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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이코에게 납치된 사연
작가 : 베리벨
작품등록일 : 2020.9.5

“나는 재미가 있는 아이는 놓아주지 않아.”
“이 XX 내가 너는 꼭 죽인다! 명심해!”
자신의 전 남친이자 사이코인 강서준에게 복수를 하려던 혜진은 뭔가 해보기도 전에 허무하게 죽고 만다. 하지만 다시 과거로 회귀한 혜진은 심부름센터 직원 지연우와 시원한 사이다 복수 및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아찔한 공조를 펼친다.
[회귀물/마약/클럽/복수/스릴러/생존/악녀/거래/비밀/납치/감금/수갑/캠퍼스/여대생/집착남/철벽녀]
작가이메일: makapanda@naver.com

 
사이코에게 납치된 사연 #5
작성일 : 20-09-05 22:40     조회 : 200     추천 : 0     분량 : 4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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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벅터벅!

 콰아앙!

 “차 실장, 문을 왜 이렇게 세게 열어?”

 “도련님, 큰일났습니다.”

 “뭐가?”

 “오늘 시장에 보냈던 아이들이 괴한의 습격을 받고 거래도 실패했다고 합니다.”

 “뭐? XX! 그게 무슨 소리야? 설마 물품도 빼앗긴 거야?”

 “다행히 물품은 빼앗기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그 괴한이 누군데? 우리 경쟁 업체이거나 유사 업체인 건가?”

 “확실한 건 모자랑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혈혈단신의 여자였다는 거 말고는 아직 파악된 게 없습니다.”

 

 “응? 여자한테 남자들이 당했다고? 이거 참 재밌네, 하하하!”

 “좀 더 자세히 상황을 파악한 후 다시 보고하겠습니다.”

 “그래, 알겠어.”

 “예! 그럼 편히 쉬십시오.”

 “이런 경우는 처음이네, 누군가의 의뢰를 받은 녀석이거나 우리에게 원한을 품은 사람인 건가? 뭐 가끔은 이런 일도 있어야 재밌지. 하하하하하!”

 

 

 **

 

 

 “아가씨가 지금 얼마나 위험한 짓을 저지른 줄 알아요?”

 “악당들이 나쁜 거래하지 못하게 막았고 저도 다치지 않았으면 괜찮은 거잖아요. 아닌가요?”

 나는 연우 오빠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오빠는 내가 오늘 저지른 일이 무척이나 위험하다는 결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는데, 이미 저지른 일을 다시 없던 일로 할 수는 없다.

 

 “아무리 그래도 그 녀석들은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생각하는 놈들입니다. 실제로 겪었으니 누구보다 잘 아시잖아요?”

 “하아, 알겠어요. 조심할게요.”

 연우 오빠의 말이 무슨 뜻인지는 잘 알지만, 그럼에도 몸에서 느껴지는 이 뜨거운 감정은 자꾸만 내게 흥분을 유도하고 있다. 오늘의 내 활약이 강서준에게 얼마나 큰 타격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유효타 한 방은 날렸으니 위대한 첫 걸음을 내딛은 것이 아닐까?

 

 ‘죽어도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과거로 돌아가면 특별한 능력을 얻을 수 있다는 건 내 미래까지도 완전히 바꿀 수 있을 지도 몰라…….’

 

 

 “형, 저 애 좋아하는 거예요? 아까부터 들어보니 엄청 걱정하는 말투네요.”

 “……!”

 “그, 그런 게 아니라! 아직 뭘 모르는 거 같으니 알려주는 거라고!”

 그 순간 뒷좌석에서 조용히 우리를 지켜보던 명진이가 오랜만에 몇 마디를 던지자, 연우 오빠는 살짝 당황한 듯 말을 더듬거렸다.

 

 “오빠 저 좋아하는 거 맞죠?”

 나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오빠를 놀렸다.

 “아니라니까! 그리고 아가씨는 학생이면 학교를 가야지 이러고 있어도 되는 거예요? 곧 기말고사잖아요?”

 “내일부터는 학교 갈 거거든요? 쳇, 기말고사인 건 깜빡하고 있었지만…….”

 강서준에게 복수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꽂혀 얼마 후면 기말고사라는 사실을 잠시 깜빡하고 있었다. 물론 모든 일상을 다 포기하고 강서준에게 올인을 할 수도 없기에, 어쨌든 기본적인 생활은 하면서 지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아, 두번째 능력은 도대체 뭘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는 손사래를 치며 서둘러 내가 뱉은 말을 스스로 부정했지만, 뭔가 연우 오빠의 얼굴에는 의심이라는 글자가 가득 쓰여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가씨 얼른 들어가요, 괜히 또 위험한 짓 하지 말고!”

 그렇게 몇 분 후 연우 오빠는 친절하게 내가 사는 동네까지 날 데려다 줬다.

 “제 이름은 윤혜진이라고요! 왜 자꾸 오빠는 날 아가씨라고 불러요?”

 나는 호칭을 바꿔 오빠라고 부르는데 이 사람 날 여전히 아가씨라고 부르고 있다.

 “이 형 그럴 만한 사연이 있어서 그래, 그리고 네가 말해준 장소는 내가 찾으면 연락 줄 테니 걱정하지 말고.”

 “아, 알았어.”

 내가 연우 오빠를 향해 공세를 이어가려고 하자, 명진이가 대신 화제를 전환하며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그럼 갈게요.”

 “잘 가요.”

 내가 너무 연우 오빠를 거칠게 대한 걸까? 약간은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연우 오빠는 내가 인사를 하고 차에서 내리고 있는데도 끝까지 고개를 돌리지 않는 모습이다.

 터벅터벅!

 “하아, 일단은 명진이한테 연락 올 때까지 좀 쉬어야지.”

 

 “형, 저 아이 걱정 많이 되는 거죠?"

 "몰라, 이 놈아.”

 “저는 라나가 그렇게 된 건 형 탓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혹시 아가씨라고 부르는 것도 과거의 일과 연관이 되어 있는 거라면…….”

 “그냥 이름으로 부르면 저 아이랑 친해질까 그게 두려워서 그런 거야.”

 “그게 그 얘기 아닌가?”

 “야!”

 “알겠어요, 얼른 사무실로 가요.”

 “응.”

 

 

 **

 

 

 “오늘 점심에 뭐 먹을래?”

 “아, 그러게~!”

 “얘들아 이번에 새로 생긴 곳 가는 건 어때?”

 웅성웅성!

 또다시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 같이 수업을 듣던 학생이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 받고 있다. 내가 죽는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뭔가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하면서도 씁쓸한데, 과연 이번 생에서 나는 죽음을 피할 수 있을까?

 

 “혜진아 어제 학교는 왜 안 나온 거야?”

 “어? 몸, 몸이 좀 안 좋아서! 하하하!”

 내가 구석진 자리에 앉아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수아가 곧장 내 옆자리로 자리를 옮기며 물었다.

 “수아야, 강서준 저 녀석 어제는 어떻게 지냈어?”

 때마침 반대편 맨 뒷자리에 자리를 잡는 강서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고, 나도 모르게 강서준에 대해 물을 수 밖에 없었다.

 “똑같던데, 특별하게 튀는 행동 같은 건 하지 않았고 사람들한테는 친절했어. 아 물론 너랑 강서준이 헤어진 것도 벌써 소문이 났지만.”

 “내가 학교에 안 나왔으니 더 말들이 많았겠네.”

 안타깝게도 헤어지기는 했어도 강서준과 수업 일부가 겹쳐 방학을 할 때까지는 몇 번 조우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당연히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으며, 강서준이 날 노리지는 않을까 겁이 나기도 하는데 아직까지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모양이다. 물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강서준은 아직 내 정체에 대해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며, 나 역시 최대한 내 신분이 노출되지 않는 선에서 정보도 모으고 힘도 키워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진짜 헤어졌구나, 둘이 따로 앉는 것 좀 봐.”

 “사실 나는 오래 못 갈 줄 알았어.”

 “하긴 서준이가 인기가 엄청 많잖아?”

 웅성웅성!

 차라리 나는 사람들이 나와 강서준이 헤어진 거에 대해 떠드는 게 마음이 편하다. 누구보다 이미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강서준은 나와 헤어졌다는 사실이 학교에 퍼졌으니 그걸 신경 쓰느라 바쁠 거고 날 의심할 여유는 없을 테니 말이다.

 

 “서준아 오늘은 일찍 왔네~!”

 “너 더 멋있어진 거 같은데?”

 “하하하! 다들 아침부터 쑥스럽게 왜들 그래~!”

 나와 강서준의 이별이 학교에 공식적으로 전파가 된 탓일까? 벌써부터 강서준에게 접근하는 여자들이 보인다.

 “얘들아 같이 수업 들을까? 뭔가 양 옆이 허전해서.”

 “좋지!”

 “나도!”

 강서준은 그런 여자들을 귀찮다고 생각하지 않고 친절하게 응대해주고 있는 모습인데, 그렇기에 인기도 많고 친절하다고 소문이 난 지금의 강서준이 탄생한 거겠지? 하지만 나는 강서준이 학교에서는 가면을 쓰고 있다는 걸 무척이나 잘 알고 있다.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여자가 강서준의 가면에 속아 비참한 일을 겪게 될까? 하루라도 빨리 강서준의 가면을 벗기고 모두에게 비밀을 알려야 한다.

 

 “혜진아? 윤혜진?”

 “어?”

 “너무 그렇게 강서준 쳐다보는 건 별로 안 좋아 보여서.”

 “아, 으응.”

 방금 수아가 날 컨트롤하지 않았다면 강서준 또한 내 시선을 느꼈을 수도 있기에 앞으로는 고개를 돌리는 일은 자제해야 할 듯싶다.

 

 “강서준이 개인적으로 연락 같은 건 안한 거지?”

 “으응, 그런 건 없었어. 연락이 온다고 해서 만나고 싶지도 않지만.”

 보통 아쉬운 쪽이 먼저 연락을 해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하지만, 강서준은 나와 헤어진 게 별로 아쉽지는 않나 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나와 사귀고 있는 도중에도 강서준에게 호감을 표시한 여자가 여럿 있었다고 들었다. 어쩌면 저 녀석 솔로가 된 게 차라리 더 잘된 거라고 생각하려나?

 

 ‘그만하자, 저 따위 녀석을 윤혜진 네가 왜 신경을 쓰는 거야? 너는 네가 할 일에만 집중하면 돼.’

 

 “자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주는 휴강이니 시험 보는 날에 만나도록 합시다!”

 잠시 후 강의가 끝난 뒤 교수님이 자료를 정리해 강의실을 나가자 학생들도 서서히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혜진아 뭐 먹을래?”

 “으음, 글쎄?”

 “그럼 지난번에 갔던 곳 갈까?”

 

 <장소 찾았으니 연락 부탁할게!>

 그런데 나는 폰을 만지며 수아의 말에 대답을 하던 중 문자 한 통을 받고는 그만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두근두근!‘이렇게나 빨리 마약을 보관한 장소를 찾다니?’

 

 “수아야 나 오늘은 먼저 가봐야 할 거 같아.”

 “뭐? 오늘 오후에 강의 하나 더 들어야 하지 않아?”

 “괜찮아, 어차피 무슨 내용인지도 알고 시험 범위도 어딘지 아니까.”

 “무슨 소리하는 거야?”

 “하하하! 수아야 어쨌든 내가 다시 연락할게!”

 나는 서둘러 가방을 챙겨 수아에게 대충 인사를 하고는 강의실 밖으로 급히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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