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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더 스트라드
작가 : NOAHSHIN
작품등록일 : 2020.9.3

"이진우 씨, 서울시향과의 계약은 파기하고 우리와 함께 하시죠."
관현악과 4학년, 첼리스트 이진우는 그렇게 초능력자 피아니스트 윤피에르의 손을 잡았다.

그의 곁에는 계약을 파기할만한 가치가 있는 저명한 실력파들이 있었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잉그램 에반스, 클래식계의 아이돌 서정아,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올리스트의 딸, 강예빈. 그리고 신예 첼리스트 이진우까지 손에 넣은 윤피에르는 자신이 모은 이 멤버들로 실내악단을 꾸렸다. 하지만 어딘가 맞지 않고, 불협화음만이 지속되는데...

초능력과 클래식, 사랑, 그리고 불협화음, 더 스트라드의 연주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4. 아무것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작성일 : 20-09-07 18:02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6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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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정받아? 누가?”

 

  효진이 정아의 앞으로 온 팩스를 읽고 나서의 감상이었다. 정아는 그런 효진을 노려보았다.

  효진이 가지고 있는 큰 저택, 정아가 미국에 들를 때마다 그 곳을 숙소로 삼는 것을 알고 있는 정아의 어머니는 오버그라운드 엔터테인먼트에서 온 각종 서류들을 이곳으로 보내주었다. 정아는 효진이 먼저 보기 전에 받으려고 했지만, 이미 계약서와 서류는 그녀의 손에 들어간 후였다.

 

  ‘타이밍이 완전히 어긋나버렸어.’

 

  정아는 눈을 질끈 감았다.

 

  ‘임효진의 일에 협력은 해주고 있지만, 이번 건 지나쳤어.’

 

  효진이 그리고 있던 큰 그림, 그녀는 그걸 위해서 정아의 모든 것을 멋대로 결정하곤 했다. 많은 생각이 필요한 중대한 사항도, 정아의 의사와 상관없이 진행시키거나 막아버릴 정도였다. 자신의 이익만을 중요시 여기는 여자였기에, 정아의 생각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사실 하고 싶지 않아. 그 실내악 팀에는 잉그램이 있어. 가게 된다면 분명 연습량, 실력으로 또 뭐라 하겠지. 그리고 그 곳에서 연습을 할 정도로 내가 여유가 있진 않아.’

 

  정말 여유가 없었다. 정아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제약회사, 정인제약은 그녀를 대표모델로 선정함과 동시에 그녀를 여러 병원으로 공연을 하러 가게 만들었다. 그런 곳에서 공연을 함으로서 환자들에게 용기를 주고, 또 제약회사는 이미지가 좋아진다나.

  제안한건 아버지 쪽이었지만 결정한 것은 효진이었다. 정아는 그게 마음에 안 들었지만 아버지 일을 도와주는 것이니 좋게 생각하자고, 스스로 생각하곤 했다.

  이번에 미국에 온 것도 그 이유였다. 메리 로잘린 병원, 정인제약에서 미국진출을 꾀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어떻게 그런 곳에서 공연이 잡혔다. 겸사겸사 미국 데뷔도 하는 거라고, 정아는 좋게 생각하려고 했다. 그래, 효진이 숙소도 빌려주고 그러는데 정~말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이제 돌려주시죠? 얼른 보고 잘 거예요. 내일 공연 있단 말이에요.”

 

  지금 효진의 제멋대로인 행동은 어떻게든 좋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 효진은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그저 웃음만 지으면서 손에서 계약서를 놓지 않으려고 했다.

 

  “어차피 보기만 하고 거절하려고 그러지? 종이 아깝게 왜 받는 건지 모르겠다. 바로바로 거절하지 그랬어.”

  “제 마음이에요.”

 

  정아는 손을 뻗어 계약서를 뺏으려 했지만 효진은 여유롭게 피했다.

 

  “예의 차리려고 그러니?”

  “상관없잖아요. 됐어요, 이리 줘요.”

  “무슨 소리야. 넌 이거 해야 해.”

 

  정아는 효진을 무서운 눈으로 째려보았지만 효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로운 미소를 지은 채 주머니에 있던 펜을 꺼내 정아 대신 사인을 했다.

 

  “뭐하시는...!”

  “있잖아. 네가 단순히 내 호의를 받는 건 참 좋다고 생각해. 뭐, 이정도야 그야말로 껌값이니까, 그치?”

 

  효진은 정아에게 계약서를 들이밀었다. 정아가 사인해야하는 곳에, 효진이 사인한 흔적이 보였다. 하지만 효진의 것이 아닌 정아의 것. 효진이 정아의 사인을 흉내 낸 모양이었다. 그것은 마치 정교해서 아는 사람도 이게 정아의 것이라고 착각할 만 했다.

  정아가 그걸 보면서 어이없어 하자, 효진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면서 계속 말했다.

 

  “하지만 날 도와준다고 한 이상, 그게 뭐든 도와줘야 하지 않겠어? 이거 하는 게 그렇게 어렵나?”

  “못 해요. 안 할 거예요.”

  “그럼 네 오빠 안 찾을 거니?”

 

  정아가 계약서를 찢으려고 하는 순간, 효진이 한 말에 멈춰 섰다.

 

  “...오빠는 내가 찾을 수 있어요. 오버그라운드 안에 있다면서요.”

  “그 108명을 일일이 다 찾아보려고? 그리고, 오버그라운드 안에서 그 누가 너에게 정보를 내어주겠어?”

  “하.”

 

  결국 그 말에, 정아는 계약서를 찢는 걸 그만뒀다.

  사실 효진이 하는 말이 전부 맞다. 정아에게 오버그라운드의 모든 사람들을 찾아볼 여유는 없었다. 오버그라운드에서 밝힌 인물만 108명인데 안 밝혀진 인물을 포함한다면 그 수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지기 때문이었다. 잃어버린 오빠를 찾는 데만 집중하기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그렇기에 정아는 효진과 거래를 했었다. 잃어버린 오빠의 행방을 알고 있던 그녀는 오빠를 찾아주는 대신, 자신의 일을 도와주는 대가로.

 

  “...알겠어요.”

 

  정아는 이를 빠득 갈며 계약서를 탁자 위에 두었다. 효진은 만족한다는 듯이 정아의 어깨를 툭툭 치고는 정아의 방을 나갔다. 효진이 나간 걸 본 정아는 화를 간신히 참으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 계약서도 함께 구겨졌다.

 

  다음날, 정아는 계약서의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어차피 하기로 한 거, 지금 와서 계약서를 봐도 무슨 소용이겠냐만 그래도 자신에게 불리한 조항이 있을까, 계약서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읽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인정받는 바이올리니스트인 서정아 님께...’

 

  서류 중 하나에 써져 있는 문장이었다. 효진은 이 문장을 보고 그렇게 말을 했던 모양이었다. 정아는 그 문장을 잠시 보다가 서류를 내려놓았다. 계약서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른 서류들은 누가 스카우트가 되었는지, 실내악 팀의 목표나 소개 등등, 실내악 팀과 관련된 안내서류였다.

  정아는 그 중 계약서만 팩스로 다시 정아의 어머니에게 보냈다. 팩스의 요란한 소리가 들리고, 종이가 스캔이 되어 전송 완료라는 말이 화면에 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정아의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네, 엄마.”

  “그래, 팩스 받았어. 결국 하려고 그러니?”

  “네, 그렇게 됐어요.”

 

  정아는 바이올린을 챙기면서 대답했다. 정아의 어머니는 그 말에 별로 좋아하는 목소리를 내진 않았다.

 

  “지금 우리 회사 사정 알잖니... 네가 그런 곳에 신경 쓸 여유가 있겠어? 바빠서 집에도 잘 못 오는 애가 왜 억지로 하려고 그래.”

 

  오히려 정아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이런 곳에 신경 쓸 여유가 전혀 없다. 이 병원, 저 병원 쏘다니면서 환자들에게 희망을 불어주겠답시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도 싫은데 이런 실내악 팀에도 힘을 쏟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어쩌겠어, 임효진이 시킨 일인걸. 내 의사는 하나도 반영되지 않은 일들인걸. 정아는 입술을 깨물고 정아의 어머니에게 대답했다.

 

  “제가 알아서 할게요. 어느 쪽에서도 차질 안 생기게 제가 노력할게요.”

  “나는 걱정돼서...”

 

  걱정된다는 사람이 이런 결정할 때 곁에 있어주기나 했나. 정아는 헛웃음이 나오려는걸 가까스로 막았다.

 

  “괜찮아요. 힘들면 말할게요.”

 

  정아는 그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지금 안 끊으면 전화로 계속 잔소리를 해댈 게 뻔했다.

  정아는 폰을 대충 주머니에 넣고 바이올린을 챙겨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에는 정아의 매니저와 소파에 앉아있는 효진과 요진이 있었다. 정아는 효진의 아들과도 같던 요진과 눈이 마주쳤지만 서로 관심도 없다는 듯이 외면해버렸다. 그리고 나선 매니저에게 바이올린을 맡기고 바깥으로 나가려고 했다.

 

  “이번 공연, 기대할게.”

 

  효진은 그 말을 하면서 쿡쿡 웃었다. 정아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현관문을 열었다. 정아가 나가면서 효진의 큰 웃음소리가 들렸지만 정아는 별로 신경이 안 쓰이는 척, 문을 닫았다.

 

  ‘기분 나빠...’

 

  속은 아니었지만.

 

  -

 

  “그래서, 이번에 메리 로잘린에서 한 공연은 잘 마치셨나요?”

 

  조에가 정아에게 물었다. 잉그램 에반스의 동생, 조에 줄리아나 에반스. 에반스 부부의 양아들인 잉그램과는 달리 친딸이었던 조에는 부부의 친절함을 물려받아 싹싹하고 예의가 발랐다.

  그렇다, 지금 서정아가 있는 이곳은 한국, 호텔 안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 그 곳에서 잉그램 에반스의 가족들과 서정아의 가족들이 같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꽤 마음에 들었어요. 색다른 경험이었기도 하고.”

 

  정아가 대답했다. 꽤 형식적인 대답이었다. 있는 그대로 대답하기엔 이 자리는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었기 때문이었다. 소아병동과 가까운 홀에서 연주를 하다 보니 무대가 어수선하기도 했고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연주할 때는 아이들이 떼창을 해버려서, 순간적으로 음을 놓쳤었다. 여러모로 엉망이었던 무대. 정아는 그 때 일을 생각하기도 싫었다.

 

  “그랬구나.”

 

  잉그램이 흥미롭다는 표정을 하고 정아를 바라보았다. 바로 앞에 앉아, 일부러 시선을 피하지 않는 이상 그의 얼굴이 계속 보이는 바람에, 정아는 속이 메스꺼웠다.

  사실, 정아와 잉그램, 둘 다 서로를 좋아하지 않았다. 잉그램은 실력도 안 되면서 클래식 아이돌이라며 과대평가되는 서정아가, 정아는 실력은 세계제일이지만 인성은 쓰레기에 비견되는 잉그램 에반스가 싫었다. 하지만 그 둘이 약혼으로 이어진 이유는 딱 하나였다.

 

  ‘에드윈과 제시카가 원하던 일이었으니까.’

  ‘아버지가 하는 회사 일과 관련되는 거니까.’

 

  그들의 부모가 원했으니까. 그들의 부모가 원했기에 그 둘은 서로를 싫어함에도 이 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정아의 부모와 에반스 부부가 각자의 얘기로 떠들면서도, 잉그램과 정아는 서로 말이 없었다. 서로의 안부나 일들은 서로 친한 그들의 부모가 대신 전달해주기도 하고, 굳이 물어볼 정도로 서로 친하게 지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잉그램과 정아, 같은 실내악 팀에 들어간다면서요?”

 

  잉그램의 양어머니, 제시카가 그렇게 말을 하자 잉그램의 눈빛이 달라졌다. 정아는 잉그램의 눈빛을 애써 피하면서 제시카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 사내연애네.”

 

  제 자식들의 속도 모르고, 제시카와 정아의 어머니는 그저 사내연애라는 말에 들떠있었다. 그들이 들떠있을수록 정아의 표정은 점점 굳어갔고 잉그램의 눈빛은 점점 날카로워져갔다. 정아는 그런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음을, 애써 피하고 있었지만 결국 보게 되었다. 아무 말도 안하면서도,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 쓰여 있는 그 얼굴. 정아는 점점 속이 더 메스꺼워졌다.

 

  “얼굴이 많이 안 좋네.”

 

  갑자기 잉그램은 걱정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정아는 전혀 표정관리가 되지 않았다. 잉그램이 그런 표정으로 정아의 표정을 지적하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날카로운 눈빛, 그걸 본 정아는 당황하면서도, 잉그램이 자신을 엿 먹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이 많이 안 좋으세요? 아까도 지쳐 보이시던데...”

 

  정아가 당황해하는 것을 본 조에가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다들 날카로운 눈빛에서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바뀌었다. 정아는 마음 한편으로 조에가 이 자리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안 그랬다면 잉그램의 말에 제대로 된 대답을 하지 못했을 거니까.

 

  “오늘은 집에 일찍 들어가라. 어릴 때는 건강이 중요한 거야.”

 

  정아의 아버지가 다정한 척을 하면서 정아를 부추겼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평생 웃지 않고 엄격했던 아버지가 그랬던 탓에, 그 웃음이 어색해보였다. 정아는 그 모습이 역겨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감사했다. 이 마음에 안 드는 자리를 빠져나가게 해주는 거니까. 그렇게 정아가 짐을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나 가려고하자, 바로 앞에 앉아있던 잉그램도 따라 일어났다.

 

  “같이 가자. 바래다줄게.”

  “아니 괜찮...”

  “저희는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잉그램은 정아가 무언가 말을 하려는 것을 끊고 먼저 가족들에게 인사했다. 정아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잉그램의 호의를 거절하려고 하자 잉그램은 정아의 등을 밀며 억지로 가게 밖으로 나갔다.

  가게 밖으로 나서자마자, 정아는 잉그램의 팔을 쳐내며 잉그램의 앞에 똑바로 섰다. 172cm의 잉그램과 161cm의 서정아. 다만, 정아가 높은 힐을 신고 있어서 그런지 둘의 눈높이는 비슷했다. 같은 높이에서, 그들의 눈이 몇 초 동안 서로를 응시했지만 잉그램이 먼저 항복을 선언하고 한숨을 쉬었다.

 

  “그래, 네 마음대로 해라.”

 

  잉그램은 항복한다는 듯 두 손을 올리고, 자기 혼자 가버렸다. 에드윈과 제시카가 없는 자리에서까지 착한 척을 이어가기엔, 잉그램의 성격이 버텨주지 않는 거겠지, 정아는 그렇게 생각했다.

  정아는 잉그램이 저 멀리로 사라지자, 그와 반대 방향으로 나아갔다.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는 몰랐다. 혼자 터벅터벅 걷다보니 그제야 깨달았다. 혼자가 된다면, 생각이 무척 많아진다는 걸, 정아는 혼자 터벅터벅 걷다가, 곧 가슴에 무언가 차올랐다. 그게 목까지 차오르자, 정아는 걸음을 재촉했다. 점점 급해지는 걸음 속도에, 결국 정아는 달리기 시작했다. 귓가를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바람에 눈물 한 방울이 섞였다.

  정아는 아무도 없는 길을 달리다가, 발목이 꺾여 넘어졌다. 철푸덕, 거리는 소리와 함께 정아의 마음도 꺾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아팠다. 정아가 넘어진 바닥에 눈물 두 방울이 투둑, 떨어져 번졌다.

 

  “하, 진짜...”

 

  길바닥에 눈물자국이 몇 번 더 번졌다가, 결국 주체할 수 없는 눈물만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정아는 계속 흘리는 눈물을 닦느라 눈이 붉게 물들어서, 행여나 사람이라도 마주칠까봐 두려워서. 그렇게 생각해도 눈물은 그칠 세를 몰랐다.

 

  “...괜찮으십니까?”

 

  저음이지만, 미성인 목소리가 정아에게 물었다. 정아는 고개를 들려고 했지만 차마 들 수가 없었다.

 

  “괜찮으니까 얼굴 보여주시겠습니까?”

 

  그 사람은 한 쪽 무릎을 꿇고 정아의 턱을 조심스럽게 잡아 서서히 들어올렸다. 잉그램의 손과 달리, 이 사람의 손은 불쾌하지 않았다. 정아는 서서히 고개를 들어 올렸고 눈물 한 방울이 눈에서 흘러나와 뺨을 타고 턱에 자리 잡은 그 손을 적셨다. 그제야 그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익숙한 얼굴이었다.

 

  “미안합니다. 두고 가기엔...”

 

  정아는 이 얼굴을 알고 있었다. 사진으로는 봤지만, 실제로 보니 무언가를 깨달은 느낌이었다.

 

  “윤피에르...”

 

  정아의 잃어버린 오빠, 서정우를 닮은 얼굴. 그 얼굴을 가진 윤피에르가 정아의 눈앞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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