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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넌 어디에서 왔니
작가 : 해글님
작품등록일 : 2020.8.1

가출한 가을이의 영혼을 찾습니다!
소원을 이루기까지 단 하나의 악령만 남았는데, 다른몸에 빙의되어 버렸다.
진짜영혼을 찾고 모든걸 제자리로 돌려야한다.
그런데 가을이의 약혼자에게 마음이 계속 끌린다. 난 원래몸으로 돌아가야하는데...
파면 팔수록 수상한 가을이의 과거. 그녀의 영혼을 찾을 수 있을까?
#로맨스#추리#기억상실#기억찾기#까칠남#다정남

 
29화. 널 버린게 아니야
작성일 : 20-09-04 16:12     조회 : 209     추천 : 1     분량 : 4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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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이 진가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3학년으로 복학한 대학교의 강의실에서였다. 그녀가 3년 내내 전액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다는 동기의 말에 그의 시선이 그녀에게 한번 갔고, 그러면서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후로 눈길이 조금씩 갔다. 아버지가 짜 놓은 인생설계대로 흑백 세상 속에서 움직이며 살아가던 그와는 반대로 그녀는 생동감 넘치는 컬러로 가득한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졸업 후 그녀를 다시 보게 된 것은 해외지사로 발령 갔다가 돌아온 회사 안에서였다. 그곳에서도 입지를 굳건히 다진 그녀는 어느새 자신만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었고 그 모습이 그의 세상에서 그녀만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진가을. 나랑 결혼해 줘.'

 그녀의 인생을 망친 것은 아마 자신이었을지 모른다. 그녀에게 반해 좋아하게 됐고, 서로 사랑하게 되어 결혼까지 결심했었다. 고아였던 그녀는 늘 가족을 갖고 싶어 했고 그의 프러포즈를 받아들여 둘은 결혼을 약속했다.

 '이 자식이! 어디서 근본도 모를 계집을 데려오려고! 넌 그냥 내가 시키는 데로 따르면 돼!'

 아버지의 그림자를 벗어나기로 결심한 그는 그녀와 함께 떠났다.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 작은 집을 마련하고 퇴사 후 다른 회사로 이직을 준비했지만 아버지의 방해로 쉽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히 주일 기업에서 기준을 도와줘서 취직을 하게 되었고 그녀 또한 이직을 준비했지만 그 과정 중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기준씨, 우리 쌍둥이에요.'

 지금도 환하게 웃는 그녀의 얼굴이 생생했다. 가족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늘 말했던 그녀였기 때문에 행복한 나날들을 기대하며 출산을 준비해 갔다. 그러나 아이를 낳고 그녀는 달라졌다.

 '아기 아빠, 아기 엄마가 오늘도...'

 '아... 감사합니다. 아주머니. 살펴 가세요.'

 산후우울증이었다. 그것도 세희에게만 그녀는 거부감을 보였다.

 '여보 왔어요?'

 늘 집 안에 들어가면 세희는 누워서 모빌만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고, 그녀는 세린이를 안고 즐겁게 웃고 있었다. 처음에는 어르고 달래고, 그리고 상담까지 받아봤지만 몇 번씩 정신을 차릴 때 그때 만이었다.

 '세희야. 엄마가 미안. 미안해'

 그렇게 울면서 분유가 더 익숙해 젖을 거부하는 세희에게 어떻게든 젖을 먹이려고 애썼다. 그러다 세희가 울어버리면 다시 그녀는 화를 주체하지 못했다.

 '너를 낳아서 내가!!'

 그녀는 그녀를 꼭 닮은 세희를 왜인지 원망의 대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기준이 육아휴직을 끝내고 다시 회사에 복귀하게 되었을 때 그녀도 여러 회사에 입사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하게 되면서 그 증세는 심해져 갔다. 병원 치료도 단지 그뿐이었지 소용이 없었다.

 '세린아. 꼭 동생이랑 같이 있어야 해. 엄마랑 단둘이 두면 안 돼.'

 '세희야. 언니랑 꼭 같이 다녀.'

 그 때문에 아직 어린 세린은 빨리 어른이 되어야 했고, 세희는 엄마의 눈치를 보는 불쌍한 아이로 자라게 되었다.

 그녀의 기분이 나아지던 시기가 꽤 연속되던 날이 있었다. 세희에게도 제법 잘해줬기에 기준은 오랜만에 즐거운 마음으로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다.

 '아빠!! 엉엉! 전화 왜 안 받아!'

 들어오자마자 들리는 건 세린의 울음소리였다. 얼마나 울었는지 퉁퉁 부은 눈으로 기준에게 바로 달려와 안겼다.

 '진동으로 해서... 세린아, 왜 울어? 엄마는?'

 기준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방안을 둘러봐도 제일 먼저 반기며 달려오는 세희가 보이지 않았다.

 '세희는...?'

 '엄마가! 엄마가! 엉!'

 그때 문을 열고 그녀가 들어왔다. 후련하다는 듯 미소 짓고 있는 표정으로 들어와 기준을 발견하고 환하게 웃었다.

 '여보, 일찍 왔네요?'

 '당신... 세희 어디 갔어?!'

 '아... 세희?'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신의 양손을 바라봤다.

 '세희...'

 '당신!!'

 올라갔던 입꼬리가 점점 사라지고 꿈을 꾸는 듯한 표정에서 현실로 돌아온 듯 얼굴이 점점 굳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내가... 아악!!... 세희야!!'

 정신이 완전히 돌아온 듯 그녀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몸을 돌려 그대로 밖으로 뛰어나갔다.

 '여보! 세린아. 집에 얌전히 있을 수 있지?'

 '응!'

 울고 있는 세린을 달래고 바로 그녀의 뒤를 쫓아갔지만 차를 타고 떠나는 그녀를 잡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한참 뒤 모르는 번호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진가을씨 보호자 되시나요? 여기 N 병원 응급실...'

 바로 세린을 데리고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그녀는 사망한 뒤였다. 집에서 멀지 않는 사거리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였다고 한다.

 그녀의 죽음에 슬펐지만 힘들어할 틈이 없었다. 세희를 찾아야만 했다. 그래서 장례식장에 찾아온 아버지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기준은 다시 회사로 들어가기로 했다. 세린도 양육해야 했고 세희도 찾아야 했다.

 전국으로 세희의 전단지와 현수막까지 걸었지만 걸려온 전화에 달려가면 매번 허탕이었다.

 '공개적으로 이게 무슨 망신이냐! 다 걷어들여!'

 '아버지!!'

 '도움받기 싫으냐? 크흠, 내가 암암리에 계속 찾아보마. 넌 회사일에나 집중해!'

 기준은 스스로의 무력함에 분노가 차올랐다. 현실적으로 아버지의 도움 없이는 세희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믿었다. 본인의 핏줄이기에 세희를 적극적으로 찾을 줄 알았는데, 몇 년 전에서야 아버지가 세희를 전혀 찾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매년 준 정보도 거짓이었다. 그 정보만 믿고 주말마다 세희를 찾아다녔었는데 기준은 자신이 헛걸음질만 하고 다녔단 걸 알게 되었다.

 '아빠. 기증자가 나와 완전히 일치한다는데 혹시 세희가 아닐까요?'

 기준도 지쳐가고 있던 그때 세린의 말에 희망을 품고 가을에 대해 찾아봤지만 나이도 달랐고 서류도 너무 깨끗했다. 그래도 너무 그녀와 닮아서 기준은 가을에 대한 희망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리고 오늘 자신의 딸, 세희를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엄마는... 그럼..."

 "널 잃어버린 날... 엄마는 죽었단다."

 기억을 찾게 되고 엄마가 자신을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 가을은 그래도 엄마가 행복하게 살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죽었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하..."

 애틋한 기억이라곤 없고, 오로지 버린 기억만이 남아있었기에 가을은 엄마에 대해서는 원망이 있기는 했지만 미워한다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만큼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죽었다는 얘기에 그리고 자신을 다시 찾으러 가다 사고가 났다는 말에 가을은 힘이 쭉 빠졌다.

 "세희야. 엄마를 이해해달라는 말은 아니다. 그냥 엄마도 나도 널 계속 찾았다. 네가 버림받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기준이 씁쓸하게 미소 지으며 양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

 가을은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입을 달싹이다 그냥 입을 닫아버렸다. 버리지 않았다고 하지만 엄마에 대한 마지막 기억은 가을을 버리고 떠나가던 모습이었다.

 쾅!!

 누군가 다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다급히 뛰어온 듯 땀에 젖은 채로 숨을 헐떡이며 세린이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곤 가을의 얼굴을 보자마자 울음을 참는 듯 표정이 일그러졌다.

 "역시... 너였어."

 세린은 바로 앞에 두고도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더 이상 파고들지 않았던 자신에게 욕하고 싶었다. 이렇게 엄마와 닮아있는데, 내 반쪽. 내 동생.

 "세희야. 미안해.... 읍.... 정말 미안해."

 세린은 가을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연신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다. 가을은 왜 그녀가 낯설지 않게 느껴졌는지, 처음 그녀를 봤을 때 왜 그렇게 충격을 받았는지 이제 알 것 같았다. 이제 가을의 얼굴도 세린과 별반 차이 없이 일그러졌다.

 '세희야. 언니 손 놓지 마'

 "언니가... 왜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어딜 가든 세린은 가을의 손을 잡고 다녔었다. 하지만 엄마의 상냥함이 좋아서 세린의 손을 놓고 혼자 나간 건 자신이었다.

 "아니야. 내가... 잠들지만 않았어도..."

 세린은 그때 잠을 자고 있었던 것에 대해 늘 한으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세린도 5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아니야. 언니. 내가... 잠든 언니의 손을 놓고 나갔어..."

 그때도 세린은 잠을 자면서도 가을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가을은 어렴풋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자 죄책감으로 살아가고 있는 세린의 모습이 너무 미안했다.

 "흐윽. 세희야..."

 세린과 가을이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울었다. 다시는 서로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강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을은 지혁이 올 때까지 차를 마시며 기다렸다. 기준과 세린이 자고 가라고 말했지만 가을도 다급히 집에서 나온 것이라 정리해야 할 게 있다며 거절했다.

 "자고 가지. 할 얘기도 많은데"

 시무룩해진 가족에게 내일 다시 오겠다며 달랬지만, 세린은 여전히 섭섭한지 차를 마시면서도 계속 그 얘기였다.

 "근데 저 사진 속에... 한자리는 왜 비워둔 거야?"

 화제를 돌리기 위함도 있었지만 가을은 아까부터 가족사진 속 빈자리가 궁금했다.

 "아... 세희 네 자리야. 성장 사진이라고나 할까... 아빠가 널 찾게 되면 네 사진을 넣고 싶어 했어. 매년 가족사진이 창고로 들어갔지만 올해는 함께 찍을 수 있겠다."

 매년 사진을 찍던 날이 떠오르는 듯 쓸쓸한 표정을 짓다가 세린은 싱긋 웃었다.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찍었을지 상상될 만큼 사진 속의 기준과 세린은 웃고 있었지만 표정은 밝지 않았었다.

 나도 사진을 보면 슬픈데, 아빠는 어땠을까

 가을은 전화통화하러 들어간 기준의 방문을 잠시 동안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언니, 그런데... 엄마 사진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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