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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아이돌과 함께 떠나는 연필마법사의 비밀 - 두려움의 달
작가 : 명하
작품등록일 : 2020.9.5

앗! 최고의 아이돌 그룹 윈터스가 내 방에!

우연히 7각 연필을 줍게 된 초등학교 5학년 지혜,

그녀는 윈터스의 사라진 멤버 2명을 구해오라는 엄청난 미션에 휘말려 버린다.

과연 '평범한' 그녀가 이 미션을 달성할 수 있을까.

보이그룹 아이돌과 함께 하는 지혜의 행복한 모험기,

<연필마법사의 비밀> 그 첫 모험을 소개합니다! ^^

 
9화. 하늘의 검은 새
작성일 : 20-09-10 21:02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7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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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앗!

 

 기사단 대장이 재빨리 지혜 앞으로 달려들었다.

 그게 신호였을까.

 기사단 전체가 지혜 일행을 향해 일제히 말머리를 세우며 달려들었다.

 모두 투명한 칼을 빼들었다.

 

 윈터스 또한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과 맞섰다.

 케이가 등 뒤에서 칼을 빼들었다.

 화니가 준하를 감싸며 일어나 마찬가지로 칼을 뽑고 있었다.

 H 또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었다.

 

 히이이이이이힝!

 

 말이 거세게 콧김을 뿜으며 달려오고 있었다.

 기사단 대장이 말 위에서 휘휘 칼을 돌려가며 커다랗게 저었다.

 

 그러자 다른 기사단 또한 저들의 대장을 따라 똑같이 칼을 저었다.

 지혜 일행은 그에 맞서 달려 나가려다 모두 나동그라졌다.

 

 너무 미끄러웠다.

 달의 바닥은 모래, 그 모래가 아까와는 다르게 기름이 입혀진 듯 미끄럽기 한이 없었다.

 지혜는 연필을 품에 안고 뛰었다.

 그러다 그녀 또한 바닥에 제대로 나동그라졌다.

 뛰기는커녕 발을 딛고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미끄러운 모래였다.

 

 “뭐야! 이거 왜 이래!”

 “형! 저 좀 도와줘요! 준하를 지켜야 해요!”

 

 다들 옆에서 소리치는 게 들렸다.

 지혜 뿐 아니라 모두 모래가 미끄러운 건 같았다.

 

 화니와 케이가 준하 앞에서 그녀를 지키며 다가오는 기사단을 보았다.

 그들은 여유 있었다.

 

 그들 중심에서 대장이 하늘을 향해 치켜올린 칼이 반짝 빛났다.

 그제야 알았다. 저 칼이다. 저 칼이 마법을 부리고 있다.

 

 이제 채 10m도 안 되게 가까워졌다.

 지혜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저절로 숨이 턱까지 올라와 멈출 것만 같았다.

 

 

 그때였다. 하늘을 가르며 커다란 검은 새가 날아왔다.

 멸망한 고대 공룡 중 익룡처럼 생긴 새였다.

 새는 순식간에 그들 머리 위까지 날아왔다.

 

 그 새가 커다란 날개를 펴자 그림자가 기사단과 지혜 일행을 모두 가렸다.

 그 사이 기사단 위로 쏟아져 내리던 달을 비추던 햇빛이 모두 가려져 버렸다.

 그러자 모래가 다시 윤기를 잃고 원래대로 돌아갔다.

 기사단의 마법이 차단된 것이다.

 

 새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기사단에게 커다란 날개를 휘저으며 공격해왔다.

 날카로운 부리로는 넘어지는 기사단을 끝까지 공격했다.

 

 기사단은 이리저리 몸을 피했지만 바람에 휩싸이면서 몸을 움직이기도 쉽지 않은지 말에서 떨어지는 것은 물론, 말과 함께 모래 안에서 넘어져 그대로 뒹굴었다.

 

 “모두 도망쳐!”

 

 기회였다.

 왜 새가 도와주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

 때마침 H가 모두에게 고함을 질렀다.

 

 그 소리에 지혜는 몸을 돌려 준하를 부축하고 있는 화니에게 달려갔다.

 그 옆에서 준하의 팔 하나를 함께 부축해 들었다.

 

 H와 케이가 칼을 빼들고 혹시 모를 기사단에 맞서고 있었다.

 준하는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함께 달로 건너올 때 그녀의 모습이 기억났다.

 자신과 같은 여자아이로 매섭게 싸우던 준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그녀와 케이가 아니었다면 그들은 이렇게 달로 건너오지도 못했을 것이었다.

 

 ‘지지 않아. 절대 지지 않아!’

 

 지혜는 입술을 악물고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틀거리던 기사단이 바람이 가라앉자 조금씩 정신을 차리며 일어나 대오를 정비하는 것이 보였다.

 그러면서도 눈은 똑바로 새를 바라보고 있었다.

 

 기사단 대장이 지혜가 일어서는 것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말 위에 앉아 있었다.

 그 상태에서 그가 천천히 몸을 숙이더니 말안장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지혜는 분명하게 볼 수 있었다.

 커다란 활이었다.

 대장이 등 뒤에서 화살도 꺼내들었다.

 곧 대장의 차가운 눈빛이 심장에 꽂힐 것 같다고 생각한 순간, 대장이 순식간에 화살을 활에 끼우며 그녀를 향해 정면으로 활을 겨누었다.

 

 “지혜야. 조심해!”

 

 옆에서 누가 보았는지 크게 소리쳤다.

 지혜는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

 그 와중에도 대장은 지혜를 똑바로 노려보고 있었다.

 

 공포가 지혜의 몸을 휘감았다.

 어디론가 도망가야 하는데 그럴 생각도 못할 정도로 겁에 질려 있었다.

 그랬다가는 대장의 화살이 당장이라도 그녀의 몸을 꿰뚫을 것만 같았다.

 

 ‘아냐. 이대로 당할 수는 없어.’

 

 그녀는 마음을 다잡았다.

 오히려 그에 맞서 연필을 꺼내들었다.

 마법을 갖고 있는 연필이다.

 저들이 탐내는 것 또한 이 연필이니, 연필로 허공에 그림을 그려 저들에게 맞서면 될 것 같았다.

 

 저들이 무기가 있다면, 그녀 또한 마법의 연필이 있다.

 저런 악마 같은 기사단 정도야 한꺼번에 해치워버릴 수 있게 나도 이 연필로 맞서 싸울 것이다.

 연필을 꺼내는 지혜를 보고 기사단이 잠시 움찔했다.

 표정 없는 그들이지만, 연필을 경계하는 건 확실했다.

 

 ‘이길 수 있어. 분명히 연필에 저들을 이길 힘이 있어. 침착하자. 침착하게만 대처한다면 반드시 저들을 쓰러뜨릴 수 있어.’

 

 연필을 본 건 기사단 뿐만은 아니었다.

 하늘의 검은 새도 지혜의 연필을 보고서는 다시 커다랗게 맴을 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펄럭거리던 수준이었던 그것이 점차 매우 빠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에 맞춰 대지의 모래들 또한 조금씩 맴을 돌며 다시 천천히 회오리를 그렸다.

 앞서 부리와 날개로 공격해오던 때와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거세었다.

 

 지혜는 곧 알아차렸다.

 회오리! 이건 폭풍을 만들기 전단계다.

 새가 그런 힘을 만들어준다면, 어쩌면 이 새가 우리 모두를 다른 곳으로 옮겨줄 바람을 만들어만 줄 수 있다면.

 

 아!

 지혜의 머릿속에 어렸을 때 읽은 동화책 한권이 떠올랐다.

 

 그 책에서는 아가씨가 우산을 들고 여기저기 여행해 다녔다.

 큰 바람이 불어준다면 우리도 그것 하나면 바로 여기를 벗어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이들이 거기까지 쫓아올지도 모르지만 이 정도 바람이라면 쫓는 것도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커다란 우산, 바로 그것 하나면 이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

 

 지혜는 곧 연필을 들어 하늘에 커다란 우산을 그리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거세어지는 모래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날렸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끼아아아악!

 

 하늘의 새가 지혜가 하는 게 맞는 지 커다랗게 소리를 질렀다.

 지혜는 손을 더 빨리 놀렸다. 어느새 커다란 우산이 하늘에 만들어져 갔다.

 

 “지혜야 힘내!”

 

 H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가 하는걸 보고 옆에서 응원하는 것이다.

 계속 우산이 그려지자 새를 피하고 있던 기사단 또한 훨씬 당혹해 하는 것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장은 미동도 없었다.

 그는 점차 세지는 바람 속에서도 화살을 똑바로 그녀에게 겨누려 애쓰고 있었다.

 새가 일으키는 거대한 모래바람에 모두가 머리를 누르며 앞을 보기도 힘들어져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여전히 그는 꼼짝도 하지 않고 지혜만을 보며 활을 겨누고 있었다.

 

 신경 쓰지 않고 지혜는 계속 우산을 그렸다.

 

 만들자. 어서 빨리 만들면, 우리 모두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다.

 

 끼아아아아악!

 

 새의 비명소리가 더욱 거세어졌다.

 모래바람이 이제 머리 위까지 날아올랐다.

 

 “위험해!”

 

 바로 옆에서 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H가 그녀의 앞으로 달려들었다.

 때를 같이해 잔뜩 당겨진 대장의 활시위가 놓아지며 그가 쏜 화살이 매섭게 그녀 앞으로 ‘달려’ 들어왔다.

 말 그대로 사자가 사냥할 때처럼 커다란 비명과도 같은 소리를 지르며 그녀를 향해 날아든 것이다.

 

 때마침 지혜의 그림도 완성되었다.

 그러자마자 모래폭풍 속에서도 모두가 매달릴만한 커다란 우산이 그들 모두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혜는 우산 손잡이를 꼭 잡았다.

 이제 이 우산으로 탈출하면 된다.

 

 그제야 지혜는 고개를 돌려 윈터스를 보려다가 화살이 그녀에게 날아드는 것을 보았다.

 한편으로는 화살을 날린 대장이 꼼짝도 하지 않고 지혜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지혜는 눈을 꼭 감았다.

 모든 것이 천천히 슬로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한 순간 한 순간이 모두 천천히 기억에 남았다.

 끝났다. 이대로 달에서 모두가 끝났다.

 

 그때였다.

 지혜 바로 앞으로 달려들던 H가 크게 몸을 펄럭이며 허공으로 날아오르듯 펄쩍 뛰어올랐다.

 이내 퍽 소리를 내면서 바로 바닥에 쿵 하고 쓰러졌다.

 

 지혜는 눈을 들어 보았다.

 대장이 발사한 커다란 화살이 H의 등을 제대로 뚫고 지나가 있었다.

 화살은 근처 모래에 부르르 떨며 박혔다. H의 몸을 관통한 것이다.

 

 “오빠!!!!”

 

 지혜는 비명을 지르면서 얼른 쓰러진 H의 손을 감싸 쥐었다.

 H의 얼굴이 핏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벌린 입과 눈이 다물어지지 않고 있었다.

 

 눈을 돌려 대장을 보았다.

 이제 제법 거세어진 모래폭풍의 틈바구니에서 언뜻언뜻 대장의 차가운 모습이 보였다.

 자신을 바라보는 지혜의 눈길을 느낀 듯 그가 다시 화살을 활에 재고 있었다.

 

 대장은 아직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지혜가 우산으로 탈출하기 전에 반드시 그녀를 쓰러뜨리고야 말겠다는 생각인 것 같았다.

 

 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하늘의 검은 새가 아까보다 훨씬 큰 소리를 지르며 더욱 세차게 돌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어찌나 바람이 셌는지 대장도 비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모래폭풍이 더욱 매서워졌다.

 먼저 쓰러진 기사단 중 일부는 이미 모래에 반쯤 몸이 묻혀서는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지혜는 화살을 맞고 쓰러져 축 늘어진 H의 손을 꼭 잡았다.

 다른 손으로 옆에 있는 우산 손잡이도 꼭 잡았다.

 우산은 슬슬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려 움직이고 있었다.

 

 “화니!”

 

 케이가 모래 바람 속에서 화니를 불렀다.

 준하를 안고 있던 화니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케이는 그들에게 달려가 준하를 품에 안고서는 지혜에게 달려와 함께 우산대를 움켜잡았다.

 그의 등에 매달린 칼이 크게 휘청였다.

 

 케이 옆에서 화니가 함께 우산대를 잡으며 준하를 함께 안았다.

 준하는 아직 넘어진 채 움직임이 없었다.

 

 “H 오빠 어떡해?”

 

 케이가 아래를 보더니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오빠만 놓고 갈 수는 없어. 그건 절대 안 돼!’

 

 지혜의 작은 손이 축 늘어진 H의 손을 더욱 꼭 잡았다.

 

 “지혜야!”

 “안 돼. 오빠. 나 오빠 두고 갈 수 없어.”

 

 그녀의 얼굴이 붉어지더니 곧 눈물방울이 맺혀 떨어졌다.

 

 “... 알았어. 화니야. 준하 좀 잡아줘.”

 

 화니가 얼른 케이의 품에서 준하를 건네받았다.

 케이가 손을 내밀어 지혜가 잡고 있는 H의 손을 덥석 잡아 올렸다.

 

 창백했다. 그보다 축 늘어진 몸이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때마침 새가 더욱 더 미친 듯 하늘을 맴돌았다.

 

 이제 모래바람은 눈과 입으로도 달려들고 있었다.

 지혜는 눈을 꼭 감으며 바랬다.

 

 ‘조금만, 조금만 더!’

 

 마침내 우산이 크게 한번 기우뚱하더니 이내 똑바로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말 그대로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새는 우산이 떠오른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것은 지혜 일행이 어서 이곳을 무사히 빠져나가도록 일부러 날개를 그쪽 방향으로 펄럭여 주었다.

 덕분에 우산은 하늘을 향해 곧바로 날아올랐다.

 어느새 검은 새가 떠 있는 높이까지 하늘로 올라왔다.

 

 검은 새가 힐끗 그들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때 지혜는 새의 등에 무언가 작은 어린 아이 같은 것이 매달려 있는 것을 보았다.

 

 ‘잘못 봤겠지. 모래가 날리는 바람에 잘못 본 거겠지. 어떻게 어린 아이가 저 새 등에 있을 수가 있어.’

 

 끼아아아아아악!

 

 갑자기 새가 엄청나게 큰 비명을 질렀다.

 동시에 지혜의 우산도 크게 펄럭였다.

 

 몸을 추스르며 지혜는 보았다.

 커다란 투명활이 새의 가슴을 꿰뚫고 새가 하늘로 펄떡이며 솟구쳐 오르는 것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 사이 기사단 대장이 언제 일어섰는지 새를 겨누었던 활을 천천히 내려놓고 있었다.

 지혜 일행이 우산을 타고 도망가려 하자 바람을 일으키는 검은 새를 활로 쏘아 맞힌 것이었다.

 

 새는 이제 날개를 접고서는 그대로 땅을 향해 추락하고 있었다.

 그에 맞춰 바람을 잃어버린 지혜의 우산 또한 동력을 잃고 땅으로 떨어져 내릴 것처럼 휘잉휭 크게 흔들렸다.

 

 쏴아아아아아아!

 

 귀를 스치는 바람 소리에 지혜는 눈을 감았다.

 우산은 이리저리 흔들리며 매섭게 허공을 맴돌며 땅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때였다. 기사단 대장이 다른 화살을 꺼내 천천히 활에 끼웠다.

 끝이다. 이대로 모두 끝났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저 자식이 이대로 지혜 일행을 모두 없애 버릴 생각인 것 같았다.

 지혜는 아래를 보았다.

 

 H가 여전히 축 늘어진 채 그녀와 케이 손에 매달려 있었다.

 화니는 준하를 품에 꼭 안고 우산을 잡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끝났다. 모두 끝났다. 더는 싸울 수 없다.

 

 그때 옆에서 케이가 H의 다른 손을 화니에게 맡겼다.

 화니가 준하를 안고 있으면서도 몸으로 우산대를 감싸며 다른 손으로 H의 손을 받아들었다.

 

 케이가 지혜를 담담히 바라보았다.

 순간 지혜는 케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아차렸다.

 

 “안 돼! 오빠 안 돼!”

 "지혜야. 어떤 순간에도 포기는 하는 게 아니야."

 

 케이가 눈을 찡긋하더니, 그대로 칼을 빼들고 아래를 향해 몸을 던졌다.

 그가 떨어져 내려가는 곳은 당연 기사단 대장이었다.

 기사단 대장이 피하지도 않고 정면으로 떨어져 내리는 그를 향해 마주보고 섰다.

 때맞춰 공중에서 급속도로 맴돌며 땅으로 떨어져 내리던 검은 새가 기사단 한가운데로 그대로 추락해 버렸다.

 

 펑! 콰르르르.

 

 요란한 소리와 함께 이를 바라보던 기사단 중 몇 명이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검은 새에 깔려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가까스로 새를 피한 기사단 대장이 그 서슬에 크게 비틀거렸다.

 

 케이는 그 때를 놓치지 않았다.

 기사단 대장이 고개를 돌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

 

 케이는 공중에서 그대로 제비를 돌고서는 몸을 거꾸로 틀어 내렸다.

 

 두 손에는 있는 힘을 모두 모아 칼을 꼭 쥐고 있었다.

 칼을 쥔 케이가 대장의 눈사이를 정면으로 겨누었다.

 그들의 눈이 허공에서 강하게 마주쳤다.

 강렬한 눈빛과 눈빛이 서로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캬아아아아악!

 

 소름끼치는 비명 소리가 울려나왔다.

 지혜는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돌리느라 그만 다음 장면을 보지 못했다.

 기사단 대장이 쓰러지면서 이번에는 그의 칼이 케이의 몸을 정통으로 꿰뚫어 버린 것이었다.

 

 커헉!

 

 대장과 함께 케이가 커다란 비명소리를 내지르고는 칼에 찔린 채 그대로 그 자리에 축 늘어져버렸다.

 지혜는 때마침 H의 손이 떨어져 내리는 걸 화니와 함께 잡느라 그 장면까지는 보지 못했다.

 마침내 고개를 돌렸을 때는 케이가 바닥에 축 늘어져 있었다.

 

 칼이 그의 몸을 정통으로 관통하고 있었다.

 칼에 꽂힌 채 그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안 돼!!!!!!!!!!!!!!!!!!!"

 

 눈물이 줄줄 흘렀다. 안 돼. 이게 무슨 일이야.

 왜 오빠까지! 야 이 나쁜 놈아!!

 

 지혜는 고함을 질렀다. 그들의 상태 또한 심상치 않았다.

 바람을 잃은 우산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맴돌며 그대로 땅에 곤두박질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화니와 함께 H의 손을 꼭 잡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화니는 품안의 준하를 더욱 끌어안았다.

 끝이다. 이대로 우리 모두 끝이다. 이곳 달에서!

 

 쾅! 콰콰쾅!

 

 그들은 바닥에 곤두박질쳐 저 멀리 튕겨져 나갔다.

 지혜는 바닥에 요란하게 부딪치던 순간 거의 정신을 잃었다.

 곧 그녀의 몸이 여러 번 바닥에 튕기더니 타타닥 주변으로 굴러 떨어져 내렸다.

 

 정신이 희미해졌다.

 그녀는 가까스로 멀어져 가는 정신을 붙잡으려 애썼다.

 그들이 떨어지는 바람에 일어난 달의 먼지가 그녀의 뺨에 서서히 내려앉고 있었다.

 

 그녀의 눈앞으로 검은 구름이 몰려왔다.

 기사단인가. 아니면 이대로 우리는 어둠의 세력의 손아귀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 만 것일까.

 연필은 이대로 모두 없어져 버리고 말 것인가.

 엄마 아빠는 어떡하지.

 

 나는 이대로 여기서 끝나는가.

 돌아가고 싶다. 나의 집. 그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

 수경이, 내 친구 수경이, 그녀가 보고 싶다.

 

 점차 아스라해져 가는 의식을 간신히 붙잡으며, 지혜는 이대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느꼈다.

 쓰러진 그녀 위로 검은 어둠이 쏜살같이 빠르게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의 눈이 점차 스르르 감겼다.

 더 이상 그녀에게 빛은 의미 없었다.

 어떻게 됐을까. 윈터스는, H는, 케이는, 화니와 준하는 모두 어떻게 됐을까.

 

 감기는 그녀의 눈앞으로 무언가 작고 삐쭉삐쭉해 보이는 물체 하나가 언뜻 지나갔다.

 그녀는 그게 무엇인지 생각해내기도 전에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깊은 어둠이 그들 위에 드리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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