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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빌딩 숲 속의 늑대
작가 : ATRS03
작품등록일 : 2020.9.9

기계들에게 지배당하고 사육당하는 인간. 그리고 그 기계에 맞서 싸우는 야생의 원주민들. 야성vs길들여진 타성의 피할 수 없는 대결

 
첫 번째 해방-소녀는 늑대의 꿈을 꾸는가
작성일 : 20-09-11 06:54     조회 : 490     추천 : 0     분량 : 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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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그 꿈이야….”

 

  한 방마다 몇십 명이 넘는 사람들이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서로 살을 맞부딪치며 한꺼번에 처박혀 있는 수용소 안.

  감방 밖은 감정과 온기 없는 무기질로 만들어진 유사인간 ‘안드로이드’들이 수시로 돌아다니며 인간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사람들끼리 겹치고 부대끼는데, 성별이나 나이 차이 같은 건 없었다.

 

  보통 이런 곳이라면 여자들의 정조가 위험할 법도 했지만, 남녀 가릴 것 없이 시들은 것처럼 풀이 죽어 있는 사람들은 서로의 육체가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눈살을 찌푸릴 뿐이었다.

 

  몇몇 사람들은 중요한 부분에 손이나 다른 부위가 닿아도, 축 늘어진 콩나물 같은 반응을 보일 뿐이었다. 이런 좁아터지고 생기 없는 곳에서도 소녀는 매일 똑같은 꿈을 꾸었다.

 

  “독수리. 분명 독수리였어.”

 

  그녀는 어젯밤에도 꿨던 꿈의 내용을 다시 자세히 머릿속에서 되살렸다.

 

 

  “탈주 애완 인간이다 잡아!!”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수용소 밖으로 빠져나가 한 청년의 뒤를 빠르게 쫓아가고 있었다.

 

  “저기요! 멈춰요! 멈춰 달라고요! 제발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

 

  하지만 청년은 아무 말도 없이,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안드로이드 무리들을 부숴가면서 앞으로 나갈 뿐이었다.

 

  그가 앞으로 달려갈수록 인간의 형상이 하나둘씩 늑대의 모습으로 바뀌어갔다. 그녀가 청년을 뒤쫓아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보려던 순간! 차갑고 딱딱한 안드로이드의 손이 그녀의 몸을 붙잡고 잡아당겼다.

 

  “또 탈주하다니. 이번에야말로 박제를 만들어서 전시해주마.”

 

  안드로이드들은 막 붙잡은 애완 인간을 해체하기 위해, 피가 흐르지 않는 전자 메스와 마취용 전기충격기를 그녀의 피부에 갖다 대려 했다.

 

  그때 그녀는 등이 찢어지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며, 온몸이 터질 것처럼 빨라지는 심장박동에 비명을 내질렀다.

 

  그때 늑대 청년이 자신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네 본모습을 잊어버린 거냐?! 네 몸 안에 흐르는 피가 뭔지도 몰라?! 눈을 떠! 눈을 뜨라고!”

 

  그녀는 청년이 알 수 없는 말을 던지자, 크게 화를 내며 따져 물으려 했다.

 

  그러나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온 것은 짐승의 울부짖음 소리였다. 그리고 자신의 등에 독수리 날개가 큼직하게 돋아난 걸 알아차렸다.

 

  두 발 역시 독수리처럼 날카로운 발톱이 돋아나 있었고, 하늘을 날고 싶다는 충동에 안드로이드들을 큰 날개로 죄다 밀쳐내 버렸다.

 

  “저 짐승을 잡아라!!”

 

  안드로이드들이 총을 들고 높이 날아오른 그녀를 쏴서 떨어트리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수직으로 빠르게 낙하하면서 무수한 안드로이드 군단을 깃털과 발톱으로 찢어발겼다.

 

  이전부터 자신을 괴롭혀오고 능욕해온 안드로이드. 자신과 친해진 사람들을 하나하나 죽여나간 기계 인형들을 하나도 남기지 않을 기세로 잡아 뜯어버렸다.

 

  평상시라면 두려워서 정신을 잃을 법도 했지만, 지금 그녀는 자신을 억눌러왔던 안드로이드들을 박살 낸다는 것에 큰 희열부터 느껴졌다.

 

  “그래 이거야. 이게 진짜 내 힘….”

 

  잠시 후 그녀의 등 뒤에 천지를 뒤흔드는 폭음과 함께, 눈앞이 새하얘지면서 갑작스럽게 눈이 확 떠졌다.

 

  “꿈이야 그렇긴 한데 진짜 나는 이렇게 구석에 갇혀있을 뿐이지.”

 

  그녀는 얼마 전 자신의 옛 주인을 박살 냈던 비스티어리 캐년의 늑대 야만인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네, 네놈 늑대 부족은 옛날에 멸망했잖아!! 그런데 네놈이 어떻게 여기에 쳐들어온 거지?! 내 저택 앞에 세워둔 경비병들은 대체 어떻게 한 거냐?”

 

  신경질적일 정도로 날카로운 형상의 안드로이드가 하반신을 날려 먹은 채, 두 팔을 마구 휘저어 늑대 수인의 접근을 막아내려 했다.

 

  이에 늑대 수인은 바로 안드로이드의 손목을 발로 밟아 으깨며 한마디 던졌다.

 

  “그 녀석들 말이냐? 안드로이드들은 전부 부쉈고, 인간들은 내 모습을 보자마자 도망쳤지. 정 불안했으면 네 녀석이 직접 나서지 그랬어? 아니면 전처럼 독가스를 뿌려놓고 혼자 안전한 곳에서 구경이나 하려고?”

 

  늑대 수인의 비아냥거림에 안드로이드가 울부짖으며 애걸복걸했다.

 

  “자비를 베풀어주라고! 자비를! 그, 그건 명령이야! 명령이었다고! 그저 레오폴드 폐하의 명령이란 말이야!”

 

  그리고 안드로이드는 누가 저 늑대 수인에게 그 사실을 알려줬는지 두뇌 회로를 돌렸다. 하지만 그럴 필요도 없이 늑대 수인의 등 뒤에, 애완용으로 구매한 소녀가 서 있는 걸 봤다.

 

  “네년이냐!!”

 

  그리고 그게 안드로이드의 마지막 한마디가 되었다. 늑대 수인이 아무 거리낌 없이 안드로이드의 머리를 손으로 움켜쥐고 짓이겨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소녀는 해방감에 빠져든 표정을 지으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고, 늑대 수인은 씩 웃으면서 한마디 했다.

 

  “보안장치를 풀어줘서 고맙다고 애완용 인간. 그 보답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일단 넌 해방이야.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자유롭게 살라고.”

 

  그녀는 이렇게 주인을 죽이고 도망가봤자, 곧 다시 수용소에 갇히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이때만큼은 그 지긋지긋한 주인의 목소리를 들을 일 없다는 사실에,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울 시간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더 발버둥 쳐봐. 혹시 알아? 비스티어리 캐년으로 도망갈 수 있을지? 물론 거기도 지옥이지만 말이야.”

 

  늑대 수인은 너스레를 떨다가, 바로 아무 미련 없이 저택 밖으로 나갔다. 소녀는 눈물을 닦은 뒤 바로 그가 나간 곳을 따라 저택 밖으로 나갔다.

 

 

 

  물론 늑대 수인과 다르게, 그녀는 얼마 가지 못해 안드로이드들에게 붙잡혔다. 그리고 레오폴드를 위한 에너지 농축액이 될 날만 기다리게 되었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주먹을 꽉 쥐었다. 하지만 늑대 수인과 같은 힘은 느껴지지 않았다.

 

  “나한테도 그런 힘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는 자신의 무력함을 한탄하며 창살 밖의 밤하늘을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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