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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이제부터 석유재벌
작가 : 진시황
작품등록일 : 2020.9.4

재벌이라고 다 똑같은 줄 아는데 말이야.

기름 팔는 재벌이 어떤 지 한 번 보여줄게

 
9. 석유시추
작성일 : 20-09-04 16:51     조회 : 224     추천 : 0     분량 : 5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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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석유시추

 

 

 시간은 쏜살처럼 흘렀다. 대주해양은 창식이 추가로 요구했던 시추관을 최대직경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개조하면서도 약속했던 한달만에 2척의 건조를 모두 완료하였다. 완공식 하루 전날 저녁 창식은 몰래 홀로 시추설비에 올랐다. 손에는 여러장의 철판과 중급 마정석을 들고 있었다. 예전처럼 투명화와 비행마법을 쓴 창식은 시추설비 중심부에 소위 크리스마스트리라고 불리는 시추 설비 아래에 다가갔다. 창식은 마법을 이용해 시추설비를 개조하기 시작했다. 회전부와 시추관이 끼워질 부위에는 마찰을 줄이는 그리스 마법을 그려넣고, 동력부에는 힘을 배가해주는 스트롱 마법, 그리고 나중에 석유가 뿜어져 올라올 부분에는 압력을 줄이는 리버스 그래비티 마법진을 각각 그려 넣었다. 그리고 마법진 중심부에 마정석을 박은 뒤 그 위에 가지고 온 철판을 올려 덮었다. 그리고 8서클의 초고열마법인 헬파이어를 미세하게 조정하여 가지고 온 철판의 4면을 녹혀 해당부위에 마법진이 안쪽으로 가도록 용접한 뒤 윈드커터 마법을 이용해 접합면 상부를 깔끔하게 깍아냈다. 아마 그 장면을 누가 보지 않았다면 그 안에 뭐가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을 것이었다 나중에 시추가 성공하고 석유를 본격적으로 뽑아낼 때가 되면 자신이 직접 와서 마법을 활성화할 계획이었다. 다른 한 대의 시추장비에도 똑같이 조치한 창식은 조용히 자리를 벗어났다.

 

 완공식은 조촐하게 끝났다. 대표인 이모부가 축사를 하고 샴페인을 터트린 뒤 2척의 시추선은 바지선에 메달려 창식이 지정해 준 장소로 이동을 시작했다.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은 셈이었다. 그렇다고 일이 없는 건 아니어서 미래개발은 오늘도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그 동안 가장 큰 변화는 새로운 직원들이 많이 선발되었다는 점이었다. 경리부에 입사한 송유미 역시 그런 사람 중에 하나였다.

 

 창식은 사람을 뽑을 때 능력보다도 사람의 성향을 중심으로 뽑도록 했는데 설사 학벌이나 능력은 좀 떨어지더라도 성실하고 특히 조직에 충성심이 높고 상명하복에 충실한 사람을 위주로 뽑았다. 그리고 이변호사 때와 같이 개인적으로 어려운 여건이 있는 사람을 우선으로 뽑았는데 송유미 역시 그런 사람 중에 하나였다. 성적이 좋았으나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가고 싶었던 4년제 대학을 못가고 2년제 대학을 나온 송유미는 오히려 동생의 공부를 위해 대학등록금을 지원해주고 있는 형편이었다. 그런데 미래개발에서는 직원 가족들에게 대학교까지 학자금을 지원해주고 있어 송유미는 동생의 학자금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자신을 뽑아주고 집안 문제까지 해결해 준 회사에 대한 애정이 깊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회사에 대해서도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딱 한가지 있었는데 그게 바로 자신의 상사로 있는 창식이었다. 송유미의 눈에 비친 창식은 매일 같이 지각하고, 퇴근은 빨리하는 인물이었으며, 그러면서도 직급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모부인 대표님 백으로 부장직급을 달고 있었고 맡은 부서도 회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자금팀과 경리팀의 팀장을 겸임하고 있었다. 송유미 말고도 창식에 대해 안좋은 눈길을 보내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는데 아이러니한 부분은 이런 주변의 시선을 원한 것이 창식 본인이었다는 점이었다.

 

 168의 키에 서글서글한 외모와는 달리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송유미는 하얀색 블라우스에 무릎까지 오는 타이트한 스커트를 입은 송유미가 창식이 마실 커피를 타고 있었다. 회사가 설립된 지 2달여가 지난 현재 창식이 맡은 경리부와 자금부에도 인원이 충원됐다. 경리부에는 경리여사원인 송유미를 포함해 5명이 있었고, 그 중에 창식 다음 선임으로 이영제 차장이 있었는데 그는 경력직으로 자녀가 4명이나 되는 다둥이 아빠였다. 180의 비교적 큰 키에 풍채가 넉넉한 사람이었는데 자리를 자주 비우는 창식을 대신해 출납, 실적관리 등의 업무를 도맡아 하는 사람이었고, 넉살이 좋아 창식보다 10살이상 더 연장자였음에도 창식을 윗사람으로 깎듯이 모시는 사람이기도 했다.

 

 이영제 차장의 입장에서 보면 미래개발과 창식은 특이한 존재였다. 먼저 미래개발의 회계를 도맡아 처리하는 입장에서 이 회사는 지난 몇 달동안 어마어마한 돈을 지출했다. 보통 대기업의 일년치 예산을 단 두달 만에 그것도 어디 쓸 수 있을 지 모르는 석유시추설비를 사는 데 쏟아 부은 것이다. 자원개발이 본래 열에 아홉은 실패하기 마련인 사업인데다 들어가는 돈은 천문학적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런 사업을 마치 어린 아이 장난하듯 하는 것이 바로 미래개발이었다. 보통 회사라면 절대 하지 않을, 아니 상상조차 못할 그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자신의 상사인 구창식 부장이 있었다. 십 수년간의 경험상 회사의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 그 결정을 누가 내리는 지 보면 회사의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 지 알 수 있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미래개발은 분명 대표격인 지사장과 영업이사, 법무이사 등 임원진이 있었지만 회사 권력의 핵심은 자신의 상사인 구창식 부장이었다. 시추시설 구매결정, 그리고 인력 채용, 심지어 최근에 올라온 시추장소 선정까지 전부 구창식 부장이 결정했고, 그 결정이 토시하나 변하지 않고, 대표님의 승인을 통과했다. 물론 구창식 부장이 김철응 대표의 조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지만 이건 정도가 달랐다. 오히려 구창식 부장의 권한은 대표 이상이었다. 일개 부장을 넘어 회사의 실질적인 주인인 오너와 필적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 보면 나이는 어리고, 회사를 빠지는 일도 잦고, 귀찮은 일들은 아랫사람인 자신에게 대신하도록 하고 그러면서 회사의 중요한 결정을 마음 내키는 대로 결정하는, 이영제의 경험상 구창식은 딱 재벌 2, 3세의 모습 그대로였다.

 

  “누가 내 욕하나.”

 

 헬기에 탑승한 창식은 새끼 손가락을 세워 가려운 귓속을 후비적 거리며 창밖을 내다봤다. 잡티 하나 없는 푸른 바다 위를 시코르스키사의 최신형 모델 S76이 날고 있었다.

 

 두두두두두

 

 동명의 영화로 더 유명한 블랙호크라는 전투용 헬리콥터를 만든 시코르스키사에서 민영으로, 그것도 VIP전용으로 만든 만큼 헬기는 매끄러운 동체를 뽐내며 제주도 아래 수배킬로미터를 날아 망망대해 위로 우뚝 솟아 있는 철탑, 해상원유시추선으로 다가갔다.

 

 시추선은 5광구와 7광구의 경계선 부근에 정박한 채 깊은 바닷속으로 시추관을 쉴새 없이 박아 넣고 있었다.

 

 두두두두두

 

 잠시 뒤 헬리콥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시추시설 상부에 설치된 헬리포트에 가볍게 내려 앉았다.

 

 프로펠러의 회전이 점차 잦아들고 헬기 옆문이 열리자 창식을 비롯해, 이모부, 이변호사 그리고 창식의 원유개발작업을 책임지는 남상무가 차례로 내렸다. 창식 등이 헬리포트로 내려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오렌지색의 전신 작업복을 걸친 시설소장과 기술자들이 달려와 앞서 내리는 창식일행을 반갑게 맞이 했다. 창식쪽에서는 대외적으로 대표격인 이모부가 앞장서서 인사를 받았다.

 

 “대표님, 상무님, 아 부장님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늘 같은 날 우리가 빠질 수 있나. 시추는 얼마나 진행됐지?”

 

 “예상보다 시추기간이 훨씬 당겨졌습니다. 대주해양에서 개조를 했다곤 들었지만 성능이이정도 일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덕분에 시추기간이 절반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아마 오늘 내일 중으로 목표하던 지점에 도달 것 같습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구만.”

 

 “네. 일단 접견실로 가시지요.”

 

 “그러지.”

 

 시설소장은 창식일행을 에스코트해서 헬리포트 아래로 내려갔다. 4명이 안내되어 간 곳은 시추선의 생활동에 마련된 VIP용 접견룸이었다. 유럽에서 공수해 온 고급 양탄자와 가구로 꾸며져 있고 3면의 벽이 모두 유리로 되어 있어 한쪽으로는 드넓은 바다가 보였고, 반대편에는 원유시추용 철탑이 보였다. 방으로 들어간 창식은 철탑쪽 유리창으로 걸어갔다. 철탑 중앙에는 한눈에도 두꺼워 보이는 원형 관이 쉴새 없이 돌며 아래로 아래로 밀려 들어가고 있었다. 시야를 가득 채우는 철덩어리 시설에서 울리는 쇠와 쇠가 부딪히는 요란한 굉음도 방음이 잘된 방안에서는 그저 아득히 들려오는 메아리 같았다. 시설 소장이 창식등에게 작업에 대해 간단하게 브리핑을 한후 자리를 나가자 이모부가 창식에게 말을 걸었다.

 

 “구부장. 잘 될까?”

 

 “이제 곧 결론이 나겠죠. 너무 걱정마세요. 이모부.”

 

 “너는 전혀 걱정이 안되나 보다.”

 

 “전혀요.”

 

 “대표님 구부장님이 어디 허튼 소리하실 분입니까.”

 

 “맞습니다. 대표님. 이제 와서 호랑이 등이 탄 상황 아닙니까. 이미 여기까지 왔으면 잘되기만을 생각하시고 염려는 접어 놓으십시오.”

 

 “나도 알지. 그래도 여기 들어간 돈이 얼만가. 자그만치 5조하고도 3천억이야. 그게 물거품이 되냐 아니냐가 오늘 내일 중에 결판이 난다고 하니 간이 떨려서 잠이 안와요. 내가 잠이.”

 

 “이모부, 그런 걱정 마시고 내일이면 세상이 변해 있을 테니 앞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돈을 어디다 쓸지나 걱정하세요. 자 한잔 받으세요.”

 

 창식이 손에 든 크리스탈 잔을 건네며 위스키를 따라 주었다. 얼음잔에 담긴 위스키를 마시는 이모부를 보며 창식은 다시 뒤돌아 전면에 철탑을 바라보았다.

 

 쿵. 쿵. 쿵. 쿵.

 

 유리벽 너머로 쇳소리가 은은하게 울려퍼지고 있었다.

 

 비이이이이이잉.

 

 쿵쿵쿵쿵쿵쿵쿵쿵쿵.

 

 장시간의 비행으로 일행 모두가 깊이 잠든 새벽, 요란한 사이렌과 함께 시추선 전체로 미세한 떨림이 전달됐다. 시추선에 마련된 객실에서 잠을 자고 있던 창식 일행이 그 요란한 소리와 바닥을 울리는 진동에 객실 밖으로 나왔다.

 

 “무. 무슨 일이냐.”

 

 이모부가 당황해서 물었다.

 

 “아무래도 크리스마스트리쪽에서 나는 소린 거 같습니다. 가보시죠.”

 

 남상무의 안내를 받아 창식일행은 밖으로 나왔다. 동트기 직전의 새벽시간이라 아직 주변은 짙은 어둠으로 덮여 있었고, 고휘도의 헤드라이트들이 어둠을 가르고 시추선 갑판위를 여기저기 밝히고 있었다. 시추탑 주위는 뜨거운 물이 부어진 개미집 마냥 오렌지색 작업복을 입은 작업자들이 이곳저곳으로 분주히 뛰어다니고 있었다.

 

 쿠구구구구구구

 

 시추탑에서 시작된 진동이 점점 강해지더니 종국에는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바닥이 울렁거렸고, 창식일행은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들어 주변 구조물들을 붙잡고 서 있어야만 했다.

 

 쿠구구구구.

 

 콰콰콰콰콰 쾅.

 

 막혔던 것이 갑자기 뻥 뚫어지는 소리와 함께 시추탑 중앙에서 검은 물줄기가 솟아 올랐다. 하늘에서는 진득한 검은 비가 쏟아졌고, 작업자들은 온 몸이 기름범벅이 되는 것도 잊은 채 서로 얼싸 안고 환호하고 있었다.

 

 그제서야 창식일행을 확인한 시설소장이 뛰어왔다.

 

 “대표님. 축하드립니다. 터졌습니다. 으하하하하.”

 

 “정말이요. 이게 터진 소립니까? 하하하하하. 이게 다 기름이란 말이지.”

 

 “당연하죠. 저도 이런 놈은 처음 봅이다. 제가 봐왔던 것 중에 단연 최곱니다. 대표님 이제 돈방석에 앉으신 겁니다. 축하드립니다.”

 

 “이야! 대박이다! 하하하하하.”

 

 시설소장과 이모부가 서로 얼싸 안고 바닥을 콩콩 뛰었다. 조금 후 작업자들이 밸브를 잠궈 검은비를 멈출때까지 둘은 한참을 그렇게 뛰었다.

 

 이미 이런 결과를 예상하고 있던 창식도 가슴이 벅차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창식은 손바닥에 흥건하게 젖은 검은 기름을 움켜쥐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새벽의 어둠이 점차 물러가고 저 멀리서 동이 트는 것이 보였다. 한 줄기 빛이 검은 하늘과 바다사이를 횡으로 잘라내고 있었다. 그 잘라진 틈 사이로 눈부시고 뚜렷한 빛줄기가 스며 나왔다.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석유재벌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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