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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기묘한 아파트
작가 : 임수호
작품등록일 : 2020.7.31

「뭔가 있어...」 새 아파트에서 새 출발을 꿈꾸던 수연.
그런데, 이사온 집에서 자꾸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단순한 층간소음일까?
「아냐. 분명... 뭔가 있어.
자꾸만, 이 집에서 나가라고 하는 것만 같아...」

 
앞동 남자 (1)
작성일 : 20-09-08 18:02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6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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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뭐야…

 뭐야 대체…」

 

 「뭐... 뭐야...

 설마 내가...

 환청이라도 듣고있는거야?

 내가...

 정신이 이상해진거야...?」

 

 (죽여~~)

 

 (지체하지말고… 얼른 죽여!)

 

 (당장 처리해… 죽여버려!)

 

 계속되는 소곤거림에

 수연은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그 때

 주환이 트레이를 들고 들어왔다.

 

 "자, 완성!

 꽤 맛있게 된 것 같아!"

 

 "......"

 

 "수연아? 무슨 생각해?

 수연아???"

 

 방으로 들어온 주환이

 어딘가 멍해보이는 수연을 보고

 걱정하듯 물었다.

 

 "어? 어어..."

 

 주환의 등장에

 이내 정신을 차린 수연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주환이 건네는 트레이를

 건네 받았다.

 

 그리곤

 수저로 한 스푼 떠서

 입에 가져다 댔다.

 

 "와, 맛있다...

 잘 먹을게. 고마워... 오빠."

 

 “표정이 왜 그래?

 그새 무슨 일 있었어?“

 

 “…응?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TV보고 있었어…“

 

 「그래...

 이렇게 날 위해주는

 좋은 남자친구까지 있는데

 예민하게만 지낼 순 없어.

 윗집이나 아랫집 TV소리겠지...

 환청일리 없잖아...」

 

 수연은

 억지로라도 웃으며

 어떻게든

 아무렇지도 않으려고 애썼다.

 .

 .

 .

 “늦었다.

 이제 얼른 자자.“

 

 “…응.”

 

 불을 끄고

 천장을 바라본 채 누웠지만

 수연은 좀처럼

 쉽게 잠들지 못했다.

 

 「하루라도…

 편하게 자고 싶어.

 악몽도… 소음도…

 불안도… 걱정도… 없이.」

 

 한참을 뒤척인 수연은

 스르륵 잠이 들었다.

 

 

 < 수연의 꿈 >

 

 꿈 속의 수연이

 분주히

 필라테스 레슨을 준비하고 있었다.

 

 "선생님, 저 왔어요."

 

 연주가

 필라테스레슨을 받으려는 듯

 꿈 속 수연의 집에 방문했다.

 

 "어서오세요.

 이 쪽으로 오세요..."

 

 꿈 속의 수연은

 연주를 기구로 안내했다.

 

 그리곤

 어쩐 일인 지

 꽤 어려운 동작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선생님, 못 하겠어요.

 너무... 어려워요."

 

 연주가

 동작이 너무 어렵다며

 끙끙 앓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꿈 속의 수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연주에게

 무리한 동작을 지도했다.

 

 "아악!

 쥐... 쥐났나봐요."

 

 억지로

 동작을 이어가던 연주가

 계속되는 무리한 동작에

 발목을 삐끗했는 지

 발목을 부여잡고

 끙끙 앓았다.

 

 "너무 아파요...

 못 하겠어요."

 

 "...그래도, 하던 건...

 마저 하셔야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꿈 속의 수연은 단호했다.

 

 "계속… 하라구요?"

 

 연주가

 아픈 발목을 주무르면서

 수연을 바라보며 물었다.

 

 "네. 자, 다시 해보세요."

 

 "다시… 하라구요?"

 

 연주가 아픈 발목을 가리키며

 더는 불가능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안하실거에요?

 체중감량 하셔야죠…“

 

 “…네?”

 

 계속되는 수연의 무리한 요구에

 연주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

 

 그리곤 무언가 결심한 듯한 연주가

 꿈 속 수연에게 달려들더니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내가 못하겠다고...

 내가 아프다고...

 분명히 말했잖아...!"

 

 “아아아악!!!!”

 

 원망으로 가득찬 연주의 눈을 보며

 숨이 막힐 듯 조여오는 통증을 느끼며

 꿈 속 수연은

 정신이 아득해져갔다.

 

 

 다음 날 아침.

 

 "아아아악!!!!!"

 

 수연이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수...수연아! 왜 그래!"

 

 수연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깨자

 옆에서 자고 있던 주환도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헉… 헉헉… 헉..."

 

 수연은

 여전히 느껴지는

 목이 졸렸던 감촉과

 숨이 끊어질 것 같은 고통에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수연아. 괜찮아?

 무서운 꿈이라도 꾼거야?"

 

 "...여자... 그 여자..."

 

 "여자?"

 

 수연이 꿈 속에서 본 여자는

 저번에도 꿈에서 봤던

 긴 갈색머리에

 작은 체구를 가진

 바로 그 여자인 것 같았다.

 

 "오빠... 나 물 좀..."

 

 수연은

 아직도 아픈 것 같은 목을

 손으로 주무르며

 주환이 건네는 물컵을

 건네 받았다.

 

 “벌컥벌컥”

 

 “수연아, 정신이 좀 들어?

 어휴… 땀 좀 봐.”

 

 "...또 나왔어. 그 여자..."

 

 수연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주환에게 꿈 얘기를 털어놨고

 주환은

 그런 수연을

 걱정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다.

 

 "수연아…

 요즘 수연이가 필라테스 운영이랑

 그 꿈속 여자한테 신경써서

 그 두 가지가 겹쳐서

 꿈으로 구현된 걸거야.

 너무 의미두지마. 알았지?"

 

 "...그치만…

 한 두 번이 아니란 말야…

 벌써 몇 번째 계속… 그 여자가…"

 

 “…그래. 수연아.

 원래 평소에 풀리지 않던 고민들을

 자는 동안 뇌가 처리하는것뿐이야…

 그 과정이 수연이에겐

 꿈을 통해서

 무작위로 보여지는 거고…

 요즘 수연이 계속

 필라테스사업이랑…

 전 세입자 여자 때문에…

 고민했었잖아?

 그러니까 수연이가 자는 동안

 뇌가 그 고민을 처리하느라

 애쓴 과정이라고 생각하자…

 그 고민에서 벗어나면…

 더 이상 악몽도 꾸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자꾸 다른 생각을 해보려고 해야해.

 힘들겠지만, 해 보자. 응?“

 

 “…무작위라구…?

 아냐…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구체적이고 생생하단말야...

 그 여자가 나한테…

 뭔가 메시지를 전하려고

 자꾸 꿈에 나오는 것 같단말야!“

 

 “…하하하… 우리 수연이.

 영화 너무 많이 본 거 아니구?

 그래, 뭐…

 세상엔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이상한 일들도 일어나곤 하니까.

 수연아,

 우리 우선 기분전환도 할겸

 얼른 아침 먹고

 광고지 붙이러 갔다오자."

 

 "… 아참…

 오늘 광고지 붙이기로 했지.

 그래, 오빠..."

 

 침실에서 나온 두 사람은

 간단한 아침을 챙겨먹고

 광고지를 챙겨서

 드림아파트 단지 앞으로 나왔다.

 

 "수연아, 앞동부터 시작하자.

 게시판은 어디에 있어?"

 

 수연과 주환이

 광고지 뭉치를 손에 들고

 단지 앞에 섰다.

 

 "각 동마다

 엘리베이터 앞에 있어."

 

 “오케이. 앞동부터 시작하자.”

 

 두 사람이

 앞동게시판앞에 도착했다.

 

 "음… 오빠. 어디에 붙여야

 제일 눈에 들어올까..."

 

 "음… 여기가 좋겠는데?

 자, 붙이자…“

 

 두 사람은

 앞동광고게시판의 잘 보이는 자리에

 광고지를 부착했다.

 

 “이제 옆동으로 이동할까?”

 

 “응. 어? 저 사람…”

 

 광고지를 부착하고

 옆동으로 이동하려는데

 수연이 갑자기

 엘리베이터쪽을 보더니 멈칫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서 있던

 웬 낯선 남자가

 게시판 앞으로 다가가더니

 수연이 붙인 광고지를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기때문이다.

 

 주환도

 그 모습을 보곤

 수연에게 속삭였다.

 

 "수연아.

 붙이길 잘했다. 그치?

 벌써 저렇게 관심 가지잖아."

 

 "어? 응…

 근데 왜 이렇게 낯익지..."

 

 "저 남자?"

 

 "응..."

 

 수연은

 게시판 앞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남자를

 천천히 훑어봤다.

 

 「저 남자... 어디서 봤지…

 누구더라… 낯 익어…

 헉!!! 저 남자!!!

 설마…

 앞동 18층 남자…?

 …어? 뭐야?

 맞는 것 같은데...?」

 

 수연은

 낯익어 보이는 낯선 남자가

 자신의 집을 응시하던

 18층 남자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연아. 멍하니 뭐해.

 아는 사람인거야?“

 

 "오빠. 잠깐만...

 잠시만 기다려봐."

 

 "왜? 빨리 옆동 가야지.

 전부다 붙이려면 한참 걸려."

 

 "쉿! 글쎄 좀 기다려봐..."

 

 수연은

 게시판 앞에 서 있는 남자를

 계속 주시했다.

 

 그리고

 광고지를 보고 있던 남자는

 수연의 시선을

 의식하지못한 채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곧장 탑승했다.

 

 "오빠...

 저 남자...

 몇층에서 내리는 지 좀

 확인하고 가자…"

 

 "아는 사람이야?"

 

 "쉿..."

 

 수연은

 남자가 탄 엘리베이터가

 몇층에 서는 지 확인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시선을 고정했다.

 

 1...

 5...

 10…

 

 1…

 5…

 10…

 15...

 .

 .

 .

 18

 .

 .

 .

 18!

 

 「마... 맞잖아!

 저 남자... 그 남자야!

 근데 지금...

 내 광고지 본거야?

 분명…

 저 광고지에 있는 집이…

 우리집인 걸 알텐데…

 베란다에서

 우리집을 뚫어져라 보던게

 심상치 않았잖아!!!...

 찾아와서

 해꼬지라도 하면 어쩌지…

 어떡해…

 어떡하냐구…」

 

 수연은

 물밀 듯 밀려오는 불안감에

 손톱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어쩌지… 무서워…

 오빠한테 말 해야하나?

 어떡해…」

 

 "수연아. 왜 그래?

 혼자 무슨 생각하는거야.

 아는 사람 맞아?"

 

 어딘가 불안해보이는 수연을 보고

 주환이 걱정어린 말투로 물었다.

 

 「앞동남자가

 우리집을 들여다봤다고 하면

 오빠 성격에...

 가만 안 있을 것 같은데...

 괜히 얘기하지말자…

 일단… 희정이랑 먼저…

 상의해보자…」

 

 "아... 아니야.

 착각이었어."

 

 "그래,

 얼른 붙이고 오자."

 

 두 사람은

 한 시간 동안

 아파트 단지를 전부 돌고

 기진맥진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수연아.

 이제 광고지도 붙였고 하니

 연락이 꽤 올거야.

 잘 할 수 있지? 파이팅!“

 

 “그래, 열심히 해볼게.

 오빠 배고프지?

 집에서 모모랑 좀 놀고 있어.

 내가 마트 가서

 장 좀 보고 올게."

 

 "마트? 코 앞인데 같이 가자."

 

 "아냐, 모모도 심심할 것 같고

 마트 가까우니까 금방이야.

 빨리 다녀올게."

 

 "그래, 알았어."

 

 수연은

 아침에 있었던 일이

 계속 신경쓰이는 통에

 바람이라도 쐬면서

 생각을 정리할 겸

 혼자 마트로 향했다.

 

 마트에 도착한 수연은

 한참 마트를 돌아다니며

 식료품 구입에 몰두하다보니

 고민들이 좀 잊혀지는 것 같았고

 마음도 편안해져갔다.

 

 그렇게 한참 마트를 돌고 있는데

 누군가 수연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혹시... 19층?"

 

 “네?”

 

 수연이 뒤를 돌아보니

 수연의 어깨를 두드린 사람은

 다름아닌 2001호 할머니였다.

 

 "어? 네, 안녕하세요."

 

 "나 알지?

 윗집 할머니.

 장 보러 온 모양이네."

 

 "아, 네.

 할머니도 장보러 오셨나봐요."

 

 할머니는

 수연을 위아래로 한번 훑고는

 수연이 장 본 카트를

 빤히 들여다봤다.

 

 "그치, 나도 장 보러왔어.

 아이고, 근데 아가씨 혼자 사는데

 뭘 이렇게 많이 샀어."

 

 "아, 집에 손님이 와 있어서요."

 

 "손님?... 남자친구인가? 호호호…"

 

 갑작스러운 사적인 질문에

 수연은 잠시 당황했지만

 남자친구의 존재를

 굳이 감추고 싶지는 않았다.

 

 "뭐, 네… 맞아요."

 

 "그렇구만.

 요즘은 결혼도 하기 전에

 집에 남자친구도 오고.

 세상 참 달라졌어."

 

 "네? ...하하하..."

 

 수연을 보는 할머니의 눈빛이

 어쩐지 좀 싸늘하게 느껴졌다.

 

 "뭐, 소음있다던 건

 어디서 나는 지 알아냈고?"

 

 "아뇨. 대체 어디서 나는건 지

 아직도 너무 답답해요."

 

 "에궁…

 이도 저도 다 아니면

 뭐, 귀신이라도 있는건가."

 

 "...그러게 말이에요…

 저도 그래서 고민이 많아요.“

 

 "그렇구만.

 뭐, 암튼 우리집은 아니니까

 그런 줄 알아요. 에헴."

 

 "...네..."

 

 「참 퉁명한 할머니셔...」

 

 윗집 할머니 때문에

 조금 기분이 상했지만

 나름 기분전환을 한 수연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주환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모처럼 한상 차린 수연은

 TV를 보고있는 주환을 불렀다.

 

 "오빠. 점심 먹자."

 

 수연의 부름에

 주환이 달려와 테이블에 앉았다.

 

 "와, 이게 다 뭐야?

 고기 안들어간 거 맞아?"

 

 "응. 레시피보고 만들어봤어.

 헤헤… 맛있게 먹어."

 

 "응. 우와.

 고기 안들어가도 맛있네.

 아참, 이따 희정이 온다구?"

 

 "응. 드림아파트에

 과외 자리 생겼나봐.

 오늘도 수업하러 온다길래

 수업 끝나고나면

 우리집 들리라구 했어."

 

 "아, 그래그래."

 

 식사를 마치고

 주환은 다시 회사로 복귀했고

 수연도 예정된 레슨을 마치고 나니

 어느 덧 저녁이 되었다.

 

 「희정이가 올 때가 되었는데.」

 

 “띵동“

 

 「왔나보다!」

 

 “누구세요?”

 

 "수연아, 나야. 희정이."

 

 드림아파트에서 수업을 마친 희정이

 약속대로 수연의 집에 방문했다.

 

 "어서와. 잘 지냈지?

 

 "그러엄. 별 일 없었구?"

 

 "아니... 있었지.

 그나저나 수업 잘 하고 왔어?

 별 일이네.

 우리 아파트에서도

 과외자리가 생기구."

 

 "그러게말야.

 덕분에 우리

 더 자주 볼 수 있겠다.

 마침 요 앞동이야."

 

 "...앞 동...?

 몇... 층...?"

 

 "응? 18층.“

 

 “…뭐? 18층?”

 

 “응… 왜? 수연아...

 너 표정이 왜 그래?"

 

 18층이라는 소리에

 수연이 깜짝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18층... 이라고...?

 아... 아냐. 우연일거야…

 층마다 2개 집이 있으니까…

 그 집이 아닐 수도 있고…」

 

 "수연아.

 너 괜찮아?

 갑자기 왜 얼굴에 핏기가 없어.

 괜찮은거야?

 수연아! 수연아?"

 

 "아... 괘... 괜찮아.

 언제... 연락온거야...?"

 

 "아, 며칠 전에

 채용사이트에서 봤다고

 연락 주셨어.

 자녀분 수학 가르쳐달라구.

 왜 그러는데?

 너 무슨 일 있지!

 얼른 얘기해봐."

 

 수연은

 이 모든 우연이

 너무 혼란스러워서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았다.

 

 "무슨 일인데!

 또 뭐 이상한 일 있었어?"

 

 "아... 실은…

 엊그제 창밖을 보는데..."

 

 수연은

 18층 남자가 자신의 집을

 빤히 들여다봤던 일을

 희정에게 털어놨다.

 

 "헐... 뭔가 좀 소름끼치는데?

 호수도 위치가 저 집 맞긴 맞는데…

 근데 아까 내가 뵙기론

 되게 젠틀하신 분 같았어.

 남의 집 엿보거나

 그럴 분 같진 않았는데...

 음…

 인상착의가 어땠어?"

 

 "...응… 그 집 맞아…

 키는 180정도에

 체격이 좋은 편이었고

 곱슬머리...

 은색테 안경...

 길고 매서운 눈매..."

 

 "...어...? 맞는데..."

 

 수연의 손이

 사시나무떨리듯 떨리기 시작했다.

 

 "...희정아. 나... 자꾸

 이상한 쪽으로 생각하게 돼."

 

 "어떤...?"

 

 "확신할 순 없지만

 그 남자가

 그날 뿐만 아니라

 그동안 쭉 우리집을

 들여다봤던 거라면

 네가 우리집에 오는 것도

 봤을 거고...

 암튼 그래서…

 뒷조사같은거라도 해서…

 의도적으로 너를

 고용한 게 아닌가하는...

 이상한 생각...

 나 정말 이상하지...?

 그럴 이유가 없는데 말야...

 근데 자꾸...

 안좋은 쪽으로만 생각하게 돼...

 나도 정말 미치겠어."

 

 "아냐...

 근데 내가 생각해도 좀

 수상한 것 같아.

 하필 너랑

 베란다창문을 통해서

 눈이 마주친 후에

 나를 고용한거니까…

 우연이라기엔 좀…

 소름끼치긴 하잖아."

 

 희정은

 수연이 그 남자를 봤다는

 베란다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래서 저렇게

 블라인드 다 내려둔거야...?"

 

 "...응..."

 

 "하... 수연아.

 나 궁금해서 못 참겠어."

 

 "...나도 궁금하긴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잖아."

 

 "물어보면 되지.

 뭐 만약에

 물어봤다고 기분나빠하면

 거기서 일 안하면 되는거구.

 내가 거기아니면

 일할 곳이 없는 것도 아니니까."

 

 희정은

 당장이라도

 물어보러갈 기세였다.

 

 "그치만...

 어떻게 물어봐?

 좀 그렇잖아..."

 

 "뭐가 좀 그래?

 남의 집 들여다보는 게

 정상적인 행동은 아니잖아?

 그리고 이렇게 계속

 궁금한 마음으로

 불안하게 지낼 순 없잖아."

 

 "...그건 그렇지만..."

 

 "거봐. 가보자.

 가서 물어보자."

 

 희정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수연의 손목을 잡아 끌었다.

 

 “…괜찮을까?”

 

 “괜찮아. 얼른 가보자.”

 

 희정의 손에 이끌려

 두 사람은 앞동으로 찾아갔다.

 

 앞동 앞에 도착한 두 사람은

 초인종에 손가락을 갖다댄 채 망설였다.

 

 "희정아…

 정말… 이래도 되는걸까?

 아무래도 안되겠어.

 그냥 돌아가자..."

 

 희정과 함께

 앞동 공용문앞에 선 수연은

 알 수 없는 공포에 휩싸여

 연신 머뭇거렸다.

 

 "무슨 소리야.

 궁금하잖어.

 그리고 눈도 마주쳤다며?

 설마 발뺌하진 않겠지.

 걱정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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