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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짝반짝 나의 너
작가 : 은하수
작품등록일 : 2020.8.12

"내가..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서두르지 않을게.. 아주 천천히 나에게 와줘."

사랑에 상처받고 이별에 아파한 초아,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승혁.

우리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14
작성일 : 20-09-11 12:34     조회 : 205     추천 : 0     분량 : 3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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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불타는 금요일,

 

 다른 직원들은 일찌감치 퇴근하고 썰렁한 사무실에 초아만이 남아 일에 몰두한 승혁을 힐끔거렸다.

 

 

 /승혁/ “지금 혹시 나 기다리는 겁니까? 데이트신청이라도 하려고?”

 

 /초아/ “아니거든요?! 일이 많이 남으셨어요?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면 나눠서 해요.”

 

 /승혁/ “나갑시다. 이미 퇴근은 늦었는데 저녁이라도 먹고 들어가요.”

 

 

  그 날 이후 승혁은 잊을만하면 문득 한 번씩 저렇게 마음을 드러냈다.

 

  이전까지 직장상사로서만 초아를 대했던, 까칠하고 날카롭기만 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에 초아는 어쩔 줄을 모르고 흔들리곤 했다.

 

 

 똑똑.

 

 그때 노크소리와 함께 재민이 문을 열었다.

 

 

 **********

 

 

 초아는 은주와 라면을 사러 편의점에 가는 길이었다.

 

 

 /은주/ “그래서, 정 팀장님이랑 이사님이 둘이 나갔다고? 그 투 샷을 현실로 영접했단 말이야? 완전 계 탔네!”

 

 /초아/ “응 난 좀 놀랬어. 여자 많고 마약까지 했다는 소문만 듣고 되게 날카로운 이미지일 줄 알았거든.. 근데 웬걸 완전 순정만화 찢고나온 미소년 느낌이었다니까?”

 

 /은주/ “아 완전 궁금해! 팀장님이랑 비교하면 어때?”

 

 /초아/ “음.. 이사님이 순정만화 느낌이라면 정 팀장님은 약간 느와르 물? 분위기 씹어 먹는 남자주인공느낌! 이목구비도 훨씬 분명하고 몸도 더 막 좋으시고 카리스마도 넘치시잖아. 그런데 웃으실 땐 완전 반전 터지시고.. 츤데레의 다정하고 세심한 매력까지 ..”

 

 /은주/ “......팀장님이 다정하셨어? ...막 웃으시고? 몸도...좋으시..”

 

 /초아/ “아..하하하..아니 그러실 거 같다는 거지.. 상상!”

 

 /은주/ “상상 아니구먼 뭐. 가까워지는 거 같다 싶더니 언제 벌써 그만큼..,?”

 

 

 어느새 다다른 편의점 앞, 리나가 홀로 앉아 캔 맥주를 들이키고 있었다.

 

 

 /은주/ “어머 팀장님! 뭐 속상한일 있으세요? 왜 혼자 술을 드시고 계세요??”

 

 /리나/ “응? 자기들은 웬일이야?”

 

 

 셋은 곧 편한 차림으로 맥주, 과자, 컵라면 등을 늘어놓고 근처 해변에 돗자리를 깔고 앉았다.

 

 

 /은주/ “캬! 좋다! 서울에서 꿈꾸던 게 바로 이런 라이프였지. 퇴근하고 바닷바람 맞으며 맥주 한 캔에 힐링하는 크크., 근데 왜 이걸 이제야 하고 있냐?”

 

 /리나/ “두 사람도 그동안 정말 힘들었지? 본사 지원도 거의 못 받으면서 밑바닥부터 리조트 운영체계 잡느라 승혁이랑 내가 많이 괴롭혔던 거 알아.. 많이 고맙게 생각해.

 인력도 너무 딸려서 두 사람이 고생 많이 했어,”

 

 /초아/ “에이, 저희가 감사하죠.. 두 분 팀장님들 아니었음 저희가 믿고 버텼을까 싶어요. 지나고 나니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귀한시간이었어요. 처음엔 승혁 팀장님 너무 까칠하시고 무섭게 타박 주셔서 상처도 받고 그랬는데,..”

 

 /은주/ “아 닌게 아니라, 승혁 팀장님 까칠 지수가 많이 떨어지시긴 했어요. 정말 우리가 좀 나아져서 그런 건가? 크크크.”

 

 /리나/ “리조트일 해보니 어때? 힘들지? 우리일이 겉보기엔 산 좋고 물 좋은데서 유유자적 하는 거 같아 보여도 사실 쓰리디잖아,, 작년신입사원들 중에 퇴사가 절반이 넘나 보더라고..

 

 본사 소속 정직원들은 전반적인 운영 전체를 하나부터 열까지 알고 챙겨야 하는데다가 남들 쉬는 주말, 연휴에는 리조트 성수기라 꼼짝 못하고 묶일 때가 많으니 가족들 떨어져서 낯선 곳에서 적응해가기 힘들지..”

 

 /초아/ “일은 재밌어요. 처음엔 몰라서 답답하고 힘들었지만. 고객들이 편안하게 휴식하고 만족하신 얼굴로 여행을 마무리하시는 모습들을 보면 그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회사가 어떤 시선으로 경영을 하는지 궁금해지기도 하고.. 공감이 되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팀장님이나 위에서 하시는 일들, 요구하시는 자료들이 이전보다는 빨리 이해가 되요. 낯선 곳에서 가족들이랑 떨어져 지내는 것도 너무 다행히 은주랑 팀장님들께서 너무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어려운거 전혀 없었고요.”

 

 /은주/ “저도 처음엔 힘들게 입사하고는 너무 잡일들만 하는 건가 싶어서 실망 했었는데, 팀장님 밑에서 시키시는 일들 해나가다 보니 경영이나 마케팅이 실무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많이 보고 배우게 된 것 같아서 좋아요.

  거제도 너무 좋고요! 강원도로 발령 난 친구는 동네에 카지노에 빠진 폐인들만 드글거린다고 슬퍼하던데, 여긴 동네 헬스클럽에 조선소 훈남들 바글바글한 것도 너무 좋아요 흐흐..”

 

 /초아/ “너 그게 제일 좋은 거 아니야? 어쩐지 무슨 운동을 그리 열심히 하나 했네.. 전에 연락처 받아갔다는 스무 살짜리 귀요미는 잘 만나고 있어?”

 

 /은주/ “누구, 선재? 그럼그럼! 나의 세 번째 썸남이지. 근데 걘 너무 어려서 남자로 잘 안보여. 그냥 심심할 때 같이 놀아주는 귀여운 동생?”

 

 /초아/ “헉, 세 명이랑 동시에 썸을 탄다고?? 그게 가능해? 대단하다 정말..”

 

 /은주/ “이 촌스런 언니를 어쩌면 좋으니? 뭘 알아야 진지하게 만나든지 바이바이 하든지 할 거 아니야~ 좋은 인상으로 서로 알아가는 단계가 썸 인거고. 진짜 나랑 맞는 인연이 어떤 사람인지는 이사람 저사람 썸을 타봐야 아는 거야. 빙구야. 그러는 넌, 지금 승혁 팀장님이랑 썸 타는 거 아니야?”

 

 /초아/ “으응? 나? 아니야~~~ 누가 들을까 겁난다, 야.. 가 지금 누구랑 썸 타고 그럴 때는 아니지...”

 

 /은주/ “엥? 아니라고? 요게, 요게 여우야 곰이야? 나한테 너 컨디션 자꾸 챙기시고, 전에 너 정훈오빠랑 헤어지고 온 날도 나 따로 불러내셔서 너 위로해주라고 하시고, 그때 너 기획안도 팀장님이 해결해주셨지?

  승혁 팀장님은 언젠가부터 너한테 마음 있는 게 확실해보이시던데 너는 그렇게 아니라고 하면 뭐지? 팀장님 혼자 헛물켜시는 거야?”

 

 

 그런 게 티가 났었나?

 

 연애 쪽으로는 눈치가백단인 은주를 당해낼 수가 없다.

 

 

 당황한 초아는 붉어진 얼굴을 감추며 눈앞의 맥주를 원 샷으로 들이키고선 말했다.

 

 

 /초아/ “., 솔직히 말하면 나도 잘 모르겠어.. 팀장님이랑 많이 가까워진 건 사실이지만..

  그게 진짜 긍정적인 관심 인건지, 아님 그냥 정말 가벼운 장난인건지. 알다시피 내가 뭐 연애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고.. 정훈오빠 말고는 썸 타 본 적도 없는데.. 한번 크게 상처받고 나니까 두려워져. 어떤 마음이든지, 내가 다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누구랑 좋은 관계로 잘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자신 없어, 지금은..”

 

 /은주/ “바보야. 한번 두 번 데여 보고 나서 만나는 사람이 진짜다 너! 그래서 평생 아무도안만나고 혼자 살래? 다시 상처받는 게 두려워서?”

 

 /리나/ “난 초아씨 이해할 수 있어. 진심을 다했던 관계가 어떤 식으로든 상처로 남고나면 누구라도 어느 정도는 자기방어를 하게 되지. 그런데 초아씨, 친구로서 말하자면.. 승혁이., 가벼운 마음 아니야. 애초에 여러 가지 이유로 연애랑은 담쌓은 놈인데, 그게 은주씨나, 나에게나, 초아씨한테 까지 보여 질 만큼 이면.. 이미 엄청나게 속에서 저절로 커져버린 걸 거야. 아무리 누르고 눌러도 감춰지지 않는 게 사랑이잖아. 다른 건 몰라도 승혁이의 진심을 의심하면 나 정말 서운할 것 같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리나의 말이 전부 그의 진심이면.

 그건 감동해 나자빠질만한 사실이었다.

 

 답답한 초아의 마음에 비가 내렸다.

 

 

 /초아/ “그렇다면 제가 더더욱.. 그 마음 탐내면 안 되는 거잖아요. 전 아무것도 드릴 수가 없는데...”

 

 /리나/ “초아씨는 어떤데? 승혁이가..부담스러워?”

 

 

 초아는 차오르는 눈물을 감추며 고개를 저었다.

 

 

 /초아/ “같이 있으면 저도 모르게 자꾸 웃게 되고, 또 설레요.. 그런데.. 아직도 수시로 꿈을 꿔요. 누구보다 사랑했던 사람이 나한테서 멀어지던 순간들, 차갑게 변해버린 눈빛, 받지 않던 전화,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던 표정, 그리고 믿을 수 없었던 결혼식까지. 내게 전부였던 사람에게 처절하게 버려지던 모든 순간들이 내 온 몸에 빈틈없이 박혀있는 것 같아요. 영원히 잊을 수도, 벗어날 수도 없게.

  사랑이 그런 거면 절대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 만큼 괴로워요.

 이렇게 못난 모습인 제가... 어떻게 다른 사람도 아닌 팀장님에게..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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