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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검의 성녀는 검에게 사랑받는다
작가 : 강이레
작품등록일 : 2020.8.28

몰락했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확실하게 위기에 빠진 백작 집안의 장녀 레이오나는 선조를 본받아 기사의 길을 걸으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검을 잡아보지만, 그 순간 놀랍게도 하늘에서 내려온 화려한 조명이 그녀를 감싸는데...?
"내가 검의 성녀라고?"
하루 아침에 성녀가 된 소녀의 로맨스 판타지가 시작된다!

 
2화 - 선배
작성일 : 20-09-03 13:11     조회 : 220     추천 : 0     분량 : 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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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헉!?”

  다음 순간 유진이 땅에 무릎을 꿇으며 주저앉았다.

  “와…….”

  멈추라고 외쳤던 남자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어리둥절해하는 유진과 달리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부 보였다.

  우선 레이오나가 유진의 오른손을 끌어당겼다. 그 순간 유진은 반사적으로 레이오나를 자기 쪽에 끌어당기기 위해 힘을 주었다. 그러나 레이오나는 자신을 끌어당기려는 힘을 역이용해 팔이 굽어지는 방향의 반대쪽으로 자신의 몸을 반 바퀴 회전시켜 빠져나갔고, 자신의 팔꿈치로 유진의 팔꿈치 부근을 찍어 눌렀다.

  그 순간 유진의 오른팔은 반대 방향으로 꺾어졌다. 완전히 부러트릴 힘이 레이오나에겐 없어서 순간적으로 고통스러울 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유진은 신음을 내며 몸의 중심을 무너트렸다. 레이오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비틀거리는 유진의 오른다리의 무릎을 뒤에서 걷어찼고, 그 결과 유진은 땅에 주저앉았다.

  손찌검을 하려고 들어 올렸던 왼손은 땅을 짚는 데 사용되었다. 그리고 레이오나는 그 왼손을 왼발로 사뿐히 밟아주었다.

  “윽!?”

  유진은 몸을 뒤로 자빠지면서 왼손을 빼냈다. 그리고 땅에 자빠진 채로 뒷걸음질을 쳤다. 그리고 부들부들 떠는 눈빛으로 레이오나를 올려다보았다.

  레이오나는 가벼운 경멸을 담아 유진을 내려 본 뒤에, 아무 말 없이 뒤돌아 다시 학장실로 향했다. 그런데 뒤돌아보는 순간 자신을 감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카일 선배?”

  “안녕. 레이오나.”

  카일은 레이오나보다 한 학년 위의 선배였다. 학원의 학생회장이었고, 레이오나와는 선배와 후배 둘이 함께 과제를 수행하는 멘토링 수업 때 레이오나와 같은 조를 했던 사이였다.

  다른 조의 선배들이 멘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서 불만이 많을 때 레이오나는 카일에게 아무런 불만도 없었다. 불만은커녕 과제를 수행하면서 배운 게 너무 많아 따로 과외비라도 줘야 하는 게 아닐까 고민해야 할 정도였다.

  카일은 그 정도로 학원에서 돋보이는 수재였다. 그런 그가 이 야심한 시각 아무도 없는 복도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여기서 뭐 하고 계세요?”

  “그건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이기도 한데…….”

  카일은 말끝을 흐리며 레이오나의 등 뒤를 응시했다. 등 뒤를 바라보는 카일의 눈빛은 몹시 경멸하는 기색이 강했다. 그에 반해 레이오나는 흥미 없다는 눈빛을 하며 카일에게 물었다.

  “어쩌고 있어요?”

  “꽁지 빠지게 도망쳐서 벌써 복도 끝이야.”

  “꽁지보다는 꼬리가 더 어울리는 표현 아닐까요?”

  카일은 뜬금없는 소리에 고개를 갸웃했다.

  “……왜?”

  레이오나는 피식거리며 대답했다.

  “새새끼는 아니잖아요.”

  “풉!”

  카일은 뿜었다. 그의 취향을 완전히 저격하는 농담이었다. 레이오나는 카일이 웃는 모습에 키득거렸다.

  “선배. 이게 그렇게까지 웃겨요?”

  “푸흐흐흐……. 아, 아니 그게 아니라, 푸흣! 하루 종일 우울했는데 여기서 그런 농담을 들으니까……! 큭!”

  레이오나는 우울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랐다.

  “우울하셨어요? 왜요?”

  레이오나의 질문에 카일은 화들짝 놀랐다.

  “그게……, 왜 우울했냐면…….”

  쉽게 말을 못 꺼내는 카일을 레이오나는 빤히 쳐다보았다. 방금 전 유진을 바라볼 때랑은 완전히 다른, 그저 호기심을 빛내며 반짝이는 동그란 눈이었다.

  이게 그녀의 특징 중 하나였는데, 기본적으로 날카롭고 가느다란 눈매를 가졌으면서 필요할 때는 눈을 커다랗게 뜰 수 있었다. 그것도 인위적인 느낌 전혀 없이 자연스럽게.

  아무튼 카일은 그런 그녀의 눈을 보면서 어떻게든 말을 하려고 했다. 여기서 말을 할 수 있어야 본론도 말할 수 있을 게 분명했다.

  “왜냐하면…….”

  “아! 말하기 곤란하시면 안하셔도 돼요! 제가 그만 선배님께 부담을 드렸네요. 죄송해요.”

  그러나 카일이 말하려기 전에 레이오나가 고개를 숙이며 카일에게 사과했다. 몹시 공손하게 사과하는 레이오나에게서 방금 전 유진을 꿇어앉혔던 매서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카일은 새삼 그 갭에 놀랐다.

  “학원에서 나가기 전에 선배님과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앞으로도 학업에 막힘없이 계속 승승장구하시길 바라요. 안녕히 계세요.”

  카일이 놀라는 사이 레이오나는 감사인사와 작별인사를 척척 해낸 뒤 다시 가던 길을 가려고 했다. 카일은 다급하게 팔을 뻗어서 그녀의 앞길을 막았다. 레이오나는 놀랐다.

  “선배?”

  “어디 가려고?”

  “학장님께서 저를 호출하셔서 학장실로 향하던 중이었는데요.”

  카일은 학장님이 호출했다는 말에 당황했다. 그는 교수를 우러러보는 모범생이었고, 그래서 학장의 부름에 달려가는 레이오나를 막아서는 것이 옳은 일일까 고민되었다. 무엇보다 그녀를 막아서는 자신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대로 레이오나를 보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용기를 냈다. 어떻게든 쥐어짜내서 한 마디를 말했다.

  “가지마.”

  레이오나는 당황했다.

  “학장님께요?”

  카일은 더 당황했다. 쥐어짜내도 맥락은 신경 써야지!

  “아니!? 그러니까, 가지 말라는 건 학장님께 가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학원을 떠나지 말라는 말이야.”

  카일의 말에 레이오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떠나지 말란 말 정말 많이 듣네. 이게 내가 학원 생활을 잘했다는 증거인가?

  “선배. 이미 늦었어요. 중퇴 신청은 이미 삼일 전에 했고, 반환금도 이미 집에 부쳐졌어요. 이런 상황에서 중퇴를 취소해 달라고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레이오나의 말이 맞았다. 이미 모든 절차를 밟아 수락된 일을 이제 와서 취소하자는 것은 큰 억지였다. 그러나 카일은 자신이 그럴 수만 있다면 그런 억지를 부리고 싶었다. 레이오나가 학원을 떠나는 것만큼은 막고 싶었다.

  “하지만 이대로 학원을 떠나면 더 후회하게 될 거야. 지금까지 노력한 게 아깝지 않아?”

  오르가와 리리스랑 똑같은 레퍼토리였다. 가지 말라고 붙잡는 것도, 노력한 게 아깝지 않냐 회유하는 것도, 그 말에 레이오나가 씁쓸한 감정을 느끼는 것도 모두 똑같았다.

  “당연히 아깝죠. 하지만 여기서 떠나지 않아도 나중에는 분명히 후회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저는 어차피 후회할 거라면 깔끔히 떠나는 쪽이 낫다고 생각했어요.”

  씁쓸한 감정을 느끼는 것도 이번이 두 번째였기 때문에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만약 그랬다면 카일은 그것을 눈치 챘을 것이었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는 카일은 그저 답답했다. 그리고 솔직히 믿을 수도 없었다. 그렇다면 방금 전 자신이 본 건 뭐지?

  “솔직히 믿기지 않아. 네가 저런 놈들 따위를 두려워 해 떠난다니 말이 안 되잖아? 앞으로도 저렇게 무릎 꿇려버리면 그만이니까.”

  레이오나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절 너무 폭력적인 얘로 여기지는 말아주세요. 저도 평범한 소녀거든요?”

  카일은 당황했다. 아니, 방금 전 목격한 화려한 연계는 평범한 소녀가 할 수 있는 게 결코 아니었는데…….

  레이오나는 카일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뻔히 보인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무릎 꿇릴 수야 있지만 가능한 것과 하기 싫은 것은 별개라고요. 시비 거는 인간마다 정신적으로든 물리적으로든 완전히 때려눕힐 수 있어도 제가 그만큼 지치고 피곤해지니까.”

  카일은 레이오나의 말을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그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선택은 오롯이 그녀의 몫이었으니까. 본인이 떠나고 싶으면 떠날 수 있는 거니까.

  그럼에도 너무 안타깝고 분하여 붙잡고 싶은 것이 그의 마음이었다.

  “정말로…… 어쩔 수 없는 거야?”

  레이오나는 무언으로 긍정했다. 카일은 결국 옆으로 비켜줄 수밖에 없었다.

  레이오나는 다시 학장실로 향했다. 하지만 가면서 슬쩍 옆을 쳐다보니 카일이 몹시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그녀의 마음을 건드렸고, 레이오나는 카일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한다고 느꼈다.

  그전에 우선 레이오나가 물었다.

  “선배. 혹시 하루 종일 우울하셨다는 게 제가 떠나는 것 때문에 그러셨던 거예요?”

  “……응.”

  카일이 레이오나가 떠난다는 소식을 들은 것은 오늘 아침이었다. 학생회 일로 교무실에 들렀을 때 우연히 교수의 입에서 그 사실을 들었다.(그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저녁식사시간에 레이오나가 몇몇 친구들에게 알려준 것을 소문으로 들었다.)

  “그렇다면 이 시간에 여기에 계셨던 것도 저를 찾아오신 거예요?”

  “그래.”

  “그럼 왜 이렇게 늦은 시간에 찾아오신 거예요?”

  “그건……, 이때쯤 가야 아무도 없이 너만 있겠다 싶어서…….”

  사실 하루 종일 자신이 레이오나의 결정에 간섭해도 되는 입장인가 고뇌하느라 못 간 것이었지만 이 말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러나 레이오나는 카일의 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 카일의 속마음을 눈치 챈 것은 아니었고, 그녀의 방에는 지금 오르가와 리리스 두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늦게 방을 나섰으면 큰일 날 뻔했다.

  아무튼 카일이 자신을 걱정해 줬다는 것은 명확했다. 그리고 그의 입장을 생각하면 다른 두 사람보다 찾아가자고 마음먹기도 힘들었을 게 분명했다. 아니, 진짜로 여자 기숙사에 어떻게 들어오려고 했는지 의문이었다.(카일도 의문이었다. 일단 방을 나서고 본 것이었다.)

  그래서 레이오나도 그가 결심해준 것만큼 자신도 사실을 말해주기로 결심했다. 그걸로 그가 미련을 떨쳐낼 수 있기를 원했다.

  “선배. 사실 저는 더 이상 마법을 배울 필요가 없어요.”

  “……뭐?”

  카일은 눈썹을 찡그렸다. 그녀가 한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그녀가 마법을 수련하는데 쏟은 열정을 생각해 보면 그것은 말도 안 되는 말이었다. 여기서 멈출 수 있을 리가?

  그러나 이어진 레이오나의 말은 카일의 의문에 답을 주었다.

  “이미 한계거든요.”

  “……!”

  멈출 수 있는 게 아니라, 이미 멈췄다고.

  “그 말은……, 너 설마…….”

  전부 말하지 않고도 카일이 묻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는 전해졌다. 그리고 레이오나는 이번에도 무언으로 그것을 긍정했다. 카일은 멍하니 레이오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레이오나는 살며시 미소 한 번 지어준 뒤 다시 갈 길을 갔다.

  떠나는 그녀의 등 뒤로 카일이 안타까워 어쩔 줄 모르겠다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

  “설사 그럴 지라도……. 도망치는 꼴이 되어버리는 걸, 견딜 수 있겠어?”

  레이오나는 곧바로 대답했다.

  “견딜 것도 없어요. 도망치는 게 아니니까.”

  “하지만 사람들은!”

  “사람들이 어떻게 보든 상관없어요. 그리고…….”

  레이오나는 한 번 심호흡을 한 뒤, 말을 끝마쳤다.

  “내일이면 모두 알게 될 거예요. 내가 결코 도망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레이오나는 이번에야말로 더 이상 멈추는 일 없이 학장실로 향했다. 그리고 카일도 더 이상 그녀를 붙잡지 않았다.

  다만 한탄했다. 진심으로 분한 마음에 주먹을 꽉 쥐며 천장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세상은 정말 불공평하지…….”

 

 

  똑똑똑.

  학장실 앞에 도착한 레이오나는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문이 살짝 열리면서 그 틈으로 누군가 고개를 내밀었다.

  고개를 내민 자는 학장의 사환이었다. 그는 문을 두드린 게 레이오나라는 것을 확인한 뒤 문을 열고 그녀를 맞이했다.

  “안으로 드시지요. 학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레이오나는 정중한 발걸음으로 학장실에 들어갔다. 학장은 방의 중심에 있는 사무용책상에 앉아 있었다. 뒤로 묶어 넘긴 장발에 흰머리가 듬성듬성 나 있는 그녀는 올해로 마흔아홉 살이 되는 중년이었다.

  일반적인 마법사들은 중년이 되었을 때 자신의 연구를 이어가는 것과 후진 양성에 힘을 쏟는 것 중 하나의 길을 선택한다. 그러나 우수한 마법사일수록 자신의 연구에 매진하는 경우가 많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는 것은 상대적으로 뒤떨어지는 실력을 가진 자들이었다.

  그러나 제국마법학원의 학장만큼은 달랐다. 명문가에서 태어나 일류의 재능을 갈고닦아 일류 마법사로 성장해 명성을 떨치던 그녀는 서른다섯 살이 되는 해 돌연 모든 연구를 멈추고 교육자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불과 오 년 만에 학장의 자리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다. 레이오나는 허리를 숙이며 학장에게 인사했다.

  “학장님. 그간 강녕하셨습니까?”

 
작가의 말
 

 대학교가 개강했네요. 모든 대학생 분들 힘내세요!(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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