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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짝반짝 나의 너
작가 : 은하수
작품등록일 : 2020.8.12

"내가..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서두르지 않을게.. 아주 천천히 나에게 와줘."

사랑에 상처받고 이별에 아파한 초아,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승혁.

우리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13
작성일 : 20-09-08 10:01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3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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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13

 

 

 

 /초아/ “네?! 아니에요 무슨! 언제 눈 뜨신 거예요?”

 

 /승혁/ “눈 감고도 다 보이더라고요. 마음으로 보면. 엉큼한 강초아씨 마음정도야.”

 

 /초아/ “저 놀리면 재밌으시죠?”

 

 

 붉어진 마음을 감추려 더 발끈하는 초아를 향해 승혁이 미소 지었다.

 

 

 /승혁/ “이제 만족합니까?”

 

 /초아/ “뭘요?”

 

 /승혁/ “전에 그랬잖아요. 나에 대해 알고 싶다고. 이제 뭐, 더 알려 줄 것도 없을 만큼 다 들은 것 같은데.”

 

 /초아/ “...좀 더 쉬세요. 아직 도착하려면 멀었어요.”

 

 

 승혁은 말을 돌리며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초아의 작은 손을 살짝 감싸 쥐었다.

 

 

 /승혁/ “그냥 가만히 있어요. 다 보인다니까. 그 쪽 마음.”

 

 /초아/ “제 마음이.. 어떤데요?”

 

 /승혁/ “흔들리겠지. 고맙고, 미안하고, 걱정되고, 신경 쓰이고. 그런데 자신은 없고...얼굴에 다 쓰여 있어요.”

 

 

 초아는 가만히 떨며 그의 시선을 피해 창밖으로 눈길을 돌렸다.

 

 손끝에서 그의 체온이 느껴졌다.

 

 

 자신이 가볍게 보였을까.

 

 혹시 불쾌했던 건 아닐까.

 

 잠시찰나 별별 생각들이 지나갔다.

 

 

 /승혁/ “당장 뭘 어쩌자고 안 해요. 넘어져서 상처 나고 피 철철 쏟고 있는 사람더러 나에게 전속력으로 달려오라고 조를 만큼, 배려 없는 나쁜 놈은 안 하고 싶으니까.

 다만, 같이 하게 해줘요. 아픈 것도, 낫는 것도, 같이 쉬엄쉬엄 하다보면 다시 일어나서 걷고 싶어지는 날도 오겠지. 그 때 다시 걸어요. 다른 사람 말고, 나랑..”

 

 

 초아의 눈에서 눈물이 넘쳤다.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자신이 미웠다.

 

 

 당신의 마음은 나에게 왜 이렇게 과분한가요.

 

 미안해요.. 이렇게 아픈 나를 보게 해서..

 

 고마워요... 혼자 아파하지 않게 해줘서.

 ..

 

 넘칠 것 같은 말들을 마음속으로만 삼키고 있을 때.

 

 그가 입을 열었다.

 

 

 /승혁/ “미안합니다. 오늘 종일 힘들었을 텐데, 내 아픈 얘기까지 듣게 해서..

 그리고 고마워요. 내 아픈 기억에 함께 머물러 주어서.”

 

 

 

  **********

 

 

 한가로운 금요일오후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붐벼들기 시작할 시간,

 

 굉음을 내며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오픈카 한대가 리조트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외부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느긋하게 차에서 내리는 재민을 향해

 사람들의 시선이 쏟아졌다.

 

 찢어진 청바지에 가벼운 셔츠를 걸치고 샛노란 웨이브머리에 선글라스를 멋스럽게 걸친 그는 정작 느긋하고 무심하게 건물외관을 훑었다

 

 

 모델 아니야?

 

 연예인인가?

 

 아니, 아니, 얼마 전에 기사 났던 그 재벌2세 같은데?

 

 아이돌이랑 옷 벗고 약에 취해 누워있던 그 사진??

 

 설마~ 저렇게 멀쩡하게 생겼는데?

 

 

 

 곧 깔끔하게 정장을 갖춰 입은 승혁이 그에게 다가와 꾸벅 허리를 숙였다.

 

 

 

 /승혁/ “이사님, 오셨습니까.”

 

 

 재민은 천천히 시선을 돌려 승혁을 응시했다.

 

 

 /재민/ “권리나 팀장이 나올 줄 알았는데...?”

 

 /승혁/ “권팀장은 잠시 외근 중이라 제가 대신 나왔습니다. 리조트 소개는 제가 직접..”

 

 

 재민은 승혁을 아랑곳 하지 않고 전화를 꺼내들었다.

 

 

 /재민/ “..권리나팀장님? 나에요 정재민. 나 도착했는데. 어디야?”

 

 

 그의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났다.

 

 곧 전화를 끊고 승혁을 향했다.

 

 

 /재민/ “금방 온대요. 일단 들어가죠. 덥네.”

 

 

 성큼성큼 리조트 안으로 향하는 재민을 따라 승혁도 걸음을 서둘렀다.

 

 그들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더해졌다.

 

 

 저 사람은 또 누구야? 배우야?

 

 

 재민이 앞으로 쓰게 될 집무실로 그를 안내했다.

 

 승혁이 직접 커피를 내리는 동안 통유리 앞에 선 재민이 바다를 바라보며 말했다.

 

 

 /재민/ “뷰가 좋네요. 여기바다는 동해 쪽이랑 느낌이 완전 다르네? 아버지가 이 바다에 홀딱 빠지셨던 건가?”

 

 /승혁/ “커피 드십시오.”

 

 /재민/ “나 사건 터지고 나니까. 아버지가 나더러 지방에 가서 자숙을 하라는 거야. 근데 알다시피 본사에서도 일은 흉내만 냈었잖아 내가. 그런 나더러 낯선데 가서 현장운영을 하라고? 그래서 내가 그랬지. 정승혁, 권리나. 둘 중 하나 달라고.”

 

 /승혁/ “....”.

 

 /재민/ “아버지는 날 거제로 보낼 생각은 전혀 안하고 계시다가, 좋은 기회다 싶으셨나봐. 정승혁을 당장 본사로 불러올릴 수 있는..”

 

 /승혁/ “.. 둘 중하나로 되는 거라면 지금이라도 제가 이사님께 남겠습니다.”

 

 /재민/ “내가정말 원한 게 누구였는지가 크게 상관있나? 본사에는 늙은 사자랑 젊은 사자랑 세력다툼이 한창이고, 사자는 하이에나들이 몰려들기 전에 호랑이가 나타나서 이 싸움에 판세를 엎어주길 바라고 계시는데?”

 

 /승혁/ “저는 그런 개싸움 따위 아무 상관도, 관심도 없습니다.”

 

 /재민/ “개싸움이라... 친구들이랑 약 처먹고 놀았다고 자진해서 소문까지 내고 여기 내려온 내가 지금 이 판을 이용하는 건지, 이용당하는 건지도 헷갈릴 지경이라니까? 생각해보면 난 아무래도 엄마 쪽 핏줄이 강한가봐. 권력싸움보단 의외로 사랑에 목매는 타입이라. 그쪽은 어때? 내가보기엔 확실히 아버지 쪽 인 것 같은데..?”

 

 

 자신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창가에 서서 커피를 마시는 승혁을, 유리창을 통해 지긋이 훑었다.

 

 이목구비가 크고 선이 굵은 승혁의 외모는 오목조목 예쁘장한 자신의 얼굴과는 달랐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리고

 

 곧 리나가 들어와 고개를 숙였다.

 

 

 재민이 환하게 웃으며 돌아섰다.

 

 

 /재민/ “왔네, 내 사랑”

 

 

 

 *****

 

 

 /리나/ “리조트내부부터 둘러보시겠습니까? 외부 부대시설부터 안내해드릴까요?”

 

 /재민/ “니 방은 어디야? 여기서 멀어? 머리는 언제 잘랐어? 긴 머리도 예뻤는데 잘라도 예쁘네?”

 

 /리나/ “사외직원이 아닌 본사 소속직원들은 모두 이 층에 있는 두세 개의 사무실을 나누어 쓰고 있습니다. 별도의 방은 없고 팀원들과 함께 쓰며 미팅이 필요할 땐 회의실을 이용합니다.”

 

 /재민/ “흠. 그래? 생각보다 환경이 열악하네. 일단 나가서 좀 걷는 게 좋겠지? 오랜만에 만났으니까. 그냥 지금 바로퇴근하면 안 돼? 금요일 오후잖아.”

 

 

 재민은 천천히 다가와 리나의 뺨을 손등으로 쓸다 내린 손으로 그녀의 손을 가볍게 쥐었다.

 

 

 /리나/ “이사님.”

 

 /재민/ “드라이브가자, 리나야. 나 바닷바람 맞으면서 달리고 싶어 너랑. 그거 하고 싶어서 나 여기까지 안 쉬고 목숨 걸고 과속해 왔단 말이야.”

 

 /리나/ “어리고 예쁘고 귀여운 여자친구분이랑 하세요. 드라이브. 저랑은 일만 하시면 됩니다.”

 

 

 그의 손을 빼내고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재민/ “인터넷기사 봤어? 여자 친구는 무슨.. 그냥 좀 논건데.. 내가 기사 흘렸더니 열 받아서 걔가 사진을 뿌렸어. 치사하게 제 정신도 아닐 때 사진을 찍어놨더라고. 그래서 많이 화났어?”

 

 /리나/ “이사님 개인적인 일로 제가 화 날 이유 없습니다. 다만 공과 사는 확실히 해주셨으면 합니다. 서로 불편하거나 곤란해지지 않게요.”

 

 /재민/ “..너랑 나랑 공과사가 어디 있어? 기억 안 나? 일도 네가 다 해주고.. 다른 것도 다 해줬잖아. 그 새 다 까먹은 거야? 아님 아직도 나한테 화가 안 풀린 거야?”

 

 

 리나는 한발 가까이 다가온 재민을 밀어내며 다시 한 발 물러났다.

 

 

 /재민/ “휴.. 너 갑자기 태국으로 가버리고.. 태국에서도 내가 찾아갈 때마다 자리에 없다고 안 만나줬잖아. 니가 다시 도망 갈까봐 걱정했는데, 여기 그대로 남는다고 해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그거 듣자마자 미친놈처럼 달려 왔다고..”

 

 /리나/ “이사님, 아니 정재민씨.”

 

 /재민/ “응 리나야,”

 

 /리나/ “다시는 니 더러운 장난질에 놀아날 생각도 마음도 없어. 나랑 놀자는 마음으로 내려온 거라면 당장 올라가. 정말 불편해지면, 난 니 얼굴에 사표 집어던지고 나가면 그만이야.”

 

 /재민/ “리나야.. 그런 말이 어디 있어, 사표라니..”

 

 /리나/ “마지막으로 사적인 충고 하나 할게. 여기까지 와서 네가 누구랑 어떻게 놀든, 나는 아무 상관없어. 대신 나까지 더러운 추문에 오르내리게 하면 그건 용서 안 해. 일만 하는 거야. 너랑 나는.”

 

 

 손목의 시계를 흘긋 확인한 리나는, 재민이 대꾸할 틈도 주지 않고 쏘아붙인 채

 말을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리나/ “퇴근시간이 다 되었네요. 이만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재민/ “....많이 변했네, 권리나. 화내는 건 여전히 섹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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