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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이코에게 납치된 사연
작가 : 베리벨
작품등록일 : 2020.9.5

“나는 재미가 있는 아이는 놓아주지 않아.”
“이 XX 내가 너는 꼭 죽인다! 명심해!”
자신의 전 남친이자 사이코인 강서준에게 복수를 하려던 혜진은 뭔가 해보기도 전에 허무하게 죽고 만다. 하지만 다시 과거로 회귀한 혜진은 심부름센터 직원 지연우와 시원한 사이다 복수 및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아찔한 공조를 펼친다.
[회귀물/마약/클럽/복수/스릴러/생존/악녀/거래/비밀/납치/감금/수갑/캠퍼스/여대생/집착남/철벽녀]
작가이메일: makapanda@naver.com

 
사이코에게 납치된 사연 #24
작성일 : 20-09-05 23:04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4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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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그만 죽고 싶어

 

 

 

 “아 저기 있구나.”

 내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이미 연우 오빠, 명환이, 심부름센터 사장님, 거기에 김 의원까지 모두 심각한 표정으로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혜진아 얼른 앉아.”

 “아, 으응! 안녕하세요~!”

 다들 내 등장을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라서 일단 나는 조심스럽게 빈 자리에 앉아 대화를 경청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지금 이 사진 속 아이가 히든카드가 될 수도 있다? 뭐 그런 뜻이지?”

 “네, 의원님. 아마 방송을 봤을 테니 홍윤주는 세진쪽 사람들을 만나 역으로 협박을 할 겁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한국에 이 타이밍에 들어올 이유가 없거든요.”

 연우 오빠가 가리킨 사진 속 여성 어딘가 낯이 익다.

 

 “어? 지난번에 15층 방에 갇혀 있던 그 여자? 외국으로 무사히 도망갔다고 들었는데 한국으로 돌아온 거야?”

 “으응, 우리 중에선 내가 가장 먼저 알아냈지!”

 “오, 명환이 대단하네.”

 “세진 그룹의 막내 아들이 저지른 악행을 폭로하고 의원님은 그저 정의로운 영웅 역할만 맡으시면 됩니다.”

 “이봐 박 사장 결국 언론이나 방송 쪽을 맡아달라는 거잖아?”

 “네, 저희가 아무리 얘기해봐야 금방 묻혀버릴 테니까요.”

 “으음, 내가 왜 마음이 바뀐 줄 아나? 나는 가능성 없는 게임에는 투자를 하지 않아, 그런데 요즘 나돌고 있는 녹음 내용이나 여러 소문들이 내게 자꾸 승산이 있는 게임이라고 말하는 거 같더군. 그래서 마음을 바꾼 거야.”

 “그럼요~! 의원님.”

 다행히 심부름센터 사장님은 김 의원의 기분을 잘 맞춰주는 것에 달인인 듯싶다.

 

 “지난번에 내게 도움을 준 것도 있으니 이번엔 나도 이쪽에 힘을 보태도록 하겠네.”

 “감사합니다 의원님!”

 “고맙습니다, 의원님!”

 “워워! 이 사람들 참!”

 연우 오빠와 사장님이 동시에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자 김 의원은 아직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손을 사용해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그럼 난 이만 가볼 테니 반드시 그 홍윤주라는 여자를 확보하도록, 아마도 세진 쪽에서 먼저 찾아서 제거하려고 들 거야.”

 “네! 살펴서 들어가십시오! 의원님!”

 “와 여태까지 내가 본 사무실 모습 중에 오늘이 제일 진지한 거 같은데?”

 그렇게 김 의원이 떠나고 이곳에는 나와 아마도 심부름센터 관계자들만 남게 됐다.

 

 “당연하지, 홍윤주만 확보해서 잘 구슬리면 대박 한 건 터뜨리는 거니까.”

 “근데 오빠 방금 나간 김 의원이라는 분 그렇게 대단한 분이야? 뭐 국회의원을 5번이나 했다는 건 알겠는데, 뭔가 무게만 잡는 느낌이라서.”

 “이 친구가 아직 뭘 모르는군.”

 “네?”

 그 순간 사장님이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면서 우리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 양반 지금쯤 계산을 철저히 하고 있을 걸?”

 “계산이요?”

 

 

 **

 

 

 “시동 걸게.”

 “네, 알겠습니다. 의원님 대화는 잘 마무리하셨습니까?”

 “뭐 오랜만에 무모한 도박판에 참여하는 기분이긴 하지만.”

 “네? 그게 무슨?”

 “누가 봐도 박 사장 쪽이 불리해 보이잖아? 평소 내 스타일답지 않게 난 지금 언더독에 배팅을 한 거나 나름이 없으니까.”

 “그러면 지금이라도 없던 일로 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이미 내가 세진물류에서 저지른 악행에 대해 확보한 자료만 상당수야, 지금까지는 경찰부터 언론까지 매수해가며 겨우 버티고 있는 모양이지만 묘한 촉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촉이요?”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댐에 물이 가득 들어와 있는 느낌 말이야.”

 “아!”

 “복수에 성공하느냐, 성공하지 못하고 무너지느냐? 이 재밌는 싸움의 결말이 무척이나 궁금해지는군.”

 

 

 **

 

 

 벌컥벌컥!

 “치열한 정치판에서 20년 가까이 살아 남았어, 승산이 있는 싸움이고 확실히 얻는 게 있을 때만 움직이는 독사 같은 양반이라고 보면 돼.”

 잠시 물로 목을 적신 사장님은 내게 김 의원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맞아, 국회의원을 오랜 기간 하면서 가지게 된 인맥이나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거야, 지금은 일단 홍윤주를 먼저 확보하는 게 중요해.”

 “그, 그래?”

 “찾았어, 예상대로 홍윤주 세진물류 쪽으로 이동하고 있어요!”

 때마침 노트북을 신나게 두드리고 있던 명환이가 목소리를 높였다.

 

 “혜진아 가자!”

 “오빠 지금 가면 늦지 않을까?”

 “나비가 그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거든, 우리가 올 때까지 시간을 끌어줄 거야.”

 “아? 으응!”

 이미 내가 오기 전부터 작전을 세워둔 게 있나 본데, 어쨌거나 나는 연우 오빠를 따라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

 

 “냐오오오오옹!”

 “어머? 예쁜 고양이가 꼬리를 흔들면서 날 기다리고 있네?”

 “냐오오오오오옹!”

 “어머? 너는 내가 그렇게 좋으니?”

 “냐오오~!”

 “호호호! 이래서 예쁜 사람은 정말 피곤하다니까?”

 “냐오오오옹!”

 “어? 뭐야! 당신들!”

 “실장님, 타깃 찾았습니다. 바로 확보하겠습니다!”

 내가 차에서 내려 타깃이 있는 장소로 달려가자 이미 악당들이 홍윤주를 포위해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게 아닌가?

 

 “꺄아! 가까이 오지 마! 오지 말라니까!”

 슈우웅!

 퍼어어어억!

 퍼어어어어어억!

 하지만 그런 악당들도 내 엄청난 주먹을 맞을 때마다 추풍낙엽처럼 쓰러졌고 이내 상황은 깔끔하게 정리됐다.

 

 “아이고, 1분 정도 걸렸네. 나비야 잘 지냈어?”

 “나는 잘 지냈다 냥!”

 “연우 오빠는 앞에 사거리에서 차가 꽉 막혀서 나부터 먼저 달려왔어, 아 괜찮으세요?”

 “아, 아가씨는 누구세요?”

 내가 나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사이 날 바라보는 홍윤주는 무척이나 겁을 먹은 듯 몸을 잔뜩 움츠리고 있었다.

 “저요? 이 남자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여자요.”

 “네?”

 “이런, 저기 또 나쁜 놈들이 또 오네요.”

 

 퍼억!

 퍼어어어억!

 “여보세요? 차 실장님! 이머전시입니다!”

 “이머전시라니? 무슨 개소리야 그게!”

 슈우웅!

 퍼어어어억!

 퍼어억!

 쿠우웅!

 “윤혜진이 갑자기 나타나서 저희 애들을 싹 쓸어버리고 있습니다!”

 “뭐야? 거의 다 왔으니 조금만 기다려! 타깃 절대 놓치지 마!”

 “네!”

 

 슈우우우웅!

 쿠웅!

 “으윽!”

 “으으으!”

 “살, 살려줘.”

 “오랜만에 안 쓰던 몸을 쓰니까 조금은 기분이 묘한 걸? 계속 덤빌 거야? 퉤!”

 나는 손을 털며 침을 한 번 뱉고는 거의 전멸한 악당들을 향해 말했다. 아무래도 계속 꾸준히 훈련을 이어간 데다가 경험치까지 쌓여 사실상 무적 캐릭터가 된 거 같은데, 그럼에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허억, 허어억! 나는 아직 멀쩡해, 죽지 않았어.”

 “그래?”

 퍼어어어억!

 쿵!

 “말도 안 돼.”

 “괴물이야.”

 “왕봉이 형님이 당할 줄이야?”

 “우리가 다 덤벼도 이길 수가 없어!”

 나는 마지막까지 멋있는 척을 하며 서 있던 녀석을 어퍼컷 한 대로 제압하자 순식간에 악당들은 전의를 상실해 버렸다.

 

 빠아앙!

 빠아아아앙!

 “오빠 왔네.”

 “얼른 가야 한다 냥!”

 “아가씨 일단 저희랑 같이 가요.”

 나비가 먼저 연우 오빠의 차를 향해 달려가자 나도 말이 빨라졌다.

 “네?”

 “돈 더 달라고 여기 온 거잖아요? 그런데 세진물류에서 당신이랑 딜 같은 거 할 생각 조금도 없어요. 그냥 죽일 생각이거든요.”

 “그, 그게 무슨!”

 “어서요!”

 나는 당황해 하는 홍윤주의 팔을 붙잡고는 재빨리 뛰어가 연우 오빠의 차에 함께 탑승했고 오빠도 기다렸다는 듯이 어디론가 출발을 했다.

 

 “뭐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XX! XXX! XXXXX! 계집 하나 못 잡아서 이러고 있다니!”

 다행히 조금만 늦게 출발했어도 차 실장과 만날 뻔 했는데, 뒤를 돌아보자 차 실장은 쓰러져 있는 자기 부하들을 향해 소리치고 발길질을 하며 화를 내고 있었다.

 

 RRRRR---

 “실장님 이동 중 타깃을 태운 흰색 소형차 방금 큰 길로 지나가는 거 확인했습니다.”

 “오케이, 알았어. 내가 밀어버리도록 하지.”

 “홍윤주씨 왜 얼마나 지금 위험한 짓을 저지른 건지 아직 모르시죠?”

 연우 오빠는 큰 길로 나와 운전을 이어가며 아직도 사태파악이 안된 듯 손으로 부채질만 하고 있는 홍윤주에게 말을 걸었다.

 

 

 **

 

 

 “하와이에서 노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지겹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세진물류 사건 때문에 요즘 시끄럽더라고요? 차라리 이럴 때 돈이나 더 벌자 뭐 그런 마인드였어요.”

 “목숨은 2개가 아닙니다. 알아요?”

 “위험하다 냥!”

 “……!”

 “꺄아아아아!”

 콰아아아아아아앙!

 쿠우우우우우우우웅!

 쿠우우우우웅!

 쿠우웅!

 

 ‘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인적이 드문 야산 쪽으로 이동하던 중 옆에서 트럭이 우리를 덮쳤고 차는 두 번이나 굴러 엉망진창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점점 눈이 감겨…….’

 나는 피를 흘리며 의식이 흐려져 가는 와중에도 연우 오빠의 상태를 살폈으나, 출혈이 심한 연우 오빠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이 없었다.

 

 쿠우웅!

 “하아, 죽은 건가?”

 그런데 내가 눈이 완전히 감기기 직전 문이 강제로 열리더니 차 실장의 팔이 차 안으로 쑥 들어와 축 늘어진 홍윤주를 힘겹게 꺼내는 게 아닌가?

 

 ‘XX! 트럭으로 우리를 밀어버린 게 차 실장 저 놈이구나!’

 당장이라도 헐크처럼 일어나 싸우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나는 피를 너무 흘린 탓에 점점 힘이 빠져가고 있었다.

 

 ‘하아, 이렇게 허무하게 또 죽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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