관이 위치한 이곳은 화려하고 세련되기 그지없는 다른 전시관과는 유독 달랐다. 주로 흑백으로 이루어진 연습생 시절의 사진들. 앳된 오색조의 얼굴엔 지금과는 다른 풋풋한 열정이 느껴졌었다.

 

 전시회장의 가장 끄트머리에 배치된 그 사진에서는 얼굴에 짜장소스를 가득 묻힌 채 해맑게 웃고 있는 오색조 맴버들이 있었다. 야윈 얼굴에 목이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있는 그들은 비록 남루했지만, 젊음으로 반짝 반짝 빛나고 있었다. 마치,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는 작은 전구들처럼.

 

 “흑.”

 

 팬들의 훌쩍이는 소리가 5 전시관을 가득 채웠다. 처음엔 왜 저렇게 눈물을 흘리나 의아해던 팬들도, 그 사진을 보고는 결국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신문지를 깔고 짜장면을 먹고 있는 그들 뒤로는 곰팡이가 쓴 벽지와 환기가 전혀 되지 않을 것 같은 작은 창이 보였다. 그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왔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한 장의 사진 앞에서 팬들의 마음이 미어짐을 느꼈다. 시나는 울고 있는 팬들을 지나쳐 전시실 가장 구석에 위치한 영상실로 들어갔다.

 

 열댓명정도가 겨우 들어갈 만큼 작은 영상실 내부에는 이미 몇몇 팬들이 자리에 앉아 눈물을 닦아내고 있었다. 아직 이전 사진들이 남긴 여운이 가시지 않아서 일지도 몰랐다. 시나는 가장 뒷자리에 자연스럽게 앉았다. 왜 팬도 아닌 자신이, 이곳에 앉아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도 시나의 무의식이 절로 이쪽을 향하게 했다.

 

 ‘안녕하세요. 강찬입니다. 오늘은 앨리샤 키스의 If I ain’t got you를 한번 불러보겠습니다.’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그 뒤를 이어 조금은 쇳소리에 가까운, 둔탁한 듯 거친 목소리가 뒤따랐다. 힘이 실려있으나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 지금의 창법과는 많이 다른 소리였다. 하지만 그 목소리가 영상 속의 어린 강찬과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그는 무슨 생각을 하며 이 노래를 불렀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시나를 스쳤을 때, 옆 의자에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앉았다. 알이 작은 뿔테 안경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눈매였다. 요즘엔 왜이렇게 익숙하게 느껴지는 남자가 많은 건지. 남자는 시나의 시선을 무시한 채, 영상 속에 나오는 강찬의 모습에 집중하고 있었다. 아마도 연습생일지도 몰랐다. 선배들의 발자취를 쫒고 싶어 이곳에 왔을지도.

 

 강찬의 영상이 끝나고 이윽고 교복 차림의 동혁이 나와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이어나갔다. 시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마지막 전시관을 빠져나왔다. 이제 곧 폐장시간이라 확실히 팬들의 수도 줄어들었다. 아마 내일이면 다시 이곳을 가득 메우겠지만 말이다.

 

 마음이 파도를 탄 듯 작은 바람에도 일렁이다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특히나 5전시관을 보고 난 뒤로 알 수 없는 애잔함이 마음에 남았다.

 

 전시회장 밖에서 몸을 기대어 자신의 어지러운 마음을 정리하고 있던 그때, 누군가가 불쑥 전시회장 밖으로 튀어나왔다. 아까 옆자리에 앉았던 그 사람이었다. 본의 아니게 눈이 마주쳤다. 그의 눈에서 불편함을 읽혀 저도 모르게 직업정신이 발휘되었다. 시나는 먼저 미소를 짓으며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까 옆자리에 앉으신 분 맞죠?”

 

 시나의 인사말에 당황한 듯한 남자는 서둘러 주위를 살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늦은 시각에 전시회장을 찾은 거보니, 그쪽도 오색조 팬이신가봐요.”

 

 팬. 그 한마디에 강찬은 넉살 좋게 자신에게 말을 건네는 시나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 여자 내 팬 아니야.’라고 단정 지었던 여러 장면들이 불현듯 머리 속에 떠올랐다. 정말 이 여자가 내 팬일까. 자신이 연습생 시절 노래를 하는 모습을 보던 그녀의 눈빛은 그날 사절지 녹화현장에서 봤던 표정과 같았다. 무언가 찝찝하고 불편해 보이는 얼굴.

 

 “그러는 그쪽이야말로 이 늦은 시각에 여길 찾은 거 보면, 정말 팬이신가 봐요.”

 

 예상치 못한 물음에 시나가 저도 모르게 당황해 인위적인 미소를 지었다. 호의를 담은 질문이었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공격적인 질문이 되돌아왔기 때문이다.

 

 “팬…. 음, 뭐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시나는 영상속의 강찬을 떠올리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이 바로 그 강찬임을 꿈에도 모르는 채 말이다. 시나의 대답에 우두커니 서 있던 남자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시나와 같은 자세로 가벽에 몸을 기대었다.

 

 깊게 눌러쓴 캡모자와 마스크, 쭉 뻗은 몸을 보아하니, 이 사람도 연예인 혹은 지망생임이 분명해보였다. 다 가리고 있음에도 알 수 없는 오로라가 그에게서 뿜어져 나왔다. 가만히 등을 기대고 있던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까 영상 보시는 거 보니까, 표정이 별로 좋지 않던데.”

 “설마 절 보고 있었던 거예요?”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7 반가워요 2020 / 10 / 7 294 0 4912   
16 2020 / 9 / 28 287 0 5132   
15 경계 2020 / 9 / 27 297 0 4795   
14 상기 2020 / 9 / 16 279 0 4886   
13 fan 2020 / 9 / 13 298 0 4810   
12 전조 2020 / 9 / 12 281 0 4588   
11 First love Ⅱ 2020 / 9 / 1 291 0 4368   
10 first love 2020 / 8 / 30 304 0 4628   
9 때론 저도 모르게 타인의 상처를 건드는 법이… 2020 / 8 / 24 296 0 4523   
8 암시 2020 / 8 / 17 304 0 5011   
7 사디스트 2020 / 8 / 9 294 0 5167   
6 수작 2020 / 8 / 2 320 0 5355   
5 늦은 밤, 네 미소에 내 몸과 마음이 녹아내려 … 2020 / 7 / 25 308 0 4447   
4 하여간 유용해 유용해 2020 / 7 / 16 322 0 4502   
3 너 하나 이러는 거 보겠다고, 내가 천만원을 … 2020 / 7 / 12 352 0 4373   
2 너 나랑 같이 팬질 안 할래? 2020 / 7 / 11 338 0 4283   
1 프롤로그: 저 여자는 처음부터 저 모양이었어 2020 / 7 / 11 553 0 197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드림앰버서더
자유론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