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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아이돌과 함께 떠나는 연필마법사의 비밀 - 두려움의 달
작가 : 명하
작품등록일 : 2020.9.5

앗! 최고의 아이돌 그룹 윈터스가 내 방에!

우연히 7각 연필을 줍게 된 초등학교 5학년 지혜,

그녀는 윈터스의 사라진 멤버 2명을 구해오라는 엄청난 미션에 휘말려 버린다.

과연 '평범한' 그녀가 이 미션을 달성할 수 있을까.

보이그룹 아이돌과 함께 하는 지혜의 행복한 모험기,

<연필마법사의 비밀> 그 첫 모험을 소개합니다! ^^

 
7화. 달로 가는 계단
작성일 : 20-09-08 13:44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7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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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혜는 보았다.

 지혜는 그 순간을 지금도 분명히 기억한다.

 

 마치 영화의 느린 장면처럼, 케이가 그 큰 키를 온전히 펴면서 하늘을 향해 온 팔을 벌려 심호흡했다.

 곧 온몸을 회오리처럼 돌려서는 있는 힘껏 준하처럼 하늘을 향해 밧줄을 내던졌다.

 몸을 쫘악 펼친 것이 마치 투포환 선수가 하늘을 향해 최대한 공을 띄우는 것처럼 그도 어딘가 안 보이는 하늘 한 쪽을 향해 있는 힘껏 밧줄을 내던졌다.

 

 그가 던진 밧줄이 쐐애애액 매서운 소리를 내며 허공을 향해 미친 듯이 날아올랐다.

 케이는 중간에 밧줄을 탁, 잡아채며 밧줄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꽉 움켜잡았다.

 그런 그의 온몸이 팽팽한 긴장으로 잔뜩 긴장되어 있었다.

 

 지혜는 그때 미처 몰랐다.

 이미 H가 그녀의 몸을 허공에 그대로 놓고 화니와 함께 준하를 잡기 위해 바닥으로 질주해가고 있었다는 것을.

 H가 그녀를 떠났어도 그녀는 허공에서 혼자 떨어지지 않고 둥실 떠있다는 것조차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녀가 바라보고 있는 것도 모르는지 밧줄을 던진 다음 케이의 밧줄 한쪽을 잡은 손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그와 동시에 케이의 얼굴이 심한 고통을 받았는지 일그러졌다.

 

 안 돼!!!

 

 지혜는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케이를 바라보았다.

 

 그런 케이의 손끝을 따라 지혜는 분명히 보았다.

 케이의 밧줄 한 쪽이 달을 잡아매고 있는 것을,

 마침 초승달로 뜬 달의 아래 부분에 턱 걸쳐서 달을 온힘으로 잡아채고 있다는 것을.

 

 케이는 밧줄을 그의 허리에 돌려 감더니 팽팽한 줄을 있는 힘껏 당기고 있었다.

 아마 달도 그 밧줄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을 케이가 버티고 있는 것 같았다.

 

 “도와 줘! 그렇게 내버려두면 케이가 쓰러지고 말아!”

 

 아래에서 H의 고함이 들렸다.

 

 어떻게 된 거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달이, 어떻게 달에 고리를 걸 수 있지?

 

 차분히 생각할 틈이 없었다.

 지혜는 이내 허공에 몸을 둥실 띄우고 빠른 속도로 케이에게 다가갔다.

 그의 곁에 다가가 함께 밧줄을 잡아당겼다.

 있는 힘껏 힘을 주어 밧줄을 잡아당겼다.

 

 바로 옆에서는 케이가 온몸을 밧줄에 묶다시피 잡아당기고 있었다.

 케이에게서 건강한 땀냄새가 느껴졌다.

 팔뚝에 힘줄이 솟아올랐고, 눈은 매섭게 밧줄 끝을 바라보고 있었다.

 

 때맞춰 그의 긴 머리가 나풀거렸다.

 케이는 원래 머리가 길었다.

 그 긴 머리를 휘날리며 달빛에 비친 모습은 마치 고구려 무사가 살아 온 것 같아보였다.

 

 탄탄하면서 거친 남자, 케이.

 

 순간 밧줄이 요동치듯 확 휩쓸렸다.

 지혜는 깜짝 놀라 밧줄을 놓쳤다가 얼른 다시 잡았다.

 정작 다친 건 끝까지 밧줄을 놓지 않은 케이였다.

 

 “아아아악!!”

 

 그의 입에서 거친 고함이 터져 나왔다.

 지혜는 얼른 그를 보았다.

 

 케이의 손이, 밧줄을 잡은 그대로 휩쓸려 온통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케이는 절대 밧줄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놓치면 더는 희망이 없다.

 준하도 시도하다 실패했는데 케이라도 똑바로 잡고 있어야 달에 갈 희망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다.

 

 지혜는 저도 모르게 밧줄을 끊을까 생각했다.

 케이가 더는 버티기 힘들 것 같아서였다.

 그런 안쓰러운 눈으로 케이를 볼 때였다.

 

 “기다려!!!!”

 

 아래에서 놀랄 만큼 큰 목소리가 들렸다.

 이내 H가 그들 앞에 푱 하고는 무사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듯 온몸을 유연하게 펴면서 나타났다.

 그는 숨 쉴 틈도 없이 온몸을 회오리처럼 돌리더니 이내 케이처럼 다른 밧줄을 품에서 꺼내 온힘을 다해 앞으로 밀어 던졌다.

 

 케이가 던질 때처럼, H의 밧줄도 팽팽하게 펼쳐져서는 탄탄하게 앞으로 달려 나갔다.

 이대로면 케이의 밧줄 옆에 나란히 걸치게 될 것 같았다.

 

 캬야야야야야야야앙!!!

 

 섬뜩한 비명소리가 조용했던 달밤을 수놓았다.

 지혜는 저도 모르게 겁이 나서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걸렸다. 케이의 밧줄 옆에 H의 것도 나란히 걸려 있었다.

 새로운 H의 밧줄이 달의 다른 쪽에 걸려 2개의 밧줄이 팽팽히 당겨지고 있었다.

 

 그 밧줄을 보고 있는데, 어둠 속에서 지혜와 달 사이에 두 개의 그림자가 사뿐 떠올랐다.

 누군지 알고 있었다.

 화니와 준하였다.

 

 H가 아래로 내려가 준하를 구해냈는지, 준하는 더 기운을 차려서는 화니와 함께 달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언제 꺼냈는지 칼까지 빼들고서 그들은 달을 향해 걸쳐진 케이와 H의 밧줄을 단단히 밟고 내려섰다.

 이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달을 향해 힘차게 앞으로 달려 나갔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화니와 준하가 달려가며 외치는 고함소리가 달밤을 가득 채웠다.

 지혜는 케이의 옆에서 그의 밧줄을 함께 있는 힘껏 잡아당겼다.

 화니와 준하가 팽팽하게 밟고 갈 수 있도록 힘을 더한 것이다.

 

 조금 앞서 달려 나가던 화니가 허공에서 잠시 멈춰 섰다.

 그는 곧 고개를 숙였다.

 뒤에서 속도를 멈추지 않고 달려오던 준하가 그런 화니의 등을 밟고서는 하늘을 향해 높이 솟구쳐 올랐다.

 마치 도움닫기를 하는 육상선수처럼, 쌍둥이 오빠의 등을 밟고 하늘로 솟아오른 것이었다.

 

 준하의 꽉 다문 입술이 달빛 아래 창백히 빛난다고 생각한 순간, 준하가 품에 든 칼을 번쩍 치켜들었다.

 다음 순간 준하는 크게 몸을 굽히면서 허공에서 제대로 칼을 휘둘러 내렸다.

 마치 앞에 무언가 있기라도 한 듯, 크게 달빛을 베어버린 것이다.

 

 캬아아아아아아아악!!!!

 

 끔직한 비명소리와 함께 와장창 유리조각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사방에서 유리 파편이 날아들었다.

 

 지혜는 고개를 돌리며 손을 들어 날아오는 유리조각에서 몸을 보호했다.

 쨍그랑, 그들과 달 사이를 가로막았던 뭔가가 준하의 칼에 요란하게 박살나고 있었다.

 

 “해냈어! 어서 건너가!”

 

 준하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지혜는 비로소 눈을 떴다.

 

 눈앞에 사방팔방 흩어져 내리는 유리조각들이 보였다.

 그 뒤로 눈부신, 정말 찬란한 달이 커다랗게 떠 있었다.

 

 오늘은 초승달, 케이와 H의 줄은 그 아래턱에 단단히 묶여 있었다.

 더 머뭇거릴 시간은 없었다.

 이제는 앞으로 나가야 할 때였기 때문이었다.

 

 “투명유리괴물이야. 우리 길을 막고 달에 못 가게 하려고 나온. 눈에는 안보이지만, 달과 우리 사이를 막고는 제한시간 내에 달에 못 가도록 막고 서 있었던 거야.

 형들이 줄을 던져서 아예 괴물까지 못 도망가게 중간에 단단히 묶어버렸어. 달에 고리를 건 건 물론이고. 그걸 이제 준하가 날아올라서 해치워 버린 거야.”

 

 화니가 지혜 옆에서 함께 달려가며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케이와 H가 던진 밧줄은 투명괴물이 죽으면서 그 뒤에 탄탄하게 달을 따라 걸려 있었다.

 그 줄을 밟고 준하, H, 케이는 이미 달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케이가 힐끗 뒤를 보고는 막 따라오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지혜는 저도 모르게 그의 손을 잡았다.

 그 손은 이미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지혜는 크게 걱정이 되었다.

 어서 치료를 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정작 케이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대신 그는 지혜를 바라보며 씨익 하고 달빛 아래서 환하게 웃었다.

 지혜가 좋아하는 바로 그 미소,

 긴머리 아이돌의 볼 듯 말 듯 미소!

 

 지혜의 심장이 발걸음보다 더 쿵쿵 뛰어올랐다.

 

 그때였다.

 어둠 속에서 샤라랑 하면서 투명한 계단 하나가 허공 속으로 떠올랐다.

 

 “달로 가는 계단이야. 이제 거의 다 왔어. 모두 다 계단으로 뛰어가!”

 

 그와 동시에 H와 케이의 밧줄이 그제야 풀썩 하고 풀려서는 아득한 땅으로 떨어져 내리는 것이 보였다.

 계단이 나오면서 밧줄이 끊어져 버린 것이다.

 

 화니와 준하, H와 케이, 지혜는 모두 힘차게 계단으로 뛰어올랐다.

 망설일 틈 없이 곧 앞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 나갔다.

 

 “이제 정말 시간 없어! 모두 앞만 보고 뛰어가!”

 

 H의 커다란 고함 소리가 지혜의 바로 뒤에서 들렸다.

 

 캬아아앙!!

 

 몇 발짝 내딛지도 않아 끔찍한 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지혜는 뒤를 돌아보았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투명 유리로 된 퓨마, 그 옆에는 표범까지 그들을 보며 입맛 다시고 있었다.

 

 “젠장! 저것들까지 나왔네. 모두 멈추지 마. 내가 갈 테니 모두 앞으로 뛰어가!”

 “너만 싸우게 할 수는 없지. 나도 같이 가!”

 

 H와 케이가 몸을 홱 돌리면서 등 뒤의 칼을 뽑아서는 그들을 향해 뛰어나갔다.

 순간 지혜도 그들을 따라 함께 달려 나가려 했다.

 

 덥석.

 화니였다. 그가 지혜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저건 형들에게 맡겨둬. 이렇게 하나하나 하다가는 우리 달에 못 갈지도 몰라. 지금 우리는 형들이 잘 따라오게 우선 우리라도 어서 달에 가야 돼.”

 

 화니의 말도 오래 가지 못했다.

 곧 그들도 안전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었다.

 

 캬아아아앙.

 

 앞에서 귀를 찢을 것 같은 날카로운 소리가 들려왔다.

 지혜는 두 손을 들어 귀를 막았다.

 앞의 계단이 철컥철컥 빠지고 있었다.

 

 서너 칸에 하나씩 계단이 빠지면서 그것들이 맹수로 바뀌었다.

 곰, 호랑이, 사자 등 맹수가 으르렁거리며 그들을 보았다.

 투명한 맹수가 앞에도, 또 뒤에도 그들의 길을 막고 있었다.

 

 화니가 그들을 보고 비로소 걸음을 멈추며 준하를 보았다.

 

 “할 수 없지. 정 그렇다면.”

 

 준하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타앗!

 

 준하가 다시 화니의 등을 밟고서는 허공으로 크게 솟구쳐 올랐다.

 곧 그녀는 허공에서 커다랗게 공중제비를 돌았다.

 떨어져 내릴 때쯤 아래에서 달려오던 화니가 그녀의 손을 턱 잡았다.

 

 준하가 몸을 돌리며 있는 힘껏 오빠를 하늘로 밀었다.

 이번에는 화니가 허공으로 크게 솟구쳐 올랐다.

 달려오던 힘에 준하가 밀어준 힘까지 합쳐 그는 매우 거세게 위로 날아올랐다.

 

 “받아라! 이 괴물들아!”

 

 화니가 허공에서 떨어져 내리며 칼을 단단히 잡았다.

 그 칼은 맹수들의 급소인 미간을 정확히 겨누고 있었다.

 당황한 호랑이와 사자가 주춤 하며 뒷걸음질 치는 것이 보였다.

 

 와장창!

 

 화니의 칼이 정통으로 호랑이와 사자에 작렬했다.

 그러자 비명도 채 질러보지 못하고 괴물들이 그대로 산산조각 부서져 버렸다.

 

 준하도 쉬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멍하니 놀라 화니만을 보고 있는 곰에게 달려들었다.

 곰이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다.

 

 준하는 빙글 돌면서 칼을 쉬쉬식 허공에서 재빨리 휘둘렀다.

 잠시 후, 곰이 퍼엉 하는 소리를 내면서 말 그대로 바스러져 버렸다.

 쌍둥이의 통쾌한 승리였다.

 

 “됐어! 이제 더 이상 괴물은 없어!

 지혜야, 얼른 앞으로 나가!”

 

 맹수들로 변한 부분이 빠져 이제 계단은 심하게 흔들리며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탄탄하게만 보였던 것이 당장이라도 떨어져 내릴 것처럼 크게 출렁였다.

 

 케이와 H는 뒤에서 남아있던 괴물들을 해치우고 있었다.

 H가 눈앞의 표범을 매서운 칼로 단번에 격파해 버렸다.

 

 문제는 케이였다.

 다른 맹수를 처치하는 사이, 퓨마가 케이의 목을 노리고 달려들었던 것이다.

 건장한 퓨마의 앞발에 정통으로 얻어맞은 케이가 퍽 소리와 함께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다.

 

 퓨마는 멈추지 않았다.

 쓰러진 케이를 노리고서 입을 커다랗게 벌리며 달려들었다.

 위기일발, 케이의 최대 위기순간이었다.

 

 “안 돼!!!!!”

 

 보고 있던 지혜가 놀라 고함을 질렀다.

 화니와 준하도 몸을 움찔하며 뒤로 달려가려 했다.

 퓨마의 입이 케이의 머리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퍽!

 

 순식간에 달려온 H의 칼이 퓨마의 목덜미 깊숙이 파고들었다.

 퓨마가 케이를 물려던 그 자세 그대로 몸을 우뚝 멈추었다.

 눈은 아직도 케이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 눈은 천천히 흐려지고 있었다.

 

 “이거나 먹어!”

 

 아래 놓인 케이가 주먹을 단단히 쥐더니 그대로 퓨마의 머리를 내리갈겼다.

 와장창, 퓨마의 머리가 깨지더니 파편이 여기저기로 흩어졌다.

 

 잠시 후 모든 게 조용해졌다.

 지혜는 파편이 가라앉는 가운데 H의 손을 잡고 일어서는 케이를 보았다.

 다행이다. 모두 무사하다.

 

 “한번 빚졌어.”

 “그래.”

 

 케이의 말에 H가 환히 웃었다.

 계단이 갑자기 요란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까와는 비교도 안 되는 강도였다.

 

 모두 바짝 엎드려 계단을 잡았다.

 이대로 떨어지면 안 된다.

 여기는 이미 지구에서 한참 벗어난 곳이었다.

 떨어지면 집으로 갈 수 있는지도 몰랐다.

 

 갑자기 계단이 일시에 흔들림을 멈췄다.

 일행은 아직 잡은 계단을 풀지 않고 차분히 주변을 살폈다.

 아직 안심하기엔 일렀다.

 

 위이이잉. 철컥. 스르륵.

 

 계단이 위를 향해 빠른 속도로 말려들어가기 시작했다.

 곧 H와 케이가 서 있는 곳까지 빨려들어갈 정도로 계단은 매우 빠르게 달로 다시 접혀들어가고 있었다.

 

 “모두 달려! 계단이 접히고 있어!”

 

 H의 고함소리가 크게 들렸다.

 그 말과 함께 일행들은 모두 앞을 향해 달려 나갔다.

 

 커다란 은빛 달이 바로 눈앞에 보였다.

 달의 사진에서 보았던 분화구 같이 움푹 팬 곳도 여기저기 보였다.

 

 곧, 저기만 넘으면 바로. 아, 바로 저 계단!

 

 지혜 바로 앞에서 계단이 사라졌다.

 몇 걸음만 더 가면 되는데 바로 앞에서 계단이 쑥 사라져 버린 것이다.

 

 앞을 보았다.

 아직 달과 그녀와는 상당히 떨어져 있었다.

 이대로 지구로 떨어져 버리나.

 순간 그녀의 몸이 허공으로 붕 떴다.

 발아래 계단이 사라져 버리면서 일순간에 그녀의 몸이 흔들린 것이었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세찬 대기가 그녀를 감쌌기 때문이었다.

 지혜는 눈을 꼭 감았다.

 

 안 돼. 이대로 떨어지면 안 돼!

 

 그녀는 떨어지지 않았다.

 몸의 움직임도 이제 모두 멈추었다.

 그녀는 잠시 눈을 감고 았다가 살짝 눈을 떠 옆을 보았다.

 

 하늘을 날고 있다.

 지금까지 온 거리에 비하면 얼마 안 되긴 하지만, 날아서 달로 들어가고 있다.

 

 옆에 누군가 그녀를 안고 있다.

 누구야. 지혜는 고개를 돌리려 했다.

 

 쾅!

 

 둔탁한 소리와 함께 땅에 떨어져 내렸다.

 한참 동안 지혜는 충격으로 숨을 쉴 수 없었다.

 너무 아팠다.

 그 와중에도 천천히, 아주 천천히 숨을 골랐다.

 

 쓰러지면 안 돼. 정신 차려야 돼.

 

 오랜 시간이 지나고 호흡이 점차 가라앉았다.

 마침내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보았다.

 

 윈터스가 여기저기 떨어져 누워 있었다.

 그녀 옆에는 다른 사람이 있었다.

 

 누구? 누가 나와 함께?

 

 다음 순간 비명을 내지를 뻔했다.

 케이였다.

 케이가 그녀를 안고서는 옆에 넘어져 있었다.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달로 급격히 빨려들어가던 투명계단, 그 위에서 떨어져 내리던 그녀를 안고 뛰어내린 그가 떠올랐다.

 

 그게 케이였구나. 케이가 나를 안고서 함께 떨어져 내렸구나. 나를 보호하려고.

 

 케이의 얼굴이 잠든 듯 곱게 감겨 있었다.

 부드러운 바람이 그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고왔다.

 

 깎아지를 듯 날서있는 코, 윤곽 뚜렷한 눈과 입, 그 위로 떨어져 내리는 머리카락.

 떨어져서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나.

 

 처음 보는 달의 하늘은 고요했다.

 대기가 맑아서인지 지구에서보다 훨씬 많은 별들이 저 멀리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아직은 밤, 어두운 달의 뒷면이었다.

 

 싸늘한 공기가 그녀의 뺨을 감쌌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케이를 보았다.

 그는 아직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달의 차분한 공기, 그 바람이 다시 케이의 앞머리를 쓰다듬고 지나갔다.

 그의 머리칼이 바람에 부드럽게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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