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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숨은 달 Hidden Moon
작가 : 덧니
작품등록일 : 2020.8.14

"어둠 속에서 별을 찾으려면 달은 구름 뒤에 숨어서 적당히 비춰주면 돼.
그래야 별이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있잖아.
구름 뒤에 숨은 달이 되어서 길도 찾아주고, 별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Episode 11 : 별
작성일 : 20-09-04 22:22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5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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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진우가 솔로 앨범을 발매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일주일 동안 일이 많아서 정신없었지만, 그렇다고 서진우 덕질을 놓을 수는 없었다. 서진우가 없었다면 나는 이미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 거야. 덕질 없는 삶은 없어. 그건 살아도 사는 게 아니야. 서진우가 공백기였다면 조금 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겠지만, 솔로 앨범으로 활동 중이라 정말 다행이다. 현생이 이렇게 힘든데, 서진우라는 빛 정도는 보고 살아야지.

 

 매일 음악방송 사전 투표하고, 라디오에 서진우의 ‘Hidden’ 신청하고, 자기 전에 생일 투표 하고. 서진우를 위해 해야 하는 게 너무 많지만, 그래도 활동할 때가 제일 좋다. 적어도 티비 틀면 서진우가 나오고, 인터넷에 서진우 직캠도 자주 올라오고, 라디오에서도 서진우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까. 쉴 틈 없는 스케줄로 서진우는 힘들겠지. 우리만 좋아서 미안해, 진우야.

 

 Say는 일주일 동안 서진우와 모든 음악방송을 함께 활동했다. 항상 대기실을 혼자 쓰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서진우랑 함께 쓴 Say는 서진우의 에너지를 감당 못 하겠다고 말했다.

 

 “서진우, 정말 대단하더라. 무대 밖에서도 활발해.”

 “솔직하게 말해봐. 활발하기만 해?”

 “진짜 와… 난 감당 못 하겠어.”

 “내가 아는 서진우는 조금도 가만히 안 있는데? 대기실에서도 뛰어다니고, 돌아다니면서 장난치고, 매니저들도 서진우 컨트롤 못 할걸.”

 “너 나랑 같이 스케줄 다녀왔니? 왜 그렇게 잘 알아?”

 “스케줄 비하인드 영상에 대기실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다 나오니까 알지. 네가 본 서진우는 100만 분의 1쯤 될 거야. 멤버들 다 있으면 더 시끄럽고, 더 뛰어다니거든.”

 “아니, 원래 녹음실에서는 안 그랬는데, 정말 다른 사람 같았어.”

 “아직 너랑 그렇게 편한 사이가 아니라서 그 정도였을 거야.”

 “근데 또 무대만 올라가면 다른 사람이야. 진짜 대단해.”

 

 Say는 서진우의 활발함에 정신이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무대 위 프로의 모습은 대단했다고 했다. 제2의 Say를 해도 되겠다나? 무슨 제2의 Say야? 그냥 서진우는 서진우인데.

 

 오늘은 음악방송 활동을 시작한 지 딱 일주일 째라서 칼퇴근을 했다. 분명 1위 후보에 서진우가 있었단 말이지. 1위를 할 수도 있잖아?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집까지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서진우 무대는 1분 1초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집에 갔다. 현관에서 신발만 벗어 던지고, 가방은 소파에 던지고, 리모컨으로 티비를 켰다.

 

 

 “서진우, 서진우, 서진우! 무대, 무대, 무대 지나갔나? 제발, 제발!”

 

 다행히 아직 서진우는 무대에 오르지 않았다. 그제야 소파에 앉아서 숨을 골랐다.

 

 “악 서진우 나온다아악!”

 

 소파 옆에 있는 응원봉을 켜고, 응원법까지 따라 하면서 무대를 봤다.

 

 엉엉 서진우는 무대 천재야. 대체 저런 천재가 어디서 나온 거지? 못하는 게 없는 서진우는 정말…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야.

 

 이제 1위 발표만 남은 건가? 제발, 제발, 선생님들, 우리 진우 1위 시켜주세요.

 

 “이번 주 1위는… 서진우! 축하드립니다!”

 

 악악 서진우가 진짜 1위 했어! 대박이야! 악 어떡해? 너무 좋아!

 

 티비 속 서진우는 예상하지 못한 듯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트로피를 받은 서진우가 마이크를 잡았다.

 

 “어… 솔로는 이제 막 데뷔한 거라서 제가 받을 줄은 몰랐는데요. 먼저, 항상 고생하시는 대표님, 피디님,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누나들, 매니저 형들, 감사합니다. 이번 앨범 피처링해 주신 Say 형, 이번 앨범 작업을 통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가수가 되겠다는 아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해준 가족들, 감사합니다. 앨범 작업할 때부터 응원해준 AB 멤버들, 은우 형, 재현이 형, 휘,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팬분들! 8년 동안 변함없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우리 진우는 수상소감도 잘해. 너무 잘해서 오열합니다…

 

 앨범 발매 열흘, 음악방송 활동 일주일 만에 한 1위는 서진우에게도, 팬들에게도 너무 간절했었다. AB는 내는 앨범마다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고, 매 앨범마다 1위를 차지하니, 팬들에게 1위는 당연했지만, 한편으로는 꼭 지켜야만 하는 것이었다. 한 번이라도 1위를 하지 않으면 팬들은 우리가 열심히 노래를 듣지 않아서, 투표하지 않아서 멤버들에게 아쉬움을 준 것이라고 자책했다. 그룹으로 성공했을지라도 서진우에게 1위는 닿을 수 있을지조차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고, 팬들 역시 솔로 앨범으로 서진우가 잘될지 여부는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음악방송 1위는 모두에게 소중했다.

 

 신기하게도 오늘 한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하면 이후 다른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한다. 내일도 모레도 그리고 주말까지 있을 다른 음악방송에서 1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 하는 기대를 해본다.

 

 .

 .

 .

 

 세상은 나의 기대, 어쩌면 우리 모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서진우는 이후 모든 음악방송에서 1위를 했다. 그렇게 고대하고 고대하던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도 일주일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실, 온라인 음원 차트 1위는 AB도 해본 적이 없다. 정말 대중들 마음에 들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이제까지 어쩌면 AB도 아이돌 팬들 마음에 드는 노래를 해왔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어려운 것을 서진우가 해냈습니다!

 

 

 대중들을 의식하고 대중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가수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진우는 달랐다. 서진우 팬들도 남들이 좋아하는 걸 하는 서진우보다 본인이 좋아하는 걸 하는 서진우를 더 좋아했다. 그래서 팬들은 서진우에게 우리가 원하는 건 하고 싶은 걸 하는 서진우라고 말했다. 대중들 반응을 많이 신경 쓰는 서진우도 음악만큼은 대중에게 양보하지 않아서 좋았다. 어차피 서진우는 뭘 하든 다 잘할 거니까, 뭘 해도 상관은 없었다.

 

 매년 유행은 바뀌고, 음악 장르에도 유행은 온다. 하지만 그 유행을 따를 필요는 없다. 선두주자가 만든 장르가 잘되면 그게 곧 유행이 된다. 우리는 유행을 따르지 않는 서진우가 좋았다. 언젠가는 서진우가 장르가 되고, 유행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서진우가 하나의 장르가 되기까지 8년이나 걸렸지만, 얼마나 오래 걸렸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최애가, 서진우가,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는 것. 음악방송 1위만으로는 유행의 선두주자가 될 수 없지만, 온라인 음원 차트 1위는 다르다. 많은 사람이 음원을 듣지 않으면 1위 자리에 오를 수 없다. 서진우를 좋아하는 팬들뿐 아니라, 서진우를 아티스트로서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이다.

 

 이제 동네를 돌아다녀도, 사무실 근처 카페를 가도 서진우의 ‘Hidden’이 들리지 않는 곳은 없다. 우리가 원했던 서진우의 모습은 이런 거였다. 어디에서도 볼 수 있고, 언제든지 들을 수 있는 서진우. 서진우 소속사 자체가 예능 출연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은 아니라서 티비를 틀 때마다 서진우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건 상관없다. 예능인 서진우보다 아티스트 서진우가 훨씬 더 좋으니까.

 

 AB 활동 5년 동안 예능에 출연한 횟수는 그렇게 많지 않다. 아마 데뷔 때부터 소속사는 아티스트 이미지를 키워주고 싶었던 것 같다. 사실, 초반에는 너무 싫었다. AB 멤버들도 예능에 나오고 싶어 하고, 팬들도 귀엽게 노는 AB를 더 자주 보고 싶었는데, 요즘 같은 세상에 예능 출연이 없는 게 말이 되나?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소속사는 아티스트 이미지를 잘 쌓아준 것 같다.

 

 .

 .

 .

 

 Say가 가끔 서진우 소식을 알려준다. 서진우는 바쁜 와중에도 Say와 연락을 잘하는 것 같다.

 

 “진우가 요즘 잠이 모자란다고 하더라. 스케줄이 많은가 봐.”

 “그럴걸? 공식 계정 보니까 매일 뭐 올라오던데.”

 “너 그거 다 찾아서 봐?”

 “응. 다 보지.”

 

 “야근할 때도 있잖아. 그럴 때는 어떡해?”

 “우리에게는 다시 보기 서비스가 있지요.”

 “대박. 진짜 그걸 다 본단 말이야?”

 “왜 놀라고 그래? 네 팬도 나처럼 찾아볼걸?”

 “정말? 너만 그런 게 아니야?”

 “팬들은 다 똑같아. 나라고 뭐 다르겠니?”

 

 팬들 이야기할 때마다 Say는 신기해한다. 신기해하지 마. 네 팬도 나랑 같아.

 

 “과자 광고 찍으면 과자 상자에 우리 얼굴 나오잖아. 그럼 그런 것도 진짜 모아?”

 “음… 안 모으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모아봤어.”

 “그걸 왜 모아?”

 “과자 상자에 진우 얼굴이 있는데, 어떻게 버려?”

 “헐, 대박. 그걸 왜 모으지?”

 “진우가 있으니까.”

 “그럼 그거 아직도 갖고 있어?”

 “아니. 버렸는데?”

 “뭐야? 버릴 거였으면서 왜 모았어?”

 “방 정리하다가 ONLY 활동도 끝난 김에 버렸어. 모을 때는 서진우 있다고 좋아하면서 모았는데, 버릴 때 되니까 별 미련 없이 버리게 되더라.”

 “서진우가 과자 광고 찍으면 또 모을 거야?”

 “안 모아. 이제 그런 건 안 모아.”

 “왜? 모아봐서 안 모으는 거야?”

 “결국 쓰레기가 되더라고…”

 

 왜 Say랑 이야기하면 서진우 이야기로 시작해서 덕질 이야기로 끝나는 걸까?

 

 “참, 진우 후속곡 활동한대!”

 “뭐야? 난 그런 소식 못 들었어!”

 “아직 발표 안 했을걸?”

 “아니, 그런 건 나한테 말하지 말라고!”

 “왜? 먼저 알고 좋잖아.”

 “나도 다른 팬들이랑 똑같이 공식 계정 통해서 알고 싶어.”

 “굳이 그렇게 알아야 하는 이유는 뭐야?”

 “나는 서진우 소속사에서 일하는 것도 아니고, 서진우가 좋은 팬인데, 왜 발표도 안 된 걸 먼저 알아야 해? 그냥 평범하게 알고 싶어.”

 “난 너 생각해줘서 해준 말인데! 내 성의도 몰라주고!”

 “나를 생각하는 너의 마음은 알겠지만, 앞으로는 그러지 말아줘. 서진우 측근도 아닌데 그걸 내가 알면 어떡해?”

 “음… 근데 너도 알아야 하긴 해.”

 “왜?”

 “왜냐하면! 내가 일주일 더 활동하게 됐거든.”

 “설마… 너 피처링하러 무대에 올라가니…?”

 “딩동댕! 나 또 음악방송 간다!”

 

 세상에… 설마 했던 일이 진짜로 일어났네.

 아니, 잠깐만. 분명 녹음한 거 들으면서 내가 후속곡으로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던 것 같은데. 내 의견이 반영된 건 아니겠지? 설마…

 

 “내가 노래 들으면서 후속곡으로도 괜찮을 것 같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내 의견이 반영된 건 아니겠지?”

 “빙고! 네 의견 반영된 거 맞아.”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서진우 소속사 직원도 아닌데, 왜 내 의견이 반영된 거야?”

 “대신 너는 아이돌을 오랫동안 좋아했잖아. 그래서 들으면 딱 알잖아. 난 너의 감을 믿어.”

 “아니야! 내 감 믿지 마! 서진우가 내 감을 믿을 필요는 없잖아!”

 “서진우가 아니라 나! 내가 너의 감을 믿는다니까!”

 

 세상에… 진짜 후속곡으로 활동한다고?

 

 말도 안 돼!

 
작가의 말
 

 하늘에 떠있는 별처럼 빛나게 해준 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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