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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5colors, 날 반 미치게 하는너
작가 : 자유론
작품등록일 : 2020.7.11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우주대스타 오색조(五色鳥)

[미친, 팔색조도 아니고 오색조는 뭐냐? 설마 다섯 명이라고 오색조는 아니지?]
[아무리 아이돌 전성시대라지만, 살다살다 새 컨샙은 처음 보네요. 설마 비둘기도 있나요?]

이름부터 병맛미 넘치는 그들이 처음 데뷔했을 때 쏟아지는 반응은 처참했다. 그런 그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 여자들에게 농익은 남자의 매력을 선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5년. 긴 시절을 조류돌이라 불리며 가요계의 놀림을 받던 그들은, 어느새 OSJ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호령하며 아이돌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들의 찬란한 빛에 이끌린 돈 겁나 많은 빠순이, 박순희와 그녀의 친구 정신과 의사 정시나가 우연히 우주대스타 오색조와 엮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들!

이메일: pusin21@naver.com

 
전조
작성일 : 20-09-12 23:18     조회 : 281     추천 : 0     분량 : 4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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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도도해 보이는 눈빛 위로 가지런하게 자리 잡은 짙은 눈썹,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왼쪽 눈썹 위로 자리 잡은 얕게 팬 주름. 기억을 찢고 나온 듯 그대로인 그녀는 마치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정말이지 심난하다는 듯이 무대 위의 한 남자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선의 끝에 한 남자가 눈을 감고 조용히 읊조리듯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결국엔 알아버렸네.”

 

 까드득 하고 무언가가 으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박살이 난 리모컨이 후두둑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뚝뚝 흐르는 피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세한은 그 손으로 제 얼굴을 신경질적으로 문질렀다. 새하얀 피부에 얼룩덜룩 붉은 피가 번져나간다.

 

 “그렇게 넌지시 경고했는데, 역시 그 정도로는 약했던 모양이야. 그래. 어떻게 박살내줄까. 아니, 누구부터 박살내버리지?”

 

 

 **

 

 

 건물 전신이 푸른 빛을 띠는 유리로 지어진 10층 빌딩.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이 세련된 건물의 1층 입구에는 이른 아침부터 긴 행렬이 늘어서져 있었다. 이 행렬의 99%는 주로 여자였고, 성별은 1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했다.

 

 이들이 기다리는 건, 오색조의 앨범활동이 끝나면 어김없이 열리는 사진 전시회, [제 4회 알고 싶은 파이브 컬러즈 전시회]였다. 전시는 1에서 3층까지였으며 각 층마다 테마가 달라졌고, 입장료 역시 비싸졌다. 1층 전시 5000원, 2층 전시 1만원, 3층 전시 2만원.

 

 그리고 각 층의 마지막에 배치된 사진들이 사람들의 기대심리를 한껏 자극하는, 일종의 절단신공이 깃들었다고나 할까? 심지어 층마다 구매할 수 있는 굿즈들도 다르다고 하니 모두들 더 비싼 돈을 주고서라도 모든 층을 감상하길 원했다. 특히 이번 사진전은 그동안 순희가 공개하지 않았던 오색조의 데뷔전 사진이 공개될 것이라 예고했었기에 그 사진을 보려고 찾아온 이들도 적지 않았다.

 

 전시회장 내부에서는 오색조의 곡들이 하프 연주곡으로 각색되어 잔잔하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모두 순희가 전문 연주가들에게 의뢰해 각색한 곡들이었다.

 

 “어때?”

 “하…. 네가 미친년인건 알고 있었지만, 정말이지 이 정도 일 줄은 몰랐다.”

 “너 저번에도 그 말 하지 않았니?”

 “어. 했는데, 그 정도가, 이 정도 일 줄은 몰랐어.”

 

 시나는 화이트톤으로 칠해진 벽 위에 자리잡은 오색조 개개인들의 흑백사진은 하나같이 모두 예술작품 같았다. 다양한 사진들이 하나의 테마를 갖고 군집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었고, 각기 다른 조명과 소품들이 그 사진들이 빛날 수 있게 해주었다.

 

 “처음엔 사진전이라고 해서 그냥 사진만 걸어놓은 건 줄 알았는데, 이건 무슨 유명 작가의 사진전도 이렇게 돈을 처발라놓지는 않겠다.”

 “네가 말하는 유명 작가가 우리 오색조들의 급은 안 되었나 보지. 이 전시회. 최고들하고만 일하다는 유명 큐레이터 섭외해서 전부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한 거거든.”

 “…하. 소속사도 이 정도로는 안하겠다.”

 “응. 맞아. NEST 나 대표는 나한테 감사해야하지. 오색이들은 감사하지 않아도 되고. 후후훗”

 

 정말 미쳐도 제대로 미친 게 틀림없다고 시나는 다시금 생각했다. 오직 이 전시회를 위해서, 서울 노른자 땅의 건물을 세 층을 비어두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됐다. 애인도 아니고, 좋아하는 연예인을 위해서 이러한 투자를 한다는 게 말이 된 단말인가.

 

 하지만 제 돈으로 제가 한다는데, 누가 무어라 할 수 있겠는가. 본인이 행복하다는 데. 눈을 반짝이며 전시회장을 둘러보는 순희는 무척이나 행복해보였다. 드디어 마지막 5 전시회장에 도착한 시나는, 한 사진을 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저 사진, 뭔가 괜찮네.”

 

 시나의 시선이 가 닿은 곳에는 지금보다는 더 앳되어 보이는 얼굴의 강찬이 눈을 감고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진 속의 강찬의 표정은 감미롭다기보다는 마치 터져 나오려는 슬픔을 참아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 사진 좋지? 오색조가 첫 콘서트 때 찍은 사진인데 애가 너무 복합적인 표정을 짓고 있어서, 나 홀린 듯이 셔터 눌렀잖아. 아…. 근데 너 그날 왜 울었어?”

 “…내가 울었다고?”

 “너 마음으로 막 울었잖아.”

 “돌았냐.”

 “그니까 어서 말해봐. 찬이가 뭐 플로우즈인가 걔였다며. 너 옛날부터 강찬 알고 있었던 거야?”

 “그랬나보지.”

 “그건 또 무슨 화법이냐.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지. 저 사진 너 줄까?”

 “…저 액자 200만원이라고 붙어 있는데?”

 “저 액자는 사이즈가 커서 그래~ 크면 클수록 액자랑 인화 값이 비싸져서 말이지. 넌 저거 말고 사진으로 작게 인화해서 한 장 줄까 싶은데, 어때?”

 

 여기서 사진을 받겠다고 한 순간 망설여졌다. 갖고는 싶은데, 받는 다고 하면 자신 역시 저 빠순이와 동급이 돼 버리는 기분이 든다고 할까. 시나는 저도 모르게 쓴 입맛을 다셨다.

 “됐어. 내가 너 같은 빠순인 줄 아냐. 내일 전시회 시작되면 또 애들 어른들 가릴 거 없이 다 와서 북적이겠어. 저 액자들도 다 사가겠고. 그래봤자 다들 네가 오색조랑 그 팬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퍼 부었는지 절대 모르겠지만.”

 

 

 **

 

 

 그 시각, 오색조의 소속사 NEST 사옥 소회의실에 테이블의 오색조와 대표이사가 둥그렇게 모여 앉았다. 다섯 명의 아이들은 이미 온몸이 땀으로 축축이 젖어 있는 상태였다. 각자의 개성대로 의자 뒤로 몸을 젖힌 채 눈을 감고 있는 이도, 턱을 괴고 회의실 유리창 밖의 야경을 응시하는 이도 있었다.

 

 그런 그를 보는 흡사 물메기를 떠올리게 하는 비주얼을 가진 나 대표는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가 마치 둥지 속의 아기 새들을 바라보는 어미 새처럼 한없이 온화하고 따스하기만 하다.

 

 “활동이 끝났는데도 콘서트 준비 때문에 늦은 시각까지 정신이 없지? 오늘 이렇게 다 같이 부른 이유는 두 가지 사항을 전달하기 위해서야.”

 

 보통은 대표가 말하면 긴장을 하거나 예우를 갖추기라도 할 텐데, 워낙 힘든 시절부터 함께 해온 그들이었기에 그들은 여전히 편안한 자세로 대표의 말을 듣고 있었다.

 

 “일단 첫째로는 이번 월드 투어가 끝나면 연습생 때부터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개봉할까 한다.”

 “다큐요?”

 

 다큐라는 말에 유일하게 바른 자세로 대표를 바라보고 있던 동혁이 눈을 반짝였다.

 

 “그래 다큐. 이번 7집 활동까지 정말 고생했다. 앞으로 있을 월드 투어 준비도 다들 힘내서 해주고, 좀 남는 시간동안 이제 각자 원하던 개인 공간도 갖고 그래. 이제 너희도 월드 스타인데, 그 비좁은 숙소에서 계속 있을 수는 없잖아.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부족한 날 믿고 그 열악한 환경 속에서 견뎌줘서 고맙다.”

 “오예! 드디어 숙소 생활 탈출이다!”

 

 댄이 만세를 하며 발을 뻗자 바퀴달린 의자가 문 옆까지 쭈우욱 밀려나갔다.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댄을 보며 강찬은 알 수 없는 서운함을 느꼈다. 둘러보니 다른 멤버들 역시 기분이 좋아 보인다. 어째서 자신만이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건지.

 

 “꼭 나가야하는 거예요?”

 “바랐던 게 아니야?”

 “아니, 맞긴 맞는데-”

 “이 형이 뭐라는 거야. 형이 형이랑 같은 방 쓰는 사람의 마음을 알아?”

 “뭐 인마?”

 “형이 형처럼 예민한 사람이랑 같은 방을 써야했던 내 마음을 알아!? 아! 드디어 자유다~ 난 한남동 주택단지로 이사 가야겠다~ 내 평생 소원이 그런 부촌에 한번 살아보는 거였거든.”

 

 댄은 제 양손을 기도하듯 마주잡고는 커다란 눈을 반짝였다. 허공을 바라보는 그 눈은 이미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 세트인 지완과 팔용은 함께 살 집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다큐는 뭐 지금이야 쓸 영상이 있다지만, 데뷔 초랑 연습생 때 쓸 만한 게 있어요?”

 “많지.”

 “많아요?”

 “그럼. 너희 기억 안나? 내가 카메라 테스트도 해봐야한다고 한 달에 한 번씩 찍던 거랑, 너희 연습생 오디션 봤었을 때.”

 “아.”

 

 모두가 집 생각에 들떠 있는데도 다큐 생각에 고민이 많은 듯한 동혁을 보며 나대표의 눈이 흐뭇함에 깊게 패였다. 안 듣는 척하면서 귀를 기울이고 있는 강찬 못지않게 참 믿음직스러운 아이였다.

 

 “그런 거 하나하나 쓸 거야. 그러니까, 너희가 그런 걱정까진 할 필요는 없어. 데뷔 초 자료도, 새박사한테 꽤 쓸 만한 게 많은 거 같더라고.”

 “새박사요? 박순희 씨?”

 

 깜짝 놀란 동혁의 목소리가 소회의실에 울려 퍼지자, 저희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기 바쁘던 다른 맴버들의 시선이 모두 나 대표를 향했다. 모두 새박사라는 단어에 반응을 한 듯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팬이 몇 안 되던 1집 때부터 꾸준히 자신들을 변함없이 사랑해주는 그녀였었다. 그녀를 향한 그들의 마음 역시 조금은 각별했었다.

 

 “헐. 대표님 새박사 누나랑 연락하는 사이였어요?”

 “그럼 박순희 씨가 그렇게 너희들 사진으로 전시회도 열고, 굿즈도 팔고, 노래도 편곡해서 음원사이트에 올리고 하는데, 소속사랑 협의도 없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지?”

 “와. 순희 씨 관객석에선 그렇게 미친 듯이 열광하다가도 우리 앞에만 서면 조용히 사인만 받고 사진만 찍어서 뭔가 특별해보이긴 했는데, 역시 그냥 일반 팬이 아니었네요.”

 “팔용아. 너, 아직도 새박사가 여기 대 주주 인 거 모르는 건 아니지?”

 “네??”

 “뭐야. 너희들 다 몰랐어? 박순희 씨, 여기 NEST 최대 주주야. 나보다도 지분이 많아. 아. 안 그래도 이번에 전시회 때, 너희 연습생 때 사진 전시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어떻게 구한 거냐고 물어보니까 그저 우연히 얻게 되었다고만 하더라고. 이번에 너희가 서프라이즈 선물 겸, 내일부터 열리는 전시회 한번 방문해보는 건 어때? 박순희씨가 사비를 들여서 준비하고 계시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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