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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기묘한 아파트
작가 : 임수호
작품등록일 : 2020.7.31

「뭔가 있어...」 새 아파트에서 새 출발을 꿈꾸던 수연.
그런데, 이사온 집에서 자꾸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단순한 층간소음일까?
「아냐. 분명... 뭔가 있어.
자꾸만, 이 집에서 나가라고 하는 것만 같아...」

 
의문의 죽음 (2)
작성일 : 20-09-10 21:37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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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띵동“

 

 희정이

 초인종을 누르자

 현관문이 열렸다.

 

 “덜컥, 끼이익”

 

 "...들어오세요."

 

 Jason이

 사뭇 진지한 얼굴로

 두 사람을 집 안으로 안내했다.

 

 "사모님은...

 외출 중이신가요?"

 

 희정이

 집 안으로 들어서며 물었다.

 

 "네... 마침, 외출했어요.

 그... 제 아내는

 아무것도 모르거든요.

 마음도 여린 사람이구요.

 괜히 이일 알게되면

 겁에 질릴 것 같아서...

 제가 얘기 안했습니다.

 그러니까...

 두 분도 조심해주세요..."

 

 “그럴게요.

 ...그 후로도 수연이네 집...

 엿보고 계신건 아니죠?"

 

 "...아뇨! 아닙니다…

 물론 습관적으로

 베란다 창밖을 볼 때

 그 쪽으로 시선을 두기도 하지만

 의도적으로 들여다보진 않아요.

 그건 걱정 안하셔도 돼요..."

 

 "네, 다행이네요.

 아무리 습관이라고 하지만

 그 행동이...

 수연이에게는...

 공포로 다가올 수 있다는 거

 아셔야해요.

 그치? 수연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수연이

 천천히 고개를 들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이제 얘기해주세요...

 저희 집에서 대체...

 누가 죽었다는 건 지..."

 

 “…일단 들어와서 앉으시죠.”

 

 Jason이

 수연과 희정을

 주방탁자로 안내했다.

 

 그리곤

 준비해둔 차를 내오곤

 깊은 한숨과 함께

 천천히 입을 뗐다.

 

 "...우선 저는...

 재택 근무를 자주 하다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요.

 그러다보니...

 일이 막혀서 답답할 때

 베란다창밖을 보면서

 담배를 태우곤 하죠...

 그 날도 그랬어요...

 일을 하다가

 늘 그랬던 것처럼

 베란다창밖을 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죠.

 그런데 밤이어서 그런지...

 불켜진 앞동 아파트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더군요.

 뭐, 그것도...

 늘 그래왔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죠...

 그런데..."

 

 "...그런데요?"

 

 잔뜩 긴장한 수연과 희정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런데, 그 날은 좀 이상했어요.

 1901호에서...

 1901호 거실에서...

 남편분과 아내분이

 대화를 하시는 것 같았는데...

 아니, 대화를 하시는 줄 알았는데...

 뭔가 이상하더군요..."

 

 "...이상하다는 게...

 어떤...?"

 

 Jason이

 손에 땀이 나는 듯

 양손을 부비적 거리더니

 다시 얘기를 이어갔다.

 

 "자세히 보니...

 싸우는 것 같았어요.

 서로 밀치고... 넘어지고..."

 

 "...싸움이요...?"

 

 "네… 그래서...

 저도 모르게 보게 됐죠.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원래 사람이라는 게...

 길을 걷다가도

 어디서 싸움이 나면

 멈춰서서 구경하게 되지않습니까?

 뭐, 그런 심리였죠...

 저도 모르게

 계속 보게 되더군요..."

 

 "…그랬군요…

 …그래서요? 어떻게 됐죠?"

 

 "그런데... 점점...

 도가 지나치더군요..."

 

 "...지나치다니... 어떤...?"

 

 불안감이 밀려오는 듯

 수연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여자가…

 물건을 던지기 시작하고

 남자도 물건을 던지고...

 서로 밀치고... 때리고..."

 

 "그… 그래서요?"

 

 "어떻게 됐죠?

 빨리 얘기해주세요!

 결론부터 얘기해보세요!"

 

 듣고 있던 희정이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듯

 Jason을 채근하기 시작했다.

 

 "진정하세요...

 옆에 있는 수연씨가

 많이 긴장하고 계셔서

 제가 일부러

 천천히 얘기하고 있는겁니다.

 놀라시지 않도록요..."

 

 "...괜찮아요.

 얘기 해주세요..."

 

 "... 두 사람의 몸싸움이

 점점 격렬해졌고

 결국 방에 있던 아이들까지

 거실로 나와서 우는 것 같더군요.

 뭐, 그래서...

 아이들 때문에

 싸움이 일단락 되는 줄 알았죠.

 그런데..."

 

 "그런데요?"

 

 "두 사람이 아이들을

 방으로 데려가고는

 아이들을 재운 건지

 다시 나왔어요.

 그리곤

 아이들이 깰까봐 그런 건지

 거실 베란다로 나와서

 베란다 문을 닫고

 다시 싸우더군요...

 그러더니 갑자기..."

 

 듣고 있던

 수연과 희정이

 또다시 침을 꿀꺽 삼켰다.

 

 "여자가 베란다 난간을 잡고

 아래로 떨어지려고 하더군요.

 그런데...

 떨어지고 싶어하는 것 같진 않았어요.

 왜냐면… 베란다 난간과 방충망을...

 꼬옥 잡고 있었거든요.

 어쨌든 남자가...

 그런 아내를 말리 듯이

 뒤에서 잡더군요...

 그런데 그만..."

 

 "...떨어졌나요?

 떨어진건가요? 죽었냐구요!"

 

 희정이 채근하자

 Jason은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괴로운 듯

 땀을 비오듯이 흘리기 시작했다.

 

 “…물 좀… 마실게요.”

 

 잔뜩 긴장한 Jason은

 물을 벌컥벌컥 마시고는

 계속 얘기를 이어나갔다.

 

 "...네...

 베란다 난간에서 실랑이하다가

 결국 여자분이

 추락하셨습니다…

 절대 자살은 아니셨어요...

 왜냐면...

 방충망을 잡고 떨어지셨거든요.

 뜯어진 방충망을 잡고 버티다가…

 방충망과 함께 떨어지셨어요."

 

 “…추락사…하셨다는건가요?

 어… 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

 저희 집…

 제가 살고 있는 집…

 이 집에서 그랬다는거죠?

 세상에…

 어떻게 그런…“

 

 놀란 수연이

 숨을 헐떡이기 시작했다.

 

 "헉… 헉헉… 헉..."

 

 "수,수연아! 괜찮아?"

 

 "헉… 헉헉..."

 

 수연이

 호흡이 어려운 듯

 가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물! 물 좀 가져다주세요!"

 

 희정의 말에

 Jason이 주방으로 달려갔다.

 

 "수연아!

 천천히 숨 쉬어봐!

 진정하구!"

 

 "헉… 헉헉..."

 

 “여기! 물이요!”

 

 수연이

 Jason이 가져온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헉... 헉..."

 

 "…좀 괜찮아?"

 

 수연은

 Jason의 얘기를 듣는 내내

 남자친구 주환이

 흔들리는 난간에서

 추락할 뻔 했던 게

 자꾸 떠올라서

 좀처럼 진정할 수 없었다.

 

 "수연아! 괜찮아?

 안되겠다. 집으로 가자."

 

 "헉… 헉...

 아냐… 괘… 괜찮아...

 저... 그런데..."

 

 수연이

 뭔가 궁금한 듯

 다시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럼 그 사건은…

 사고사로 종결된건가요…?“

 

 “…아마 그럴겁니다.”

 

 "그런데, 남자가...

 난간에 있던 여자를...

 구해주려 했던 건 맞나요...?"

 

 "…그러게요?

 남자가 구해주려했는데도

 사고로 추락한건가요?

 여자가 추락하는 과정...

 확실히 보신 건가요?"

 

 수연과 희정의 물음에

 Jason이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기억을 곱씹으려 애썼다.

 

 "... 그건...

 생각해보질 못했네요.

 미처 생각해본 적 없었어요.

 당연히...

 붙잡지 않았을까요?

 아무리 다투는 중이었다지만

 두 분은 부부였고

 아이들도 있었는데…

 남편분이 일부러 아내를

 떨어뜨렸을 리가 없잖아요."

 

 "그… 그건 그렇지만…

 여자가 떨어질 때

 방충망을 잡고

 버티고 있었다고 하셨잖아요.

 그 때...

 방충망이 뜯어질 때까지…

 상황이 어땠나요...?"

 

 "그러게요!

 아내분이 버티고 있을 때

 남편분이 구해줄 맘이 있다면

 아내분을 잡고

 끌어올리려고 했을거잖아요!

 그러고보니 그렇네요…

 기억해보세요!

 중요한 문제잖아요."

 

 희정도 궁금한 듯

 옆에서 거들었다.

 

 "...아... 그게...

 기억이 잘...

 그것까진 제가

 유심히 보질 못했고

 남편분이 아내분을

 구하려하지 않았다고는

 생각해보질 못했어요..."

 

 "기억해봐주세요...

 아니면...

 남편분... 그 남편분은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

 

 "그건 제가 잘..."

 

 희정이 채근하자

 Jason이 곤란한 듯

 수연과 희정의 시선을 피했다.

 

 "...기억나지 않으신다구요?

 그게 아니라

 기억하기 곤란하신거 아닌가요?

 아시잖아요!

 사실 다 알고 있잖아요!

 Jason씨 말고도... 모두...

 이 아파트분들 모두...

 다 알고있잖아요!!!"

 

 흥분한 수연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Jason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모두 아시면서!!!

 아시면서 쉬쉬 하시는 거잖아요!

 제 말이 틀렸나요?

 이게... 이게...

 쉬쉬한다고 될 일인가요?

 제 꿈에 나오고 있어요.

 추락사했다는 그 여자분이

 제 꿈에 나와서

 자꾸 저를 괴롭힌다구요!!!

 제 기분이 어떨 것 같나요?

 아, 그냥 미친소리 같죠?

 그렇겠죠!

 꿈이니 뭐니

 말도 안되는 얘기나 해대는

 이상한 여자 같겠죠!

 그런데

 이상한 여자 취급 받을만큼

 말도 안되는 일 겪으면서

 고통받고 있는 제 기분이

 어떨 것 같나요?

 제 생활은요?

 제가 궁금해하는 게

 당연할 거란 생각 안드시나요?

 어떻게든 이 이상한 상황을

 명료하게 이해하고 싶어서

 절박한 심정으로

 알아보고 있는 거라구요!

 사람이 죽었잖아요!

 그리고…

 억울하게 죽었을 지도 모르잖아요.

 억울해서 제 꿈에 자꾸

 나오는 걸 지도 모르잖아요!

 무조건 쉬쉬하는 게

 능사인가요?

 죽은 여자가 자꾸

 제 꿈에 나오는 이유가

 뭐겠나요? 네?"

 

 극도로 흥분한 수연이

 눈물을 쏟아내며

 참아왔던 말들을 쏟아냈다.

 

 "수,수연아. 진정해…

 Jason도 입장이 있고…

 우리 도와주려는 거잖아…

 사고사를 목격한 Jason씨에게도

 이 일은 꺼내기 힘든 기억일거야.

 진정하고... 어서 앉아.

 죄송합니다.

 제 친구가...

 이 집에 이사온 후로

 계속 이상한 악몽을 꾸거든요.

 이상한 소음도요…

 근데 악몽 속 여자랑...

 지금 말씀하신 죽은 여자가...

 인상착의가 비슷해서...

 제 친구가 많이 힘들어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힘들어하던 와중에

 베란다창문을 통해서

 Jason씨와 눈까지 마주쳐서

 극도로 불안해했구요.

 그러니까...

 좀 이해해주세요.

 원래 밝고 건강한 친구였는데

 얼마나 무섭고 힘들면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점점 야위어가고…"

 

 "...그렇군요...

 저도... 도와드리고 싶지만

 여자가 추락사한 후로

 남자와 아이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지내는지는

 정말 모릅니다...

 그리고... 아파트 주민들이

 전부 알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아마 모두 그냥

 근거없는 소문을 가지고

 이렇다더라 저렇다더라

 추측만 하는 걸 테니

 너무 연연하지 않으셔도 될거에요…

 그들의 소식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 지…

 알 수 없거든요."

 

 "그렇군요...

 어쨌든...

 어려운 얘기일텐데

 이렇게 얘기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데, 그건... 뭔가요?

 계속 열어두고 계시길래..."

 

 희정이

 Jason옆에 놓인

 불켜진 노트북을 가리켰다.

 

 "...네? 아, 아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턱“

 

 희정이 노트북을 가리키자

 Jason이 허겁지겁

 노트북을 닫아버렸다.

 

 "괘,괜히 배터리 나가게

 계속 열어뒀군요. 하...하하...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네? 뭘... 그 정도로..."

 

 "그... 과외... 안하세요?

 이제 곧 8시인데…

 아들 녀석이

 방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하하하…"

 

 "어머?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네요.

 수연아, 난 이제 수업해야겠다.

 집에 가 있어.

 끝나고 연락할게."

 

 "알겠어…

 그럼, 가보겠습니다."

 

 Jason의 엉성한 태도가

 좀 이상하긴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수연은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온 수연은

 주방 탁자에 앉아

 여자가 추락사했다는

 베란다 창문을 바라봤다.

 

 「전에 살던 여자...

 이 곳에서 남편과 다투고...

 저 곳에서...

 추락사... 했다구?...

 그래서... 공실이었던거야?

 사람이 죽었던 집이어서...

 그래서… 소문 때문에…

 아무도 입주하지 않아서...

 그래서

 오랫동안 공실이었던 거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입주했을 때

 그렇게들 놀랐던거야?

 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

 그럼... 이 집에서

 죽은 그 여자의 귀신이...

 장난이라도 치고 있는거야?

 아니면…

 자기의 억울함을 알리려고

 자꾸 나를 건드리는거야?

 어... 어떻게...

 나한테 이런 일이...」

 

 공포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만 같아서

 수연은 극도의 공포감을 느꼈고

 온 몸이 굳어버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베란다창문만 바라보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띵동“

 

 "누구세요?"

 

 "......"

 

 「희정인가?

 벌써 수업끝나고 온건가…」

 

 "누구세요?

 희정이니?"

 

 "......"

 

 「왜 아무 말이 없지?」

 

 "...희정아?"

 

 "수연아. 나야 희정이.

 문 좀 열어줘. 빨리.

 빨리 열어줘."

 

 "뭐야.

 왜 이렇게 대답을 뜸들였어.

 괜히 무섭게…"

 

 수연이

 현관문을 열었다.

 

 “덜컥, 끼이익”

 

 "수연아. 나야 희정이."

 

 "희... 희정아?"

 

 "수연아. 나야 희정이."

 

 "희...희...희정아..."

 

 어찌된 일인 지

 희정의 얼굴이

 온통 피범벅이 된 채

 입꼬리를 잔뜩 올려 웃으며

 현관문 앞에 서서

 같은 말만 반복해댔다.

 

 "수연아. 나야 희정이."

 

 "희... 희정아...

 이게 어떻게 된거야...

 다친거야? 어떻게 된거야!"

 

 "수연아. 나야 희정이."

 

 "희정아!

 너 왜 그래!"

 

 "수연아. 나야 희정이."

 

 "...희정아!

 정신차려! 어떻게 된거야!"

 

 어쩐일인 지 희정은

 수연의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입꼬리를 올려 웃은 채

 같은 말만 반복했다.

 

 그 때

 희정이 별안간

 기분나쁜 웃음소리를 내며

 수연에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꺄하하하하하"

 

 “아아아악!!!

 희정아! 왜 그래!”

 

 그리곤

 넘어진 수연의 몸에 올라타

 수연의 목을

 사정없이 조르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악!"

 

 “따르르릉“

 

 희정에게 짓눌려

 목이 졸리고 있는데

 핸드폰벨소리가 울려퍼졌다.

 

 “따르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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