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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이코에게 납치된 사연
작가 : 베리벨
작품등록일 : 2020.9.5

“나는 재미가 있는 아이는 놓아주지 않아.”
“이 XX 내가 너는 꼭 죽인다! 명심해!”
자신의 전 남친이자 사이코인 강서준에게 복수를 하려던 혜진은 뭔가 해보기도 전에 허무하게 죽고 만다. 하지만 다시 과거로 회귀한 혜진은 심부름센터 직원 지연우와 시원한 사이다 복수 및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아찔한 공조를 펼친다.
[회귀물/마약/클럽/복수/스릴러/생존/악녀/거래/비밀/납치/감금/수갑/캠퍼스/여대생/집착남/철벽녀]
작가이메일: makapanda@naver.com

 
사이코에게 납치된 사연 #22
작성일 : 20-09-05 23:03     조회 : 188     추천 : 0     분량 : 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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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괴물이 된 이유

 

 

 

 쿠웅!

 쿠우우우웅!

 우두둑!

 “도련님 뒤로 물러나세요!”

 “아아아아아!”

 콰아아아아아앙!

 결국 나는 강서준과의 옛날 추억을 회상하다가 끝내 분노를 참지 못하고 문을 부수고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야 강서준 네가 그렇게 잘났어? 네가 그렇게 대단한 XX냐고!”

 물론 소리를 지르면서도 내 눈동자는 주변을 둘러보느라 바빴다. 대략 10명 남짓이며 무기를 들고 있는 녀석도 있다. 뭐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못 이긴다는 생각도 들지는 않는다.

 

 “너 미쳤어?”

 “네가 미치라며!”

 “하아, 네가 이 정도 미친 XX인 줄 알았다면 좀 더 만나보는 건데 약간 후회가 되는 걸? 그래서 네 최종 답변은 뭐야?”

 “아직도 상황파악이 안되는 건가? 나는 너와 절대 다시 만날 생각이 없어, 설사 여기서 죽게 되더라도!”

 강서준과 사귄 짧은 교제의 기간, 그 하루 하루가 나에게는 특별하지도 인상적이지도 않았다. 그저 무의미하게 흘러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다. 차라리 강서준을 만나지 않고 다른 걸 했다면 억울한 죽음을 여러 번 당하며 과거로 돌아가는 기구한 삶을 살지도 않았을 것이다. 모든 것이 강서준을 만나면서 잘못되었고 꼬여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아무리 강서준이 집착을 하고 협박을 하더라도 내 마음이 바뀌는 일은 절대 없다.

 

 “남자와 고양이 둘 다 죽게 될 수도 있어, 정말 후회 안 해?”

 내가 워낙 단호하게 이야기를 한 탓에 강서준은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그 모습마저 일그러졌으면 좋겠다.

 “응, 내가 너와 다시 재결합을 하는 일 따위는 없을 거야, 어디 네 마음대로 해보라고!”

 당연히 난 아무런 생각도 없이 컨테이너 문을 부수고 나와 소리를 지르고 있는 건 아니다. 최악의 경우 오빠와 나비가 죽고 나까지 죽게 된다면 과거로 돌아가 모든 것을 바로 잡고 미래를 바꿀 생각이다. 뭐 이것은 최악의 경우를 말하는 것이며, 아직 나는 죽지 않았고 싸울 힘도 남아있다. 지금의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기적을 연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도련님?”

 조용히 대화를 듣고 있던 차 실장이 강서준에게 살짝 다가와 말을 걸었다.

 “두 녀석 다 구덩이에 묻어 버려, 그리고 이 년은 완전히 굴복시켜서 차에 태워.”

 “네, 알겠습니다.”

 차 실장은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낸 뒤 내 주변에 있는 녀석들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으아아!”

 “아아아아아!”

 “……!”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내 왼쪽과 오른쪽에서 동시에 악당들이 달려들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움직여 공격을 피한 뒤 팔을 뻗어 두 녀석이 서로의 얼굴에 헤딩을 하도록 만들어버렸다.

 

 “커억!”

 “억!”

 쿠우웅!

 “아무리 봐도 보통 계집이 아닙니다.”

 “아 몰라, 시동 걸어.”

 “네.”

 “야 강서준!”

 강서준은 더 이상 내 싸움을 보고 싶지 않은 걸까? 강서준과 차 실장이 뒤도 안 돌아보고 어디론가 이동하자 나는 갈수록 마음이 급해졌다. 당연히 강서준을 붙잡아 한 방을 먹여주고 싶은 마음도 매우 크지만, 빨리 이 싸움을 끝낸 뒤 연우 오빠와 나비를 구하러 가야했기 때문이다.

 

 퍼어억!

 퍼어어어억!

 “다 비키라고!”

 “커억!”

 “억!”

 하지만 내 바람과 달리 싸움은 점점 길어지고 있었다.

 슈우웅!

 끝도 없이 악당들의 공격이 이어졌고 방망이를 휘두르는 녀석도 있어 나 역시 조심스럽게 반격을 이어가야만 했다. 더군다나 쓰러져 있던 녀석들도 좀비처럼 다시 일어나 자꾸만 날 방해하는데, 어떻게 해서든 이 싸움을 빨리 끝내야 한다.

 

 ‘젠장!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는데!’

 

 “뭐야?”

 “경찰차 소리 아니야?”

 “이쪽으로 오는 거 같아!”

 그런데 그 순간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커지며 내 귀를 어지럽혔다. 그러자 악당들도 내게 공격을 멈추고는 뒤로 물러나느라 바빴다.

 

 “네! 바로 피하겠습니다! 얘들아 모두 피해!”

 “젠장!”

 “튀어!”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뒤에서 전화를 받은 한 녀석이 소리를 자르자 나머지 녀석들도 모래사장을 가로지르며 어디론가 급하게 도망을 치는 게 아닌가?

 “아, 내가 이럴 때가 아니지.”

 나는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아픈 팔을 만지며 잠시 머뭇거리다가 서둘러 연우 오빠와 나비를 구하기 위해 동굴로 달려갔다.

 

 

 **

 

 

 다다다다다!

 “오빠! 나비야!”

 다행히 내가 동굴 근처로 다가갈 무렵에는 구덩이 안에 있던 연우 오빠와 나비가 빠져나오기 위해 천천히 언덕을 오르고 있는 게 보였다.

 

 “혜진아 무사했구나!”

 와락!

 오빠는 이런 와중에도 내 걱정을 하고 있었다니? 멍자국이 선명한 오빠의 얼굴을 보자 내 마음까지 아프다.

 “오빠가 경찰 부른 거야?”

 “나도 잘 모르겠어, 우리를 여기서 생매장 시킬 줄 알았는데 그 녀석들 그냥 급하게 도망을 가는 거 있지?”

 “어쨌든 다행이다! 정말로!”

 “아야! 혜, 혜진아 힘 좀 빼줘, 나 허리에 멍이 들어서.”

 “아! 미안!”

 내가 반가운 나머지 오빠를 너무 세게 껴안고 있었나 보다.

 

 “둘이 아주 잘 어울린다! 냥!”

 “하하하! 나비가 지금 우리한테 한 마디 한 거 같은데?”

 “아, 몰라!”

 나는 뒤늦게 민망함이 올라온 나머지 얼굴이 빨개져 고개를 휙 돌렸는데, 그 사이 연우 오빠는 누군가와 통화를 나누고 있었다.

 

 “명환이 네가 신고를 한 거였구나? 다 네 덕택에 살았어.”

 “형! 내가 드론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 않았으면 모두 다 죽은 거예요? 알아요?”

 “으응, 알아.”

 정말 고개를 하늘로 움직이자 우리 머리 위에 드론 하나가 날아다니는 게 아주 작게 보인다. 비록 강서준에게 한 방을 먹이거나 약점을 잡는 일은 못했지만, 그래도 이번엔 명환이의 도움으로 죽지 않고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게 된 건가?

 

 ‘강서준 아직 안 끝났어, 조금만 더 기다려!’

 

 

 며칠 후

 

 

 “결국 7년 간의 사랑은 파국으로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정리해서 돌아갈 테니 시간을 달라는 남자친구의 말은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던 겁니다. 여자 역시 7년 동안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을 함께 보낸 남자를 잊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매일 괴로워했고 과거의 흔적을 지우고 지우려 애써도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여자 역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 자신에 대해 아무도 모르는 낯선 곳으로 거처를 옮겨야 했지요.”

 “와, 비참하네.”

 “안타까운 결말이야.”

 “그럼 그렇지.”

 웅성웅성!

 

 “시험 기간에 수업을 진행해서 미안한 걸? 오늘은 여기까지! 다들 기말고사 잘 마무리하도록!”

 “네!”

 한 학기의 모든 강의가 끝날 무렵이 되어서야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교수님은 옅은 미소와 함께 자료를 정리해 강의실을 나가셨다.

 

 “혜진아 기말고사 이제 1과목 남았지?”

 “으응, 근데 그 과목 별로 공부 못했어.”

 수아의 물음에 나는 진실로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해변가 사건 이후 혹여 강서준이 학교에서 이상한 짓을 할까 싶어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고 주변에서 날 파일럿 방송에서 봤다며 말을 거는 일도 많아 도저히 학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

 

 “나는 오늘도 시험이라서 먼저 가볼게.”

 “응, 수아야 파이팅!”

 하지만 강서준은 시험을 볼 때 빼고는 최근 학교에 거의 나오지 않았다. 아마도 수습해야 할 일이 많은 데다가 뭔가 또 계략을 꾸미고 있는 거겠지? 일단 나도 시험을 잘 마무리한 뒤 강서준에 대해 생각하는 게 좋을 듯싶다.

 

 RRRRR---

 “응, 오빠!”

 그런데 내가 가방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던 찰나 연우 오빠에게서 전화가 왔다.

 “너도 알다시피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차 실장이 출연자를 섭외하려고 나눈 대화 내용이 녹음돼 방송에 터진 거 때문에 한동안 시끄러웠잖아?”

 “으응. 근데 별로 큰 효과 못 본 거 아니었어?”

 연우 오빠는 내가 본선 경기를 하고 있을 때 출연자를 만나 차 실장이 수작을 부리면 대화 내용을 녹음해달라고 부탁을 했었다고 한다. 물론 그 바람에 여러 출연자에게 말을 걸다가 악당들에게 딱 걸려 신나게 두드려 맞은 뒤 나비와 함께 해변가로 끌려가 죽을 뻔한 거지만, 그래도 출연자 중 1명과 차 실장이 나눈 대화가 녹음이 잘 됐고 그 녹음 파일이 시사프로그램에 얼마 전 공개가 된 상황이다.

 “그리고 김 의원이 그 방송을 보고 생각이 달라진 거 같아.”

 “뭐?”

 “어쩌면 희망이 생긴 건지도 모르겠네.”

 “알겠어, 약속장소 문자로 보내주면 바로 거기로 갈게!”

 “응!”

 

 “요즘 사채 때문에 돈이 많이 필요하시지 않나요? 세진물류에서 일을 하게 되시면 큰 돈을 버실 수 있을 겁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는 건가요?”

 “뭐 물건 배달도 하고 귀찮은 녀석들 손도 봐주는 그런 일이요. 이번 숨 오래 참기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실 정도면 몸도 튼튼할 테니 한 번 같이 해보는 거 어때요?”

 

 쨍그라아아아앙!

 “차 실장! 차 실장!”

 “도련님, 부르셨습니까?”

 “내가 언제까지 인터넷에서 저 녹음된 내용을 들어야 해? XX!”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전부 다 없애겠습니다. 그리고 녹음 파일에 등장하는 남자는 돈으로 매수해 입단속을 철저히 시켰습니다.”

 “해안가 폭행 사건은?”

 “입 무거운 부하 녀석이 다 뒤집어 쓰기로 했습니다. 우려와 달리 윤혜진이 침묵을 지키고 있으니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혜진이가 문제가 아니야, 구덩이에 묻어버리려던 그 남자를 빨리 찾아서 없애라고!”

 “네, 최대한 잡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날 이후 연기처럼 사라져서…….”

 쨍그라아아아앙!

 “차 실장!”

 “죄송합니다! 그리고 도련님, 사실 하나 더 말씀 드릴 게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본사로 내일 올라오라고 조금 전 연락이 왔습니다.”

 

 털썩!

 “하아, XX! 방송까지 터졌으니 당연히 호출이 올 거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어, 하지만 차 실장 내 말 잘 들어. 내가 잘못되면 너도 죽는 거야, 그러니 내가 무사히 잘 돌아오길 기도나 하고 있어.”

 “네, 명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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