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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이코에게 납치된 사연
작가 : 베리벨
작품등록일 : 2020.9.5

“나는 재미가 있는 아이는 놓아주지 않아.”
“이 XX 내가 너는 꼭 죽인다! 명심해!”
자신의 전 남친이자 사이코인 강서준에게 복수를 하려던 혜진은 뭔가 해보기도 전에 허무하게 죽고 만다. 하지만 다시 과거로 회귀한 혜진은 심부름센터 직원 지연우와 시원한 사이다 복수 및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아찔한 공조를 펼친다.
[회귀물/마약/클럽/복수/스릴러/생존/악녀/거래/비밀/납치/감금/수갑/캠퍼스/여대생/집착남/철벽녀]
작가이메일: makapanda@naver.com

 
사이코에게 납치된 사연 #6
작성일 : 20-09-05 22:53     조회 : 193     추천 : 0     분량 : 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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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항구에서

 

 

 

 “우와 엄청 넓네요.”

 “찾으려면 시간 좀 걸리겠네, 명진아 이 근처인 거지?”

 “네, 아마도요.”

 우리가 차에서 내려 도착한 곳은 서해안에 있는 조용한 항구였는데, 이곳 잔뜩 있는 컨테이너 어딘가에 마약이 있다는 건가? 사실 나는 24시간도 쓰지 않고 서해안 항구에 마약이 보관된 창고가 있다는 걸 알아낸 명준이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여기까지 오는 내내 가슴이 터질 것처럼 설레고 또 설렜다. 마약이 있는 장소만 찾아낸다면 강서준에게 제대로 된 한방을 먹이는 것은 물론 아예 강서준이라는 인물 그 자체를 파멸시킬 수도 있으니 말이다.

 

 두근두근!

 ‘강서준, 네가 날 죽인 장소가 네 발목을 잡게 될 테니 단단히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타악!

 “작은 창문이 하나만 있다는 게 이상해서 자주 마약이 유통되는 장소를 서치하다가 나온 곳이거든, 아직 확실한 건 아니니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래도 일단 가능성이 높다는 거잖아?”

 명진이가 노트북을 접어 가방에 넣고는 가장 선두에 서서 걸어가자, 나 역시 그런 명준이를 바짝 쫓아갔다.

 

 “두 사람 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의욕이 넘치는 거야?”

 “오빠 빨리요!”

 “아, 알았어!”

 나는 뒤에서 팔짱을 낀 채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연우 오빠에게 팔을 휘저으며 소리쳤다.

 

 “와 이쪽에도 컨테이너 박스가 너무 많은 걸?”

 “악! 안 열려!”

 하지만 내 바람과 달리 생각보다 마약을 찾는 일은 쉽게 진척되지를 않았다. 항구 안쪽으로 들어가자 컨테이너 박스의 숫자가 너무 많았고 간혹 잠겨 있는 경우도 있어 전부 다 수색하려면 앞으로 며칠은 더 걸릴 지도 모른다.

 

 “형, 일단은 돌아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으음, 그래야 하나?”

 “두 사람 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두둑!

 쾅!

 나는 소리를 지르면서도 자물쇠를 악력으로 부러뜨린 뒤 컨테이너 박스 문을 발로 차고 열었다.

 

 “아 여기도 아니네, 제가 본 곳은 비료 포대 비슷한 게 잔뜩 쌓여 있었거든요.”

 “아가씨, 우리는 자물쇠를 손으로 부수고 안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괴력의 사람이 아니에요.”

 “그리고 여기에 오래 있는 건 녀석들에게 노출될 위험성이 커, 혜진아 일단은 여기서 만족하고 돌아가는 걸로 하자.”

 “안 돼, 이미 너무 많은 흔적을 남겼어! 이대로 돌아가면 마약을 숨긴 장소가 다른 곳으로 바뀔 지도 몰라!”

 “다 아가씨가 남긴 흔적이거든요?”

 “아 어쨌든 오늘 꼭 마약이 있는 컨테이너를 찾아야 해요!”

 나는 민망한 나머지 손에 쥐고 있던 자물쇠 일부분을 바닥에 던지며 언성을 높였다.

 

 “아, 진짜 피곤한 타입이네.”

 “형, 어떻게 할 거예요?”

 나도 어느 정도는 이렇게 컨테이너를 전부 다 뒤지는 행위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무모하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 아무 소득도 없이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여기서 그냥 돌아가면 손에 잔뜩 움켜 쥐었던 모래가 스르르 빠져나가는 느낌처럼 허무함이 내 마음을 뒤덮을 것 같기 때문이다. 분명 강서준은 철두철미하며 생각이 많은 놈이기에, 누군가 다녀간 흔적을 보면 뭔가 조치를 취할 거고 내가 강서준에게 복수를 할 기회도 멀어질 것이다.

 

 두근두근!

 ‘찾아야 해, 이 근처 멀지 않은 곳에 마약이 보관된 컨테이너가 있을 거야…….’

 

 터벅터벅!

 “형님 순찰 끝나면 차 실장님 몰래 야식 어떻습니까?”

 “크으, 나야 좋지!”

 “……!”

 우리 세 명은 낯선 목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자 본능적으로 가까운 컨테이너 벽에 몸을 밀착시키고는 인기척을 숨겼다.

 

 ‘왜 하필 이럴 때 순찰을 도는 거야?’

 하지만 나는 걱정도 잠시였을 뿐, 악당들의 순찰은 마약이 이곳에 있다는 걸 의미하기에 자동적으로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뭐야?”

 “자물쇠가 바닥에 떨어져 나갔는데요?”

 “야, 여기 문은 열려 있어.”

 “저기도 열려 있습니다!’

 “하아 XX! 누가 왔다 간 거야?”

 “차 실장님한테 보고부터 할까요?”

 만약 여기서 이대로 저 둘을 순순히 보내준다면 악당들이 우르르 몰려 올 거고 그 곰처럼 무서운 차 실장까지 달려 들지도 모른다.

 

 ‘빨리 결정해야 해…….’

 나는 재빨리 연우 오빠와 명진이를 번갈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고뇌에 잠겼다. 연우 오빠와 명진이는 악당들과 육체적으로 싸워 이길 수 있을 만큼 신체적인 능력이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그저 평범한 심부름 센터의 직원일 뿐이고 악당들의 무서움을 잘 알기에 누구보다 신분이 노출되는 걸 염려해 온 사람들이기도 하다.

 “잠시만, 일단 물건이 있는 창고부터 체크한 다음 연락을 취하는 걸로 하자. 너도 차 실장님 성격 잘 알잖아?”

 “아, 형님 그럴까요?”

 “응.”

 

 ‘오! 이런 횡재가!’

 남자 둘이 주변을 살피며 걸어가는 곳을 몰래 따라가다 보면 마약이 숨겨진 장소를 정확히 알 수가 있다.

 

 타악!

 “위험해요, 이 틈에 얼른 돌아가요.”

 “오빠?”

 하지만 연우 오빠는 내 마음을 벌써 읽은 건지 내가 앞으로 한 걸음을 내딛기가 무섭게 내 팔을 붙잡으며 날 만류했다.

 “맞아, 지금은 형 말대로 하는 게 좋아 보여.”

 “하지만!”

 명진이까지 내 편을 들어주지 않으니 내 속에서는 천불이 날 것만 같다. 조금만 더 리스크를 감수하면 마약이 있는 곳을 알 수 있는데, 왜 이렇게 다들 소심하게 행동을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우리는 너처럼 용감하지 않아, 사람의 목숨은 하나니까.”

 “오빠?”

 그러고 보니 나는 죽으면 되살아나 과거로 돌아갈 수 있지만, 여기 두 사람은 죽으면 모든 게 다 끝이라고 여기고 있으니 어쩌면 몸을 사리는 게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게 사람의 목숨이 하나라는 생각은 망각한 채 내 능력에 심취해 너무 격하게 날뛰고 있던 건가? 하지만 마음 속의 아쉬움은 너무나도 크고 이대로 귀가한다면 평생 후회할 것만 같은데, 이럴 때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누가 답을 알려줬으면 좋겠다.

 

 “형님 저 앞에서 사람들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나도 들었어, 쥐새끼들이 저기 숨어서 뭔가를 꾸미고 있나 보군.”

 “……!”

 악당들이 이쪽으로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건 목소리는 물론 발소리까지 커지고 있기에 쉽게 알 수 있었다. 이미 연우 오빠와 명진이는 땀을 흘리며 안색이 차갑게 굳어 있는 상황, 어쨌거나 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사람은 나 혼자이기에 나는 재빨리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해 정체를 숨겼다.

 

 RRRRR---

 “형님 전화가 온 거 같습니다.”

 “얼른 받아봐.”

 “여보세요? 여기 물건이 있는 항구에 침입자가 있는 거 같아, 차 실장님 옆에 있으면 전화 좀 바꿔줄래?”

 다다다다다!

 “야 저기 나왔다! 전화 끊어!”

 “네?”

 슈우웅!

 퍼어어어어억!

 “컥!”

 슈우우우우웅!

 퍼어어어어어억!

 “억!”

 털썩!

 쿠우웅!

 나는 늙은 녀석을 먼저 주먹으로 턱을 가격해 날려버린 뒤 스마트폰을 쥔 채 멍하니 서 있던 녀석은 킥으로 아예 뒤통수를 차버렸다.

 

 “나 차 실장이다, 어떻게 된 거야? 여보세요!”

 두 녀석 모두 순식간에 기절을 시키며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했다고 느꼈으나, 아직 폰에서는 요란한 소리가 내 귀를 따갑게 하고 있다.

 “아무래도 항구에 무슨 일이 생긴 거 같으니 모두 무장을 한 채로 물건을 지키러 간다! 어서!”

 “네!”

 전화 내용을 들어보니 엄청난 숫자가 여기로 곧 달려올 기세인데, 이런 상황에서까지 내가 더 고집을 부리는 건 무리일 듯싶다.

 

 

 **

 

 

 “차 실장 오늘은 또 무슨 일이야? 나 지금 여자들이랑 술 마시는 거 안 보여?”

 “도련님 서해안 항구에 침입자가 있었습니다.”

 “뭐? 야 너희들 잠깐 밖에 나가 있어!”

 “아, 지금?”

 “우리 쫓아내는 건 아니지?”

 “얼른! XX!”

 쨍그라아아앙!

 “꺄아아아아!”

 

 “아 눈치가 없는 것들이 꼭 욕을 먹어야 움직이지, 그래서 물건은 무사한 거야?”

 “네, 다행히 물건은 무사합니다.”

 “그럼 침입자는?”

 “침입자는 잡지 못했지만, 아마도 어제 그 여자 같습니다.”

 “그 년이 거기는 어떻게 알고 간 건데! XX!”

 “좀 더 파악을 해봐야 하겠지만 도련님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물건이 중국에서 들어온 지는 고작 이틀, 그렇게 외부인이 빨리 위치를 파악한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차 실장, 그럼 넌 내부자 중에 배신자가 있다가 생각하는 거야?”

 “하아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여자가 단련을 했어도 남자 여럿을 유린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가 않습니다.”

 “하하하하! XX! 이거 재밌네? 역시 그 여자를 생포해서 목소리를 들어야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있지 않겠어?”

 “도련님 그 얘기는?”

 “우리 잘하는 거 있잖아, 함정 파놓고 대기하다가 그 여자 잡아.”

 “아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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