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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또 다시 : Return to
작가 : 서흔
작품등록일 : 2020.8.24

"케이엘에 온 걸 환영해."
기억을 잃고 숲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여러 아이들과 함께 산 지 130일이나 된 루시안.
다섯 명의 아이들이 차례대로 실종되거나 죽게 되면서
루시안은 자신의 꿈과 아이들의 죽음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과연 꿈일까, 잃어버린 기억일까?

 
13. Unexpected (5)
작성일 : 20-09-07 18:28     조회 : 239     추천 : 0     분량 : 4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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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 그게 무슨….” 루시안은 말을 잇지 못하였다.

  레오의 발언에 다른 아이들도 놀란 눈빛으로 레오를 바라보았다. 평소 레오는 케이엘에서의 생활에 굉장히 만족하며 아이들이 숲 속으로 가자는 얘기를 꺼낼 때마다 싫다는 눈치를 보였었다.

  블레이크와 앤디가 숲 속으로 여정을 떠나보겠다고 했을 때도 몇 시간 동안 둘을 말리고 결국 자신도 함께 가면 보내주겠다는 조건을 걸기도 했다. 노아와 제이미가 숲 속으로 가자고 했을 때도 숨기고 싶어 했던 이전의 사건들을 언급하면서까지 말렸다.

  “야, 그게 무슨 소리야. 너 숲 속으로 가는 거 싫어했잖아.” 가온이 레오를 툭 치며 말했다.

  그러자 레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가야될 것 같아. 상황이 심각해. 애들 죽음에 숲 속이 연관되어 있는 게 확실해졌잖아. 그냥 넘어가면 안 되는 일들이야.”

  “형, 제가 전부터…!”

  노아가 이제서야 레오가 자신의 생각을 이해했다는 사실이 억울해 레오에게 투정을 부렸다.

  “알았어, 알았어. 그땐 이런 것까진 몰랐잖아.”

  레오가 꽁해 있는 노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무튼 얘들아.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우리, 숲 속으로 한 번 가봐야 할 것 같아.”

  레오는 조심스레 아이들에게 말했다.

  아이들은 서로 눈치를 봤지만 가기 싫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레오의 말이 진심인지 반신반의하는 의미였다.

  “전 어제까지만 해도 솔직히 안 가고 싶었는데, 루시안 형이 꿈을 꾸고 헤일리랑 오스틴이랑 델타 누나까지 그렇게 된 게 일기장을 통해 확실해진 걸 보면 이건 진짜 우연일 수가 없다고 생각해요.” 케르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저번에 레오가 형이 한 말 있잖아, 우리가 아무리 발악해도 죽은 사람은 안 돌아온다는 거. 나도 사실 그게 맞는 말이라 생각했는데 숲 속으로 가는 게 그저 죽은 사람이 돌아오기를 바라고 하는 행동은 아닌 것 같아.” 헤이든이 말했다.

  “내 말이 그 말이야. 이제 증거가 확실해졌으니까 애들이 왜 죽었는지, 그게 루시안 꿈이랑 뭐가, 왜 관련이 있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가 볼 필요가 있다는 거지.” 제이미가 덧붙였다.

  “난 싫어.”

  루시안이 단호하게 말했다. 아이들은 놀란 눈으로 루시안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너, 이렇게 연관성이 확실한대도?” 레오가 루시안에게 물었다.

  “형. 저번에도 그래서 블레이크 형이랑 앤디 형이 숲 속으로 간 거잖아. 근데 형들 어떻게 됐어?” 루시안이 답답하다는 듯이 레오에게 말했다.

  “야, 그 때는 네 꿈이 무조건 맞을 거라 생각했던 거고. 나도 어제까지는 그렇게 꿈에 무조건 신뢰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우연이라 하기에는 너무 딱딱 들어맞잖아. 너 꿈에 나온 그 건물. 그 건물이 실제로 있다면….”

  “나 솔직히 내 꿈 때문에 그렇게 판단하고 행동하는 거 부담스러워.”

  루시안이 레오의 말을 끊고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루시안의 말에 아이들은 숙연해졌다. 루시안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오히려 루시안의 입장을 생각해보지 않은 아이들에게 반성을 요하는 말이었다.

  가뜩이나 이상한 꿈도 자주 꿔서 꿀 때마다 기분이 좋은 것도 아니었는데 그 꿈으로 인해 누군가 죽고, 실종되었다고 말하니 더 기분이 나빴을 것이다.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꿈에서 나온 길을 실제로 가보겠다고 하니 루시안은 부담스럽고 걱정돼 미칠 지경이었다. 그것도 저번에 실패했던 일을 똑같이.

  루시안도 자신의 꿈과 숲 속과 연관되어 있는 것 같다고는 생각했지만 정말 케이엘에 있는 모든 것을 버리고 자신의 꿈을 따라 모두가 여정을 떠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었다.

  “난 그런 생각이 들어. 우리가 이렇게 얘기하는 그 연관성이라는 게, 너무 자주 얘기해서 정 들어 버린 가설이 아닌가 하고. 그래서 자꾸 그 쪽으로만 생각하고 끼워 맞추려는 거 아니야?” 루시안이 말했다.

  “알아, 루시안. 너 부담스러울 거 아는데, 그렇다고 우리가 이 모든 걸 알아버렸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잖아. 완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도 아니고, 딱딱 맞는 걸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가온이 루시안의 등을 쓰다듬으며 다정히 말했다.

  “블레이크랑 앤디, 헤일리, 오스틴. 그리고 델타까지. 이 다섯 명의 억울함을 우리가 풀어줘야지. 우리 아니면 누가 해.”

  가온이 아무 대꾸도 하지 않는 루시안의 눈치를 보며 물었다.

  루시안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자신의 꿈에만 의지하려고 하는 아이들의 태도에 기분이 나빠서 홧김에 가기 싫다는 말을 했지만 루시안은 다른 아이들과 의견 차이로 싸우는 것을 원하는 게 아니라 그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떠나야겠다면, 더 득이 되는 현명한 판단을 선택하여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루시안이 원하는 대로 일이 흘러가지는 않았다.

  “너 말 안하고 가만히 있으면 뭐가 해결되겠어?”

  레오가 루시안을 보며 말했다. 루시안은 고개를 들어 레오를 바라보았다. 루시안은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기분이었다. 항상 자신의 꿈 얘기를 들어주고, 그저 꿈일 뿐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위로해주던 레오가 자신에게 등을 돌려 꿈을 이용하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솔직히 밑져야 본전이잖아. 아까 가온 말대로 이미 다 알아버렸는데 가만히 살 수 있겠어?”

  아이들은 레오의 평소와 다른 태도에 놀란 눈치였다.

  “난 조용히 못 살아. 내가 리더고 뭐고 암튼 그런 것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라 우리한테 지금까지 일어났던 일들이 네 꿈이랑 그 망할 숲이랑 정말 연관성이 있어서 우리가 안 가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계속 여기 있다가 무슨 일이 더 생길 것 같다고. 헤일리, 오스틴, 그리고 델타까지 죽었어.”

  레오는 리더라는 지위와 책임감 아래 중립을 지키고 숨겨야만 했던 자신의 감정을 드러냈다.

  “형이 뭘 아는데?”

  루시안이 레오를 쳐다보며 말했다. 아이들은 가운데서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형이 내 기분을 알아? 아무도 내 감정은 생각 안하고 내 꿈에만 의지하려고 하는 애들을 보면 내 기분이 어떤 지 아냐고.”

  루시안의 말에 아이들은 흠칫했다. 레오도 제외는 아니었다.

  “왜 아무도 네 감정을 생각 안 하겠어. 다 생각하고 감안하고 얘기하는 거겠지. 너희들이 나를 매일 리더라고 부르면서 따르니까 난 너희들을 지켜야 하고 올바르게 지휘해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만으로 내 감정 다 숨기고 살아왔어. 회의할 때도 항상 사회 보면서 너희들이 원하는 의견 어떻게든 모두 긍정적으로 수용하고 반영하려고 했고, 내 사적인 감정 하나도 안 들어가게 했어. 너 내가 지금 처음으로 내 생각 얘기했는데, 그거 하나 네 맘에 안 든다고 나한테 이러는 거야, 지금?”

  레오는 지금까지 눌러온 감정들을 다 호소했다. 아이들은 항상 자신들을 지켜주고 책임져 주는 레오가 이러한 생각을 하고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레오는 아이들의 생각과 기분을 하나하나 다 알고 있을 만큼 관심이 많았지만 정작 자신들은 리더로서 레오가 아닌, 열여덟 살 소년 레오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부끄러워했다.

  “형이 형 생각을 우리한테 말하든 말든 내 알 바 아닌데, 내 꿈에 무조건 의지하지 말라고. 기분도 개같고 머리 깨질 것 같으니까.”

  “말 다했냐? 네 생각만 중요하고 내 생각이나 다른 애들 생각은 안 중요해? 네가 지금 기분이 안 좋은 것만 중요하냐고.”

  “그런 식으로 얘기하지 마. 지금 형이 이래봤자 뭐가 달라지는데? 지금 내가 머리가 아프니까 나중에 얘기하자는 거잖아.”

  “그게 그거지. 네 생각 빼고는 다 필요 없는 것들이야? 아주 필요하고 중요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가득해서 좋으시겠어요?”

  “뭔 또 말을 그렇게 해. 하, 진짜. 형 나 진짜 미쳐버릴 것 같다고. 형이 이상한 꿈꾸고 나서 사람이 죽으면 기분 어떨 것 같아? 그게 한 번이 아니면? 이 생각 한 번도 안 해봤지? 그러면서 뭘 내 생각해보고 말하는 거래?”

  “나는! 너희 모두를 이해하고 의견 하나하나 다 들어주려고 노력 했어. 네가 그렇게 힘들고 부담스러웠으면 나한테 꿈 얘기 하면서 짜증나고 미쳐버릴 것 같았다고 말을 했어야지! 말을 안 하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레오가 소리쳤고, 아이들은 어쩔 줄 몰라 했다.

  “형 같으면 어땠을 것 같은데! 형이 정말 진정한 리더라면! 내 생각도 해 봐야 하는 거 아니야? 애들의 죽음이 내 꿈이랑 연관된 것 같다고 말하면서 내 걱정은 하나도 안 했잖아, 형이!”

  짝!

  레오가 루시안의 뺨을 때렸다. 아이들의 눈이 모두 동그래졌다. 레오는 루시안을 경멸하듯 쳐다보고 있었고 루시안은 놀라서 얼어 있었다.

  “야, 너 뭐하는 거야!” 가온이 레오를 말렸다.

  “그만 좀 해! 내가 왜! 리더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네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하는 건데? 누가 리더 시켜 달랬어?”

  레오의 감정의 폭발에 루시안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이 방금까지 했던 말이 이성적으로 한 말이 아닌, 그저 친한 형한테 어리광 피우는 것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그것도 싫어하는 눈치를 보이는 데도 계속 했으니, 맞을 만도 했다고 생각했다.

  레오와 루시안의 갈등은 점점 고조되어갔고, 아이들은 말리지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둘이 말다툼 하는 것이 처음이었을 뿐만 아니라 레오가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얘기했고, 루시안이 처음으로 웃음기 없이 말다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희 둘이 여기서 싸우면 어쩌자는 거야.”

  가온이 한숨을 쉬며 겨우 말을 꺼냈고, 둘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애들이냐? 별 것도 아닌 걸로 왜 싸우고 그래. 그리고 넌 왜 애를 때리냐?

  “아, 그래. 괜히 지금 자기들 기분 나쁘다고 남이랑 감정싸움 하지 말고. 일단 어차피 숲으로 가더라도 오늘은 아니니까 그만들 하세요.”

  제이미가 레오와 루시안 사이로 걸어 들어가 중재했다.

  레오와 루시안의 냉전은 계속 이어졌고, 결국 나사 빠진 케이엘에서의 생활도 이틀이 더 이어졌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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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 Tear (1) 2020 / 8 / 24 273 0 5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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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Recognize (2) 2020 / 8 / 24 281 0 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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