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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또 다시 : Return to
작가 : 서흔
작품등록일 : 2020.8.24

"케이엘에 온 걸 환영해."
기억을 잃고 숲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여러 아이들과 함께 산 지 130일이나 된 루시안.
다섯 명의 아이들이 차례대로 실종되거나 죽게 되면서
루시안은 자신의 꿈과 아이들의 죽음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과연 꿈일까, 잃어버린 기억일까?

 
15. Run (1)
작성일 : 20-09-07 18:30     조회 : 253     추천 : 0     분량 : 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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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라고?” 루시안이 잘못 들은 것 같다는 듯이 되물었다.

  “아, 미안하다고, 내가!” 레오는 민망해서 일부러 큰소리로 답했다. “네 생각 안하고 말하는 것처럼 느꼈으면 내가 미안하다고. 네 꿈에 무작정 의지만 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니까 이제 좀 그만해.”

  루시안은 생각에 잠겼다. 레오와 계속 화해를 안 하고 살 것도 아니고, 다수의 의견대로 모든 일을 진행해 온 케이엘의 민주적인 성향을 루시안이 깰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루시안은 그저 숲 속으로 여정을 떠나는 것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었다. 이틀이면 충분했고, 루시안은 생각을 정리했다.

  “야, 너는 형이 자존심 굽혀가면서 사과하는데 아무 말도 안하냐?” 레오가 투덜거렸다.

  “가만히 있으면 뭐가 해결 되냐고 한 것도 사과해.” 루시안이 레오에게 말했다.

  레오는 어이없었지만 루시안의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빴을 수도 있기 때문에 바로 사과했다.

  “그래, 미안하다.”

  “나 가만히 있던 거 아니야. 생각하고 있던 거야.”

  “알았어.”

  “뺨 때린 것도 사과해.”

  “아, 그건 저번에 했잖아!”

  레오가 짜증을 냈다. 그러자 루시안이 레오를 노려보았다.

  “하, 그래. 미안하다.”

  “그리고…”

  루시안은 한참을 망설였다. 도저히 어색하고 부끄러워서 미안하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자신보다 형인 레오에게 툭하면 반말을 일삼았던 것, 하지 말라는 짓만 골라서 했던 것 등 미안한 것투성이였지만 미안하다는 말이 목구멍에서만 맴돌 뿐 입 밖으로 나올 생각을 안 했다.

  레오는 루시안이 머뭇거리자 바로 눈치를 챘다. 그러고선 고민 아닌 고민을 했다. 루시안이 부끄러워서 사과하기 어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레오는 루시안이 사과를 할 때까지 기다릴 것인지, 나이 많은 형으로서 한 번 봐줄 것인지 고민했다.

  “아, 됐어. 내가 선심 쓴다. 들어가서 자자.”

  레오가 이 말을 하고 천막을 향해 걸어갔다.

  루시안도 레오가 자신이 사과하기 부끄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것 같다고 생각했다. 루시안은 레오를 쫓아 옆에 서서 같이 걸었다.

  “형 내 맘 알지?” 루시안이 말했다.

  “몰라.” 레오가 괜히 투덜거렸다.

  다음 날 아침이 밝았고, 새벽까지 침대에 누워 조용히 수다를 떨던 레오와 루시안은 늦잠을 잤다. 그 바람에 아침이 평소보다 조금 늦어졌다. 하지만 아이들은 불평불만하지 않았다. 2년 같던 이틀간의 전쟁이 끝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인데, 나는 숲 속으로 가는 거 이제 상관없을 것 같아.”

  루시안이 밥을 먹다 말고 말을 꺼냈고, 모든 아이들이 행동을 멈췄다. 서로 눈치 볼 겨를도 없이 놀라기 바빴다.

  “아니, 레오형도 그렇고 너도 그렇고 엄청 확고하던 신념을 무슨 하루아침에 바로 바꿔?” 헤이든이 말했다. “아 그게 뭐 이상한 생각은 또 아니니까 상관없긴 한데….”

  “무슨 하루아침이야. 이틀이야.”

  루시안이 비꼬아서 말했다. 헤이든은 그런 루시안을 보고선 미소를 지었다.

  “자, 이제 거수해야지. 숲 속으로 가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

  레오가 물었고,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아이들은 모두 올 것이 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케이엘에 더 이상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각오를 하고 떠나야 한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고 있다. 그래서 선택이 늦어졌고, 불화도 많았었다.

  지금까지 아이들은 기억을 잃고 깨어나 케이엘이 세상의 전부라 생각하고 옹기종기 모여 힘겹게 살아왔다. 이제 이 아이들은 그 세상의 전부를 놔두고, 울타리를 넘어 더 큰 세상으로 향할 것이다.

  “잘 들어. 출발은 약 일주일 뒤인 케이엘 150일에 할 거야. 케르랑 노아는 침대는 놔두고 천막 안에 정리한 다음에 농작물도 좀 정리하자.”

  “네.” 노아와 케르가 대답했다.

  “아, 그리고 너희들, 상추나 부추 같이 빨리 자라는 거는 매일 심고 신선하게 챙겨놔.”

  “네.”

  “헤이든은 나무만 베. 나무만 베어서 싹 다 종이로 만들어 버려. 장작 같은 것들은 가면서도 구할 수 있으니까 여정 떠나면서 종이 만드는 데 시간 쓰지 말자. 아, 쟤네 천막 정리할 때 너 나무 캐지 말고 밭 한 번 싹 정리해 주고.”

  “알았어.” 헤이든이 주먹을 불끈 쥐며 대답했다.

  “제이미는 연장 같은 거 챙기고. 연장은 네가 만들고 싶은 거 있으면 만들어도 돼.”

  “진짜 내가 만들고 싶은 거 만든다?” 제이미가 씩 웃으며 말했다.

  “그래. 나랑 가온은 돌아다니면서 너희들 다 도와줄게.”

  “오케이.” 가온이 대답했다.

  “루시안 형은 뭐해요?” 케르가 물었다.

  “루시안?”

  레오가 루시안을 쳐다보았다. 루시안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쟤는 지도 그려야지.”

 

 케이엘 149일 / 149번 째 일기 D-1

 

  드디어 케이엘을 떠나는 날까지 하루 밖에 안 남았다. 진짜 이런 날이 오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었다. 내일이면, 이제 케이엘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 지도 모른다. 다행히 아이들의 생각과 의견이 서로 비슷해서 다들 협조를 잘해줬다. 그래서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모두 떠날 준비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막상 149일 동안 내 집처럼, 나의 세상인 것처럼 살아왔던 케이엘을 떠나고자 하니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내 첫 기억은 케이엘의 침대에서 일어나 누군가 있나 둘러보았던 것이다. 결국 아무도 없어서 노아가 올 때까지 이틀 간 혼자 생활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처음에 노아가 나쁜 사람인 줄 알고 싸울 뻔 했지만 노아도 아무 기억이 없고 왜 여기 와 있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나랑 비슷한 것 같아서 마음을 열었다. 그리고 147일 동안 함께해 왔다.

  하지만 근 일주일 동안 케이엘에서의 생활이 깨졌다. 지금까지 149일 간 거의 한 번도 빠짐없이 해 왔던 아침업무, 점심업무, 저녁업무가 다 무용지물이 되었고 각자 케이엘을 떠나기 위해 맡은 업무만 했다. 나랑 가온은 일주일 동안 보초도 서지 않았다. 다음날 다른 아이들이랑 똑같이 일어나 똑같이 잠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케르랑 노아는 천막을 정리했고 오늘 저녁에 밭도 싹 정리했다. 상추나 부추, 시금치 같이 빨리 자라는 잎채소들만 농사해서 챙겼다. 헤이든은 아침을 먹고 숲으로 들어가서 밥 먹을 때 빼고는 계속 숲에 있었다. 일주일 동안 헤이든 얼굴을 제일 많이 못 본 것 같다. 하루는 나무를 베고 하루는 장작을 패거나 종이를 만든다. 엄청 많이도 만들었다.

  제이미는 매일 어디로 가더니 오늘 엄청난 걸 만들어 가지고 왔다. 허리춤에 찰 수 있는, 많이 길지도 않은 칼을 만들었고, 주머니칼도 한 개씩 주었다. 제이미가 만든 칼의 위력은 엄청나다. 얼마나 날카로운지 사람이 맞으면… 상상도 할 수 없다.

  루시안은 지도를 꼼꼼히 그리고 남는 시간에 농작물들을 챙겼다. 케이엘에 있던 그 많은 채소들을 다 수확하고 챙겼다. 7명이서 한 달 반은 족히 견딜 수 있는 양이었다. 사실 아껴 먹어야 그렇긴 한데. 아무튼 짐도 너무 많고 가야할 길도 험난하지만 7명이서 함께 한다면 힘들지 않을 것 같다. 가온, 제이미, 루시안, 헤이든, 노아, 케르. 잘 버텨서 건물에 도착했으면 좋겠다. 루시안의 꿈에 나왔던 건물이 있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화이팅.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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