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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라이즈 스타 업
작가 : AT0M1K4
작품등록일 : 2020.8.22

짧지만 강렬했던 한국 락의 두번째 전성기를 맞이한 20xx년.
한국 락을 대표하던 밴드 다수의 불법도박 적발로 인해 락을 향한 여론의 증오와 의심은 하늘을 찌르고 락은 아주 빠른 속도로 몰락해가고 있었다.

점점 락음악이 범죄 처럼 취급받는 사회가 되자 이미지 관리를 위해 마포 예일 종합학교는 학교의 학생 인디밴드인 [카탈리스트]에 소속된 네명, 유한별, 강브리타나, 구혜진, 김유나, 네명에게 입학식 날에 해체 전 그녀들의 마지막 공연을 진행 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공연은 실패로 돌아가고 밴드는 불화와 함께 해체되었다.
그 이후로 유한별은 끊임없이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기 위해 노력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절망 뿐이었다.

자신의 유일한 꿈이었던 '최고의 락스타가 되기'를 포기를 하기 일보 직전, 유한별은 자신의 삼촌 '유은환'의 진심 가득 담긴 조언을 듣고 본격적인 '작은 혁명'을 계획하고 행동에 옮기기 시작한다.

자신의 잃어버린 멤버들,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되찾기 위해 다시 그녀의 레스폴 기타를 향해 손을 뻗는다.

"과거를 향해 손을 뻗어서, 미래를 바라볼 거야."

 
챕터 1 - 몰락 - 에피소드 5
작성일 : 20-09-05 16:33     조회 : 316     추천 : 1     분량 : 7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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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부로 내가 이끄는 밴드부는 해산되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입이 열리지 않았다.

 나의 지친 입이 열리지 않아 말을 하고 싶지 않은 걸까.

 아니면 말을 하고 싶지 않아 나의 입이 지친 걸까.

 

 나는 그런 쓸데없는 고민을 하면서 어두워지는 거리를 걸었다.

 

 이어폰을 귀에 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어폰에서 울리는 음악 소리는 없었다.

 

 아마도, 나는 슬픔에 잠겨 음악을 틀어놓는 것도 잊어버린 것 같다.

 

 아마도, 나는 슬픔에 잠겨 주변의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몰라, 몰라.

 나는 스스로가 뭘 생각하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처음에는 서럽게 울면서 자책을 하고 있던 이소민.

 두 번째에는 미친 듯이 화를 내며 달려들던 강브리타나.

 세 번째에는 급하게 말리려고 했던 김유나.

 

 그다음에는 내 주먹에 여러 번 맞아 엉망진창이 된 브리타나의 얼굴.

 그리고, 마지막에는 우리를 슬픈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던 혜진 선생님.

 

 머릿속에서 그 장면들이 스파게티처럼 이리저리 섞이다가...

 방금, 관객 모두가 야유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이어폰에서 무언가를 틀어놓은 것도 아닌데 모두의 야유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렸다.

 

 "...윽..."

 내 잘못이었다.

 다시 생각해보니, 모두 내 잘못이었다.

 

 아마 우리 멤버들에게 선생님이 경고해주신 걸 알려주었다면 브리타나가 계획을 더 일찍 변경해 고강도 특훈 모드로 진입했겠지.

 그렇게 신입인 소민이에게 긴장을 덜어주는 훈련을 시켰다면 무대 위에서 더더욱 당당하게 연주했겠지.

 브리타나와 심하게 갈등을 빚으며 싸우지 않았겠지.

 

 "내가 진실을 말해주었다면, 내가 진실을 말해주었다면..."

 

 나의 후회는 끝이 없었다.

 이 모든 게 내 잘못이었다.

 

 인정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내 잘못이었다.

 

 길거리에서 들려오는 어린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나를 향한 조롱으로 다가왔다.

 대로변에서 들려오는 자동차의 소음들은 내 머리를 어지럽히는 잡음으로 다가왔다.

 

 모든 것이 나를 향해 비웃는 것만 같았다.

 

 .

 .

 .

 

 

 "언니, 왔어?"

 꽁지머리를 뒤로 묶은 내 여동생이 소파에 앉아서 집으로 들어오는 나를 반겼다.

 

 수척해진 내 모습이 얼마나 우스울까.

 나는 쓸데없이 여동생마저도 나를 비웃을까 걱정스러웠다.

 

 다행히도 그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서로 어색한 침묵을 지키며 가만히 눈을 응시하다가 여동생이 걱정스러워 입을 열었다.

 

 "언니, 괜찮아?"

 

 "야, 지윤. 혹시 오늘도 꾀병 부리면서 조퇴한 거야?"

 나는 그대로 화제를 돌려 대답을 피했다.

 

 "...상관할 바 없잖아?"

 역시, 얘 학교 쨌구나.

 

 "정말, 어떻게 나랑 똑 닮아서..."

 

 "언니가 가르친 거잖아. 학교 효과적으로 째는 법."

 

 "아, 정말…. 그러다가 엄마아빠한테 들키면 혼난다?"

 힘겹게 나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힘겹게라도 웃으면서 다른 이야기를 하면 내 걱정은 잊어버릴 줄 알았지만, 안타깝게도 지윤의 기억력은 금붕어보다 좋았다.

 

 "언니, 정말…. 괜찮은거야?"

 

 "..."

 

 "오늘 신입생 환영회에서..."

 

 "지윤?"

 그녀의 이름을 불러 이야기를 중간에 끊어버렸다.

 나는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

 

 "저녁은 혼자서 먹었지?"

 

 "으, 응..."

 

 "그럼 난 올라간다?"

 

 "...응..."

 겁에 질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조금 미안해졌다.

 

 나는 내 방으로 올라가서 기타 가방을 침대 옆에 기대어두고 침대에 몸을 던지듯 누웠다.

 

 ....그리고 나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 일어난 일들을 머릿속에서 정리하고 내가 가야 할 길에 대해서 나는 고민했다.

 

 내 책상 옆에 진열된 '세인트루이스'와 '레버넌트'의 앨범과 화보 포스터, 그리고 굿즈들을 멍하니 둘러보았다.

 '레버넌트'는 불법도박을 하고 있었으며, '세인트루이스'는 미투로 인해 명성은 점점 악명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내가 락 음악에 대한 사랑을 깨닫게 해준 두 밴드가...

 내가 밴드부를 시작한 계기가 된 두 밴드가...

 이렇게 순식간에 몰락해버렸다.

 

 이것이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었다면 차라리 좋을 것 같다.

 한참 제2의 한국 락 전성기였는데, 도대체 어째서 이런 식으로 끝나야만 하는 거지?

 

 어째야 할지 나는 계속 고민하다가 머릿속에서 스파크가 일어났다.

 

 "잠깐…. 나 혼자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랬다, 이제는 인터넷의 시대.

 적당히 팔로워들 얻어놓고서 개인방송으로 장르 상관없이 신청 곡을 받아 연주 겸 노래도 하고, 도네이션도 받으면서 점점 나의 기타리스트로서의 명성을 높여가는 거지!

 만약 팔로워가 많아지고 유명해진다면 버스킹을 해서 다시 새로운 밴드 원들을 이끌어 올 수 있을 거야, 그래, 그래!

 

 나는 김칫국을 실컷 먹고 있었다.

 태블릿에 계획이라고 쓰고 지랄 덩어리라고 읽는 것을 재빠르게 적어 내렸다.

 

 그렇게 재빠르게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놓고 보니 사야 하는 장비들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 악기는 있지.

 근데 고음질의 컴퓨터용 음향 장치들과 방송용 카메라 등등...

 

 순간 머리가 아찔해져서 눈을 꼭 감고 머리를 흔들었다.

 이 장비들을 사기 위한 용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몇 개월은 걸릴 게 뻔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나는 이 인내의 도전을 견뎌내기로 했다.

 

 "아자, 아자! 한별이 가자!"

 

 .

 .

 .

 

 2개월 후

 

 "흐어어억...허억...허억..."

 아니, 뭔 미친놈의 상자가 이렇게 무거워?

 안에 뭐가 들은 거야?!

 

 ...라고 말을 할 틈도 없이 나는 숨을 거칠게 쉬면서 무거운 택배 상자를 트럭 안에 싣고 있었다.

 

 "자, 자, 빨리요. 마감 시간 다 돼가요."

 

 "윽, 예에, 예!"

 

 분명 나는 아주 무거운 레스폴 기타를 들고 오랫동안 연주를 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겸으로 상하차 알바에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했는데...

 이게 뭐람, 이 망할 놈의 무겁고 무거운 상자들은 계속 나와?!

 

 "윽...하, 씨바아아아아아아아알!"

 

 "입 조심해요!!"

 

 -툭

 

 "앗..."

 

 -우당탕!!

 

 

 

 며칠 후, 나는 장비를 살 수 있는 용돈을 모두 벌었다.

 2개월간의 쉴 틈 없는 주말 상하차 알바 덕에 내 몸은 상할 대로 상한 기분이 들었다.

 덤으로, 월요병은 상하차 알바를 신청한 이후로 아마 열 배는 더더욱 심각해졌다.

 

 그래도, 돈은 언제나 꼬박꼬박 나의 통장으로 들어와 나를 반겨준다.

 '수고했다'는 말 하나 없이 내게 미소를 띄워주는 이상한 기운이 있단 말이지, 돈이란 건...

 

 어찌 됐든, 이미 장비를 순식간에 주문해서 덤으로 '퀵서비스'도 문의해뒀다!

 다행히 내게 '퀵서비스 1회 쿠폰'이 하나 남아있었으니 다행이지.

 

 곧바로 도어 벨 소리가 집안에 울리고 곧바로 문을 열고 상자를 받았다.

 두근거리는 마음에 폴짝폴짝 왈츠 하듯이 계단을 올라가서 상자를 열어보았다.

 

 고오급 자동 그린 스크린 기능이 달린 카메라, 기타를 컴퓨터에 연결해 쓸 수 있는 선 컨버터.

 나는 멋진 장비들의 모습에 눈이 헷가닥하면서 뒤집어졌다.

 

 급하게 장비들을 세팅하고 나서 방송 프로그램을 켜서 반짝이는 눈으로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았다.

 그런 반짝이는 눈으로 렌즈를 바라보다가 씨익 웃어 보인다.

 

 "괜찮아, 나 혼자 해낼 수 있어!"

 

 .

 .

 .

 

 "..."

 

 난 컴퓨터와 카메라를 끄고 한숨을 푸욱 쉬며 고개를 푹 떨궜다.

 아마 방송을 시작한 지 대략 4개월 정도 되었다.

 

 하지만, 고정 시청자는 고작 네 명 뿐이었다.

 'asdf58', '곰곰곰', 'dpdlal69', 'fntlem74'...

 그 외에는 잠깐 들렀다가 아무런 말도 없이 나가버렸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혼자서 열정에 연주하면서 시청자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저곳에 내 방송 홍보를 하고 열심히 홍보 경품 이벤트도 했지만, 꾸준히 오는 시청자는 얼마 없었다.

 

  그나마 몇명밖에 없는 고정 시청자들은 내가 망가지고 웃기는 장면을 클립해주고 있었다.

 주로 'dpdlal69'와 'fntlem74'가 클립을 해주었다.

 누군진 모르겠지만 분명 내게 적의를 품지 않는 흔치않은 시청자겠지.

 

 오히려, 내가 락 곡을 연주한다는 사실만으로 '공론화'를 해서 없는 말까지 지어내고 있었다.

 내가 누군가를 성추행했다, 내가 시청자 알바를 썼다, 내가 한 명을 죽일 듯이 패버렸다, 등등....

 

 인터넷의 모두가 증거도 없거나 조작된 증거로 가득한 거짓 고발을 인터넷에 올려 인터넷에서의 내 이미지를 박살 내버렸다.

 

 세상의 모두가 내게서 등을 돌린 기분이었다.

 아무도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좋아하지 않았고 그들과 동의하지 않으면 그대로 '인터넷 아오지 탄광행'이었다.

 

 마지막 항목은 진실이었다, 내가 브리타나의 얼굴에 멍이 들 정도로 주먹질을 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알 사람들은 우리 전 밴드 구성원들과 고문 선생님밖에 없었다.

 

 모두가 내게서 등을 돌렸단 생각은 밴드 멤버 중 한 명이 '한 명을 죽일 듯이 패버렸다'는 이야기를 흘린 사실에 다섯 배쯤 증폭되었다.

 등골에 소름이 돋아 아무 말도 못하고 방송을 조용히 끈 상태로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세수를 하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거울에 비친 나를 벗 삼아 촉촉해진 눈가를 닦아내려다가 멍하니 거울에 비친 누군가를 보았다.

 얼굴은 거식증으로 고생하는 것 마냥 수척해지고 눈 아래에는 약간의 다크서클이 보였다.

 입은 기운 없이 열려 있었고 눈의 흰자는 빨개져 있었고, 뺨에 흐르던 눈물이 남긴 눈물 자국도 보였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너무나도 낯설었다.

 "누구세요?"라고 내 앞에 있는 '이방인'에게 물어보았다.

 거울 속에 있는 내 모습이 울적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인 채로 한 대답은 "너야, 과거의 너." 였다.

 

 아아, 그런 건가.

 난 결국 다시 돌아온 것이었다.

 우울로 가득 차서 아무것도 못 하던 시절.

 모두가 내게 '무능하다', '이상하다', '미친놈인가?' 하는 말만 했던 그 시절.

 삶의 방향을 잃고 좌절만이 가득하던 시절...

 

 "넌 나보다 더 고통스러워 보여." 거울에 비친 내가 말했다.

 

 "어째서?"

 

 "...이룰 수 없는 꿈에 도전하고 있잖아?"

 

 난 화가 났다.

 하지만 딱히 화를 낼 수도, 부정할 수도 없었다.

 

 모두가 락음악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성폭행', '도박', 그리고 락밴드를 보면 모두에게서 하나같이 나오는 단어, '예비 범죄집단' 뿐이었다.

 이렇게 락에 대한 적대심과 부정적인 시선만이 가득한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락음악을 마음껏 하며 사는 꿈을 이룰 생각을 할 수 있는가?

 

 그런 꿈을 꾸는 인간은 '병신'이었다.

 그리고 난 그 '병신' 중 하나였다.

 

 "난 아무리 찌질하고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어도 언제나 나의 곁에는 유나랑 브리타나가 함께 해주었어, 소꿉친구니까."

 

 "..."

 

 "그런데 너는 지금 소꿉친구들과 너를 우러러 바라보고 있었던 신입, 소민이를 실망하게 해버렸고 더는 가까워지지 못할 정도로 멀어졌어."

 

 "아, 아니야...유나는 아직 나랑 친구라고!"

 

 "걔는 네가 불쌍해서 같이 있어 주는 것뿐이야. 최근 말을 주고받는 횟수가 꽤 줄어들지 않았어?"

 

 "그건...!"

 

 "최근에 브리타나와 유나가 체육 시간이 곧 시작할 때 널 깨워줬어?"

 

 "그건..."

 

 "그거야, 넌 네 어처구니없는 꿈만을 추구하면서 너의 거짓말과 너의 무책임함에 모두를 실망하게 하고 그녀들을 잃었어."

 

 "그만..."

 

 "넌...나보다 더 패배자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더 고통스러워하고 있어."

 

 "그만해..."

 

 "이젠 어디로 갈 거야? 너의 전부라고 믿었던 꿈이 재와 먼지가 되었으니..."

 

 "그만…. 하라고!"

 

 -쿵

 

 나도 모르게 소리를 크게 지르면서 세면대를 주먹으로 거세게 내려쳤다.

 급하게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리더니 문이 벌컥 열린다.

 

 "어, 언니...?"

 여동생 지윤은 그런 내 모습을 보고서 걱정스럽다는 듯이 바라본다, 내 목소리와 큰 충격음에 놀란 거겠지...

 

 "...괜찮아, 난 괜찮아."

 

 "...정말로?"

 

 "진짜로, 정말로..."

 

 내 불안한 모습에 겁을 먹은 건지 입술을 꾹 다문 채로 바라보다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서는 화장실 문을 닫으며 물러섰다.

 난 숨을 고르면서 천천히 닫히는 문을 바라보았다.

 정신을 차려야겠다며 급하게 찬물을 틀어놓고 어푸어푸 세수하기 시작했다.

 

 

 

 "이젠 어디로 갈 거야?"

 

 "넌 나보다 더 고통스러워 보여."

 

 "걔는 네가 불쌍해서 같이 있어 주는 것뿐이야."

 

 "너의 전부라고 믿었던 꿈이 재와 먼지가 되었으니..."

 

 포기해 포기해 포기해 포기해 포기해 포기해 포기해

 포기해 포기해 포기해 포기해 포기해 포기해 포기해

 

 "으, 으아아아아!"

 나는 소리를 빽빽 지르면서 악몽에서 깨어났다.

 눈을 감으면 머릿속에서 울리는 왜곡된 내 목소리가 계속 울려서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퀭해진 눈빛으로 내 방을 둘러보다가 지금이 대략 오후 1시인 것을 깨달았다.

 할 것도 없는 이 무료한 토요일…. 그저 무기력한 채로 다시 누워서 이불을 푸욱 덮고 다시 잠에 빠지려고 했다.

 

 그때...

 

 ~♬

 

 전화가 걸려왔다.

 귀찮아서 짜증이 난 나는 뒤척거리며 신음을 조금 내다가 "전화 받아."라고 핸드폰을 향해 이야기했다.

 삐릭 하고 수신하는 소리가 나더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보세요?"

 

 "...!"

 

 이 걸걸하면서 부드러운 목소리의 주인은 분명 삼촌이었다, 은환이 삼촌.

 어렸을 때부터 나와 함께 놀아주고 언제나 내게 "꿈을 가져, 꿈이 있어야만 행복할 수 있어."라며 내게 기타 연주를 가르쳐준 삼촌.

 

 작년 가을부터 삼촌은 음악계의 프리랜서로서 의뢰가 많이 들어와 그동안 만남이 별로 없었고 그저 문자로 안부만 물어보는 사이가 되어버린지라 오랜만에 듣는 이 목소리는 너무나도 반가웠다.

 난 급하게 핸드폰을 들고 귀에 가져다 댄다.

 

 "삼, 삼촌?"

 

 "그래그래, 나야 나!"

 

 외로움으로 가득 찼던 내 마음이 살짝 울컥해져서 울먹일 뻔했지만, 간신히 참아내면서 말을 이어갔다.

 

 "오랜만이네, 그동안 잘 지냈어...?"

 

 "그럼 그럼, 일이 바쁘기는 하지만 말이지…. 우리 한별이는 어때, 요즘?"

 

 나는 그 질문에 내 말문은 그대로 막혀버렸다.

 딱히 삼촌에게 부정적인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 "꿈이 나를 배신했어." 같은 뉘앙스의 말을 하면 분명히 속상해할게 분명했다.

 그렇지만 딱히 거짓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내 친구들이 나와 떨어지게 된 이유는 내가 괜찮은 척하면서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었으니까.

 

 그렇게 내가 별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에 가슴을 앓으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삼촌은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밴드로 성공해서 마음껏 락음악하고 싶다고 했지?"

 

 "...응."

 

 "너희 밴드 소식 들었어..."

 

 "...누가 말해줬어?"

 

 "어제 유진이가 말해줬지, 밴드가 해산된 이후로 마음고생 많이 하고 있다고."

 

 "..."

 

 그래서 전화를 이렇게 걸은 거구나...

 내가 걱정을 많이 끼쳤구나, 유진에게도, 삼촌에게도.

 

 "그래서 그런데…. 오늘 한강 공원에서 만날래?"

 

 "삼촌 바쁘지 않아?"

 

 "프리랜서는 일이 들어오지 않으면 의외로 한가해, 요즘은 기타 연주에 특화된 사람은 많이 안 쓰다 보니 한가해졌거든."

 

 "..."

 

 내 안에 응어리져버린 것들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나는 친구도 없이 고립되어버렸고, 부모님은 여전히 회사의 일로 바쁘신 데다 여동생에게 털어놓기에는 너무나도 나 스스로가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촌에게는 이야기 할 수 있었다.

 고민이 있었다면 언제나 삼촌에게 찾아가거나 연락을 했었다.

 그리고 삼촌은 언제나 나의 사정을 헤아려주면서 내가 가야 할 길과 해답을 제시해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삼촌이 물려준 레스폴 기타를 바라보고 있다가 그에게 말했다.

 

 "...응, 그럼 만나자."

 

 희망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삼촌과 이야기 하다 보면 나만의 해답에 도달하게 되지 않을까?

 만약 해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내 상처 입은 가슴에 있는 찌꺼기들을 내보내고 홀가분해지지 않을까?

 

 

 난 그렇게 핸드폰을 든 채로 침대 위에서 벗어나 무겁게 발걸음을 옮겼다.

 삼촌과 함께 나의 꿈과 미래를 향한 해답을 찾기를 바라며.

 삼촌과 함께 마음속의 응어리를 없앨 수 있기를 바라며.

 
작가의 말
 

 개강하고나서 주기적으로 글을 쓰는 건 정말 힘드네요...

 머리가 갈려나간다는 느낌으로 하게 되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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