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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더 스트라드
작가 : NOAHSHIN
작품등록일 : 2020.9.3

"이진우 씨, 서울시향과의 계약은 파기하고 우리와 함께 하시죠."
관현악과 4학년, 첼리스트 이진우는 그렇게 초능력자 피아니스트 윤피에르의 손을 잡았다.

그의 곁에는 계약을 파기할만한 가치가 있는 저명한 실력파들이 있었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잉그램 에반스, 클래식계의 아이돌 서정아,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올리스트의 딸, 강예빈. 그리고 신예 첼리스트 이진우까지 손에 넣은 윤피에르는 자신이 모은 이 멤버들로 실내악단을 꾸렸다. 하지만 어딘가 맞지 않고, 불협화음만이 지속되는데...

초능력과 클래식, 사랑, 그리고 불협화음, 더 스트라드의 연주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9. 서툴지만 분명히 호의였음을
작성일 : 20-09-11 00:14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6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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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아! 그래, 이걸 너한테 묻고 싶었지! 왜 서정아를 고른 건데?”

 

  잉그램이 경박한 투로 묻자, 피에르는 대답하지 않고 말없이 커피만 마셨다.

  더 스트라드가 모이는 12월 1일까지 4일이 남은 시점, 잉그램과 피에르는 각자의 볼 일로 오버그라운드에 찾았었다. 그러다가 복도에서 서로를 마주쳐서 지금, 오버그라운드 건물 1층에 있는 카페에서 더 스트라드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멤버에 대한 얘기로 빠져, 둘이 멤버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제 2 바이올린으로 선택된 서정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잉그램이 그렇게 반응했던 것이었다.

 

  “한나는? 그 때 한나를 생각하고 있었댔잖아!”

 

  잉그램이 격분하며 피에르에게 쏘아붙였다. 그럴 만도 하지, 피에르는 그렇게 생각했다. 애초에 피에르 또한 서정아를 그렇게 좋게 보지는 않고 있었고, 그렇기에 마지노선으로 생각했던 사람이었다. 1순위는 잉그램이 말한 대로 한나 에버슈타인이었고.

 

  “거절했어.”

  “그 여자 한국에 있잖아! 왜 못 하는 건데!”

 

  덤덤하게 커피를 마시고 있던 피에르와 달리, 잉그램은 격노하듯 피에르에게 쏘아붙였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왜 서정아야?”

  “몰라서 물어?”

 

  피에르는 머그잔을 내려놓고 잉그램을 바라보았다. 잉그램은 여전히 격분에 차 있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다 얘 때문에 이 사단이 난 건데, 본인은 정작 아무것도 모르고 피에르만 탓하니, 피에르는 이 모습이 조금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테오도르 데샹은 프랑스로 돌아갔고, 윈터 펠튼은 시카고 심포니, 키라 러셀은 서울시향, 키타가와 유우와 에비하라 히카루는 일본에서 자체적인 실내악단에. 그리고 빅토르 로마노프와 한나 에버슈타인은 너 때문에 안 한다고 했어.”

 

  사실 키라, 빅토르, 한나를 제외하고는 다 핑계들이었다. 그래, 그들은 다른 곳에서 할 일이 있긴 했다. 그렇기에 스카우트할 때도 그 쪽보다 더 좋은 조건을 내세웠고, 그들의 이적과 그에 대한 페널티는 전부 오버그라운드에서 전담하기로 했었다. 실제로도 그들이 그 조건으로 혹하기도 했고. 하지만 팀에 지금 누가 있냐는 물음에 잉그램 에반스가 있다고 말해주면 어쩐지 다들 꺼려하는 분위기였고, 그렇게 꺼려가며 차일피일하다가 결국 방금 피에르가 말한 그런 핑계들을 대면서 거절하기 일쑤였다. 키라는 정말로 서울시향 때문에 거절했었고.

  그런 그들과는 다르게 빅토르와 한나는 조심스럽게 꺼려하지도 않았다. 빅토르는 잉그램이라고 듣자마자 바로 나가버렸고, 한나는 대놓고 욕을 했다. 강경한 그들의 태도에 오버그라운드 직원들은 당황했고 피에르는 그럴 만도 하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게 그들과 잉그램은 사이가 안 좋고, 잉그램 자체가 성격도 안 좋았으니 말이다.

  그걸 자기만 모르는지, 잉그램은 그 얘기를 듣고도 그저 자기가 피해자인 양 떠들어댔다. 피에르는 그 모습을 보고 숨을 길게 내뱉었다.

 

  “그래, 될 대로 되라지. 그래서 그 여자랑은 잘 지내나?”

 

  피에르의 한숨을 보고 잉그램이 대화 주제를 바꾸었다. 피에르가 새로 사귄 여자친구에 대한 얘기였다. 얘는 왜 그런 걸 궁금해 할까. 자기 약혼자나 신경 쓰지. 피에르는 그렇게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관계를 시작한 지 3일밖에 안됐어.”

 

  피에르의 말에는 감정이 실려 있지 않았다. 잉그램은 그런 피에르의 무뚝뚝하고 성의 없는 대답에 곧 흥미를 잃었는지 그 이상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러다가 카페 벽에 붙여진 모던한 디자인의 시계를 좀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일어났다.

 

  “나 간다.”

  “어디?”

  “음...”

 

  잉그램은 무언가 생각하듯 턱을 매만졌다. 생각 없이 입으로 악의를 표출하던 잉그램이 말을 신중히 하려고 생각을 하다니, 세상 참 살고 볼 일이었다. 피에르는 그렇게 생각했다.

 

  “밥 사러.”

 

  그리고 그렇게 인색하던 잉그램이 밥을 사러 간다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잉그램은 오버그라운드를 나와 숨을 뱉었다. 새하얀 입김이 잉그램의 입에서 나와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아직 겨울은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웠다. 손끝에서부터 느껴지는 차가운 느낌에, 잉그램은 얼른 장갑을 끼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또 겨울이 왔어.’

 

  겨울이 또 찾아왔다. 몇 년 째 맞는 겨울이지만 아직도 그 때의 일이 생생했다. 그 지울 수 없는 날 선 감각들이 몸을 옥죄는 느낌이었다.

  잉그램은 주머니에 넣었던 손을 다시 움켜쥐었다 폈다. 그 행동을 여러 번 반복하고 나서야 편해진 듯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언제까지 이래야 해?”

 

  잉그램은 투덜거리면서 다시 손을 주머니에 넣고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에 부딪혀 기분이 나빴지만 꾹 참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새 역삼역까지 걸어왔다. 잉그램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녁 시간대라 퇴근하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잉그램이 찾는 사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왜 안 와?’

 

  잉그램은 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7시 32분, 만나기로 한 시간은 7시 반이었다. 잉그램 입장에서 만나기로 한 사람은 2분씩이나 지각을 하고 있는 셈이었다.

 

  “쯧, 언제 와.”

 

  잉그램은 그렇게 중얼거리고 손을 주머니에 넣고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리고 주머니 속에 있는 손을 꼼지락대면서 발로 애꿎은 바닥만 툭툭 쳤다.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걸까.

 

  ‘더 이상 기다리는 건...’

 

  잉그램은 본인이 늦으면 늦었지, 결코 기다리는 인물은 아니었다. 잉그램이라는 사람 자체가 뻔뻔하고 상도덕을 모르는 것도 있었지만 분명 잉그램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그 사건의 영향도 있으리라.

  다시 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35분. 5분 동안이라도 기다린 건 잉그램에게는 꽤 오래 기다린 거나 다름이 없었다. 더 기다리기 싫었던 잉그램은 폰을 넣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 순간, 누군가가 뒤에서 잉그램의 팔을 붙잡았다. 그 어지러운 장소에서 유난히 잉그램의 팔을 붙잡은 사람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아, 찾았다.”

 

  잉그램이 뒤로 돌자, 바이올린 케이스를 들고 헉헉대는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 그 단말마를 뱉고 허리를 곧게 펴면서 머리를 쓸어 올렸다.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요?”

  “너 기다리고 있었는데.”

 

  잉그램은 그녀의 말을 퉁명스럽게 받아쳤다. 늦은 것이 불만스러웠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 여자 또한 잉그램에게 불만이 많은 모양인지 순식간에 표정이 안 좋아졌다.

 

  “분명 7번 출구 앞, 바깥에서 보자고 했잖아요.”

  “그랬지.”

  “여긴 8번 출구에요.”

 

  여자의 그 말에 잉그램을 고개를 들어 안내판을 봤고, 여자의 말대로 여긴 8번 출구였다. 그걸 확인한 잉그램은 얼빠진 표정으로 잠시 있다가 이내 표정을 싹 바꾸며 여자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사과의 말을 기대했던 거라면 유감이야.”

  “기대도 안 했어요.”

 

  여자는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내 이름도 기억 안 나죠?”

 

  여자가 갑작스럽게 물었다. 무표정으로 묻던 탓에, 잉그램은 이 여자가 자신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예측이 가지 않았다. 잉그램은 한숨을 푹 쉬고 삿대질을 하면서 대답했다.

 

  “강예빈?”

  “김한음이에요. 직접 자기소개한 거니까 앞으론 기억하세요.”

 

  한음은 그렇게 톡 쏘아놓고 앞장서 가버렸다. 잉그램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한 번 웃고는 그대로 그녀를 따라갔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건물 3층에 있는 레스토랑. 그 앞에 선 한음은 여기가 괜찮을 지 잉그램에게 물었고 잉그램은 상관없다고 말한 뒤 문을 열었다.

 

  “내가 직접 열어주는 건 흔치 않은 기회인데.”

 

  잉그램이 그렇게 농담을 던졌지만 한음은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잉그램이 열어준 문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무안해진 잉그램은 뚱한 표정으로 한음을 따라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오니 훅, 하고 뜨거운 공기가 잉그램의 얼굴을 들이받았다. 예상을 못 했는지 순간 잉그램은 인상을 찌푸렸지만 바깥의 차가운 바람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했다. 그 사이, 가게 안으로 들어온 인원을 체크한 점원은 한음과 잉그램을 창가 자리로 안내했다.

 

  “운이 좋네.”

 

  3층이라 그리 썩 좋은 전망은 아니었지만 잉그램은 창가 너머로 보이는 차들의 은하수는 나름 꽤 절경이라고 생각했다. 잉그램은 자리에 앉으며 점원에게 받은 메뉴판을 펼쳐보았다.

 

  “김한음?”

  “왜 부르세요.”

  “고작 바이올린 현 값으로 여기는 좀 많이 비싼 거 같은데.”

 

  한음은 메뉴를 고르다가 그 말에 잉그램을 바라보았다. 잉그램과 눈이 마주치자, 그는 능글맞은 표정을 지은 채 메뉴판을 한 번 흔들었다.

  잉그램의 말마따나 확실히 비싼 가격이었다. 하지만 한음은 잉그램의 그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잉그램을 한 번 쓱 훑어보더니 다시 메뉴판으로 시선을 옮겼다.

 

  “무시하지 말고.”

  “그냥 코스 B로 하죠.”

  “야, 그 현 값 다 합쳐봐야 이거보다 싸거든?”

  “현 없었으면 연주도 못 했을 거면서.”

 

  한음이 중얼거리자 잉그램이 메뉴를 탁 내려놓으면서 머리를 쓸어 넘겼다. 당장이라도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할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하지만 한음은 그런 잉그램의 행동에도 꿋꿋했고, 오히려 점원을 불러 자기가 시키고 싶은 메뉴를 가져다달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 맹랑한 계집애가!”

  “한국어 잘하시네요. 그 때 영어만 쓰셔서 한국어는 전혀 못 하실 줄 알았는데. 아, 그러고 보니 그 매니저는 어떻게 됐어요?”

 

  한음은 뻔뻔했다. 잉그램은 그런 한음의 태도에 결국은 감탄했는지 헛웃음만 지었다.

 

  “왜, 궁금해?”

 

  하지만 잉그램도 질 수 없었는지, 장난스럽게 한음에게 물었다. 그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던 채. 자신을 이렇게 만만하게 보는 여자는 처음이어서 그런지, 많이 화가 난 것 같았다.

 

  “아뇨. 예의상 물어본 거였어요.”

 

  하지만 한음은 오히려 태연하다는 듯 말했다. 정말 서로 말로는 질 수 없는 자존심 강한 두 천재였다. 바이올린 실력은 차이가 날지언정 말로는 둘 다 절대 지지 않으려고 했다.

 

  “아, 그래.”

 

  잉그램은 뚱한 표정을 짓고 창밖을 바라봤고, 한음은 피식 웃으면서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잉그램은 그런 한음을 흘겨보았고, 괜히 만났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지금 이 둘이 만나게 된 계기는 잉그램이 현을 잃어버렸던 리허설 당일이었다.

 

  “범인을 알고 있어요. 바이올린을 망가뜨린 범인이요.”

 

  그 때, 한음은 그렇게 말했었다. 잉그램은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진 않다고 생각했고, 그녀에게 바로 누구냐고 물었다.

 

  “그 쪽 매니저요.”

 

  그 한 마디로 바로 신뢰를 잃긴 했지만. 잉그램은 한음의 그 한 마디를 듣자마자 곧 흥미를 잃고 바이올린 조율에 다시 열중했다. 하지만 한음은 그런 잉그램의 반응에도 지지 않으려고 했다. 한음은 바로 폰을 꺼내서 무언가 틀었다.

 

  “...그러니까, 개눈 새끼랑 더 이상 일 안 할 거라니까요. 성격도 안 좋고, 옆에서 6개월 동안 싫은 티 꾹 참고 히스테릭 받아준 거면 많이 한 거죠. 아, 됐어요, 사표나 수리해주세요. 끊습니다.”

 

  한음의 폰에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한음에게 신경을 껐던 잉그램이 다시 그녀에게로 고개를 홱 돌렸다. 잉그램은 충분히 동요한 모양이었다. 그의 눈동자가 여기저기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거짓말이지?”

 

  하지만 잉그램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그녀에게 물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그녀를 보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손짓을 한 뒤, 바이올린을 내려놓았다.

 

  “공연 다 끝나고 CCTV를 확인해볼 예정이야. 만약 아니라면 어떻게 할 거지?”

 

  잉그램은 대기실 구석에 있는 CCTV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한음이 듣기에도 진지함이 묻어나오는 말투였다.

 

  “...날 죽이든 마음대로 하세요. 대신 제 말이 맞다면 바이올린 현 값도 포함해서 밥이나 사 주세요.”

 

  한음은 조금 고민을 하더니, 그렇게 말하고 폰을 내밀었다. 잉그램은 그 폰에 자기 번호를 찍어주고는 다시 바이올린을 잡았다.

  잉그램은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래, 그때까진 매니저를 믿었었다. 잉그램의 변덕을 못 이겨 한 달 만에 그만두는 매니저들이 많았지만 그 매니저는 무려 6개월이나 버텼다. 그래서 많이 괴롭히긴 해도 나름대로 서로의 정은 끈끈하다고 생각했는데, CCTV를 보고 나서는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애피타이저부터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그때, 직원이 잉그램의 테이블로 다가왔다. 애피타이저로 보이는 접시를 테이블에 두고 인사를 한 뒤에야 직원이 사라졌다. 잉그램은 직원이 들고 온 접시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새우와 관자인가? 잉그램은 흥미롭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한음은 그런 잉그램을 보고는 포크를 집으려는 손을 내려놓고 잉그램을 기다렸다. 잉그램은 한음이 그렇게 기다리는 것을 모르는지 계속 유심히 보다가, 한음이 기침을 하자마자 그제야 한음을 자신을 기다려주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얼른 먹어, 뭐해.”

 

  그러나 잉그램은 미안하다는 소리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한음은 그런 잉그램을 보면서 한숨을 쉬고는 포크로 새우와 관자를 한 번에 콱 찍었다. 끼긱, 포크와 접시가 마찰을 일으키는 소리가 작게 났다.

 

  “그래도 협연 전날인데 나와 줘서 고마워요.”

 

  한음은 그렇게 말했지만 표정은 영 고마워 보이는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잉그램은 그런 한음의 태도를 보고도 씩 웃어보였다.

 

  “고마우면 내일 협연 보러 와도 좋아.”

 

  잉그램은 신이 난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잉그램에게는 분명한 호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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