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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매버릭(maverick).
작가 : 박재영
작품등록일 : 2016.3.29

<원래 바둑에는 천지 방원(方圓)의 상징, 음양의 이치, 성신(星辰) 집산의 질서가 담겨있다. 또한 비와 구름의 변화, 산하(山河) 기복의 형세는 물론 세상사의 흥망, 일신의 성쇠 등 무릇 그 속에 비유되지 않는 것이 없다.
바둑은 또한 행함에 있어 인(仁)으로, 결정하는데 지(智)로, 거두는 데 예(禮)로써 한다.
이러하니 범백(凡百)의 다른 기예를 어찌 감히 바둑과 비교할 수 있으랴.
···현현기경(玄玄碁經) 중에서.>

 
11화.권왕(拳王)의 후예2.
작성일 : 16-04-02 16:45     조회 : 755     추천 : 0     분량 : 4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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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

 권왕(拳王)의 후예2.

 

 

 “여대저(大姐=큰 누나)는 채찍이 무기에요.”

 “그렇다면 주로 무슨 일을 청부받지?”

 “쉽게 말하면 일인표국이에요. 일정한 장소까지 표물을 안전하게 운송해주고 수고비를 받는 거지요.”

 “큰 표국들도 많은데 혼자 하는 일인표국에 일거리를 맡기는 사람들도 있어?”

 “의외로 많아요.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은밀히 전할 물건이 있다거나 하는 사람들이 주된 고객이지요.”

 “그렇다면 27호실의 무섭게 생긴 노인은 무슨 청부를 맡느냐?”

 “오독추혼(五毒墜魂) 어르신이에요. 일반 병자들은 치료하지 않고 독에 당한 사람들만 전문적으로 치료해 주는 일을 해요.”

 “호오···! 특이한 의원이구나.”

 “그리고 13호실 손님은 추적의 달인이고 그 옆 방 아저씨는 보물사냥꾼이고···”

 “보물사냥꾼? 그게 뭐하는 사람이지?”

 “그러니까 전대의 고수가 수행하던 수련동(修練洞)을 찾아내 무공비급이나 신병이기를 챙기는 직업이에요.”

 

 동진여이의 장기투숙자들에 대해 알아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미 엄청(?) 친해진 점소이 소년에게 넌지시 물어보자 신이 나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걸 술술 털어놓은 것이다.

 다른 투숙자들에 대해 물어보는 걸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동안의 장천상이 워낙에 별종으로 통해서인지 점소이 소년은 별다르게 생각하지 않았다.

 결속력도 없고 유대감도 없다.

 청부맡는 사건에 따라 함께 일을 할 때도 있지만 동진여이에 모여 살고 있는 건 다른 곳보다 비용이 싸고 청부를 받기 쉽다는 것 때문이지 한 문파로 묶인 건 아니었다.

 장기투숙자들 중에는 용병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는데 장천상역시 그들 중 한명이었다.

 

 

 살아남기 위해서 강해져야 한다.

 아직은 아니더라도 언제고 북령문에서 장천장의 존재를 알게 될지도 모른다.

 그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도민우는 수련을 게을리 할 수가 없었다.

 한 달이 지났을 때 도민우는 균천무상권결을 능숙하게 펼칠 수 있었는데 이것은 장천상이 혹독하게 수련해 몸이 저절로 반응하는 경지에 오른 때문이기도 했다.

 쉽게 말해 남의 차를 얻어 타고 여행을 하는 바람에 초행길이지만 편하게 길을 알게 된 경우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혼자서 하는 수련은 한계가 있었다.

 초식만 반복 훈련하는 것은 결국 춤사위에 지나지 않는다. 실전까지는 아니라도 실전 같은 비무를 수없이 거쳐야 권법의 요체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나이가 어리다는 건 불편한 점도 있지만 나름대로 장점도 없지는 않았다.

 동진여이에 모여 있는 사람들 중에서 장천상이 가장 어려 막내 취급을 받고 있었는데 도민우은 이 점을 십분 활용하기로 작정했다.

 “혼자서 수련하는 거에 한계를 느껴서 날더러 비무 상대가 되어 달라는 거야?”

 “바로 그겁니다. 혼자 아무리 수련해 보았자 더 이상은 실력이 늘지 않고··· 그렇다고 실전경험을 한답시고 마구 싸움판을 찾아다닐 수도 없는 거 아니냐고요.”

 “마치 딴 사람이 된 것처럼 말하는군.”

 “예? 그게 무슨···?”

 “지금까지 넌 청부가 들어오면 만사 제쳐놓고 지원했어. 실전이 가장 좋은 수련방법이라면서. 어떨 때는 죽기 위해서 싸우는 것처럼 보였다니까.”

 도민우가 돌연 히죽 미소를 머금었다.

 “바보 같은 짓이었지요. 이젠 그런 멍청한 짓이 하기 싫어진 겁니다.”

 사천일란 여은금이 멍청히 도민우를 바라보았다.

 마치 막내 동생이 과자 달라고 떼를 쓰는 것 같은 태도이다. 도민우는 막무가내로 비무 상대가 되어 달라고 부탁하면서도 당연히 들어주어야 한다는 태도였다.

 여은금은 내심 황당한 기분이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싫지가 않았다.

 “좋아! 하지만 비무라고 가볍게 생각해선 안 돼. 내 채찍은 비무와 실전을 구별 못하니까 말이다.”

 “제가 원하는 게 바로 그겁니다.”

 막내 취급을 받으니 진짜 막내가 되어 응석을 부린다. 이것이 도민우의 작전이었는데 그 작전은 그야말로 효과 만점이었다.

 

 비무는 도민우가 비무 상대가 되어 달라고 부탁한 그 날 오후부터 시작되었다.

 장소는 장천상이 수련하던 숲속의 공터.

 촤아악!

 일 장 거리를 두고 마주서기 무섭게 여은금의 긴 채찍이 허공을 갈랐다.

 채찍은 연형장병(軟形長兵)으로써 부드럽고 길지만 시전자의 능력에 따라 때로는 창처럼 뻣뻣해져 직선으로 찔러 들어오는 공세도 가능하다.

 반면에 도민우의 무공은 권법이니 크게 불리했다.

 권갑을 착용하고 있어 여차하면 권갑으로 상대의 채찍을 받아 감고 빼앗을 수도 있겠지만 여은금이 채찍을 빼앗길 만큼 만만한 상대는 결코 아니었다.

 여은금은 채찍을 그야말로 자신의 손이나 발처럼 자유자재로 펼쳤다.

 허공에 크고 작은 원이 떠올라 언제 어떤 각도로 날아들지 도무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그러다가 돌연 긴 창처럼 변해 일직선으로 가슴을 찔러 들어온다.

 찔러 들어오는 채찍을 간신히 피할라치면 이번에는 뒤쪽으로 스쳐갔던 채찍이 휘어지며 몸을 휘어 감는다.

 도민우는 여은금이 채찍을 휘두르기 시작한 뒤 삼십여 초가 지나도록 반격은커녕 맞지 않고 피하는 것조차 버거웠다.

 오히려 쓰러지지 않은 것을 스스로 기특해 할 정도로 여은금의 공세는 상상이상이었다. 그나마 사정을 봐준 게 이 정도였으니 실전이었다면 도민우는 벌써 몇 번이나 지면을 굴렀을지 모를 정도였다.

 서로의 사정권이 다르다.

 채찍은 길기 때문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어야만 싸울 수가 있는 반면 권법은 상대에게 바싹 접근해야 펼칠 수 있다.

 당연히 균천무상권결에는 주먹과 함께 발을 쓰는 보법이 담겨 있었지만 도민우로서는 실전경험이 없어 그 요체를 터득하지 못한 상태였다.

 당연한 결과였지만 비무 첫날 도민우는 주먹을 뻗을 수 있는 사정권 안으로 접근해 보지도 못한 채 채찍의 공세에 시달리기만 했다.

 

 오전에 여은금과 비무를 한 도민우는 오후에는 혈비 하단표를 찾아가 졸라댔다.

 역시 그냥 막내니까 이 정도의 부탁을 할 수 있는 거고 상대는 당연히 막내의 부탁을 들어주어야 한다는 식의 태도였다.

 이 작전은 의외로 효과가 좋아 두 번째 비무 상대인 혈비 하단표역시 기꺼이 비무 상대가 되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성격이 확 바뀐 것 같은 도민우의 태도를 크게 반기기까지 했다.

 혈비 하단표는 비수로 성명했지만 그렇다고 비수밖에 사용할 줄 모르는 건 아니었다. 비수는 싸움을 결정짓는 최후의 수단일 뿐 원래 그가 익힌 것은 검법이었다.

 검은 채찍에 비해 짧지만 역시 맨손인 도민우에게는 거리가 문제였다.

 검을 든 사람과 맨손인 사람의 대결, 맨손인 사람이 당연히 불리하다.

 때문에 상대에게 먼저 병기를 휘두르게 하고 그것을 피한 뒤 파고든다. 발도 빨라야 하지만 상대의 공격을 보고 피하는 눈 역시 빨라야 하는 게 선결과제였다.

 권법이라고 해서 주먹만 사용하는 건 아니었다.

 주먹을 뻗고, 안으로 파고들어 몸을 돌리며 팔꿈치로 가격하고, 상대를 잡아 넘기며 동시에 쓰러지는 상대의 목을 무릎으로 가격해 꺾어 버린다.

 때로는 바싹 파고들며 상대의 머리를 잡아 누르는 동시에 무릎으로 그 얼굴을 올려쳐 부셔버린다.

 발은 일단 상대의 공격을 피하고 가까이 파고드는데 주력하지만 때로는 주먹대신 상대를 가격하는 때로 있다.

 주먹이 아닌 손으로 상대를 잡아 유도의 기술처럼 넘겨 버리는 초식도 있었다. 유도와 다른 점은 잡는 순간 뼈를 부러뜨린다는 점이었다. 상대는 전투불능의 상태가 된 채 곧이어 죽음의 사신을 맞게 되는 것이다.

 

 동진여이의 장기투숙자들 대부분은 삼류에 불과했지만 개중에는 일류의 반열에 오른 고수들도 있었다.

 도민우가 비무를 부탁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런 일류고수들이었다.

 그냥 척보면 알 수 있다고 할까.

 장천상으로서의 경험에 의한 식견인지 아니면 기감이 뛰어난 것인지는 몰라도 도민우는 상대를 보면 대충 상대의 무공화후를 알 수 있었다.

 원래 일류고수라고 해도 무공수련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개중에는 무공증진의 벽에 부딪쳐 수련을 그만 둔 사람이 있는가하면 남의 시선이 껄끄러워 수련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그 때문인지 대부분 도민우의 부탁을 오히려 반가워했다. 도민우의 비무 상대가 되어준다는 명분하에 그 자신도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무공수련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새벽에는 내공을 연마하고 아침 식사를 마치기 무섭게 어슬렁거리며 비무 상대를 찾아 나선다. 일거리를 맡지 못해 숙소에 머물고 있는 사람이 그 대상이었다.

 도민우는 청부를 일체 맡지 않은 채 수련에만 매달렸는데 심지어 하루에 다섯 번 이상 비무한 적도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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