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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사이코에게 납치된 사연
작가 : 베리벨
작품등록일 : 2020.9.5

“나는 재미가 있는 아이는 놓아주지 않아.”
“이 XX 내가 너는 꼭 죽인다! 명심해!”
자신의 전 남친이자 사이코인 강서준에게 복수를 하려던 혜진은 뭔가 해보기도 전에 허무하게 죽고 만다. 하지만 다시 과거로 회귀한 혜진은 심부름센터 직원 지연우와 시원한 사이다 복수 및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아찔한 공조를 펼친다.
[회귀물/마약/클럽/복수/스릴러/생존/악녀/거래/비밀/납치/감금/수갑/캠퍼스/여대생/집착남/철벽녀]
작가이메일: makapanda@naver.com

 
사이코에게 납치된 사연 #1
작성일 : 20-09-05 22:37     조회 : 186     추천 : 0     분량 : 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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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두번째 삶

 

 

 

 “야 너 나랑 만나는 거 혜진이가 알면 큰일나는 거 아니야?”

 “하하하! 뭐 어때! 친구끼리 밥 먹는 건데.”

 “그, 그런가?”

 “밥 먹고 이왕 나온 김에 술이나 먹자.”

 “네가 사는 거면 콜!”

 “당연하지!”

 “그러면 가야지~!”

 나는 구석진 테이블에 앉아 강서준이 나와 같은 과 동기인 김경은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걸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강서준, 여자친구인 날 내버려두고 다른 여자랑 노니까 좋아?’

 

 “들어가시겠습니까?”

 “오늘은 물건 준비됐나요?”

 

 분명 내가 죽기 전 강서준은 거구의 남자와 클럽 먼데이 입구에서 수상한 대화를 나눴다. 그러고 보면 나와 강서준이 교제를 한 기간은 고작 3개월인 탓에 나는 저 녀석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던 건지도 모른다.

 

 ‘슬슬 전화가 올 타이밍인데.’

 RRRRR---

 “응, 수아야.”

 “나 지금 우리 자주 가는 냉면집 지나가는데 서준이가 경은이랑 만나고 있어, 혹시 알고 있는 거니?”

 “아? 그래, 알았어.”

 역시 내 기억과 지금 이 상황 또한 일치한다. 이후 원래 흐름을 떠올리면 나는 내 전화를 받지 않은 강서준을 냉면집 바로 옆에 있는 호프집까지 찾아가 발견해 크게 싸운다. 미래를 알고 있다는 것은 매우 편하면서도 가끔씩 마음을 무척이나 불편하게 만드는데, 내 불행한 죽음을 막기 위해서는 이제부터가 진짜 중요하다.

 

 RRRRR---

 “서준아 지금 전화 온 거 아니야?”

 “아니야, 됐어.”

 “혜진이 아니야?”“괜찮아, 슬슬 이동하자.”

 “아? 으응.”

 그때도 이번에도 강서준은 내 전화를 받지 않은 채 장소를 이동하자 나도 모르게 내 손은 주먹이 쥐어져 있었으며, 입술마저 지그시 깨물고 있었다.

 

 ‘하아, 다 알고 있는데도 기분이 몹시 좋지 않네…….’

 이제 와 깊게 생각해보면 강서준은 다른 여자와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을 배회한 걸로 봐서는 처음부터 날 무시하고 기만하는 태도로 일관했던 게 틀림없다. 애초부터 만나서는 안 될 사람과 교제를 한 것이 모든 불행의 시작이었던 건지도 모른다.

 

 “하아, 재미없네. 그냥 죽어라.”

 푸우욱!

 

 당장이라도 강서준의 울대를 잡고는 주먹을 몇 대라도 후려갈기고 싶지만, 막상 죽기 직전 봤던 충격적인 장면이 떠올라 몸이 쉽게 움직여지지 않는다. 강서준은 수상한 조직과 연관이 되어 있는 데다가 아무렇지 않게 칼로 사람을 찌른 녀석이다. 그런 무자비한 괴물을 평범한 여대생인 나 혼자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생각을 차분하게 정리해보자.’

 일단 꾸준히 체크를 해본 결과, 내가 돌출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내 기억대로 모든 게 그대로 흘러간다.

 

 “만약에 내가 원래 알고 있는 6월 19일과 다른 행동을 취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나는 순간 엉뚱한 의문이 들었다. 복수 같은 건 집어치우고 강서준을 지금이라도 얼른 손절한 다음 평범한 삶을 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지만, 아직 내가 죽으려면 1달의 시간이 남아있다.

 털썩!

 ‘후, 그렇다면 조금은 실험을 해볼 여지가 있어.’

 

 

 **

 

 

 “수아야! 여기야!”

 나는 차 뒤에 몸을 숨긴 채 계속 강서준과 김경은이 들어간 호프집을 주시하고 있던 중, 수아가 가방을 고쳐 메며 내게 다가왔다.

 “네 남친 아직 저기 안에 있는 거야?”

 “응.”

 원래라면 내가 지금쯤 강서준을 만나 가게 옆 골목길에서 심하게 다투고 있어야 할 타이밍, 하지만 일부로 그렇게 하지 않았다. 만약 6월 19일 그날 내가 호프집에 난입을 하지 않았다면 강서준은 그 다음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너무나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어 저기 경은이랑 서준이! 우웁!”

 “쉿! 그냥 조용히 따라가자.”

 나는 재빨리 수아의 입을 틀어막고는 바람을 피우는 남자친구를 몰래 미행하기 시작했다.

 

 “하아, 왜 이렇게 피곤하지.”

 “그럼 경은아 많이 취하는 거 같은데 우리 좀 쉬었다가 갈까?”

 “아 그러자.”“으응.”

 

 ‘저런 XXX!’

 강서준이 살짝 비틀거리는 김경은과 함께 들어간 곳은 다름 아닌 네온사인이 심하게 번쩍이는 모텔이었다.

 

 “하아, XX!”

 “혜, 혜진아?”

 내가 애꿎은 돌멩이를 발로 뻥 차며 욕을 하자 수아는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해 하고 있다.

 “수아 넌 서준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서준이는 우리 과 최고의 인기남 아니겠어? 키도 크고 얼굴도 잘 생겼고 아침마다 운전기사가 학교에 데려다 주는 걸로 보아 엄청난 부자라는 소문도 있으니까.”

 “그러면 그 녀석이 왜 날 선택한 거라고 생각해? 그 정도 능력남이면 평범한 여대생이 아닌 훨씬 대단한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그, 그러게? 그래도 뭔가 혜진만의 매력을 느낀 게 아닐까? 하하하!”

 내가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자 친구인 수아로서는 말문이 살짝 막힌 모양이다. 하지만 나 역시 한 번 죽고 나서 과거로 돌아온 지금까지도 그 잘난 강서준이 내게 먼저 고백한 이유를 전혀 알 지 못한다.

 

 “혜진아 어떻게 할 거야? 들어가서 현장을 덮칠 거야?”

 “그래야 하나?”

 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상황을 실제로 겪게 되니 어찌해야 좋을지 잘 몰라 조금 고민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아, 결국 내가 그때 호프집에 나타나지 않았으면 여기에 오려고 했던 거였구나…….”

 “응?”

 “아, 아니야. 아무 것도.”

 내가 혼잣말을 하자 수아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는데, 슬슬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이다.

 “나 혼자 들어갈게, 수아 넌 여기 있어.”

 “혼자 들어가도 괜찮아?”

 “응.”

 터벅터벅!

 바람둥이 남자친구의 은밀한 현장을 목격하러 가는 길, 내 마음은 폭주기관차처럼 쿵쾅거리다 못해 온몸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만큼 여러 감정이 교차하고 생각도 많아진다는 뜻, 기분이 정말 좋지가 않지만 이대로 모든 걸 눈 감아 줄 수도 없다.

 

 “아, 3층이구나.”

 나는 모텔 카운터에는 지키고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데다가 엘리베이터가 3층에 멈춰선 걸 보고는 1분 1초도 기다리기 싫어 곧장 계단으로 올라갔다.

 “마실 거랑 간식 좀 사올게.”

 “하아, 야 서준.”

 “혜, 혜진아?”

 그리고 내가 3층에 도착하기 무섭게 가장 가까운 객실 문이 열렸고 그곳에서 강서준이 튀어나와 나와 눈이 딱 마주치고 말았다.

 

 “너 여기서 뭐하니?”

 수아의 말대로 강서준은 키도 크고 피부도 깨끗한 데다가 옷도 깔끔하게 잘 입는다. 나는 강서준의 여러 별명 중 특히 얼굴이 작아 8등신 미남이라 불리는 게 마치 내 이야기처럼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마음 단단히 먹자.’

 하지만 이제 그런 추억들은 다 찢어버려야 하며, 판도라의 상자를 열면 우리의 관계는 여기서 끝날지도 모른다.

 

 “혜진아 잠시만!”

 타악!

 나는 아무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강서준의 손을 뿌리치고는 살짝 열려 있는 문을 크게 열어 젖혔다.

 

 “꺄아아!”

 “김경은 네가 왜 여기에 있어?”

 “혜, 혜진아?”

 이미 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걸까? 침대 이불로 상체를 가리고 있는 것도 모자라 얼굴에 립스틱이 잔뜩 번진 김경은의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강서준 이게 뭐야?”

 “하아, 쳇.”

 내가 다시 뒤를 돌아보자 싸늘한 표정으로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강서준의 표정이 보인다. 아마도 지금 이 녀석은 내게 무슨 변명을 할지 고민하고 있는 게 틀림없다. 마음 같아서는 네가 이상한 사람들과 수상한 거래를 하고 있고 아무렇지 않게 사람도 죽이는 악질 중에 악질이라고 폭로하고 싶지 않지만, 증거도 없고 아직 본격적인 사건이 일어나기 전이다.

 

 “우리 그만 헤어져야겠지?”

 한참 동안 침묵이 흘렀음에도 결국 강서준은 내게 어떤 말도 하지 못하자, 내가 먼저 이별을 통보했다.

 “혜, 혜진아?”

 따아아아악!

 하지만 아직 강서준은 날 포기할 수 없다는 듯 내 팔을 붙잡으려고 하자, 결국 내 손이 먼저 반응을 하고 말았다.

 

 “더러운 손으로 내 몸에 손대지 마.”

 “혜진아!”

 터벅터벅!

 “서준아 괜, 괜찮아? 혜진이 저렇게 보내면 어떡해?”

 “하아, XX! 생각보다 타이밍이 빨리 왔네.”

 나는 남자친구 아니 이제는 전 남자친구인 강서준이 바람을 피우는 걸 직접 목격하고는 이별을 통보한 채 밖으로 나와 꽤 오랜 시간 앞만 보고 걸어갔다.

 

 “혜진아! 윤혜진!”

 “수, 수아야?”

 “허억, 허어억! 좀 같이 가자!”

 “아직 안 갔어?”아까부터 너무 화가 치밀어 오르는 나머지 수아의 존재를 이제야 알아차렸다.

 

 “당연하지! 지금 이런 상황에서 친구를 어떻게 혼자 보내니?”

 “미, 미안. 내가 흥분해서 아무것도 안 보였던 거 있지?”

 “그건 됐고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어떻게 하기는! 그 녀석이랑 완전히 끝이지!”

 “그걸로 만족하는 거야? 와 나는 강서준 그 XX 여자친구 내버려두고 다른 여자를 만나는 XXX인 줄 이번에 처음 알았어!”

 “수, 수아야 너 욕 할 줄 알아?”

 “당연하지!”

 이럴 수가? 평소에는 얌전하고 단정한 수아가 본인의 일처럼 흥분한 나머지 비속어를 섞어 이야기를 하자 나까지 순간 놀랐다.

 

 “사실 이대로 만족하는 건 아니야, 복수하고 싶거든.”

 “뭐? 복수?”

 수아에게 모든 걸 사실대로 이야기해도 괜찮은 걸까? 강서준은 클럽 먼데이 앞에서 이상한 사람들과 수상한 대화를 나눴으며, 또한 내가 미래에 강서준을 도련님이라 부르는 양복 입은 녀석에게 허무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도 말이다.

 

 두근두근!

 ‘강서준 그 녀석 뒤가 구린 게 분명해, 그것도 엄청 심하게…….’

 

 철크덕!

 “하하하! 이대로 만족하지 않는다, 그리고 복수를 하고 싶다고요?”

 “……!”

 “어머!”

 나와 수아는 갑자기 옆에 있는 차에서 내린 남자가 우리를 향해 갑자기 말을 걸자, 겁을 먹고는 살짝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누, 누구세요?”

 “저는 이런 사람입니다.”

 잠시 머뭇거리던 난 더듬거리며 낯선 남자에게 말을 걸자 그 남자는 바로 내게 명함을 건넸다.

 

 “아마도 심부름센터의 직원 지연우?”

 “네, 맞아요.”

 “이 사람 엄청 잘 생기지 않았어? 요즘 주말에 하는 드라마 남주인공 닮았어!”

 “수아야 좀 가만히 있어~!”

 나는 수아가 두 손을 모으고는 당장이라도 남자를 떠받들 것처럼 반짝이는 눈망울로 이야기하자, 얼른 언성을 높이며 감정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나 역시 그저 평범한 흰색 반팔티에 검은색 바지를 입은 게 전부임에도 이 남자가 엄청 잘 생겼다는 사실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하하하! 두 분 다 왜 이렇게 절 뚫어져라 보세요?”

 이 남자 피부도 하얗고 손과 다리도 길쭉길쭉하며 이목구비도 미소년 만화책의 주인공처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딸기처럼 진한 붉은색 입술과 웃을 때 형성되는 눈웃음은 엄청난 하모니를 이루며 곧바로 여심을 녹이기에는 충분하다고 해야 하나?

 

 두근두근!

 ‘엄청난 꽃미남이 이런 곳에서 등장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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