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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 대문
작가 : 웨인킹
작품등록일 : 2020.8.31

뒤늦게 꿈틀거리는 살인충동을 발견한 남자와 남모를 비밀을 간직한 여자가 만난다.
그들에게 불어닥치는 고통의 소용돌이. 그 끝을 알수없는 불행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가?
상황을 바꾸어보려는 정민의 노력앞에 끔찍한 일이 기다리고 있는데....

 
3화. 퇴행
작성일 : 20-09-04 19:57     조회 : 316     추천 : 1     분량 : 5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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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교사의 병가로 교실에는 영어 교과 시청각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얼마 안 되는 시골의 졸업반 아이들은 대부분 학교 수업에 관심이 없었다. 열 댓 명 남짓한 교실에는 잠을 자는 아이, 휴대폰 게임을 하는 아이, 또는 정자세로 앉아서 영상을 보는 것 같지만 사실은 다른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대다수였다.

 

  시커먼 산적 같은 인상의 거구가 교실 맨 뒤에 앉아 있었다. 권정민이다. 요 며칠, 정민은 마음이 뒤숭숭했다. 지난 주말에 만났던 친구들은 모두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데 아직도 고등학교 교실에서 이러고 앉아 있어야 하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대학을 갈 생각도 없던 정민은 다른 아이들처럼 무슨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몇 개월 후면 졸업은 하지만 나이가 찬 그는 바로 군대에 가야 했다.

 

 

  얼마 전 찝찝한 꿈도 그렇고 요즘 들어 부쩍 냉랭해진 아빠와 새엄마, 다시 새엄마 눈치를 보기 시작하는 동생 정혜.

 

  정민은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 ‘따르르~릉’ 하는 수업 종료 벨이 울렸다. 정민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오늘은 헌혈차가 학교에 오는 날이라고 며칠전부터 공지가 있었다. 원하는 사람만 헌혈하는데, 수업에 관심이 없던 아이들은 대부분 헌혈을 신청했다. 정민도 그중 하나였다.

 

 

  순번이 가까운 아이들은 복도부터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민도 줄을 서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앞에 줄에서 아이들끼리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학교 골초로 유명한 태호라는 놈이 한 달 전 전학 온 영재라는 친구에게 시비를 걸었다.

 “야 차영재, 너희 부자라면서, 아버지가 외제 차 몰고 다닌다며, 근데 왜 여기 깡촌까지 왔냐?”

 

 “아, 아버지 회사가 옮겨와서”

 영재라는 아이가 대답했다.

 

 “야 너 그리고 대학 안 가고, 공군 자원입대 한 대며? 서울에서 공부가 안되니까 여기 와서 비벼 보려다가 그것도 안 된 거 아니야?”

 

 같은 패 무리가 벽에 기댄 채 킥킥거리며 웃었다.

 

  “그만하지”. 영재라는 친구가 대꾸하는 소리가 들렸다.

 

  “안 그만하면 네가 어쩔 건데?”

 

 서너 명이 그 친구를 둘러쌌다.

 

 그 중 한 놈이 손을 들어, 영재를 때릴듯한 시늉을 하며, 기선 제압을 하려 했다.

 

 “서울 놈이면 다야, 이 새끼 이거 버릇 좀 고쳐야겠는데.”

 

  바로 그때, 모른 척하려 했던 정민은 아이들의 소란에 갑자기 참을 수 없는 짜증이 밀려왔다. 정민은 앞줄에 대고 소리를 쳤다.

 

 “야 시끄럽다. 짜증 나게, 그만들 해라”

 

  순간 아이들은 모두 뒤쪽의 덩치 큰 정민을 바라보았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영재 앞에서 나대던 3명의 아이는 뒤로 주춤했다.

 

 “ 자 빨리빨리 다음 차례!”

 

  어느새 양호 교사가 줄 앞에 와서 아이들을 통솔하기 시작하자, 소동은 그렇게 정리되었다.

 

  영재란 친구가 정민을 바라보며 고맙다는 눈빛을 보냈다.

 

 

 

  정민은 정혜에게 자신이 친구들을 만나고 늦게 들어오던 날 저녁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정혜를 지켜주지 못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았던 정민은 부모님이 안 계신 틈을 타 정혜와 함께 분식점을 찾았다.

 

  간만에 분식점에 온 정민과 정혜는 구석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뭐 먹을래 정혜야?, 떡볶이 먹을까?”

 정민이 의자를 당겨 앉으며 묻는다.

 

 정혜는 웃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오빠랑 떡볶이 먹으러 오니까 좋다.”

 

 정혜의 말에 정민이도 웃어 보인다.

 

  정혜가 오빠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말했다.

 “오빠가 집에 좀 일찍 와 있으면 좋겠다. 오빠 있을 때는 엄마가 정상이잖아”

 

 “그건 그런데, 내가 좀.....”

 정민은 말을 흐린다.

 

 “미안, 미안하다. 오빠가, 앞으로 노력해볼게.”

 순진한 눈망울로 바라보는 정혜의 얼굴을 보며 정민이 말했다.

 

  떡볶이를 먹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그들의 모습은 누가 봐도 다정한 오누이였다. 정민은 자신이 동생 정혜를 충분히 보호해 주지 못해서 미안했다. 동생의 팔다리에 난 상처를 볼 때면 자신이 매 맞던 시절이 생각나 더욱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오늘 오래간만에 웃는 정혜의 얼굴을 보니, 다시 예전에 천진난만했던 아이의 모습으로 돌아간 듯 보였다.

 

 “오빠 옛날에 우리 가족들과 같이 놀이동산 갔던 거 기억나?”

 

 “오빠하고 같이 워터 슬라이드 타다가 나 무서워서 울었잖아 하하하.”

 

 “그리고 오빠가 아이스크림 먹다가 내 얼굴에 묻히고 장난쳤잖아!”

 

 “그때는 아빠도 엄마도 좋았는데.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오빠.”

 

 소녀의 눈에 그렁그렁한 눈물이 고인다.

 

  정민은 말없이 정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이 아팠지만, 지금 당장은 정혜에게 해줄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제는 집에 갈 시간이다.

 

  정민과 정혜가 자리에서 일어나, 입구 쪽 계산대로 가던 찰나, 주인아주머니가 빈 떡볶이 접시를 치우고 가다 정혜와 부딪쳤다.

 그 바람에 떡볶이의 빨간 국물이 정혜의 오른팔에 쏟아졌다.

 

 “어머 어떡해.” 아주머니는 당황하며 행주로 정혜의 오른팔 소매를 훔치며 걷어 올렸다.

 

 “어머머, 팔에 왜 이렇게 상처가 많니? 얘야 뭐 하다가 다쳤어?”

 

 “아니요. 괜찮습니다.” 정민이 황급히 소녀의 소매를 내리며 말한다.

 

 “자전거 타다가 넘어져서 쓸렸어요.”

 

 “저런 많이 아팠겠다. 그나저나 내가 미안해서 어쩐다.”

 

 “오늘 떡볶이값은 내지 말고 그냥 가.”

 

 “아니요 괜찮습니다.”

 

 “괜찮기는. 내가 미안해서 그래.”

 

 아주머니는 정민과 소녀의 등을 떠밀었다.

 

 “감…. 감사합니다”

 

  정민과 정혜는 분식집을 황급히 빠져나왔다.

 

 

  노래방 안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벌어지고 있었다. 권대진이 도우미로 들어온 여자를 때리고 테이블을 뒤엎으며 난동을 부렸다.

 바닥에는 깨진 술병과 술잔이 나뒹굴었고 도우미는 울면서 뛰쳐나갔다. 나가는 여자를 보며, 대진이 외쳤다.

 

 “저게 지금 사람을 뭐로 보고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야! 너 당장 이리 안 와?”

  대진이 여자를 뒤쫓아 나가려 자, 노래방 여사장이 그를 잡으며 말렸다.

 “어이쿠 권 사장님 쟤가 오늘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런가 봐요. 저를 봐서, 오늘은 그만 참으시고 들어가세요.”

  노래방 여사장은 놀랄만한 평정심을 발휘하며, 대진의 기분을 풀어 주려 애썼다.

 새벽 3시, 다행히 노래방 손님은 대진뿐이었다.

 

  노래방 사장의 만류에 마지못해 소파에 앉은 대진은 구시렁거리면서 여자 욕을 해댔다. 노래방 직원과 사장은 난장판이 된 방을 치우며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잠시 조용히 앉아 있던, 대진은 소파에서 일어서며 노래방 사장에게 카드를 집어 보이며 흔들었다.

 “네 네 권 사장님, 이렇게 젠틀맨이신데 오늘 왜 기분이 안 좋으셨을까? 잠시만 기다리세요.”

 

 대진이 집어 든 카드를 받아들며, 여사장이 말했다.

 

 대진이 노래방 현관으로 나가자, 여자가 카드와 영수증을 들고 따라 나왔다.

 “어머 권 사장님, 택시 불러줄까? 차 갖고 오셨으면 대리 불러드릴까?”

 “됐어 나 한잔 더하고 갈 거야” 대진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럼 조금만 마시고 조심해서 들어가셔요. 권 사장님.” 여사장이 계단을 오르는 대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대진이 계단 밖으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여사장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술만 처먹으면 똘아이 새끼네. 에이 재수 없어!”

 

  주위를 둘러보니 주변 술집들은 모두 불이 꺼져 있었고 거리에도 사람이 없었다. 새벽 공기를 들이마시던 그는 담배를 한 대 물고는 차를 주차한 곳으로 향했다. 빗방울이 한두 방울 그의 콧등으로 떨어지는 듯했으나, 비가 내리지는 않았다.

 

 ‘싹수없는 년이 어디다 대고 훈계질이야?’

 

  대진은 아직도 분이 가시지 않았는지 중얼거렸다. 주차한 차 앞에 멈춰, 주머니를 뒤지며 키를 찾는데, 또각또각, 또각거리는 여자의 하이힐 발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바다 향기 같은 여자의 향수 냄새가 대진의 코를 자극했다.

 

  돌아보니 움푹 파인 티셔츠에 미니스커트로 한껏 멋을 부린 여자가 걸어가고 있었다. 대진은 뚫어지라 여자를 쳐다봤다. 여자는 아직 대진의 눈빛을 의식하지 못한 듯했다.

 

  여자의 몸매를 찬찬히 뜯어보던 대진은 오래된 욕망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옷차림을 보아하니, 여자는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에서 일하는 게 틀림없다.

 

  대진은 이 동네 업소들은 싹 꿰고 있는데 처음 보는 여자였다. 새로 온 여자인가?

 

  대진의 눈빛이 집요하게 그녀를 따라가자, 여자도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봤다.

 

  “아가씨 나랑 한잔하고 갈까?” 욕망에 점령당한 대진이 여자를 향해 말했다.

 

  대진을 힐끗 바라본 여자는 불쾌하다는 듯이 인상을 찡그리더니,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뭔지 모를 호기심에 이끌린 대진은 차 열쇠를 도로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피우던 담배를 바닥에 발로 비벼 끈 후. 잠시 멀어지는 여자를 바라보던 대진은 곧이어, 여자를 뒤따라 걷기 시작했다. 여자가 불안해하지 않을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여자는 아직 대진이 뒤따라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한 듯하다. 새벽에 일을 마치고 가는 여자가 택시를 안 타고 걷는 것을 보니 근처 어디가 숙소일 거라고 생각했다. 3~4분 걸었을까?

 여자의 앞에 오래된 다리가 나타났다.

 예전에 지어진 다리로 군데군데 다리 난간도 파손되어 있었다.

 

  진입로에는 9월부터 새 교량 공사를 시작한다는 공고가 붙어 있다. 다리 밑으로 흐르는 하천의 물소리가 들려왔다.

 대진은 동네 지리에 바삭했다.

 다리를 건너면 바로, 새로 지은 원룸 건물과 서너 개의 단독주택이 있었다. 그 뒤편으로 1km 남짓한 대진의 동네까지는 인가가 없었다.

 언덕도 가팔라서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곳이다. 필경 여자의 숙소는 다리 건너 어디일 거라 대진은 짐작했다.

 

  다리 진입로에 도달한 여자는 인기척을 느끼고는 뒤따라온 대진을 발견한다.

 여자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미친 새끼’.

 

 대진은 또다시 여자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아가씨 나랑 딱 한잔만 하자니까?”

 

 여자와 대진의 거리는 6~7m 이내로 좁혀졌다.

 

 “야 이 미친놈아 당장 안 꺼지면 경찰 부른다!”

 

  여자는 의외로 눈 하나 깜짝 안 하며 대진을 향해서 외쳤다.

 

  이것 봐라, 성깔 좀 있는데. 대진은 생각했다.

 여자의 당돌한 반응에 대진은 더 강한 욕구를

 느꼈다. 대진이 아랑곳없이 다가오자, 여자는 뒤돌아서 뛰기 시작했다.

 

  얼마 못 가, 여자의 몸이 오른쪽으로 휘청하는가 싶더니, 악 하는 소리와 함께 다리 바닥으로 넘어졌다.

 

 “이런! 내 말을 듣지, 많이 아프겠네.” 대진은 히죽거리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쓰러진 여자를 앞에 두고 대진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신음하는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입가에 야릇한 미소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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