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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이코에게 납치된 사연
작가 : 베리벨
작품등록일 : 2020.9.5

“나는 재미가 있는 아이는 놓아주지 않아.”
“이 XX 내가 너는 꼭 죽인다! 명심해!”
자신의 전 남친이자 사이코인 강서준에게 복수를 하려던 혜진은 뭔가 해보기도 전에 허무하게 죽고 만다. 하지만 다시 과거로 회귀한 혜진은 심부름센터 직원 지연우와 시원한 사이다 복수 및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아찔한 공조를 펼친다.
[회귀물/마약/클럽/복수/스릴러/생존/악녀/거래/비밀/납치/감금/수갑/캠퍼스/여대생/집착남/철벽녀]
작가이메일: makapanda@naver.com

 
사이코에게 납치된 사연 #19
작성일 : 20-09-05 23:01     조회 : 197     추천 : 0     분량 : 3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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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이 꽉 찬 수조 안에 얼굴을 넣은 뒤부터 기록을 측정하겠습니다! 안전을 위해 위험하다고 판단될 경우 제작진이 개입할 예정이니 너무 무리하지 않고 도전해주시기 바랍니다!”

 드디어 2조의 예선전이 시작됐다.

 푸우우우우웅덩!

 1인당 1개의 수조가 지급되었고 참가자들은 비슷한 타이밍에 물속으로 얼굴을 밀어 넣었다.

 “으아아아아!”

 “허억, 허어억!”

 잠시 후 탈락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내 양 옆의 참가자들은 1분도 버티지 못하고 수조 밖으로 나오는 게 보였는데, 이럴 때일수록 흔들리지 않고 내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보다 오래 버티기 힘든 건가?’

 나는 물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기에 다른 참가자들을 구경할 정도로 여유가 있지만, 발을 동동 구르는 참가자도 있고 물속에서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고통을 참는 사람도 보이는 등 다들 조금이라도 더 버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6번 참가자 너무 여유로워 보이는데 괜찮은 걸까요?”

 “그러게, 웃으면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어.”

 “아직 괜찮은 모양이네요.”

 “대단한 걸? 1조 1등보다도 더 좋은 기록을 낼 거 같아.”

 때마침 나는 방송국 관계자들과 눈이 마주치자 손으로 V를 만들며 여유가 넘치는 모습을 선사했다.

 “으아!”

 “허어억!”

 “와, 너무 힘들어!”

 

 ‘이제 남은 사람은 나를 포함해 2명인 건가?’

 시간이 지날수록 탈락자가 대거 속출했고 어느새 2조의 남은 도전자는 나와 젊은 남자 단 두 명뿐이었다.

 

 “으아아아아아!”

 “후우!”

 나는 계속 버틸 수는 있지만 슬슬 탈락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상대방이 물 밖으로 나오자 나 또한 기다렸다는 듯이 얼굴을 뒤로 젖혔다.

 

 ‘이 정도면 거의 비슷한 타이밍에 나왔으니 티가 나진 않겠네.’

 

 “잘 했어, 혜진아!”

 “응, 오빠.”

 어느새 연우 오빠가 정말 기쁜 표정으로 내게 다가와 수건을 건넸다.

 “오빠 나 몇 등임?”

 “당연히 2조 1등이지! 본선행 확정이야~!”

 “훗, 재밌네.”

 “대단하시네요, 다른 분들은 다 숨을 고르느라 바쁜데 이렇게 여유가 넘치시는 걸 보니 더 버틸 수 있었던 거죠?”

 “네? 하하하!”

 그 순간 나는 방송국 관계자가 내게 가까이 다가와 말을 걸자 이내 민망해지고 말았다.

 

 “허어억!”

 “하아, 하아아!”

 “우엑! 토할 거 같아.’

 “하아아아아!”

 여기 저기서 숨을 고르느라 누워 있거나 고개를 숙이고 있었기 때문인데, 내가 보기에도 오랫동안 물속에서 숨을 참고 나온 사람이라고 하기엔 지금의 난 매우 멀쩡한 상태이다.

 “본선에서도 기대하겠습니다.”

 “아, 네!”

 다행히 방송국 관계자는 크게 날 의심하지 않고 응원만 한 뒤 자리를 떠났지만, 연기력이 조금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

 

 ‘본선에서는 적당히 하다가 탈락하는 게 좋겠네…….’

 

 “이야, 내가 방송국 프로그램에 다 나오게 되고 완전 신기한 걸? 상금도 꽤 크겠지?”

 예선을 끝낸 나는 화장실에서 손을 씻으며 내일 있을 본선에 대한 설렘으로 마음이 부풀어 올랐다. 어쨌거나 방송에 내 모습이 나온다는 것은 매우 신기한 일이며 중간에 탈락하더라도 적당한 상금도 받을 수 있으니 기대가 크다.

 

 “안녕하세요, 차 실장이라고 합니다. 운동선수 출신에 폐활량 또한 뛰어나다고 들었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혹시 이번 프로그램 녹화가 끝난 뒤 저희 회사에서 일해볼 생각 없으신가요?”

 “예? 정말요?”

 

 ‘잠시만 이 목소리는?’

 나는 밖으로 나가던 중 남자화장실 쪽에서 수상한 대화가 들리자 서둘러 벽에 몸을 붙이고는 인기척을 최대한 숨겼다.

 

 “네, 급여 또한 만족스러우실 겁니다.”

 “집에 가서 생각해 보도록 할게요.”

 “예, 알겠습니다.”

 바로 옆에서 차 실장과 나와 같은 조에서 2위를 차지한 남자가 은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을 줄이야? 어쨌거나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대충 감이 온다.

 

 ‘오호? 이런 식으로 괜찮은 녀석들을 솎아내서 조직의 일원을 보충하고 있었구나…….’

 

 

 **

 

 

 “조금 오래 걸렸네? 화장실에 사람이 많았어?”

 내가 차에 올라타자 연우 오빠가 시동을 걸며 물었다.

 “오빠 나비는 어디에 있어?”

 “차 실장을 봤다고 급하게 뛰쳐나가는 거 있지?”

 “오빠 그걸 내버려두면 어떡해!”

 이미 나비는 차 실장과 공연장에서 심하게 다툰 적이 있다. 나비는 자신을 키워주던 주인을 죽인 차 실장을 용서할 리 없고 자칫 잘못하면 또 한 번 되돌릴 수 없는 큰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다.

 “걱정 마, 저기 오네.”

 하지만 내 우려와 달리 나비는 다치지 않고 차가 주차된 쪽으로 쫄래쫄래 달려오고 있었다.

 슈우웅!

 쿠웅!

 나비는 아무렇지 않게 점프를 해 반쯤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와 자기가 평소 앉는 자리에 배를 깔고 누웠는데, 설마 차 실장을 만나지 못한 건가?

 

 “내가 큰 건수를 물어왔다 냥!”

 “뭔데 나비야?”

 

 “차 실장이 젊은 여자들에게 자신이 기획사 직원이라며 오디션을 볼 것을 제안하고 있었다 냥!”

 “뭐? 나도 비슷한 거 봤는데?”

 “왜 그래 혜진아?”

 “그게 말이야, 오빠!”

 

 “잠시 후 우회전입니다.”

 “그래, 그렇게 된 거구나?”

 나는 이동을 하며 내가 화장실에서 엿들은 대화 그리고 나비가 목격한 장면에 대해 연우 오빠에게 설명을 해줬다. 그러자 연우 오빠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황 파악이 끝났다는 표정이었는데, 아무래도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은 사실 악당들이 만든 오디션장이나 다름이 없어 보인다.

 

 “그럼 강서준이 여기에 온 것도 설명이 되겠네.”

 “으응, 아마도 그 녀석이 이번 판을 짜고 실행에 옮겼을 테니까.”

 “오빠 어쩌면 내일 본선에서 뭔가 더 일이 벌어질지 몰라.”

 “으응, 그러니 너도 내일은 더 조심해야 해.”

 “알겠어.”

 오빠가 날 걱정해주는 건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리스크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큰 건을 얻을 가능성도 크다는 뜻이다.

 

 ‘잘하면 내일 강서준을 무너뜨릴 약점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

 

 

 “자 본선 참가자 8명 모두 잘 오셨습니다! 경기는 어제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이 될 예정인데 혹시 질문 있으신가요?”

 드디어 오늘은 물속에서 숨 오래 참기 대회의 본선이 열리는 날이다. 뭔가 예선전인 어제와 다르게 분위기도 정돈이 되고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는데, 그럼에도 나는 적당한 성적을 낸 뒤 탈락한 다음 악당들의 비밀을 파헤칠 생각이다.

 

 “정말 우승하면 1억원 주는 거 맞아요? 어제 얘기 들어보니까 우승 상금이 10배로 늘었다고 하던데요?”

 “뭐라고요? 그럼 우승 상금이 1억원이 된 거예요?”

 내 옆에 여자분이 우승상금에 대하 묻자 나도 모르게 덩달아 언성이 높아졌다.

 “네, 세진물류에서 상금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윤혜진 참가자님 괜찮으세요? 갑자기 땀을 많이 흘리시는데요?”

 “아? 괜, 괜찮아요! 하하하!”

 나는 당연히 땀을 많이 흘릴 수밖에 없었다. 강서준에게 복수하는 일에만 꽂혀있는 나머지 우승 상금이 대폭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방금 알았기 때문, 적당히 중간에 탈락하려고 하기엔 우승 상금이 너무나도 큰 액수다.

 

 ‘아 이거 어쩌지? 너무 대놓고 우승하려고 하면 시청자 중 눈썰미 좋은 사람들은 날 의심할 텐데…….’

 그러나 내 고민 여부와는 관계없이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 방송 녹화는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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