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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수어사이드
작가 : 에드몽
작품등록일 : 2017.10.24

신도 용서할 수 없는 죄. 자살!!
한 남자의 끊임없는 자살 시도와 실패. 그 남자가 죽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 하나, 자살 시도 횟수 만큼 자살기도자를 삶의 희망자로 바꾸는 것...
희망을 잃어버린 자들의 희망찾기 프로젝트!!

 
6. 폭풍우 치는 밤
작성일 : 20-09-09 18:52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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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폭풍우 치는 밤

 

  캄캄한 거실을 간간히 비치는 번개 빛, 고요한 적막을 깨는 천둥소리, 갑자기 몰아치는 바람과 굵어진 빗줄기가 음산함을 더한다. 현세의 눈앞에서 믿을 수 없는 관경이 펼쳐지고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얌전히 앉아 있는 고양이를 보는데 갑자기 묵직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린다.

 

  “한심한 놈! 지옥이 두렵지 않은가?”

  “누, 누구야?”

 

 반사적으로 이리저리 살피지만 고양이 외엔 아무도 없다. 하지만 굵어지는 빗소리와 천둥소리를 뚫고 울리는 음성, 분명 사람의 목소리다.

  절대 그럴 리 없다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빨리 제초제 병에 손을 뻗는 순간 검은 고양이가 공중에 붕- 뜨더니 갑자기 검은 연기로 변하면서 작은 소용돌이를 만든다. 그리고 모든 걸 얼려버릴 듯한 차가운 푸른빛으로 변하면서 둥근 광원으로 바뀐다.

 그 빛이 너무 밝아 눈을 뜰 수 없는 현세, 두 손으로 빛을 가리며 정체모를 그것에게 두려움을 숨긴 경고를 한다.

 

  “어떻게 들어왔는진 모르겠지만 경찰 부르기 전에 나가!”

  “신이 주신 생명을 함부로 끊으려 하다니 벌이 두렵지 않은가?”

 

 스피커의 음폭이 변하듯 푸른색 광원이 크기가 시시각각 변하며 빗소리와 박자를 맞추듯 중후한 목소리가 올려 퍼진다. 이 상황이 놀라고 신기할 법도 하건만 누군가의 재주 좋은 장난쯤으로 생각하는 현세는 자신의 계획이 지체되는 게 화가 날 뿐 그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다.

 

  “개소리 집어치우고 나가. 나가라구!!”

 

  화가 치밀어 바닥에 부서진 제초제 병조각을 집어 들어 밝은 광원을 향해 마구 집어 던지고 곧바로 옆에 하나 남아있던 제초제병을 들어 뚜껑을 개봉하는 순간 손에 들려있던 병이 다시 한 번 그의 손을 빠져나간다. 그리고 허공을 날아 그대로 벽을 향해 내려 꽂힌다.

  병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산산조각이 나고 푸른빛이 갑자기 현세를 감싸더니 공중으로 그를 감아올린다. 그리고 아주 위엄 있게 현세에게 경고하는 푸른 빛...

 

  “이렇게 멍청할 줄이야... 정녕, 신의 벌이 무섭지 않단 말인가?”

 

  공중에 매달린 채 발버둥 치는 현세는 비로소 지금 상황이 인간의 장난이 아님을 깨달지만 인정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금 자신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 과연 이성적으로 가능하단 말인가? 그 무엇에도 관심이 없던 그가 비로소 광원의 정체가 궁금해 죄어오는 목을 두 손으로 감싸며 힘겹게 질문을 던진다.

 

  “대체 넌, 누구야?”

 

 현세의 질문에 광원이 더욱 선명하고 짙은 푸른색으로 변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대답...

 

  “난 사신이다.”

 

 *편의점*

 

  밤 10시가 넘은 시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하루, 학교가 끝나고 오후6시부터 밤 12시까지 이곳 편의점에서 알바한지도 벌써 6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말이 6시부터 밤12시지 점장의 배려로 미래는 탄력적 시간 근무로 비교적 수월하게 학교생활과 사회생활을 병행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미래는 그 누구보다 점장이 고맙고 감사하다. 하지만 미래의 롤 모델이기도한 그녀에게도 한 가지 치명타가 있었으니, 그건 남자보는 눈이 너무 없다는 것... 그 증거가 지금 미래의 눈앞에서 진상 짓을 하고 있다.

 

  “꼬맹아! 오빠 시원한 거 하나 좀 줄래? 한잔 했더니 갈증나내.”

 

 어디선가 이미 일차를 하고 왔는지 살짝 풀린 눈으로 느끼하게 미래를 보며 말하자 짜증이 확 올라온다.

 

  “손이 없어요, 발이 없어요? 직접 꺼내 드시죠?”

 

 퉁명스럽게 쏘아 붙이고 남자와 얼굴을 마주하기 싫어 카운터에서 나오는데 갑자기 ‘우르르 쾅!’ 하고 천둥번개가 친다. 이에 미래가 움찔 놀라며 투덜거린다.

 

  “날씨는 또 왜이래? 짜증나게...”

 

  남자에게 할 화풀이를 날씨에 탓하며 진열대 안쪽으로 자리를 옮기는데 늑대가 양을 노리듯 남자가 뒤를 따라간다. 행동패턴을 이미 파악한 미래는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잠시 후...

 

  “언니? 저예요. 지금 빨리 오셔야겠는데요?”

  “그 인간 또 마셨니?”

 

 전에도 그랬는지 폰 너머로 들리는 점장의 목소리는 궁금함 보다 짜증이 섞여있다. 짧은 용건만 전달하고는 전화를 끊고 몸을 돌리는데 점장의 남친이 바로 뒤에 서 있다. 그에 맞춰 번쩍이는 천둥번개, 그리고 쏟아지는 빗줄기.

 

  “깜짝이야! 뭐, 뭐예요?”

 

 순간 놀라 말을 더듬는 미래가 귀여운 남자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미래에게 하트를 마구 날리자 느끼함에 몸을 떨고는 손가락으로 cc카메라를 가리키며 경고한다.

 

  “카메라 작동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언니, 곧 와요!”

  “근데? 내가 뭐 했어?”

 

 남자는 혀가 살짝 꼬여 발음이 새긴 해도 다행히 몸과 마음의 통제력은 잃지 않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쇠기를 박는 미래.

 

  “그렇게 쳐다보는 것도 성희롱인 거 아시죠?”

  “개뿔! 기분 나쁘면 다 성희롱이래...”

 

  미래의 경고가 무서울 리 없는 남자가 오히려 빈정거린다. 그때, 때마침 빗물을 털며 손님이 안으로 들어오자 자연스럽게 어색한 자리를 벋어나는 미래다. 점장이 오고는 있지만 내심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현세의 집*

 

  꿈인지 현실인지 모호한 상황, 꿈이라 해도 유쾌한 상황은 아니다. 폭풍우 치는 밤, 현세는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려있다. 간신히 세어 나오는 목소리로 조소를 날리며 빈정거린다.

 

  “흥- 사신? (아주 거만하게 조롱하듯) 니가 사신이면 난 염라대왕이다.”

 

  현세의 도발에 제대로 화가 난 사신은 공중에 매달려 있던 그를 바닥으로 내동댕이친다. 고꾸라진 현세의 비명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다시 한 번 공중으로 획-.

  그대로 허공에 매달린 채 버둥대며 헉헉대는 현세를 무섭게 꾸짖는다.

 

  “감히 너 따위가 신을 모독하느냐? 사신(死神)을 화나게 하지마라!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안겨줄 수 있으니... 지금 이 순간에도 간절히 살기를 원하며 죽어가는 자들이 많거늘... 그런데 너라는 놈은 어찌 이리 생명을 가벼이 여기는가?”

 

  조여 오는 목을 풀려고 발버둥 치던 현세는 사신의 말에 갑자기 버둥거림을 멈추고 팔다리에 힘을 축 빼고 늘어진다. 그리고 실소를 띄우며 간신히 새어나오는 목소리로 사신에게 일침을 가한다.

 

  “그러니까 가져가! 내 목숨 걷어서 그 사람들한테 주란 말이야! 네가 정말 사신(死神)이라면...”

 

  현세의 답에 그를 감싸던 푸른빛이 흩어지면서 현세는 바닥에 떨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신의 말...

 

  “인간들이란... 만족을 모르는군. 죽으라면 살려 달라 애원하고 살라고 하면 죽여 달라고 하니... 네가 그토록 죽기를 원한다면 방법은 있다.”

 

 뜻밖의 대답에 현세가 켁켁 거리며 묻는다.

 

  “방법??”

  “네가 자살 시도한 횟수만큼 자살희망자를 삶의 희망자로 바꿔라! 그리고 마지막 사람에게 너의 남은 수명을 양도하면 네가 그토록 바라던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전엔 넌 절대 죽을 수 없다.”

  “무슨 개소리야! 나도 살기 싫은데.., 죽기를 작정한 사람한테 삶의 희망을 주라고? 미친... 내가 그걸 할 거라 생각해? 난 죽으며 그만이야. 제초제야 다시 사면 될 일...”

  “그렇게 상황파악이 안 되나? 지금까지 너의 자살시도가 실패한 게 우연이었을까?”

  “뭐??”

 

 둔기로 머릴 얻어맞은 것처럼 멍해지는 현세가 의심에 찬 눈으로 노려본다.

 

 “처음 약을 먹던 날 빈 집에 평소 친하지 않은 친구가 널 발견한 일, 목을 맸을 때 멀쩡했던 나무가 부러진 일, 달려오는 트럭이 바로 네 앞에 멈춘 일, 한강에 투신했을 때 수면에 뜨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구조대가 구조한 일... 더 나열해볼까?”

 

  그렇지 않아도 자살을 시도할 때마다 실패로 끝났던 일들이 우연이라고 하기 엔 너무도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것이 신의 농간일거란 생각은 결코 하지 못했다.

  종교적 이유에서 신의 존재를 받아들일 뿐 일반적으로 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경우는 없다.

  메시아니 뭐니 하는 신의 기적은 다 미친 사람들의 헛소리며 혹은 세간의 이목을 끌기 위한 조작쯤으로 여겨지는 게 일반적이다. 고로, 현세의 자살실패는 명줄 긴 남자의 억세게 운 좋은(현세에겐 불운이지만) 케이스라고 여겨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유야 어찌 되었건 자신의 노력이 모두 사신의 방해라는 걸 확인하니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가 차츰 차오르기 시작한다.

 

 “말, 말도 안 돼... 그럼, 이 모든 일이 너의 방해였다고?? 대체... 왜? 왜?? 왜???”

 

  울분을 터뜨리며 현세가 사신을 향해 고함을 치고 달려가 주먹을 날리지만 손에 잡히는 존재가 아니기에 때릴 수 있는 존재도 아니다. 그걸 알면서도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자신에게 남은 모든 힘을 다 끌어 모아 형체도 없는 무형의 존재에게 그렇게 대항하고 있었다. 그러다 얼마 못가 모든 에너지를 소실하고 바닥에 널브러진다. 그제야 사신의 대답이 이어진다.

 

  “너의 부모의 공덕으로, 수명이 다 할 때까지 위험으로부터 널 보호해주는 소호신이 지정되었다. 그래서 넌 죽음에서 번번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 너라는 놈은 기를 쓰고 죽으려고 하니 이젠 하늘도 포기 하셨는지 너의 목숨을 거두라 하신다. 단, 방금 전 제시한 조건을 따른다면 말이지... 따르겠느냐?”

  “으흐흐흐... 거래를 하시겠다? 으흐흐... 으하하하하하.....”

 

 대답대신 현세는 괴기스럽게 웃기 시작한다. 미친 사람처럼....

 

 

 *영선의 집*

 

 영선이 비오는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있다.

 

  “영선아, 포기하자! 혼자 어떻게 한다는 거야?”

  “혼자 아냐. 시댁도 있고 언니도 있잖아! 어머님이 많이 도와주실 거야.”

 

  2년 전 첫아이를 낳기 전 언니와 나눈 대화가 세삼 떠오르는 밤이다. 그날의 기억은 또 다른 날의 아픈 기억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감정이 격해 서로에게 상처 줬던 그날...

 

  “정신 차려! 지금 이 상황에서도 그런 말이 나와? 이렇게 살 거면 차라리 이혼해!”

  “그만! 제발 그만 좀 해! 내가 선택한 길이야! 위로는 못할망정 꼭 그렇게 말해야 돼? 이럴 거면 앞으로 오지마!”

  “너 말 다했어? 그래, 잘 됐네. 나도 너 이렇게 등신처럼 사는 거 더는 못 봐, 아니 안 봐!”

 

 이 대화가 두 자매의 마지막 대화였다. 그 후로 언니 영숙이 힘들어할 동생이 마음아파 화해하기 위해 한 두 차례 시도를 했지만 자존심이 상한 영선이 외면하면서 둘은 그렇게 헤어지고 말았다. 그날의 일을 떠올리는 영선이 털썩 주저앉는다.

 

  “언니-”

 

 입술이 파르르 떨리면서 눈에 눈물이 흐르며 설움이 복받쳐 터져 나온다. 쪼그려 앉은 체 얼굴을 파묻고 엉엉 울기 시작하는 영선에게로 검은 기운들이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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