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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더 스트라드
작가 : NOAHSHIN
작품등록일 : 2020.9.3

"이진우 씨, 서울시향과의 계약은 파기하고 우리와 함께 하시죠."
관현악과 4학년, 첼리스트 이진우는 그렇게 초능력자 피아니스트 윤피에르의 손을 잡았다.

그의 곁에는 계약을 파기할만한 가치가 있는 저명한 실력파들이 있었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잉그램 에반스, 클래식계의 아이돌 서정아,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올리스트의 딸, 강예빈. 그리고 신예 첼리스트 이진우까지 손에 넣은 윤피에르는 자신이 모은 이 멤버들로 실내악단을 꾸렸다. 하지만 어딘가 맞지 않고, 불협화음만이 지속되는데...

초능력과 클래식, 사랑, 그리고 불협화음, 더 스트라드의 연주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8. 그는 왜 서울시향에 가면 안되는가?
작성일 : 20-09-10 23:53     조회 : 262     추천 : 0     분량 : 7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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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나와 장난하는 건가?”

 

  성묵이 진우와 피에르를 번갈아보며 째려봤다. 그런 성묵의 태도에 피에르는 덤덤하다는 양 평온한 자세로 가만히 있었지만 진우는 그러지 못했다. 이 사단을 낸 건 본인이고 어느 한 쪽 고르지 못한 것도 본인이었으니까.

 

  ‘이러다가 싸움 나는 거 아니야?’

 

  지금 상황만 본다면 곧 성묵이 피에르나 진우의 멱살을 잡고 교수실이 개판으로 만들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기나긴 침묵이 이어졌다. 교수실 벽에 걸린 시계가 똑, 딱, 거리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고 이 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나서서 말을 꺼내지도 않았다. 그저 각자의 자세를 고수한 채 앉아 있을 뿐이었다.

 

  “...자네들은 은혜를 이렇게 갚나?”

 

  은혜, 그 단어를 듣자 문득 진우는 스승의 은혜, 그 노래가 떠올랐다. 어쩌면 진우 자신이 하늘과도 같은 스승의 은혜를 잊고 이런 행동을 하는 게 아닐까. 마음의 어버이를 이런 식으로 엿 먹이고 있는 건가? 아, 진짜 내가 몹쓸 짓을 저질렀구나. 진우는 교수실에서 이러고 있는 것에 대해서 큰 죄책감을 느꼈다.

 

  “저는 교수님한테 은혜를 입은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하지만 피에르는 그런 구석 하나 없어 보였고 오히려 성묵의 말을 받아치기까지 했다. 하긴, 진우는 몰라도 피에르는 저런 말을 할 자격이 있었다. 이곳에서 성묵의 제자는 진우뿐이고 피에르는 성묵과 단순히 친분만 있었을 뿐, 따로 성묵에게 도움을 받은 적도 없었다.

  그렇지만 성묵은 그런 피에르의 태도에 불만이 많았던 모양이었다. 안 그래도 안 좋았던 얼굴이 더 일그러졌다.

 

  “내가 지금 말장난하자고 내 시간 아껴가며 여기에 있는 줄 아나?”

  “말은 바로 하자는 얘기입니다.”

 

  피에르는 말 한 마디도 지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성묵의 말 하나하나에 조곤조곤 반박하는 것을 보면, 성묵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도 같았다.

  불안하다, 곧 무언가 터질 것만 같은 게 무서웠다. 진우가 이 상황에서 느끼는 감정이었다.

 

  “저, 저...”

  “제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진우가 개입해보려고 했지만 피에르가 막으면서 속삭였다. 이 사람은 정말 성묵과 싸우려고 온 것일까. 자기가 다 알아서 한다고는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가시진 않았다.

 

  “서울시향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대우해드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름값은 조건으로 커버치기 어렵지. 이게 무슨 소리인지 자네도 알 텐데.”

 

  피에르는 대답 없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앉아 가만히 얘기를 듣던 진우도 무슨 말인지 어느 정도는 짐작이 갔다.

  72년의 긴 역사를 가진, K 방송국 교향악단과 더불어 국내 투톱을 달리는 거대 오케스트라와 그저 유명 연주자가 참여할 뿐인 신생 실내악단. 윤피에르가 참여한다 한들, 더 스트라드의 가치는 서울시향의 가치를 뛰어 넘을 수 없을 것이다. 성묵은 지금 이걸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저 애의 담당교수야. 저 애가 탄탄대로를 걷지 않고 위험한 비탈길로 가는 걸 보고만 있을 것 같나?”

  “그 탄탄대로를 걷다가 발목이 삘 수 있지 않습니까.”

  “그건 지 잘못이지. 최적의 길을 알선해주는 것이 내 일이고 거길 버티는 것은 제 몫이야. 자네는 잘 닦인 길에 발목 삘 까봐 굳이 돌아서 가나? 어리석긴.”

  “위험한 비탈길로 가는 것도 자기 선택인데 담당교수라고 제 어미처럼 무작정 감싸는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피에르가 나서지 말라고 막았던 것도 있지만, 진우는 차마 그 둘의 대화에 끼어들 수 없었다. 꽤 날이 선 말투와 그들 사이에 흐르는 무서운 분위기에 압도당해 입을 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남의 것까지 뺏을 정도로 지금 여유가 없나보군.”

 

  성묵은 비아냥거리는 투로 말했다. 순간, 진우는 그 말을 듣자마자 평온한 표정이 살짝 움찔거리는 피에르를 보았다. 정말 성묵의 말대로 여유가 없었던 모양이었다. 진우는 감히 그렇게 추측했다.

 

  “왜, 한나 에버슈타인이 나간 마당에, 지금 이 아이마저 잃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 내가 모를 줄 아나?”

 

  한나 에버슈타인이라면 분명 오스트리아의 바이올리니스트, 그것도 오버그라운드의 수혜자였다. 진우는 한나의 인터뷰에서 그녀가 오버그라운드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얘기를 본 적이 있었다.

 

  “비탈길이라면서, 꽤 많은 걸 알고 계시는 군요.”

  “내 제자가 혹여나 그딴 곳 갈까봐 두려워서.”

 

  그딴 곳이라니, 그런 성묵의 말에 진우는 무언가 말을 하려고 했지만 피에르의 표정을 보고 뭐라고 할 수 없었다.

  피에르는 웃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 웃고 있으면서도, 일그러져 있는 그의 표정은 진우가 차마 뭐라 형용할 수가 없었다.

 

  “내 말이 틀렸나? 에버슈타인도 거절한 그곳에 누가 남아있지?”

 

  그 표정에 굴하지 않고 성묵은 계속 비아냥거렸다. 이렇게 계속 성묵이 피에르의 심기를 건들다보면 피에르도 참지 못 할 것이 뻔했다. 진우는 입술을 깨물면서 그 둘의 눈치를 계속 살폈다.

 

  “지금 잉그램 에반스와 서정아, 그리고 강민우의 수양딸, 강예빈이 있죠. 이제 진우 씨만 오면 됩니다.”

 

  하지만 피에르는 아직 참을 만한지 덤덤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 말을 하며 진우의 손을 잡았다. 갑작스럽게 차가운 손의 감촉이 느껴지자 진우는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이내 부끄러운 듯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나저나 잉그램 에반스와 서정아, 강민우. 피에르의 입에서 나온 이름들은 진우가 전부 들어본 이름들이었다. 특히, 잉그램 에반스.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어릴 적에 어디 콩쿠르에 출전 했는지 정보가 하나도 없던 인물이었다. 그의 행적은 2012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이후밖에 없었고, 그의 이력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했던 것과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에 잠깐 있었다는 것이 전부였다. 그 이후로 협연이나 공연, 인터뷰 같은 걸로 자주 보였지만, 그가 악단에 속해있던 것은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랬던 그가 더 스트라드에 합류한다니, 진우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잉그램 에반스?”

 

  성묵 또한 피에르의 입에서 나온 뜻밖의 인물의 이름이 신경 쓰이던 모양이었다. 잉그램 에반스, 그 이름을 되뇌며 성묵은 무언가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 놈이 어디에 속해있을 놈인가?”

 

  성묵은 잉그램을 잘 안다는 듯, 조용히 중얼거렸다. 하지만 너무 작은 목소리로 말해 진우는 그의 말을 자세히 듣지 못했다.

 

  “뭐 됐다, 그게 사실이던 어쩌건 난 저 놈이 너희 실내악단으로 가는 것을 원치 않아. 제발 진우가 서울시향으로 가는 걸 내버려두게.”

 

  말투는 비는 듯 했지만 목소리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더는 이 얘기로 입씨름하기도 싫으니, 썩 꺼지라는 말로도 들렸다. 하지만 피에르는 그 말을 듣고도 태도가 바뀌거나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덤덤하게 성묵의 말을 듣고 있었다.

 

  “서울시향은,”

 

  그런 피에르가 그 한 마디를 내뱉고 차를 마시면서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다. 다음 말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신중에 신중을 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옆에 앉은 진우는 피에르가 무슨 말을 할지 기다리면서 침을 삼켰다. 그가 무엇을 말할지 알 수가 없어서 불안했기 때문이었다. 신중을 가하고 있어 보이지만, 그래도.

 

  “제가 알기로는 단원 중에 에스퍼포비아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진우의 불안한 예감은 맞아들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진우는 덤덤하게 그런 폭탄발언을 내뱉은 피에르를 바라보았다. 정말 그런 말을 했음에도 어떻게 저렇게 담담하게 있을 수가 있을까. 설마 피에르가 준비하고 원하던 상황인가.

  성묵은 진우가 서울시향의 첫 번째 초능력자 단원이 되길 바랐다. 여태껏 서울시향에는 초능력자 단원이 없었기에 자신이 아끼던 진우가 그 자리를 차지하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자리는 이제 키라 러셀에게 빼앗겼지만.

  하지만 그 초능력자 단원이 없었던 이유를 성묵이 제대로 알게 되면 어떻게 할까. 피에르가 진우를 빼앗기 위해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소리치면서 피에르를 때리진 않을까. 진우는 그걸 걱정하며 곧장 성묵을 바라보았다. 다행히 성묵은 진우가 생각하는 대로 난리를 치진 않았다. 불편한 기색은 여전했지만.

 

  “K 방송국 관현악단도, 부천시향도 전부 초능력자 단원이 있습니다. 하지만 유독 서울시향은 초능력자 단원을 뽑고 있지 않고 초능력자라면 실력도 보지 않은 채 서류에서 탈락시켜버립니다. 에스퍼포비아인 단원을 위해 공연사업팀 선에서 자르고 있다는 겁니다.”

 

  진우는 조마조마하며 피에르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피에르의 말은 덤덤하기엔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키라 러셀, 그 분은 수석객원이 같이 데려오는 조건으로 겨우 들어갔습니다. 그런 러셀 씨도 지금 서울시향 안에서 갖은 핍박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 오버그라운드는 그런 곳에 진우 씨를 보낼 수 없습니다.”

 

  피에르가 하는 모든 말들은, 진우가 처음 듣는 말이었다. 정기연주회 때 본 그녀가 그렇게 고생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진우는 그런 자신의 안일함을 자책했다.

 

  “...그건 오버그라운드만의 의견이 아닌 것 같은데.”

 

  피에르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던 성묵의 말이었다. 피에르는 그런 성묵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제 의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라고 시인했다.

 

  “그래, 진우 저 놈 성격만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 소심하고, 유약하고, 요령을 부릴 줄 모르는 쓸데없는 우직함. 그게 이진우지.”

 

  성묵의 말투가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허락의 의미로는 보이지 않았다. 일단 피에르는 그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고, 진우는 성묵이 자신을 그렇게 보고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뿐이라면 난 이 아이를 서울시향에 보낼 생각이 없어. 애초에 그런 놈이 연주자를 하겠다고? 쯧, 담당교수조차 안 했을 거다. 난 그렇게 간이 작은 놈은 안 받아.”

 

  성묵은 목이 타는지 컵에 담긴 물을 마셨다.

 

  “Y대 관현악과에서 살아남기 참 힘들어. 교양 팀플에서 만난 타과생들은 맨날 레슨이다, 연습이다, 하며 빠지는 음대생이 싫고, 그렇다고 안에서는 맨날 경쟁에, 견제에. 작년에는 기말 1시간 전에 악기 망가뜨리고 간 새끼도 있었다고.”

 

  진우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범인은 잡혀서 학과 징계에, 그 악기 주인에게 손해배상까지 했다지.

 

  “그런 곳에서 초능력자라면, 네 말대로 정말 핍박을 받았겠지. 아마 배로 힘들었을 거다.”

 

  피에르는 경청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학과 따돌림에, 초능력자라고 찍혀서 학과 행사는 강제로 불참되고, 어쩌다 학교 오케스트라에 들어가면 견제만 받지. 어쩌면 제일 조화로워야 할 곳에서 견제라니, 참 그래.”

 

  진우가 1~2학년 때 저랬던 건 사실이었고, 고학년이 되어 신입생을 받을 때도 신입생들이 자신에게 보이는 반응은 피에르가 걱정하는 그것이었다.

  저번, 그러니까 피에르가 서울시향 얘기를 꺼냈을 때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던 건, 진우가 차별을 안 받고 곱게 자라서가 아니었다. 피에르가 하는 모든 말이 사실이었기에 차마 말을 꺼낼 수 없어서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던 것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모든 말이 사실이었기 때문에 진우는 그런 성묵의 말에 끼어들 수 없었다.

 

  “솔직히 나도 초능력자를 처음 봤을 때, 많이 당황스러웠지. 잘못 건드려서 내게 해코지를 하면 어쩔까. 하지만 그건 기우더군. 오히려 내가 초능력자를 보는 시선을 바꿀 정도야.”

 

  보통 잘 하는 학생들은 자만하기 마련인데, 진우는 자신의 실력에 자만하지 않고, 항상 노력하고, 겸손하고, 착하고, 예의바르고, 자신을 싫어하는 교수한테도 싹싹했다. 그런 노력이 빛을 발했는지, 자신을 별로 좋지 않게 생각하던 사람들이 점점 다가와 주었고, 성묵이 말한 대로 그의 시선을 바꿨다.

  진우는 그런 칭찬이 부끄러웠는지 몸 둘 바를 몰랐다.

 

  “난 내 제자라고 무조건 감싸지 않아. 그런데도 진우는 이 학교에서 4년을 버텼지. 난 그런 진우가 에스퍼포비아, 그런 사람이 있는 서울시향에서도 잘 버티리라 믿네만.”

 

  성묵은 그렇게 말하고는 물을 마셨다. 그 말을 들은 진우는 피에르를 힐끔 바라봤고, 피에르는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소리를 들으면서도 덤덤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모양이다. 진우는 그렇게 생각했다.

 

  -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그래서...”

 

  이후 피에르도 강경하게 자신의 팀으로 데리고 가겠다고 하자, 그럼 진우의 선택에 맡기겠다고 둘 다 합의를 봤다. 성묵 쪽은 탐탁지 않아 했지만.

 

  “12월 1일, 더 스트라드 멤버 전원이 모이는 날입니다. 합류하시길 원하신다면 이 날 오시면 됩니다.”

 

  꼭 오셨으면 좋겠군요. 피에르는 그렇게 덧붙이면서 그 날의 일정은 끝이 났다.

  진우는 식탁에 엎어진 채로 입술만 뻐끔 내밀고 있었다. 같이 밥상에 앉아있던 진우의 아버지, 병진은 진우가 해준 얘기를 더 듣고 싶어 했지만 진우는 그저 입술만 뻐끔 내밀고 있은 채 그 이상의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데. 윤피에르에게 스카우트 당한 거 자랑하러 왔어?”

 

  성우가 식탁을 지나가며 진우에게 쏘아붙였다. 진우의 동생인 성우는 S 예고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고, 같은 피아노여서 그런지 진우보다 더 한 윤피에르 팬이었다. 진우가 윤피에르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막 받았을 때, 무조건 서울시향 버리고 그 쪽으로 갈아타라고 매일같이 쏘아붙일 정도로.

 

  “내가 말했지, 윤피에르로 갈아타야한다니까?”

 

  물론 지금도 쏘아붙이고 있었다.

 

  “성우야.”

  “왜, 내 말이 틀렸어?”

  “아무리 그래도 형한테...”

  “아, 아버지. 괜찮아요. 성우한테 너무 뭐라고 하지 마세요.”

 

  진우는 식탁에서 얼굴을 떼며 성우에게 뭐라고 하려는 병진을 막아섰다. 병진은 영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그만뒀고, 성우는 그런 진우를 째려보면서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그 장면을 본 성우의 쌍둥이 형, 성민은 진우의 옆에 앉으며 진우에게 말을 걸었다.

 

  “형이 오냐오냐하니까 저 새끼가 저러는 거라니까?”

  “지금 성우 힘든 시기니까 건들지 말자는 거지. 곧 콩쿠르잖아.”

 

  그리고 진우 본인도 성우에게 미안한 감정이 있기도 했고. 하지만 성우는 그런 진우가 영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더 스트라드는 어떻게 할 거니?”

  “아직은 모르겠어요. 일단 한 달 정도 남았으니까 천천히 생각해보려고요.”

 

  진우는 그렇게 말하며 다시 식탁 위로 엎어졌다.

  12월 1일까지 34일이 남았다. 자, 이제 어떻게 할까. 원래대로 서울시향으로 갈까, 아니면 더 스트라드로 갈까. 남은 34일, 약 한 달. 마지막 학년이라 바쁜 진우는 이 난제 때문에 더 바빠질 예정이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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