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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용의 아이 따윈 개나 줘 버려!
작가 : 솔커
작품등록일 : 2020.8.3

#본격_여주인공이_다_해_먹는_동양_판타지!

"아이야, 너는 용의 아이란다."

아니, 용의 아이면 축복이나 내려줄 것이지 제물이 웬 말이람?
제물이 될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한 희진의 이세계 고군분투 생존기!

나는 지금이 왜 고구려인지도 모르겠고, 왜 황태손이 황궁 대신 산골짜기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신관인 주제에 신을 죽이러 가자는 소리나 하는 신관이 옆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야, 너네 진짜 나한테 왜 그러냐?"

과연 희진은 용의 아이라는 운명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17. 그림자 박선달 (2)
작성일 : 20-09-10 22:05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6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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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고, 나라 분위기가 아주 말이 아니구먼. 여기고 저기고 난리가 났어, 난리가.”

 

 

 마을의 중심을 살짝 벗어난 곳에 위치한 주막에 녹의를 입은 사내와 청의를 입은 사내가 새로이 들어섰다.

 

 

 “주모, 여기 일단 탁주 한사바리 가져다 주쇼!”

 

 

 청의를 입은 이가 소리쳐 외쳤다. 부엌에서 분주히 주모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주막 한쪽 구석 자리에 앉아 탁주를 들이켜던 도영은 슬그머니 그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오랜만에 내려온 마을이었다. 그간 무슨 소식의 변화라도 있었을까 그는 오고 가는 이야기들에 예민하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물론 좀 더 빠르고 쉬운 길도 있었다. 직접 사람들에게 그간 별일 없었느냐 묻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랬다간 수상한 이로 몰리기에 십상이었다. 게다가 자신은 지금 척 보기에도 흑립에 흑의까지 입은 수상한 복장이지 않던가. 하여 도영은 주막에 죽치고 앉아 뜬소문들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주워듣기 시작한 게 벌써 반나절 전의 일이었다. 아침나절 내내 어느 집 송아지가 장가를 드네, 어느 집 아낙의 바느질이 그리 뛰어나다네 하는 소리처럼 시시콜콜한 이야기들만 들어왔던 도영이었다. 드디어 쓸만한 이야기들이 오가는 걸까. 흑립 아래에 감춰진 그의 눈이 매섭게 번뜩였다.

 

 

 “뭔 난리가 났길래 그러는가?”

 

 

 청의를 입은 사내가 잔을 채우며 녹의를 입은 사내를 향해 물었다. 단숨에 잔을 비워낸 녹의의 사내가 어이가 없단 얼굴로 청의를 입은 사내를 바라보며 되물었다.

 

 

 “아니, 자네 못 들었는가? 어디 절간에라도 틀어박혔다 왔담?”

 

 “어허, 사람 참. 말 한 번 정 없게 하기로서는. 황실서 내려온 이야기 때문에 그러는가?”

 

 

 두 사람은 주거니 받거니 술잔을 채우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래, 그거 말일세. 저번 날에는 황태자께서 서거하시더니 이번 날에는 황태손이시라니. 허어. 게다가 이번 국장도 소리소문없이 끝날 모양이더만.”

 

 

 녹의의 사내는 혀를 차며 탁주 한 사발을 단숨에 비워냈다. 청의의 사내도 이내 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영은 이를 꽉 깨물었다. 황실에서 국장을 공표했음에도 저잣거리가 이런 분위기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대체 어찌 된 일이란 말이야. 황제께서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연이은 자식들의 죽음에 이리 야박하시단 말인지. 도영은 치미는 한숨을 참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황태자의 국상을 그리 보내시고도 황태손과 황태자비역시 그리 하셔야만 했단 말입니까. 탁자 아래 꽉 쥐어진 도영의 손이 바들바들 떨려왔다.

 

 

 “그놈의 용의 아이가 문제지, 문제야.”

 

 

 청의의 사내는 덜그럭대는 빈 탁주 그릇을 내려놓고 옷자락으로 입가를 문질러 수염에 묻은 탁주를 거칠게 닦아냈다.

 

 

 “이년 전부터 마지막 용의 아이가 병에 걸렸다던가 뭐라던가 하면서 제사를 못 지낸다 그리 난리를 치더라니, 결국 그 아이가 사라졌다면서? 참 나. 이젠 또 온 나라를 동원해서 그 아이를 찾아내라니.”

 

 “낸들 알겠는가. 황제께선 또 무슨 생각으로 신전의 편을 드시는 건지. 난리는 난리지. 여태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었지, 암.”

 

 

 두 남자의 연이은 한숨 속에서 도영은 기억을 헤집었다. 이년 전이면 황태자와 황제가 하루가 멀다고 싸우던 바로 그 시기였다. 아. 도영의 머릿속을 관통하는 단어가 있었다. 신전. 항상 모든 문제에는 신전이 끼어 있었다. 지금도, 그때도 신전은 끊임없이 황제의 곁을 맴돌며 온갖 문제들에 부채질해 왔었다. 처음 황제와 황태자가 반목하게 되었던 이유도 신전 때문이 아니었던가.

 

 

 “아니, 대체 우리 같은 것들이 무슨 수로 용의 아이를 찾아낼 수 있다고 그러시는 건지. 참 나. 그저 우리는 신관님들께서 하시는 일이 잘되시길 기도하고 도와드리는 것 말고 할 일이 없지 않던가.”

 

 “그렇지. 그래도 우리에게까지 이러쿵저러쿵 말이 나올 만큼이면 그만큼 상황이 긴박하다는 것 아니겠던가.”

 

 

 두 남자는 혀를 차며 탁주를 들이켰다. 도영은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눈치챘다. 민심은 천심이었다. 그러한 민심이 돌아서고 있었다. 잇따른 이해할 수 없는 황제의 결정들이 이제야 백성들에게도 회자되고 있음이 분명했다. 도영은 결국 긴 한숨을 내뱉었다. 어째서 황실이 신전의 일에 나선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그는 일그러지는 표정을 가리기 위해 흑립을 더욱 깊게 눌러 썼다.

 

 민심이 돌아서는 것도 문제였지만, 당장은 눈앞에 닥친 문제가 더욱 시급했다. 아무리 산채에서 숨어 지낸다 한들, 오늘처럼 아이의 옷을 사가는 모습과 수상한 제 행색을 본 이들이 있는 한 저 산 어딘가에 아이가 있다는 말이 이 마을에 나도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도영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주모, 여기 값은 두고 가겠네.”

 

 

 품에서 동전 몇 닢을 꺼낸 그는 큰 소리로 주모를 부르며 상 위에 동전을 올려놓았다. 몇 사람의 시선이 그를 향하는가 싶었지만 이내 돌아섰다. 도영은 한 차례 주위를 둘러보고는 모두의 시선이 제자리로 돌아간 걸 확인한 뒤 주막을 빠져나갔다. 조용히 걷던 그는 자연스럽게 인파 속으로 섞여들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당장 앞으로의 걱정만이 가득했다. 제 뒤에 따라붙는 낯선 그림자를 발견하지 못할 만큼, 산 중턱까지 오고 나서야 낯선 이의 걸음 소리를 눈치챌 만큼.

 

 

 “누구냐.”

 

 

 도영은 걸음을 멈춘 채 이를 꽉 깨물고 외쳤다. 이곳까지 추격자를 따라오게 한 자신의 실책에 혀를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다.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 이토록 명확히 기척을 드러낸 이를 알아채지 못하다니. 이대로는 영감님을 뵐 면목이 없었다.

 

 

 “내 누구냐고 묻지 않았더냐.”

 

 

 도영을 따라 멈춰선 발걸음에선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도영은 허리춤에 찬 칼로 손을 가져다 댔다. 칼을 뽑을 만발의 준비를 갖춘 그가 천천히 뒤로 돌아섰다.

 

 

 “네놈……! 네, 네놈이 어찌하여 이곳에 있단 말이야!”

 

 

 도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가 익히 아는 얼굴이, 절대로 이곳에 있어선 안 될 얼굴이 그곳에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보게, 도영. 그간 잘 지냈는가?”

 

 

 얼굴을 훤히 드러낸 남자가 실실 웃으며 도영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박……선달.”

 

 

 도영의 잇새로 남자의 이름이 튀어 나갔다. 자신의 오랜 숙적이자 오랜 벗,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박선달이었다. 마흔 전 스무 승 스무 패. 그토록 긴 시간 칼을 맞대고도 제대로 된 결착을 내지 못한 유일한 적수가 바로 그곳에 서 있었다. 선달은 전혀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듯 양팔을 높이 들어 올린 채 도영에게서 한 걸음 멀어졌다.

 

 

 “오해하지 마. 오늘은 너랑 싸우자고 온 게 아니니까.”

 

 

 그런 선달의 말에도 도영은 기어코 검을 뽑아 선달을 향해 겨누었다. 빛나는 검날만큼이나 깊은 그의 눈이 번뜩이고 있었다.

 

 

 고지식한 놈. 예나 지금이나 칼부터 뽑아대기는.

 

 

 선달은 속으로 혀를 차며 고개를 내저었다. 높이 틀어 올려 묶은 긴 머리가 고갯짓을 따라 흔들렸다.

 

 

 “이놈아. 내 정말 너랑 칼을 맞댈 생각이면 날 잡아 잡수쇼 하는 그 뒤통수를 가만 내버려 두었겠느냐? 어째 너는 날이 갈수록 더욱 멍청해진단 말이야?”

 

 “네 이놈!”

 

 

 도영은 칼끝을 정확히 선달을 향해 겨누며 소리쳤다. 아, 저 자식 진짜 말 안 통하는 건 여전하네! 선달은 재빨리 뒤로 물러서며 도영의 검격에서 벗어났다.

 

 

 “야! 봐라! 이렇게 대놓고 얼굴 드러내놓고 너랑 싸우러 왔겠냐고! 생각이라는 걸 좀 하란 말이다! 머리를 장식으로 달고 다니는 거냐, 네놈은?”

 

 

 선달은 제 관자놀이 부근을 툭툭 치며 한껏 짜증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도영의 얼굴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다른 사람도 아닌 선달에게 저런 소리를 듣고 있자니 천년의 화가 치솟는 기분이었다.

 

 

 “야, 이놈아! 진정 좀 하라고 한 말에 더 화를 내면 어쩌란 말이냐? 여기서 동네방네 이 산자락에 사람 산다고 광고라도 할 셈이냐?”

 

 “네놈이 입을 다물고 사라지면 아무도 모르겠지.”

 

 “허이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라.”

 

 

 선달은 답답함에 제 가슴을 탕탕 쳤다. 기어코 저 자식이 피를 봐야 성이 풀릴 셈인가 싶어 마음이 복잡해졌다. 선달의 손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리춤을 향하려 꿈틀대는 찰나, 저 멀리서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영 오라버니!”

 

 

 비록 멀리서 들려온 흐릿한 목소리였지만 기감에 예민한 두 사람의 귓가에는 코앞에서 들은 것처럼 선명한 목소리였다. 선달은 재빨리 도영의 표정을 살폈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고 하지만 그의 눈가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아는 아이인 모양이지. 잡았다. 선달은 도영을 향해 환하게 웃어 보인 뒤 재빨리 다리를 움직였다. 도영이 그를 붙잡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었다. 아뿔싸. 도영은 부리나케 선달의 뒤를 쫓으며 소리쳤다.

 

 

 “피하거라, 진아! 도망가거라!”

 

 

 목놓아 외치는 도영의 목소리에 반응한 건 그의 의도와 달리 희진이 아닌 선달이었다.

 

 

 “오호라, 저 아이의 이름이 진인 모양이로구나!”

 

 

 소름이 끼칠 만큼 재빠른 선달의 발재간에 도영과 그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선달은 단 한 번 들려온 목소리가 있는 곳을 귀신같이 잡아채고 달려나갔다. 도영은 있는 힘껏 그의 뒤를 쫓으며 속으로 빌고 빌었다. 제발, 희진아. 제발 내 목소리가 너에게 닿았기를!

 

 

 “피……라, 진아! 도망……라!”

 

 

 나뭇가지 하나 달랑달랑 들고 풀숲을 헤치며 내려오던 희진은 제 목소리에 화답해 들려오는 소리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드문드문 들리는 목소리는 분명 도영의 것이었다. 다른 말들은 불분명하게 흩어져 들려왔지만 유독 도망이라는 단어만큼은 귓가에 때려 박히듯 선명하게 들려왔다.

 

 

 도망쳐야 해.

 

 

 희진은 들고 있던 나뭇가지를 내던지고 재빨리 여태 온 길을 되돌아 뛰어가기 시작했다. 손발이 덜덜 떨리는 게 스스로 느껴질 만큼이었다. 두려움에 힘이 풀린 다리는 제대로 달리고 있는 건지, 아니면 기어가고 있는 건지 감이 오지 않았다. 도영 오라버니가 저렇게 다급하게 외칠 정도라면 대체 누가, 뭐가 오고 있는 건데! 희진은 차마 뒤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고 죽을 힘을 다해 달리고 또 달렸다. 처음 이곳에 떨어졌던 그 밤처럼.

 

 

 

 

 

 도영을 찾는 목소리가 들렸던 곳 부근에 도착한 선달은 작은 발자국과 이곳의 풀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기다란 나뭇가지를 발견했다. 어지러이 흩어진 발자국의 방향으로 추측건대 아이는 이미 도망간 모양이었다. 귀도 밝기는. 선달은 떨어진 나뭇가지를 주워들고 발자국이 난 방향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며 외쳤다.

 

 

 “진아, 진아, 게 있느냐?”

 

 

 커다란 목소리 속에는 달콤한 다정함이 묻어 있었다. 희진은 뒤통수 너머로 들려오는 제 이름에 머리칼이 거꾸로 솟는 듯 소름이 돋았다. 제 이름을 저리 달콤하게 불러줄 이는 이곳에 없었다. 단 한 사람도. 희진은 더욱 속력을 내었다. 하지만 이미 힘이 풀린 다리는 그녀의 뜻대로 시원스레 언덕길을 올라가 주지 못했다. 희진은 이를 악물고 치맛자락을 움켜쥐었다.

 

 

 “진아, 이리 오거라. 오라버니와 잠시 이야기 좀 나누자꾸나.”

 

 

 정체 모를 목소리는 성큼성큼 가까워지고 있었다. 희진은 더이상 저자와의 거리를 벌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던 희진의 눈에 작은 구멍이 들어왔다. 거대한 나무의 뿌리가 바깥으로 드러나며 생긴 틈인 듯싶었다. 희진은 두 번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 잠시 몸을 숨기는 정도일 거라 생각했던 구멍은 희진의 생각보다 깊숙한 곳까지 이어져 있었다. 어라, 이게 아닌데. 희진은 한참을 미끄러져 내려온 후에야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으며 멈춰 설 수 있었다.

 

 

 “아야…….”

 

 

 희진의 입에서 앓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부딪힌 꼬리뼈가 통증을 호소했다. 희진은 엉덩이를 문지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여긴 또 어디야?”

 

 

 목소리가 울리는 걸 보아하니 동굴처럼 막혀있는 공간인 듯싶었다. 세상에. 망했다. 희진은 제가 떨어져 내린 곳을 올려다보았다. 작은 점처럼 보일 만큼 희끄무레한 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희진은 서둘러 주위를 바라보았다. 하다못해 잡고 올라갈 만한 덩굴이라도 있을까 살펴보았지만 어두컴컴한 내부는 매끈하기만 했다.

 

 

 진짜 망했네. 나 여기서 어떻게 나가냐.

 

 

 희진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찬찬히 사방을 둘러보았다. 빛이 들어오는 곳은 저 위의 한 점뿐인데도 굴 안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힘들어도 대강의 윤곽은 분간이 갈 정도였다.

 

 

 “정신 차리자, 서희진. 호랑이 굴에 빠져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어.”

 

 

 희진은 옷에 묻은 흙들을 털어내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가만히 자리에 선 채 생각했다. 이곳은 어디일지, 자신은 어디일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었다. 떨어지고, 또 떨어지고. 몇 번을 더 떨어져야 이 지독한 꿈 같은 현실이 끝나고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걸까. 희진은 가만히 앞을 쳐다봤다. 어둠에 적응한 눈은 아까보다 훨씬 더 명확하게 사물의 윤곽을 잡아내기 시작했다. 희진은 눈물이 고인 눈가를 옷자락으로 닦아내고 치맛자락을 단단히 움켜쥐었다.

 

 

 “걷다 보면 뭐라도 나오겠지. 일단 걷자.”

 

 

 희진은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그 앞에 무엇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전혀 알지 못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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