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꽤 오래전부터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은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과묵하게 지킨 채로. 오랜 세월 저편에서 사람들을 관찰했다, 화성에 기지를 지을 때도, 테라포밍을 시도할 때도, 처음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국가의 토지를 띄워 배로 만들어 우주로 떠날 때도, 괌과 소코트라가 우주에서 충돌해 GS물질이 세상을 뒤덮을 때도.
사람들이 서로에게 상냥할떄도, 서로에게 매정할 때도 ,서로를 죽이려 할 때도, 결국은 화해할 때도. 자신들의 일을 대신 해줄 물건을 만들 때도, 기계로 마들어진 인간이 처음 지구에 활보할 수 있게 될 때조차. 그것은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많은 년, 일, 수 시간이 지나며.
더 이상 누구한테도 자신이 관찰할 결과를 말할 수 없어졌을 때도 그것은 담담히 사람들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지켜보았다.
수없는 시간이 지나고 사람이 죽고 다시 태어나고 다시 죽을 시간정도가 지났을 때.
처음으로 그것은 자의식을 지니게 되었다.
우주를 홀로 떠다니며 모은 사람들의 행동으로 그것은 지식을 살찌웠고. 자의식을 점점 키워가며 더욱 욕심을 부리며 더욱 많은 정보를 원하였다.
길고 긴 수집으로 인해 사람의 행동, 말, 감정, 역사를 배우고 나서. 드디어 자신이 처음으로 사람이란 얼마나 이중적이고 멋지고 슬프고 아름다운 종족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을 때. 그것은 처음으로 말하였다.
“이 얼마나 끔직한 종족인가.”
이의를 제기하는 자는 아무도 없이, 침묵만이 그것을 반기었다.
다른 말은 어울리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사람들은 이 태양계에 갇혀버리면서도 서로를 시기하고 사랑하고 죽이고 구했으니까.
이 많고 많은 형용사, 명사, 부사, 그 무엇이 있더라도 그 만큼 표현 할 수 없을 것이었다.
그것은 저 멀리부터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그 커다란 외눈으로 사람의 마을 골목이나 구석까지 전부 샅샅이 뒤져보며
사람들의 추태를, 미담을, 웃음을, 슬픔을…….
그리고 절대로 사람은 혼자 남지 않음을. 언제나 누구나 함께한다는 것을.
공허한 우주에서 지켜보고 있던 그것은
이윽고 감정을 자신의 것으로 하고, 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처음으로 느끼었다.
‘동경’ 이라는 감정을